농협, 허술한 백업 시스템이 피해 더 키워

<앵커 멘트>

사상 최악으로 기록될 농협의 전산사고.

마냥 사이버 테러 탓만 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데이터 백업도 하지 않는 허술한 전산 시스템이 화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어서 우한울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양재동 농협 전산센터 내부 모습입니다.

신용카드 거래정보는 이곳의 중계 서버 8개로 입력돼 하루 동안 머문 뒤 저장소로 보내집니다.

그런데 바로 이 중계서버에 데이터 삭제 명령이 내려졌고 순식간에 거래 내역, 4억 2천만 건이 완전히 삭제됐습니다.
농협의 결정적 잘못은 이 하루치 데이터를 따로 저장해두는, 백업시스템을 갖추지 않았다는 겁니다.

<녹취> 농협 관계자 : "(중계)서버 같은 경우에는 서버가 10억씩 하는데, 무한정 자원을 쏟아부을 수 없는 거다보니까..."
하지만 시중은행이 모두 그런 건 아닙니다.

똑같은 데이터를 처리하는 서버를 두 개씩 두고 한쪽에 문제가 생겼을 때, 다른 쪽이 가동돼 3시간 안에 정상화되도록 하는 백업시스템을 대부분 갖추고 있습니다.

금융당국도 주요 서버의 경우, 백업 시스템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권석철(보안시스템 전문가) : "한가지 데이터가 날라간다하더라도 다른 데이터로 쉽게 복구할 수 있기 때문에 이중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금감원은 관련규정 위반 여부를 조사한 뒤, 문제가 드러나면 시정 조치를 내리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