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연쇄살인범? 왜 이런 소문이…”

입력 2011.06.1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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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경남 통영시 일대에 난데없는 끔찍한 소문이 퍼지면서 시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타지에서 숨어들어온 연쇄살인범이 잇따라 살인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괴담인데, 경찰까지 수사에 나섰습니다.



정수영 기자, 시민들이 보통 불안해 하는 게 아니라면서요?



네,그렇습니다.



요즘 통영에서는 이 소문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학교며 학원에서는 수업 끝나기가 무섭게 아이들 데려가는 학부모들이 진을 치고 있습니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모이기만 하면 연쇄살인범 얘기를 나눕니다.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다닌다, 여고생을 뒤에서 흉기로 찔렀다며 상세한 얘기를 전합니다.



과연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취재진이 직접 통영 현지를 밀착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남 통영의 한 중학교 앞 편의점.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걱정스런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최근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이른바 연쇄살인 괴담 때문입니다.



<인터뷰> 통영지역 중학생(음성변조) : "(소문에 대해)전교생 거의 다 알걸요. 다른 지역은 모르겠는데 통영에서는 거의 다 (알아요.)"



<인터뷰> 통영지역 중학생(음성변조) : "’거제에서 살인이 일어났는데 사람이 죽었다. 그래서 그 살인범이 통영에 넘어왔다. 그래서 (통영을) 돌아다닌다.’"



인구 15만의 중소 도시 통영에서는 이달 초부터 시민들 사이에 끔찍한 이야기가 사실인 것처럼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인근 거제도에서 살인을 저지른 연쇄살인범이 통영으로 무대를 옮겨 살인행각을 계속하고 있다는 소문이었습니다.



<인터뷰> 통영지역 중학생(음성변조) : "완전 유명한데... 거제에서 살인마가 통영에 내려와서 00 여고에 있는 학생 한명 또 죽였다고... 인라인 스케이트 타고 사람을 뒤에서 찔렀다고 하던데요?"



괴소문에 포함된 살해 수법 묘사는 눈으로 보기라도 한 듯 구체적이었습니다.



인라인스케이트를 탄 채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서 지나가는 여고생 등을 흉기로 찔렀고 피해자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는 얘기였습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는 물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각종 인터넷 서비스를 타고 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습니다.



최근 일주일 사이 순찰을 도는 경찰 순찰차가 평소보다 많이 눈에 띄고 있다, 경찰이 범인을 거의 잡았다 놓쳤다는 등 경찰과 범인 사이 숨바꼭질을 언급하는 얘기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통영지역 중학생(음성변조) : "한 4~5대 정도 순찰차가 다니던데요? (소문이) 진짜라던데요?"



<인터뷰> 통영지역 고등학생(음성변조) : "00이라는 피시방에 (숨어) 있다가 (경찰이 놓쳐서) 죽림으로 갔대요."



연쇄살인마에 관한 소문은 무서운 속도로 통영 전역에 퍼졌고, 시민들은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인터뷰> 통영지역 중학생(음성변조) : "무섭기도 하면서 두렵기도 하고요. 밖에 나가기가 꺼려지고 일단 살인마가 있다고 하니깐 정말 무서웠어요."



학교와 학원가에서는 이른바 연쇄살인 괴담 이후 수업이 끝나기가 무섭게 학생들을 데려가는 학부형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인터뷰> 학원 선생님(음성변조) : "(부모들이) 너무 많이 걱정합니다. 고등학생들 같은 경우에는 집에 (전화해서) ‘언니야, 나 데리러 오면 안 돼?’,‘엄마, 나 데리러 오면 안 돼?’ 이렇게 해서 데리고 가더라고요."



취재진은 과연 통영 시내에서 최근 살인 사건이 잇따라 일어났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경찰을 찾아갔습니다.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통영 경찰서 관내에서 발생한 범죄를 유형별로 집계한 문건입니다.



연쇄살인 괴담에 등장하는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던 최근 2주 동안 발생한 살인은 한 건도 없습니다.



<인터뷰> 김길조(과장/통영경찰서) : "그게 살인사건이 발생했다고 하면, 경찰에 우선 신고가 되고, 발생이 되면 경찰에 신고하지 않습니까? 저희가 지구대나 파출소에 확인을 해봐도 출동한 사실이 전혀 없습니다."



취재진이 좀 더 확인해본 결과 올해 들어서 통영지역에서는 살인 사건이 아예 한 건도 일어난 적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김길조(과장/통영경찰서) : "2011년도 1월 1일부터 2011년도 6월 15일 현재, 살인이나 촉탁살인, 해상강도, 강도살인 등 강력범죄에 대해서는 한 건도 발생한 사실이 없습니다."



경찰은 연쇄살인범이 거제에서 왔다는 소문 내용 때문에 거제경찰서에도 협조를 구했습니다.



거제 경찰서에서 돌아온 답은 거제 경찰서 관내에서도 올해 들어 살인사건이라고는 한 번도 없었다는 얘기였습니다.



<인터뷰> 김길조(과장/통영경찰서) : "통영뿐만 아니라 거제 지역에도 올해 들어 살인사건 발생은 한 건도 없습니다."



경찰이 통영의 한 PC방에서 연쇄살인범을 놓쳤다는 소문 역시 사실 무근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뷰> 김길조(과장/통영경찰서) : "철없는 학생들이 소문을 듣고 진실인양 호도하는 입으로 소문이 나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연쇄 살인 사건 발생 지역으로 지목된 통영 시내 죽림신도시 일대에 경찰이 순찰 인력을 늘렸다는 소문 역시 사실과 달랐습니다.



<인터뷰> 조규동(광도지구대) : "그것은 우리가 출.퇴근 시간대에 중요 교차로에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교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하는 겁니다. 그것하고는 (연쇄살인범에 대한 소문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이른바 연쇄살인 괴담이 뜬소문에 불과하다는 기사가 최근 인터넷을 통해 보도됐지만 이미 겁에 질린 시민들에게는 귀에 들어오지 않는 눈치입니다.



<인터뷰> 통영지역 중학생(음성변조) : "(연쇄살인 소문에 대해) 전교생 거의 다 알걸요?"



<인터뷰> 통영지역 중학생(음성변조) : "사람들은 (소문에 대해) 거의 다 진실로 믿고요. 무서워하고, 모두 좀 밤에 거리에 나가기 조심스러워 하죠."



사실과 전혀 다른 연쇄살인 뜬소문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자 경찰은 소문 확산을 차단하는데 진땀을 쏟고 있습니다.



괴담 확산 진원지로 꼽히는 중고등학교에는 공문까지 보냈습니다.



<녹취> 유영갑(팀장/통영교육지원청) : "전 학교에 유, 초, 중, 고등학교까지 이런 공문을 보내서 뜬소문이기 때문에 전혀 사실이 아니니 학생지도를 부탁해 주십사, 공문도 보내고 그리고 교감, 교장에게도 문자를 보내드렸습니다."



연쇄살인 괴담이 시민들 사이 공포와 불안을 증폭시킨 점을 들어 경찰은 사이버수사대까지 동원해 최초 소문 유포자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길조(과장/통영경찰서) : "저희 나름대로는 IP 추적을 계속 진행 중에 있습니다. (적발 시) 정보통신망 법에 의해서 1년 이하의 징역에 천 만원 벌금에 처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경찰은 연쇄살인 괴담의 최초 출처와 확산 경위를 파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는 한편 시민들이 근거 없는 헛소문에 더 이상 동요하지 않도록 홍보 활동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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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연쇄살인범? 왜 이런 소문이…”
    • 입력 2011-06-17 09: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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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경남 통영시 일대에 난데없는 끔찍한 소문이 퍼지면서 시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타지에서 숨어들어온 연쇄살인범이 잇따라 살인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괴담인데, 경찰까지 수사에 나섰습니다.

정수영 기자, 시민들이 보통 불안해 하는 게 아니라면서요?

네,그렇습니다.

요즘 통영에서는 이 소문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학교며 학원에서는 수업 끝나기가 무섭게 아이들 데려가는 학부모들이 진을 치고 있습니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모이기만 하면 연쇄살인범 얘기를 나눕니다.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다닌다, 여고생을 뒤에서 흉기로 찔렀다며 상세한 얘기를 전합니다.

과연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취재진이 직접 통영 현지를 밀착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남 통영의 한 중학교 앞 편의점.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걱정스런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최근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이른바 연쇄살인 괴담 때문입니다.

<인터뷰> 통영지역 중학생(음성변조) : "(소문에 대해)전교생 거의 다 알걸요. 다른 지역은 모르겠는데 통영에서는 거의 다 (알아요.)"

<인터뷰> 통영지역 중학생(음성변조) : "’거제에서 살인이 일어났는데 사람이 죽었다. 그래서 그 살인범이 통영에 넘어왔다. 그래서 (통영을) 돌아다닌다.’"

인구 15만의 중소 도시 통영에서는 이달 초부터 시민들 사이에 끔찍한 이야기가 사실인 것처럼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인근 거제도에서 살인을 저지른 연쇄살인범이 통영으로 무대를 옮겨 살인행각을 계속하고 있다는 소문이었습니다.

<인터뷰> 통영지역 중학생(음성변조) : "완전 유명한데... 거제에서 살인마가 통영에 내려와서 00 여고에 있는 학생 한명 또 죽였다고... 인라인 스케이트 타고 사람을 뒤에서 찔렀다고 하던데요?"

괴소문에 포함된 살해 수법 묘사는 눈으로 보기라도 한 듯 구체적이었습니다.

인라인스케이트를 탄 채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서 지나가는 여고생 등을 흉기로 찔렀고 피해자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는 얘기였습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는 물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각종 인터넷 서비스를 타고 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습니다.

최근 일주일 사이 순찰을 도는 경찰 순찰차가 평소보다 많이 눈에 띄고 있다, 경찰이 범인을 거의 잡았다 놓쳤다는 등 경찰과 범인 사이 숨바꼭질을 언급하는 얘기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통영지역 중학생(음성변조) : "한 4~5대 정도 순찰차가 다니던데요? (소문이) 진짜라던데요?"

<인터뷰> 통영지역 고등학생(음성변조) : "00이라는 피시방에 (숨어) 있다가 (경찰이 놓쳐서) 죽림으로 갔대요."

연쇄살인마에 관한 소문은 무서운 속도로 통영 전역에 퍼졌고, 시민들은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인터뷰> 통영지역 중학생(음성변조) : "무섭기도 하면서 두렵기도 하고요. 밖에 나가기가 꺼려지고 일단 살인마가 있다고 하니깐 정말 무서웠어요."

학교와 학원가에서는 이른바 연쇄살인 괴담 이후 수업이 끝나기가 무섭게 학생들을 데려가는 학부형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인터뷰> 학원 선생님(음성변조) : "(부모들이) 너무 많이 걱정합니다. 고등학생들 같은 경우에는 집에 (전화해서) ‘언니야, 나 데리러 오면 안 돼?’,‘엄마, 나 데리러 오면 안 돼?’ 이렇게 해서 데리고 가더라고요."

취재진은 과연 통영 시내에서 최근 살인 사건이 잇따라 일어났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경찰을 찾아갔습니다.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통영 경찰서 관내에서 발생한 범죄를 유형별로 집계한 문건입니다.

연쇄살인 괴담에 등장하는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던 최근 2주 동안 발생한 살인은 한 건도 없습니다.

<인터뷰> 김길조(과장/통영경찰서) : "그게 살인사건이 발생했다고 하면, 경찰에 우선 신고가 되고, 발생이 되면 경찰에 신고하지 않습니까? 저희가 지구대나 파출소에 확인을 해봐도 출동한 사실이 전혀 없습니다."

취재진이 좀 더 확인해본 결과 올해 들어서 통영지역에서는 살인 사건이 아예 한 건도 일어난 적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김길조(과장/통영경찰서) : "2011년도 1월 1일부터 2011년도 6월 15일 현재, 살인이나 촉탁살인, 해상강도, 강도살인 등 강력범죄에 대해서는 한 건도 발생한 사실이 없습니다."

경찰은 연쇄살인범이 거제에서 왔다는 소문 내용 때문에 거제경찰서에도 협조를 구했습니다.

거제 경찰서에서 돌아온 답은 거제 경찰서 관내에서도 올해 들어 살인사건이라고는 한 번도 없었다는 얘기였습니다.

<인터뷰> 김길조(과장/통영경찰서) : "통영뿐만 아니라 거제 지역에도 올해 들어 살인사건 발생은 한 건도 없습니다."

경찰이 통영의 한 PC방에서 연쇄살인범을 놓쳤다는 소문 역시 사실 무근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뷰> 김길조(과장/통영경찰서) : "철없는 학생들이 소문을 듣고 진실인양 호도하는 입으로 소문이 나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연쇄 살인 사건 발생 지역으로 지목된 통영 시내 죽림신도시 일대에 경찰이 순찰 인력을 늘렸다는 소문 역시 사실과 달랐습니다.

<인터뷰> 조규동(광도지구대) : "그것은 우리가 출.퇴근 시간대에 중요 교차로에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교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하는 겁니다. 그것하고는 (연쇄살인범에 대한 소문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이른바 연쇄살인 괴담이 뜬소문에 불과하다는 기사가 최근 인터넷을 통해 보도됐지만 이미 겁에 질린 시민들에게는 귀에 들어오지 않는 눈치입니다.

<인터뷰> 통영지역 중학생(음성변조) : "(연쇄살인 소문에 대해) 전교생 거의 다 알걸요?"

<인터뷰> 통영지역 중학생(음성변조) : "사람들은 (소문에 대해) 거의 다 진실로 믿고요. 무서워하고, 모두 좀 밤에 거리에 나가기 조심스러워 하죠."

사실과 전혀 다른 연쇄살인 뜬소문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자 경찰은 소문 확산을 차단하는데 진땀을 쏟고 있습니다.

괴담 확산 진원지로 꼽히는 중고등학교에는 공문까지 보냈습니다.

<녹취> 유영갑(팀장/통영교육지원청) : "전 학교에 유, 초, 중, 고등학교까지 이런 공문을 보내서 뜬소문이기 때문에 전혀 사실이 아니니 학생지도를 부탁해 주십사, 공문도 보내고 그리고 교감, 교장에게도 문자를 보내드렸습니다."

연쇄살인 괴담이 시민들 사이 공포와 불안을 증폭시킨 점을 들어 경찰은 사이버수사대까지 동원해 최초 소문 유포자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길조(과장/통영경찰서) : "저희 나름대로는 IP 추적을 계속 진행 중에 있습니다. (적발 시) 정보통신망 법에 의해서 1년 이하의 징역에 천 만원 벌금에 처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경찰은 연쇄살인 괴담의 최초 출처와 확산 경위를 파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는 한편 시민들이 근거 없는 헛소문에 더 이상 동요하지 않도록 홍보 활동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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