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한지붕 다수 노조…교섭 창구 어디로?

입력 2011.06.28 (22:00) 수정 2011.07.1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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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 회사에 노조가 두개 이상 있는 복수노조제.



사흘 뒤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시행됩니다.



특히 창업 이후 무노조 경영원칙을 지켜온 ‘삼성’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는데, 먼저 이주형 기자가 현장 분위기 확인해 봤습니다.



<리포트>



81개 계열사를 거느린 삼성.



노조가 있다는 신라호텔을 찾아가봤습니다.



<녹취> 호텔 직원 : "여기 노조가 어딨어요? (언니 노조가 어딨어요?)"



<녹취> "노조 사무실이요? 모르겠는데요."



아예 노조가 없다는 직원도 있습니다.



<녹취> 호텔 직원 : "노조가 어딨어요? (노조 없습니다, 저희는..여기 없고 직원식당 그쪽에 있어요..)"



어렵게 찾아간 사무실, 하지만 노조가 아니라 노사협의회입니다.



<녹취> 노사협의회 관계자 : "노조 설립은 안 돼 있나요? (신고는 돼 있어요, 하나가, 근데 거의 비노조죠. 원래 삼성이 좀 그렇잖아요. 모든 노와 사가 관련된 것은 여기서 합니다...)"



가입대상 1700여 명 중 신라호텔 노조 가입자는 단 두 명.



지난 2003년 민노총이 노조설립을 주도하자 민노총 쪽보다 40분 먼저 노조 신고서를 내 설립됐습니다.



민주노총이 낸 노조 신고서는 복수노조 금지조항 때문에 결국 반려됐습니다.



무노조 신화 속에서도 삼성에 설립된 노조는 모두 7곳.



하지만 상당수가 호텔신라와 같은 휴면 노조입니다.



<인터뷰> 민주노총 대변인 : "삼성에 집중해서 노조를 만들도록 총력 투쟁할 계획입니다..."



삼성 측은 노조 설립을 막은 적이 없으며 비노조는 직원들이 선택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삼성관계자 : "종업원 스스로 노조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환경을 만든다는 것이 삼성의 경영철학이다.."



삼성과 포스코 등 일부 대기업의 무노조 신화, 복수노조가 허용돼도 계속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질문>



이런 변화에 맞춰 양대 노총도 세를 늘리는데 부심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스튜디오 연결합니다.



황동진 기자! 예를 들어 기존에 노조가 있던 회사라면 어떤 식으로 달라질까요?



<답변>



네, 극단적으로는 직종별로 업무별로도 노조가 생길 수도 있는데요.



예를 들면, 항공사의 경우 기존의 노조 외에 조종사 노조나 승무원 노조, 기술직 노조 등이 생겨 직종별 이익을 대변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현재 10%에 머무는 노조 조직률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노동연구원 자료를 보면 복수노조제 시행 1년 이내에 13.7%, 3년 이내에 37.1%까지 노조조직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노조가 많아지면 노사협상을 어떻게 할 지가 관건인데요.



이를 둘러싸고 재계와 노동계의 입장은 엇갈립니다.



<리포트>



다음달 도입될 복수노조제에서는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도록 돼있습니다.



1차적으로 노동조합간에 자율적으로 교섭대표를 정하지만, 안될 경우 2단계에서 과반수 노동조합이 교섭대표가 됩니다.



과반수 노조가 없을 경우에는 전체 조합원의 10% 이상인 노조끼리 공동교섭 대표단을 구성합니다.



<인터뷰> 김영배(경총 부회장) : "반드시 교섭 창구를 단일화해서 협상을 한번만 하도록 해야만이 기업의 생산활동이 안정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노동계는 신생노조와 소수노조에 대한 차별이라며 노사 자율교섭을 주장합니다.



<인터뷰> 김영훈(민주노총 위원장) : "자율적으로 하게 되면 그 회사에 그 조건에 맞게끔 자연스럽게 교섭 구조가 정착할 수 있을 것이다."



회사가 인정하면 원하는 노조와 따로 협상할 수 있게 한 교섭단위 분리도 쟁점입니다.



<인터뷰> 이용득(한국노총 위원장) : "사용자의 개별 선택권이있기 때문에 노노간의 갈등을 유발시키고 교섭으로 인한 여러가지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고"



이에 대해 정부는 조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이채필(고용노동부 장관) : "교섭대표노조가 소수노조를 무시하지 않도록 공정대표 의무를 이 법에서는 보장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노동계는 복수노조제가 노동3권을 제한한다며 지난주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질문>



노조가 여러개 생기면 누가 어떻게 사측과 협상할 것인가, 이게 또 문제군요.



복수노조제를 이미 시행한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해결했습니까?



<답변>



각 나라별로 제도가 조금씩 다르긴한데요.



미국이나 영국은 1사 1교섭이지만, 일본과 프랑스는 1사 다교섭이 가능합니다.



나라마다 다른 노동여건과 역사적 전통이 있기 때문인데요.



외국의 복수노조제 실태를 이충형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프랑스의 자동차회사 르노입니다.



건물 복도를 따라 전국 단위 산별노조 등 서로 다른 노조 사무실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습니다.



이곳의 노조는 모두 6개.



각기 사측과 독자적으로 교섭할수 있습니다.



<인터뷰> 장 미셸(CFDT 노조 대표) : "조합별로 관심있는 주제별로 요구사항을 정한 다음,고용주와 협상에서 좀더 힘을 얻기 위해 요구사항을 관철합니다."



마찬가지로 일본도, 규모와 상관 없이 모든 노조가 교섭권을 갖습니다.



반면,미국은 하나의 노조에만 교섭권을 인정합니다.



영국과 캐나다도 과반수 노조 등에만 교섭권을 주는 이른바 ’1사 1교섭’ 시스템입니다.



모든 노조와 교섭하면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이유입니다.



나라마다 이렇게 현실 여건과 역사 전통에 따라 교섭 창구 단일화 문제는 다양합니다.



복수노조는 이미 오래 전부터, 선진국 표준이 됐습니다.



노조간 경쟁과 혼란을 줄이는 지혜로 노사 안정을 찾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이충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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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한지붕 다수 노조…교섭 창구 어디로?
    • 입력 2011-06-28 22:00:49
    • 수정2011-07-19 17:44:55
    뉴스 9
<앵커 멘트>



한 회사에 노조가 두개 이상 있는 복수노조제.



사흘 뒤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시행됩니다.



특히 창업 이후 무노조 경영원칙을 지켜온 ‘삼성’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는데, 먼저 이주형 기자가 현장 분위기 확인해 봤습니다.



<리포트>



81개 계열사를 거느린 삼성.



노조가 있다는 신라호텔을 찾아가봤습니다.



<녹취> 호텔 직원 : "여기 노조가 어딨어요? (언니 노조가 어딨어요?)"



<녹취> "노조 사무실이요? 모르겠는데요."



아예 노조가 없다는 직원도 있습니다.



<녹취> 호텔 직원 : "노조가 어딨어요? (노조 없습니다, 저희는..여기 없고 직원식당 그쪽에 있어요..)"



어렵게 찾아간 사무실, 하지만 노조가 아니라 노사협의회입니다.



<녹취> 노사협의회 관계자 : "노조 설립은 안 돼 있나요? (신고는 돼 있어요, 하나가, 근데 거의 비노조죠. 원래 삼성이 좀 그렇잖아요. 모든 노와 사가 관련된 것은 여기서 합니다...)"



가입대상 1700여 명 중 신라호텔 노조 가입자는 단 두 명.



지난 2003년 민노총이 노조설립을 주도하자 민노총 쪽보다 40분 먼저 노조 신고서를 내 설립됐습니다.



민주노총이 낸 노조 신고서는 복수노조 금지조항 때문에 결국 반려됐습니다.



무노조 신화 속에서도 삼성에 설립된 노조는 모두 7곳.



하지만 상당수가 호텔신라와 같은 휴면 노조입니다.



<인터뷰> 민주노총 대변인 : "삼성에 집중해서 노조를 만들도록 총력 투쟁할 계획입니다..."



삼성 측은 노조 설립을 막은 적이 없으며 비노조는 직원들이 선택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삼성관계자 : "종업원 스스로 노조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환경을 만든다는 것이 삼성의 경영철학이다.."



삼성과 포스코 등 일부 대기업의 무노조 신화, 복수노조가 허용돼도 계속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질문>



이런 변화에 맞춰 양대 노총도 세를 늘리는데 부심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스튜디오 연결합니다.



황동진 기자! 예를 들어 기존에 노조가 있던 회사라면 어떤 식으로 달라질까요?



<답변>



네, 극단적으로는 직종별로 업무별로도 노조가 생길 수도 있는데요.



예를 들면, 항공사의 경우 기존의 노조 외에 조종사 노조나 승무원 노조, 기술직 노조 등이 생겨 직종별 이익을 대변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현재 10%에 머무는 노조 조직률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노동연구원 자료를 보면 복수노조제 시행 1년 이내에 13.7%, 3년 이내에 37.1%까지 노조조직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노조가 많아지면 노사협상을 어떻게 할 지가 관건인데요.



이를 둘러싸고 재계와 노동계의 입장은 엇갈립니다.



<리포트>



다음달 도입될 복수노조제에서는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도록 돼있습니다.



1차적으로 노동조합간에 자율적으로 교섭대표를 정하지만, 안될 경우 2단계에서 과반수 노동조합이 교섭대표가 됩니다.



과반수 노조가 없을 경우에는 전체 조합원의 10% 이상인 노조끼리 공동교섭 대표단을 구성합니다.



<인터뷰> 김영배(경총 부회장) : "반드시 교섭 창구를 단일화해서 협상을 한번만 하도록 해야만이 기업의 생산활동이 안정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노동계는 신생노조와 소수노조에 대한 차별이라며 노사 자율교섭을 주장합니다.



<인터뷰> 김영훈(민주노총 위원장) : "자율적으로 하게 되면 그 회사에 그 조건에 맞게끔 자연스럽게 교섭 구조가 정착할 수 있을 것이다."



회사가 인정하면 원하는 노조와 따로 협상할 수 있게 한 교섭단위 분리도 쟁점입니다.



<인터뷰> 이용득(한국노총 위원장) : "사용자의 개별 선택권이있기 때문에 노노간의 갈등을 유발시키고 교섭으로 인한 여러가지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고"



이에 대해 정부는 조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이채필(고용노동부 장관) : "교섭대표노조가 소수노조를 무시하지 않도록 공정대표 의무를 이 법에서는 보장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노동계는 복수노조제가 노동3권을 제한한다며 지난주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질문>



노조가 여러개 생기면 누가 어떻게 사측과 협상할 것인가, 이게 또 문제군요.



복수노조제를 이미 시행한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해결했습니까?



<답변>



각 나라별로 제도가 조금씩 다르긴한데요.



미국이나 영국은 1사 1교섭이지만, 일본과 프랑스는 1사 다교섭이 가능합니다.



나라마다 다른 노동여건과 역사적 전통이 있기 때문인데요.



외국의 복수노조제 실태를 이충형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프랑스의 자동차회사 르노입니다.



건물 복도를 따라 전국 단위 산별노조 등 서로 다른 노조 사무실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습니다.



이곳의 노조는 모두 6개.



각기 사측과 독자적으로 교섭할수 있습니다.



<인터뷰> 장 미셸(CFDT 노조 대표) : "조합별로 관심있는 주제별로 요구사항을 정한 다음,고용주와 협상에서 좀더 힘을 얻기 위해 요구사항을 관철합니다."



마찬가지로 일본도, 규모와 상관 없이 모든 노조가 교섭권을 갖습니다.



반면,미국은 하나의 노조에만 교섭권을 인정합니다.



영국과 캐나다도 과반수 노조 등에만 교섭권을 주는 이른바 ’1사 1교섭’ 시스템입니다.



모든 노조와 교섭하면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이유입니다.



나라마다 이렇게 현실 여건과 역사 전통에 따라 교섭 창구 단일화 문제는 다양합니다.



복수노조는 이미 오래 전부터, 선진국 표준이 됐습니다.



노조간 경쟁과 혼란을 줄이는 지혜로 노사 안정을 찾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이충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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