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한해 ‘20조’…음식 쓰레기 해법은?

입력 2011.07.20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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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먹음직스럽게 차려진 밥상인데요.



반찬이 푸짐한 우리 식탁은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남는 단점이 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분리 배출을 시작한 지 벌써 6년이 지났지만 그 양은 오히려 늘었는데요.



특히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철에는 심한 악취로 민원이 잇따르면서 지자체 간 갈등의 불씨가 되기도 합니다.



박대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대학 구내식당의 식사시간입니다.



까다로운 입맛의 요즘 학생들은 밑반찬을 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뷰>이주연(대학생) : "나물 종류를 많이 남기는 것 같아요. 몸에는 좋은데 손이 가는 건 또 다르잖아요."



반찬을 남기지 말자는 운동도 있었지만, 우리나라 구내식당의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은 지난 5년 새 80% 가까이 늘었습니다.



<인터뷰>구내식당 조리사 : "힘들게 음식 한건데 이렇게 나갈 때는 기분이 안 좋죠."



하루 5천 명이 밥을 먹는 이 식당에서는 1.5톤의 음식물 쓰레기가 나옵니다.



한 사람이 밥 한 공기 분량을 남기는 셈입니다.



매일 서울에서 버려지는 음식물은 3천 4백여 톤.



자체적으로 감당이 안 돼 70%를 경기도 등 다른 지자체로 보냅니다.



<녹취>음식물 쓰레기차 기사(음성변조) : "(하루) 30톤 가량 나옵니다. 성북구 장위동에서만…."



자동화 설비를 쓴다지만 처리과정의 악취를 막기엔 역부족입니다.



바로 강 건너 아파트에서는 창문을 못 열 정도입니다.



<인터뷰>김수진(경기도 주민) : "처음 오시는 분들은 다 놀라서 다시 놀러 오기 싫다고…."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경기도가 서울시에 부담금을 요구해 지자체 간 분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질문> 음식물 쓰레기 문제가 생각보다 더 심각한 상황인데요. 디지털 스튜디오 연결합니다. 박대기 기자! 매년 나오는 쓰레기가 얼마나 됩니까?



<답변>



네, 음식물 쓰레기는 분리배출이 시작된 지난 2005년 474만 톤에서 2009년에는 515만 톤으로 늘어났습니다.



이렇게 버려진 음식물이 한해 20조 원어치나 되고, 이를 처리하는 데 들어간 돈이 지난해 기준으로 8천억 원이나 됩니다.



특히, 음식물 쓰레기 가운데 절반 이상은 폐수가 차지하는데요,



지금 보시는 것처럼 매년 150만 톤 가까운 폐수를 바다에 버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비준한 런던의정서에 따라서 오는 2013년부터는 해양 투기를 할 수 없게 됐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정부나 지자체는 IT 기술을 접목하거나 에너지 자원화를 하는 등 음식물 쓰레기 절감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박형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전북 전주의 한 아파트 단지.



음식물 쓰레기가 담긴 용기를 수거 업체 직원이 가져다가 일일이 무게를 답니다.



방금 잰 음식물의 양은, 수거 용기에 붙은 ’전자 태그’를 통해 전산망에 전달되면 이렇게 각 가정에서 홈페이지를 통해 배출량과 요금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배출되는 양에 따라 수수료를 내는 종량제로 바꾸면서, 일일 평균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은 제도 시행 전인 2008년보다 20.5%나 감소했습니다.



<인터뷰>배경님(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 "종량제 실시하기 이전에는 음식물 처리 비용이 한 달에 40만 원대였는데 실시하고 난 뒤에는 30만 원대로 떨어졌어요."



이런 절감 노력과 함께 자원화 사업도 추진중입니다.



음식물 쓰레기에서 나온 폐수가 저장 탱크로 옮겨집니다.



이 폐수에 미생물을 넣으면, 발효가 되면서 ’도시가스’로도 직접 사용 가능한 ’바이오 가스’가 생성됩니다.



생산된 ’바이오 가스’는, 이달부터 인천시내에서 운행하는 시내버스와 청소차량 등 300여 대의 연료로 사용됩니다.



환경부는, 바이오 가스 생산시설을 2014년까지 전국 20여 개 지자체로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질문> 박 기자! 그런데 정부가 추진하는 음식물 쓰레기 자원화 사업이 별 효과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고 하죠?



<답변>



네, 부실한 시설과 허술한 관리 감독으로 인해 수천억 원의 예산을 쏟아붓고도 정부 홍보에 비해 실제 자원화율은 크게 낮은 실정입니다.



정홍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음식물 쓰레기에서 퇴비를 생산하는 자원화 시설입니다.



공사비 111억 원이 들어간 이 시설의 설계는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이 맡았습니다.



그런데 하루 90톤의 음식물 쓰레기 가운데 실제 퇴비화 되는 양은 불과 7톤, 수분을 뺀 고형물을 기준으로 해도 자원화율은 30%대에 머뭅니다.



오는 2013년부터 70% 이상을 자원화 하도록 한 폐기물관리법을 어긴 것이지만 감독기관은 규정조차 모릅니다.



<인터뷰>한국환경공단 관계자 : "70%이상 자원화 돼야 한다고 규정이 바뀐 거 아닌가요?) 그거는 제가 정확한 내용은 잘 모르겠는데요."



그나마 생산된 퇴비도 사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정도로 품질이 떨어집니다.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자원화 시설 91곳 가운데 퇴비를 유상으로 판매하는 곳은 14개 시설에 불과합니다.



<인터뷰>한국환경공단 관계자 : "지금 아직 판매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냥 농가한테 주든가 해서 퇴비로 사용할 수 있게..."



감사원이 전국 2백여 시설을 조사한 결과 음식물 쓰레기 고형물 가운데 퇴비나 사료로 제품화되는 비율은 39%에 불과했습니다.



<인터뷰>홍승열(자연순환사회연대 정책팀장) : "100에서 30이 나왔으니까 감량이 된 게 아니냐 주장하는데 나머지 70이 어디로 갔냐는 거죠? 없어진 게 아니라 폐수나 쓰레기로 나갔다는 겁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환경부는 자원화 시설로 들어온 양 만을 근거로 음식물 쓰레기 자원화율이 92%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홍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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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한해 ‘20조’…음식 쓰레기 해법은?
    • 입력 2011-07-20 22:06:21
    뉴스 9
<앵커 멘트>

먹음직스럽게 차려진 밥상인데요.

반찬이 푸짐한 우리 식탁은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남는 단점이 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분리 배출을 시작한 지 벌써 6년이 지났지만 그 양은 오히려 늘었는데요.

특히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철에는 심한 악취로 민원이 잇따르면서 지자체 간 갈등의 불씨가 되기도 합니다.

박대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대학 구내식당의 식사시간입니다.

까다로운 입맛의 요즘 학생들은 밑반찬을 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뷰>이주연(대학생) : "나물 종류를 많이 남기는 것 같아요. 몸에는 좋은데 손이 가는 건 또 다르잖아요."

반찬을 남기지 말자는 운동도 있었지만, 우리나라 구내식당의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은 지난 5년 새 80% 가까이 늘었습니다.

<인터뷰>구내식당 조리사 : "힘들게 음식 한건데 이렇게 나갈 때는 기분이 안 좋죠."

하루 5천 명이 밥을 먹는 이 식당에서는 1.5톤의 음식물 쓰레기가 나옵니다.

한 사람이 밥 한 공기 분량을 남기는 셈입니다.

매일 서울에서 버려지는 음식물은 3천 4백여 톤.

자체적으로 감당이 안 돼 70%를 경기도 등 다른 지자체로 보냅니다.

<녹취>음식물 쓰레기차 기사(음성변조) : "(하루) 30톤 가량 나옵니다. 성북구 장위동에서만…."

자동화 설비를 쓴다지만 처리과정의 악취를 막기엔 역부족입니다.

바로 강 건너 아파트에서는 창문을 못 열 정도입니다.

<인터뷰>김수진(경기도 주민) : "처음 오시는 분들은 다 놀라서 다시 놀러 오기 싫다고…."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경기도가 서울시에 부담금을 요구해 지자체 간 분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질문> 음식물 쓰레기 문제가 생각보다 더 심각한 상황인데요. 디지털 스튜디오 연결합니다. 박대기 기자! 매년 나오는 쓰레기가 얼마나 됩니까?

<답변>

네, 음식물 쓰레기는 분리배출이 시작된 지난 2005년 474만 톤에서 2009년에는 515만 톤으로 늘어났습니다.

이렇게 버려진 음식물이 한해 20조 원어치나 되고, 이를 처리하는 데 들어간 돈이 지난해 기준으로 8천억 원이나 됩니다.

특히, 음식물 쓰레기 가운데 절반 이상은 폐수가 차지하는데요,

지금 보시는 것처럼 매년 150만 톤 가까운 폐수를 바다에 버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비준한 런던의정서에 따라서 오는 2013년부터는 해양 투기를 할 수 없게 됐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정부나 지자체는 IT 기술을 접목하거나 에너지 자원화를 하는 등 음식물 쓰레기 절감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박형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전북 전주의 한 아파트 단지.

음식물 쓰레기가 담긴 용기를 수거 업체 직원이 가져다가 일일이 무게를 답니다.

방금 잰 음식물의 양은, 수거 용기에 붙은 ’전자 태그’를 통해 전산망에 전달되면 이렇게 각 가정에서 홈페이지를 통해 배출량과 요금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배출되는 양에 따라 수수료를 내는 종량제로 바꾸면서, 일일 평균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은 제도 시행 전인 2008년보다 20.5%나 감소했습니다.

<인터뷰>배경님(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 "종량제 실시하기 이전에는 음식물 처리 비용이 한 달에 40만 원대였는데 실시하고 난 뒤에는 30만 원대로 떨어졌어요."

이런 절감 노력과 함께 자원화 사업도 추진중입니다.

음식물 쓰레기에서 나온 폐수가 저장 탱크로 옮겨집니다.

이 폐수에 미생물을 넣으면, 발효가 되면서 ’도시가스’로도 직접 사용 가능한 ’바이오 가스’가 생성됩니다.

생산된 ’바이오 가스’는, 이달부터 인천시내에서 운행하는 시내버스와 청소차량 등 300여 대의 연료로 사용됩니다.

환경부는, 바이오 가스 생산시설을 2014년까지 전국 20여 개 지자체로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질문> 박 기자! 그런데 정부가 추진하는 음식물 쓰레기 자원화 사업이 별 효과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고 하죠?

<답변>

네, 부실한 시설과 허술한 관리 감독으로 인해 수천억 원의 예산을 쏟아붓고도 정부 홍보에 비해 실제 자원화율은 크게 낮은 실정입니다.

정홍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음식물 쓰레기에서 퇴비를 생산하는 자원화 시설입니다.

공사비 111억 원이 들어간 이 시설의 설계는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이 맡았습니다.

그런데 하루 90톤의 음식물 쓰레기 가운데 실제 퇴비화 되는 양은 불과 7톤, 수분을 뺀 고형물을 기준으로 해도 자원화율은 30%대에 머뭅니다.

오는 2013년부터 70% 이상을 자원화 하도록 한 폐기물관리법을 어긴 것이지만 감독기관은 규정조차 모릅니다.

<인터뷰>한국환경공단 관계자 : "70%이상 자원화 돼야 한다고 규정이 바뀐 거 아닌가요?) 그거는 제가 정확한 내용은 잘 모르겠는데요."

그나마 생산된 퇴비도 사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정도로 품질이 떨어집니다.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자원화 시설 91곳 가운데 퇴비를 유상으로 판매하는 곳은 14개 시설에 불과합니다.

<인터뷰>한국환경공단 관계자 : "지금 아직 판매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냥 농가한테 주든가 해서 퇴비로 사용할 수 있게..."

감사원이 전국 2백여 시설을 조사한 결과 음식물 쓰레기 고형물 가운데 퇴비나 사료로 제품화되는 비율은 39%에 불과했습니다.

<인터뷰>홍승열(자연순환사회연대 정책팀장) : "100에서 30이 나왔으니까 감량이 된 게 아니냐 주장하는데 나머지 70이 어디로 갔냐는 거죠? 없어진 게 아니라 폐수나 쓰레기로 나갔다는 겁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환경부는 자원화 시설로 들어온 양 만을 근거로 음식물 쓰레기 자원화율이 92%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홍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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