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노인 강력범죄 10년 동안 4배 급증

입력 2011.07.1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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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 사회가 급속히 고령화되면서 나타나는 또 다른 그늘일까요.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노인들이 해마다 크게 늘고 있습니다.

살인과 성폭행, 강도, 방화 이 4가지 강력 범죄를 저지르는 60세 이상 노인 수가 10년 사이 4배나 늘었다니 대책이 시급합니다.

정수영 기자, 노인 강력범죄 실태를 밀착 취재했죠?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어떻게 60세 이상 노인들이 이런 짓을 저지를 수 있었을까 싶은 사례들이 적지 않습니다.

한 65세 노인은 평소 가까이 지내던 이웃 80대 할머니를 살해하고 시신을 암매장했습니다.

성폭행을 저지르려다가 실해하자 벌인 일이었습니다.

또 다른 60대 노인은 70대 치매 남편과 다툼 끝에 남편을 둔기로 폭행해 숨지게 했습니다.

급증하는 노인 강력 범죄 원이은 빈곤과 사회적 고립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5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충북 영동의 한 작은 마을.

지난해 10월 17일 오후 이 마을에 혼자 사는 82살 강모 할머니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이웃 주민 박모 씨 부부 집을 찾았습니다.

<인터뷰> 피해자 강모 할머니 딸 : "(박 씨가) 점심시간이 됐으니까 점심을 먹으라고 해서 (집에) 들어가니까 (박 씨가) ‘우리 술 한 잔 하자’, 엄마도 평상시에 술 한 잔씩 하셨어요. 80세 되면 외로우니까 많이 먹고 그랬어요. 혼자 사시니까..."

아내는 외출하고 없었고 집주인인 남편 65살 박모 씨가 홀로 집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피해자 강모 할머니 딸 : "촌에 집 몇 채씩 있는 집들은 거의 다 한 형제처럼 지내잖아요. 이웃도. 그러니까 엄마가 너무 믿었죠. 저희 엄마가 너무 마음이 여리고 정이 많은 게 탈이에요."

단둘이 대화를 나누던 도중 박 씨는 느닷없이 강 할머니를 강제로 욕보이려 들었습니다.

<인터뷰> 정기영(충북 영동 경찰서 강력팀) : "할머니한테 ‘우리 한번 연애 한번하자’이러면서 할머니의 어깨를 잡고 끌어안으려고 했던 겁니다. ‘너 왜 그러냐?’ 하면서 할아버지의 팔뚝을 물고하면서 적극적으로 반항했던 것입니다."

두 사람은 엎치락뒤치락 몸싸움을 벌였고 강 할머니는 의식을 잃었습니다.

박 씨는 자신이 벌인 일이 주위에 알려질까 겁에 질린 나머지 극단적 행동을 저지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인터뷰> 정기영(충북 영동 경찰서 강력팀) : "망치를 가져와서 의식이 없이 쓰러졌던 할머니의 두개골을 망치로 가격을 하고 두개골이 함몰된 상태에서 할머니는 사망하게 됐습니다."

시신을 몰래 버리기 위해 손발을 묶은 뒤 주택 2층 창문 밖으로 내던져 아래로 옮겼습니다.

<인터뷰> 정기영(충북 영동 경찰서 강력팀) : "바로 마을 앞에 있는 사과밭이고 거기까지 자신의 화물차량 적재함에 싣고서 700미터 떨어진 자신의 사과밭까지 이동을 했습니다."

박 씨는 자신의 과수원 바닥에 손수 삽으로 1m 깊이 구덩이를 판 뒤 시신을 암매장했습니다.

박 씨는 범행 사실을 숨겨오다 술에 취한 나머지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이 저지른 일을 털어놓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피의자 박 씨 조카 : "작은 어머니가 작은 아버지가 이상하다고 (했습니다.) ‘내가 범행을 저질러서 사과밭에 매장을 했다’라고 얘기를 해서 작은 엄마하고 나하고 현장을 찾아서 경찰에 신고하게 됐습니다."

80대 이웃 노인을 성폭행하려다 살해 암매장한 65살 박 씨는 구속 기소됐습니다.

평소 믿고 의지하던 이웃 주민으로부터 살해 암매장 당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강 할머니 유족들은 커다란 충격에 빠졌습니다.

<인터뷰> 피해자 김모 할머니 딸 : "엄마가 너무너무 억울하게 정말 말 한마디 못하고 돌아가신 것에 대해서 너무 치가 떨리고요. 짐승만도 못한 XX지. 그렇게 파렴치한 짓을 저지르고도 지가 어떻게 살며, 지가 어떻게 밥을 먹고 있냐고요."

지난 11일 경기도 연천에서도 65세 이상 노인이 저지른 강력 범죄가 일어났습니다.

경기도 연천군 왕징면 주부 66살 유모 씨는 치매를 앓는 남편 75살 이모 씨와 단둘이 지내 왔습니다.

<인터뷰> 동네 주민 : "(부부가) 원래 잘 지냈어요. 부부금실도 좋고...영감님은 아주 순해요. 부처님이야. 그런데 치매로 어떻게 시달리다 보니깐 (변했어요.)"

남편 이 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치매를 겪기 시작하면서 난폭한 모습으로 변해갔습니다.

자신도 당뇨와 관절염을 앓느라 병고에 시달리던 아내 유 씨는 남편과 다투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인터뷰> 동네주민 : "(아내가) 병수발하고 대소변 다 받아내고, 옷도 막 박박, 아줌마 입은 옷도 박박 찢고, 막 이렇게 (치매가) 심했어. (아내가) 엄청 힘들어 했지. 그렇게 착하던 사람이 막 옷도 벗고 뛰어나가고 이러니깐 얼마나 속상하겠어..."

지난 11일, 남편은 아내를 상대로 거친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고 주먹질마저 서슴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덕원 형사(연천경찰서 강력팀) : ‘조상을 잘 모셔야 된다.’ 라던가 그렇게 (얘기) 하면서 ‘니가 조상을 모시지 못해서 내가 이렇게 아프지 않냐‘ 그런 식으로 계속 욕설하고 처를 좀 때리고 그런 상황입니다. "

치매 남편으로부터 밤늦게까지 욕설과 폭행에 시달리던 유 씨는 극단적 행동을 저지르기에 이르렀습니다.

<인터뷰> 김덕원 형사(연천경찰서 강력팀) : "거실에 있던 망치, 조그만 망치로 피해자가 카펫을 덮어쓰고 있는 상태에서 그걸로(망치로) 몇 대 때린 것 같아요."

남편 이 씨는 병원으로 옮겨지던 도중 과다출혈로 숨졌고 아내 유 씨는 구속됐습니다.

살인과 성폭행, 강도, 방화 등 4대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65세 이상 노인들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습니다.

강력범죄 노인 숫자는 지난 99년 209건에서 10년만인 2009년에는837건으로 4배 넘게 늘었습니다.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빈곤과 사회적 고립에 시달리는 노인들이 늘어난 점이 노인 강력범죄 증가 이유로 꼽힙니다.

<인터뷰> 곽대경 교수(동국대 경찰행정학과) : "일단 노인들이 느끼는 정서적인 소외감, 거기에 따라서 자기 주변의 사람들에게 느끼는 어떤 원한이나 어떤 분노감, 자기의 신세에 대한 한탄, 뭐 이런 것들이 가장 큰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가 경제적인 빈곤 문제입니다.

노인 범죄를 예방하려면 노인들이 경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폭을 늘리고 노인 복지 시설 등을 통해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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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7-11 09: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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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 사회가 급속히 고령화되면서 나타나는 또 다른 그늘일까요.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노인들이 해마다 크게 늘고 있습니다. 살인과 성폭행, 강도, 방화 이 4가지 강력 범죄를 저지르는 60세 이상 노인 수가 10년 사이 4배나 늘었다니 대책이 시급합니다. 정수영 기자, 노인 강력범죄 실태를 밀착 취재했죠?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어떻게 60세 이상 노인들이 이런 짓을 저지를 수 있었을까 싶은 사례들이 적지 않습니다. 한 65세 노인은 평소 가까이 지내던 이웃 80대 할머니를 살해하고 시신을 암매장했습니다. 성폭행을 저지르려다가 실해하자 벌인 일이었습니다. 또 다른 60대 노인은 70대 치매 남편과 다툼 끝에 남편을 둔기로 폭행해 숨지게 했습니다. 급증하는 노인 강력 범죄 원이은 빈곤과 사회적 고립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5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충북 영동의 한 작은 마을. 지난해 10월 17일 오후 이 마을에 혼자 사는 82살 강모 할머니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이웃 주민 박모 씨 부부 집을 찾았습니다. <인터뷰> 피해자 강모 할머니 딸 : "(박 씨가) 점심시간이 됐으니까 점심을 먹으라고 해서 (집에) 들어가니까 (박 씨가) ‘우리 술 한 잔 하자’, 엄마도 평상시에 술 한 잔씩 하셨어요. 80세 되면 외로우니까 많이 먹고 그랬어요. 혼자 사시니까..." 아내는 외출하고 없었고 집주인인 남편 65살 박모 씨가 홀로 집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피해자 강모 할머니 딸 : "촌에 집 몇 채씩 있는 집들은 거의 다 한 형제처럼 지내잖아요. 이웃도. 그러니까 엄마가 너무 믿었죠. 저희 엄마가 너무 마음이 여리고 정이 많은 게 탈이에요." 단둘이 대화를 나누던 도중 박 씨는 느닷없이 강 할머니를 강제로 욕보이려 들었습니다. <인터뷰> 정기영(충북 영동 경찰서 강력팀) : "할머니한테 ‘우리 한번 연애 한번하자’이러면서 할머니의 어깨를 잡고 끌어안으려고 했던 겁니다. ‘너 왜 그러냐?’ 하면서 할아버지의 팔뚝을 물고하면서 적극적으로 반항했던 것입니다." 두 사람은 엎치락뒤치락 몸싸움을 벌였고 강 할머니는 의식을 잃었습니다. 박 씨는 자신이 벌인 일이 주위에 알려질까 겁에 질린 나머지 극단적 행동을 저지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인터뷰> 정기영(충북 영동 경찰서 강력팀) : "망치를 가져와서 의식이 없이 쓰러졌던 할머니의 두개골을 망치로 가격을 하고 두개골이 함몰된 상태에서 할머니는 사망하게 됐습니다." 시신을 몰래 버리기 위해 손발을 묶은 뒤 주택 2층 창문 밖으로 내던져 아래로 옮겼습니다. <인터뷰> 정기영(충북 영동 경찰서 강력팀) : "바로 마을 앞에 있는 사과밭이고 거기까지 자신의 화물차량 적재함에 싣고서 700미터 떨어진 자신의 사과밭까지 이동을 했습니다." 박 씨는 자신의 과수원 바닥에 손수 삽으로 1m 깊이 구덩이를 판 뒤 시신을 암매장했습니다. 박 씨는 범행 사실을 숨겨오다 술에 취한 나머지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이 저지른 일을 털어놓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피의자 박 씨 조카 : "작은 어머니가 작은 아버지가 이상하다고 (했습니다.) ‘내가 범행을 저질러서 사과밭에 매장을 했다’라고 얘기를 해서 작은 엄마하고 나하고 현장을 찾아서 경찰에 신고하게 됐습니다." 80대 이웃 노인을 성폭행하려다 살해 암매장한 65살 박 씨는 구속 기소됐습니다. 평소 믿고 의지하던 이웃 주민으로부터 살해 암매장 당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강 할머니 유족들은 커다란 충격에 빠졌습니다. <인터뷰> 피해자 김모 할머니 딸 : "엄마가 너무너무 억울하게 정말 말 한마디 못하고 돌아가신 것에 대해서 너무 치가 떨리고요. 짐승만도 못한 XX지. 그렇게 파렴치한 짓을 저지르고도 지가 어떻게 살며, 지가 어떻게 밥을 먹고 있냐고요." 지난 11일 경기도 연천에서도 65세 이상 노인이 저지른 강력 범죄가 일어났습니다. 경기도 연천군 왕징면 주부 66살 유모 씨는 치매를 앓는 남편 75살 이모 씨와 단둘이 지내 왔습니다. <인터뷰> 동네 주민 : "(부부가) 원래 잘 지냈어요. 부부금실도 좋고...영감님은 아주 순해요. 부처님이야. 그런데 치매로 어떻게 시달리다 보니깐 (변했어요.)" 남편 이 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치매를 겪기 시작하면서 난폭한 모습으로 변해갔습니다. 자신도 당뇨와 관절염을 앓느라 병고에 시달리던 아내 유 씨는 남편과 다투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인터뷰> 동네주민 : "(아내가) 병수발하고 대소변 다 받아내고, 옷도 막 박박, 아줌마 입은 옷도 박박 찢고, 막 이렇게 (치매가) 심했어. (아내가) 엄청 힘들어 했지. 그렇게 착하던 사람이 막 옷도 벗고 뛰어나가고 이러니깐 얼마나 속상하겠어..." 지난 11일, 남편은 아내를 상대로 거친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고 주먹질마저 서슴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덕원 형사(연천경찰서 강력팀) : ‘조상을 잘 모셔야 된다.’ 라던가 그렇게 (얘기) 하면서 ‘니가 조상을 모시지 못해서 내가 이렇게 아프지 않냐‘ 그런 식으로 계속 욕설하고 처를 좀 때리고 그런 상황입니다. " 치매 남편으로부터 밤늦게까지 욕설과 폭행에 시달리던 유 씨는 극단적 행동을 저지르기에 이르렀습니다. <인터뷰> 김덕원 형사(연천경찰서 강력팀) : "거실에 있던 망치, 조그만 망치로 피해자가 카펫을 덮어쓰고 있는 상태에서 그걸로(망치로) 몇 대 때린 것 같아요." 남편 이 씨는 병원으로 옮겨지던 도중 과다출혈로 숨졌고 아내 유 씨는 구속됐습니다. 살인과 성폭행, 강도, 방화 등 4대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65세 이상 노인들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습니다. 강력범죄 노인 숫자는 지난 99년 209건에서 10년만인 2009년에는837건으로 4배 넘게 늘었습니다.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빈곤과 사회적 고립에 시달리는 노인들이 늘어난 점이 노인 강력범죄 증가 이유로 꼽힙니다. <인터뷰> 곽대경 교수(동국대 경찰행정학과) : "일단 노인들이 느끼는 정서적인 소외감, 거기에 따라서 자기 주변의 사람들에게 느끼는 어떤 원한이나 어떤 분노감, 자기의 신세에 대한 한탄, 뭐 이런 것들이 가장 큰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가 경제적인 빈곤 문제입니다. 노인 범죄를 예방하려면 노인들이 경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폭을 늘리고 노인 복지 시설 등을 통해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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