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여고생이 대학생 시켜 친구 성폭행

입력 2011.06.21 (09:0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10대 청소년들이 저지르는 성범죄가 갈수록 도를 넘고 있습니다.



여고생이 남자 대학생들을 시켜 친구를 성폭행하게 꾸미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성폭행을 저지른 10대 청소년들이 최근 5년 사이 두 배 넘게 급증했다니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정수영 기자, 10대 청소년 성범죄 실태를 밀착 취재했죠?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어떻게 10대가 이런 성범죄를 저지를 생각을 했을까 싶은 사례가 하나 둘이 아닙니다.



10대 여고생 두 명은 이른바 보복 성폭행을 저질렀습니다.



친구가 소개 시켜준 남자 고등학생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엉뚱하게도 소개를 해 준 여고생 친구에게 앙갚음하기로 마음먹고, 평소에 알고 지내던 남자 대학생들을 끌어들여 성폭행 시켰습니다.



인터넷 게임을 하던 10대 남자 청소년들은 여고생 한 명을 유인한 뒤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해 성폭행했습니다.



지난 4월 20일 서울 용산의 유흥가, 고등학교 1학년 16살 이모 양 등 3명은 대학교 1학년 19살 김모 군 등 2명과 어울려 술을 마셨습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이 양과 김 군 등 남녀 5명은 서울 보광동 한 모텔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일행은 만취 상태가 되도록 술을 마셨고 김 군 등은 느닷없이 이 양을 덮쳐 성폭행을 저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송도호(팀장/용산경찰서 강력5팀) : "대학생들이 여고생을 상대로 성폭행한 사건이 들어왔는데 가해자 중에는 여학생이 있었(습니다.)"



이 양이 성폭행을 당하는 동안 동갑내기 여고생 장모 양 등 2명은 범죄를 뜯어말리기는커녕 도리어 이 양이 저항하지 못하도록 윽박질러가며 성폭행을 부추겼습니다.



<인터뷰>송도호(팀장/용산경찰서 강력5팀) : "(여학생들이) 성폭행 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주고 말로써 폭행하였기 때문에 피해자도 어쩔 수 없이 당했다고 합니다."



경찰 조사 결과 장 양 등 친구 2명은 자신들 역시 이 양 때문에 성폭행을 당했다고 믿은 나머지 이같은 일을 꾸민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평소 알고 지내던 대학생 김 군 등을 끌어낸 것도 이 양을 성폭행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장 양 등은 앞서 지난 4월 초 친구 이 양 소개로 정모 군 등 남자 고등학생 4명을 만났고 경기도 부천 한 모텔 방에 함께 들어가 술을 마셨습니다.



<인터뷰>송도호(팀장/용산경찰서 강력5팀) : "여관까지는 (피의자) 스스로 좋다고, 놀자고 (가서) 거기서 맥주도 먹고 게임도 하면서 지는 사람이 술 한 잔 더 먹기로 (했다고 합니다)"



술 마시기 게임 끝에 저마다 소주 두 병이 넘도록 술을 마셨고 두 여고생이 몸을 가누지 못할 지경이 되자 남자 고등학생들은 번갈아 성폭행을 저질렀습니다.



<인터뷰>송도호(팀장/용산경찰서 강력5팀) : "여학생 한 명에 남학생 한 명이 먼저 (성폭행하고) 침대에서 내려와 자고 다른 한 명은 침대 옆에서 누워서 (성폭행하였습니다)"



친구 이 양이 소개해준 남자들로부터 성폭행당한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장 양 등은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앙갚음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인터뷰>송도호(팀장/용산경찰서 강력5팀) : "자신들도 피해자가 소개해 준 남자친구들한테 성폭행을 당했기 때문에 ’너도 내가 소개해 준 남자애들로부터 당해봐라’라는 이유에서 그렇게 했다고 합니다."



범행을 꾸민 장 양 등 여고생 2명은 성폭행을 저지른 대학생 19살 김 군 등 일당 2명과 함께 구속됐습니다.



비슷한 시기 서울 은평구에서도 10대 성범죄가 일어났습니다.



18살 정모 군 등 10대 4명은 인터넷 게임으로 서로 친분을 쌓은 뒤 함께 성폭행을 저지르기로 모의했습니다.



정 군은 평소 인터넷 게임을 통해 알게 된 16살 김모 양을 성폭행하자고 제안했고 일행 가운데 19살 최모 군 자취방을 범행 장소로 점찍었습니다.



김 양은 함께 어울려 놀자는 정 군 말만 믿고 성범죄 계획을 까맣게 모른 채 최 군 집으로 향했습니다.



<인터뷰>윤흥희(계장/동대문 경찰서 강력계) : "게임으로 알게 되었기 때문에 순순히 오빠 자취방으로 따라 갔었고 (피의자를) 믿었기 때문에 술을 먹게 된 것입니다."



네 사람은 김 양에게 연거푸 술을 권했고 김 양은 맥주와 소주를 섞은 이른바 폭탄주를 잇따라 들이켰습니다.



김 양이 몸을 가누기 어려울 만큼 술에 취하자 정 군 등은 마치 놀이라도 즐기듯 번갈아가며 성범죄를 자행했습니다.



<인터뷰>윤흥희(계장/동대문 경찰서 강력계) : "폭탄주를 만들어서 먹게 하고 가위바위보까지 하며 계속적으로 돌아가면서 성폭행 했던 사건입니다."



10대 청소년들이 저지르는 성범죄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습니다.



성폭행을 저지른 미성년자는 지난 2005년 752명에서 지난 2009년 1,574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전체 성폭행 범죄자 가운데 미성년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2005년 6.7%에서 2009년 9.5%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최김하나(한국 여성 민우회 성폭력 상담소) : "본인들이 접하는 성에 대한 정보는 많은데 어른들이 여전히 보수적인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교육해주지 않으니까 또래 집단을 통해 자기들끼리 정확하지 않은 성지식을 교류하면서 왜곡된 성에 대한 인식을 키워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을 통해 청소년들 사이에 음란물이 광범위하게 퍼진데다 성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에 대해 처벌보다 교화를 강조하는 분위기도 성범죄 급증의 배경으로 분석됩니다.



<녹취> "남자들은 다 자랑하던데 술 먹고 누구를 (성폭행했)다고.."



<녹취> "’너희도 (성폭행) 하려면 나한테 연락해라. 그럼 번호 준다.’ 이러고. 그래서 여자는 남자애들한테 (집단으로) 당하는 거죠."



청소년들이 성범죄에 대해 분명한 경각심을 지닐 수 있도록 돕고 왜곡된 성 관념을 바로잡는 교육을 강화하는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따라잡기] 여고생이 대학생 시켜 친구 성폭행
    • 입력 2011-06-21 09:01:30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10대 청소년들이 저지르는 성범죄가 갈수록 도를 넘고 있습니다.

여고생이 남자 대학생들을 시켜 친구를 성폭행하게 꾸미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성폭행을 저지른 10대 청소년들이 최근 5년 사이 두 배 넘게 급증했다니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정수영 기자, 10대 청소년 성범죄 실태를 밀착 취재했죠?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어떻게 10대가 이런 성범죄를 저지를 생각을 했을까 싶은 사례가 하나 둘이 아닙니다.

10대 여고생 두 명은 이른바 보복 성폭행을 저질렀습니다.

친구가 소개 시켜준 남자 고등학생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엉뚱하게도 소개를 해 준 여고생 친구에게 앙갚음하기로 마음먹고, 평소에 알고 지내던 남자 대학생들을 끌어들여 성폭행 시켰습니다.

인터넷 게임을 하던 10대 남자 청소년들은 여고생 한 명을 유인한 뒤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해 성폭행했습니다.

지난 4월 20일 서울 용산의 유흥가, 고등학교 1학년 16살 이모 양 등 3명은 대학교 1학년 19살 김모 군 등 2명과 어울려 술을 마셨습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이 양과 김 군 등 남녀 5명은 서울 보광동 한 모텔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일행은 만취 상태가 되도록 술을 마셨고 김 군 등은 느닷없이 이 양을 덮쳐 성폭행을 저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송도호(팀장/용산경찰서 강력5팀) : "대학생들이 여고생을 상대로 성폭행한 사건이 들어왔는데 가해자 중에는 여학생이 있었(습니다.)"

이 양이 성폭행을 당하는 동안 동갑내기 여고생 장모 양 등 2명은 범죄를 뜯어말리기는커녕 도리어 이 양이 저항하지 못하도록 윽박질러가며 성폭행을 부추겼습니다.

<인터뷰>송도호(팀장/용산경찰서 강력5팀) : "(여학생들이) 성폭행 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주고 말로써 폭행하였기 때문에 피해자도 어쩔 수 없이 당했다고 합니다."

경찰 조사 결과 장 양 등 친구 2명은 자신들 역시 이 양 때문에 성폭행을 당했다고 믿은 나머지 이같은 일을 꾸민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평소 알고 지내던 대학생 김 군 등을 끌어낸 것도 이 양을 성폭행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장 양 등은 앞서 지난 4월 초 친구 이 양 소개로 정모 군 등 남자 고등학생 4명을 만났고 경기도 부천 한 모텔 방에 함께 들어가 술을 마셨습니다.

<인터뷰>송도호(팀장/용산경찰서 강력5팀) : "여관까지는 (피의자) 스스로 좋다고, 놀자고 (가서) 거기서 맥주도 먹고 게임도 하면서 지는 사람이 술 한 잔 더 먹기로 (했다고 합니다)"

술 마시기 게임 끝에 저마다 소주 두 병이 넘도록 술을 마셨고 두 여고생이 몸을 가누지 못할 지경이 되자 남자 고등학생들은 번갈아 성폭행을 저질렀습니다.

<인터뷰>송도호(팀장/용산경찰서 강력5팀) : "여학생 한 명에 남학생 한 명이 먼저 (성폭행하고) 침대에서 내려와 자고 다른 한 명은 침대 옆에서 누워서 (성폭행하였습니다)"

친구 이 양이 소개해준 남자들로부터 성폭행당한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장 양 등은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앙갚음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인터뷰>송도호(팀장/용산경찰서 강력5팀) : "자신들도 피해자가 소개해 준 남자친구들한테 성폭행을 당했기 때문에 ’너도 내가 소개해 준 남자애들로부터 당해봐라’라는 이유에서 그렇게 했다고 합니다."

범행을 꾸민 장 양 등 여고생 2명은 성폭행을 저지른 대학생 19살 김 군 등 일당 2명과 함께 구속됐습니다.

비슷한 시기 서울 은평구에서도 10대 성범죄가 일어났습니다.

18살 정모 군 등 10대 4명은 인터넷 게임으로 서로 친분을 쌓은 뒤 함께 성폭행을 저지르기로 모의했습니다.

정 군은 평소 인터넷 게임을 통해 알게 된 16살 김모 양을 성폭행하자고 제안했고 일행 가운데 19살 최모 군 자취방을 범행 장소로 점찍었습니다.

김 양은 함께 어울려 놀자는 정 군 말만 믿고 성범죄 계획을 까맣게 모른 채 최 군 집으로 향했습니다.

<인터뷰>윤흥희(계장/동대문 경찰서 강력계) : "게임으로 알게 되었기 때문에 순순히 오빠 자취방으로 따라 갔었고 (피의자를) 믿었기 때문에 술을 먹게 된 것입니다."

네 사람은 김 양에게 연거푸 술을 권했고 김 양은 맥주와 소주를 섞은 이른바 폭탄주를 잇따라 들이켰습니다.

김 양이 몸을 가누기 어려울 만큼 술에 취하자 정 군 등은 마치 놀이라도 즐기듯 번갈아가며 성범죄를 자행했습니다.

<인터뷰>윤흥희(계장/동대문 경찰서 강력계) : "폭탄주를 만들어서 먹게 하고 가위바위보까지 하며 계속적으로 돌아가면서 성폭행 했던 사건입니다."

10대 청소년들이 저지르는 성범죄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습니다.

성폭행을 저지른 미성년자는 지난 2005년 752명에서 지난 2009년 1,574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전체 성폭행 범죄자 가운데 미성년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2005년 6.7%에서 2009년 9.5%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최김하나(한국 여성 민우회 성폭력 상담소) : "본인들이 접하는 성에 대한 정보는 많은데 어른들이 여전히 보수적인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교육해주지 않으니까 또래 집단을 통해 자기들끼리 정확하지 않은 성지식을 교류하면서 왜곡된 성에 대한 인식을 키워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을 통해 청소년들 사이에 음란물이 광범위하게 퍼진데다 성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에 대해 처벌보다 교화를 강조하는 분위기도 성범죄 급증의 배경으로 분석됩니다.

<녹취> "남자들은 다 자랑하던데 술 먹고 누구를 (성폭행했)다고.."

<녹취> "’너희도 (성폭행) 하려면 나한테 연락해라. 그럼 번호 준다.’ 이러고. 그래서 여자는 남자애들한테 (집단으로) 당하는 거죠."

청소년들이 성범죄에 대해 분명한 경각심을 지닐 수 있도록 돕고 왜곡된 성 관념을 바로잡는 교육을 강화하는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