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국경 없는 네트워크 ‘사이버戰’ 본격화

입력 2011.06.27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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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와 우주에 이어 사이버 공간은 이제 제 5의 전쟁터로 불리고 있습니다.



이슈앤뉴스 오늘은 사이버 전쟁의 실태를 살펴보고 우리 정부의 대책은 문제가 없는지 점검해보겠습니다.



영화 속 이야기였던 사이버 전쟁은 이제 현실에서도 치열하게 일어나고 있는데요.



먼저, 국가간의 사이버 전황을 강규엽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발전소를 손에 넣은 무리가 전력 공급을 중단하자, 미국 전역의 불빛이 하나 둘 사라집니다.



공격을 감행한 무리의 무기는 탱크도 미사일도 아닌 컴퓨터.



무차별적 사이버 공격에 금융 시장은 혼란에 빠져들고, 교통망은 일순간에 마비됩니다.



영화 속에서나 있을 법한 이른바 ’사이버 전쟁’!



실제로 지난 1999년 코소보 전쟁 당시 미국 철도 전산망이 유고슬라비아 해커들에게 공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국방과 행정, 경제 등 사회 전분야가 네트워크화된 최근에야, ’국가간 사이버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게 일반적인 주장입니다.



<녹취> 새미(사이버보안 전문가) : "(사이버 전쟁에서는) 모든 것이 공격 대상입니다. 보탬이 되는 정보라면, 국가 방어 체계든 산업 기밀이든 모두 빼내려 합니다."



중국 국방부가 사이버 부대를 창설해 운영하고 있다고 시인했고, 러시아도 세계 최대 해커 부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사이버사령부를 창설한 미국은, 최근 사이버 공격에 대해 군사적인 대응 방침까지 밝히고 나서 사이버 전쟁의 심각성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질문>



디지털 스튜디오에 있는 국제부 임종빈 기자 연결해서 사이버 전쟁이 실제로 어떤 피해를 가져왔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임 기자! 사이버 공격의 위력 어느 정도입니까?



<대답>



핵 발전소를 멈춰 세울만큼 위력이 대단합니다.



제 뒤로 보이는 곳이 이란의 부셰르 핵 발전소입니다.



지난해 이곳에 이른바 사이버 미사일로 불리는 스턱스넷 바이러스가 침투했습니다.



이 공격으로 핵무기 연료를 생산하는 원심분리기 천 여대가 멈춰버렸습니다.



사이버 공격이 국가 기반시설까지 파괴할 수 있다는 걸 처음 보여준 사례인데요.



바이러스의 구조가 워낙 치밀해서 국가적인 지원 없이는 생성이 불가능하다며 이스라엘 사이버 부대가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습니다.



이밖에 에스토니아 정부나, 국제통화기금, 군수업체 록히드 마틴에 대한 해킹 공격도 특정 국가가 배후로 의심됐습니다.



우리 정부도 최근 일어난 굵직한 해킹사건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했었는데요.

실제로 북한이 컴퓨터 전문가들을 중국에 내보내는 계약서를 KBS가 단독입수했습니다.



베이징에서 강석훈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중국 연길시 중심가 상가 빌딩에 있는 한 무역회사.



북한의 기술 전문가를 파견받기로 계약한 업체입니다.



지난 3월 계약된 합의서의 북한측 당사자는 민족과학기술협회로 지적제품 분야의 공동연구와 기술협조가 목적으로 돼 있습니다.



핵심 계약은 북한이 기술전문가 10명과 실무일꾼 1명을 보내고 중국 업체는 연구실과 컴퓨터 10여대를 제공한다는 것,



북한 인력은 바로 컴퓨터 전문가들입니다.



중국측 회사가 북측의 신변안전과 입출국 수속, 숙식 문제 등도 책임지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간판만 걸린 채 사무실은 비어있습니다.



계약용으로 일시 설립한 사실상의 유령회사입니다



<녹취> 관리사무소 직원 : "얼마전 관리비가 밀려서 전화했어요. 여러번 전화했는 데 안 통해요. 도대체 어떻게 된 건지...."



북측 기술자들의 작업 공간은 외부와 차단된 다른 장소로 중국 IP를 이용해 활동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상당수 북한 해커들도 이처럼 합작형식을 통해 들어온 뒤 중국 전역에 퍼져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질문>



임종빈 기자, 북한은 이렇게 전략적으로 사이버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데 우리는 어떤가요?



<답변>



치밀하게 사이버전을 준비해온 북한에 비해 우리의 대응은 허술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최근 일어난 굵직한 사이버 공격에는 그야말로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면서 아이티 강국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했는데요.



김기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인터넷 이용자 3천 7백 만 명, 접속 가구 비율 세계 1위인 대한민국.



이용자가 늘어난 만큼 웜이나 바이러스 공격에 따른 피해도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이 같은 사이버 위협의 중심에는 바로 북한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입니다.



<인터뷰> 김흥광(NK 지식인 연대 대표) : "5백 명 수준이었던 사이버 부대가 2009년 이후로는 천 명으로 확실히 확정됐고 3천 명까지 예견됩니다."



실제, 검찰은 지난 4월 농협의 금융 전산망을 마비시킨 주범으로 북한을 지목했습니다.



지난 3월 재머를 활용한 GPS 전파 교란이 확인된 이후에는 무선 영역의 공격도 계속중이라는 게 정보 당국의 분석입니다.



심지어, 특정 지역의 모든 전자장비를 망가뜨릴 수 있는 EMP탄도 이미 시험을 마쳤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맞서 우리 정부 역시, 현재 5백 명 수준인 사이버 사령부 규모를 조만간 수천 명 수준으로 늘리는 등 전력 보강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사이버 공격이 무차별적으로 계속될 경우 모두 막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KBS 뉴스 김기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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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국경 없는 네트워크 ‘사이버戰’ 본격화
    • 입력 2011-06-27 22:02:34
    뉴스 9
<앵커 멘트>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와 우주에 이어 사이버 공간은 이제 제 5의 전쟁터로 불리고 있습니다.



이슈앤뉴스 오늘은 사이버 전쟁의 실태를 살펴보고 우리 정부의 대책은 문제가 없는지 점검해보겠습니다.



영화 속 이야기였던 사이버 전쟁은 이제 현실에서도 치열하게 일어나고 있는데요.



먼저, 국가간의 사이버 전황을 강규엽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발전소를 손에 넣은 무리가 전력 공급을 중단하자, 미국 전역의 불빛이 하나 둘 사라집니다.



공격을 감행한 무리의 무기는 탱크도 미사일도 아닌 컴퓨터.



무차별적 사이버 공격에 금융 시장은 혼란에 빠져들고, 교통망은 일순간에 마비됩니다.



영화 속에서나 있을 법한 이른바 ’사이버 전쟁’!



실제로 지난 1999년 코소보 전쟁 당시 미국 철도 전산망이 유고슬라비아 해커들에게 공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국방과 행정, 경제 등 사회 전분야가 네트워크화된 최근에야, ’국가간 사이버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게 일반적인 주장입니다.



<녹취> 새미(사이버보안 전문가) : "(사이버 전쟁에서는) 모든 것이 공격 대상입니다. 보탬이 되는 정보라면, 국가 방어 체계든 산업 기밀이든 모두 빼내려 합니다."



중국 국방부가 사이버 부대를 창설해 운영하고 있다고 시인했고, 러시아도 세계 최대 해커 부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사이버사령부를 창설한 미국은, 최근 사이버 공격에 대해 군사적인 대응 방침까지 밝히고 나서 사이버 전쟁의 심각성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질문>



디지털 스튜디오에 있는 국제부 임종빈 기자 연결해서 사이버 전쟁이 실제로 어떤 피해를 가져왔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임 기자! 사이버 공격의 위력 어느 정도입니까?



<대답>



핵 발전소를 멈춰 세울만큼 위력이 대단합니다.



제 뒤로 보이는 곳이 이란의 부셰르 핵 발전소입니다.



지난해 이곳에 이른바 사이버 미사일로 불리는 스턱스넷 바이러스가 침투했습니다.



이 공격으로 핵무기 연료를 생산하는 원심분리기 천 여대가 멈춰버렸습니다.



사이버 공격이 국가 기반시설까지 파괴할 수 있다는 걸 처음 보여준 사례인데요.



바이러스의 구조가 워낙 치밀해서 국가적인 지원 없이는 생성이 불가능하다며 이스라엘 사이버 부대가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습니다.



이밖에 에스토니아 정부나, 국제통화기금, 군수업체 록히드 마틴에 대한 해킹 공격도 특정 국가가 배후로 의심됐습니다.



우리 정부도 최근 일어난 굵직한 해킹사건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했었는데요.

실제로 북한이 컴퓨터 전문가들을 중국에 내보내는 계약서를 KBS가 단독입수했습니다.



베이징에서 강석훈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중국 연길시 중심가 상가 빌딩에 있는 한 무역회사.



북한의 기술 전문가를 파견받기로 계약한 업체입니다.



지난 3월 계약된 합의서의 북한측 당사자는 민족과학기술협회로 지적제품 분야의 공동연구와 기술협조가 목적으로 돼 있습니다.



핵심 계약은 북한이 기술전문가 10명과 실무일꾼 1명을 보내고 중국 업체는 연구실과 컴퓨터 10여대를 제공한다는 것,



북한 인력은 바로 컴퓨터 전문가들입니다.



중국측 회사가 북측의 신변안전과 입출국 수속, 숙식 문제 등도 책임지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간판만 걸린 채 사무실은 비어있습니다.



계약용으로 일시 설립한 사실상의 유령회사입니다



<녹취> 관리사무소 직원 : "얼마전 관리비가 밀려서 전화했어요. 여러번 전화했는 데 안 통해요. 도대체 어떻게 된 건지...."



북측 기술자들의 작업 공간은 외부와 차단된 다른 장소로 중국 IP를 이용해 활동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상당수 북한 해커들도 이처럼 합작형식을 통해 들어온 뒤 중국 전역에 퍼져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질문>



임종빈 기자, 북한은 이렇게 전략적으로 사이버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데 우리는 어떤가요?



<답변>



치밀하게 사이버전을 준비해온 북한에 비해 우리의 대응은 허술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최근 일어난 굵직한 사이버 공격에는 그야말로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면서 아이티 강국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했는데요.



김기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인터넷 이용자 3천 7백 만 명, 접속 가구 비율 세계 1위인 대한민국.



이용자가 늘어난 만큼 웜이나 바이러스 공격에 따른 피해도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이 같은 사이버 위협의 중심에는 바로 북한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입니다.



<인터뷰> 김흥광(NK 지식인 연대 대표) : "5백 명 수준이었던 사이버 부대가 2009년 이후로는 천 명으로 확실히 확정됐고 3천 명까지 예견됩니다."



실제, 검찰은 지난 4월 농협의 금융 전산망을 마비시킨 주범으로 북한을 지목했습니다.



지난 3월 재머를 활용한 GPS 전파 교란이 확인된 이후에는 무선 영역의 공격도 계속중이라는 게 정보 당국의 분석입니다.



심지어, 특정 지역의 모든 전자장비를 망가뜨릴 수 있는 EMP탄도 이미 시험을 마쳤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맞서 우리 정부 역시, 현재 5백 명 수준인 사이버 사령부 규모를 조만간 수천 명 수준으로 늘리는 등 전력 보강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사이버 공격이 무차별적으로 계속될 경우 모두 막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KBS 뉴스 김기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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