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대학 나와도 직장 구하기 참~ 힘들죠.
석박사가 환경 미화원 시험에 응시했다는 건 이제 뉴스 축에도 못 끼는 시대입니다.
그만큼, 학력 인플레가 심하단 얘길텐데, 대학 나온 사람이 흔하다면, 학력보다 자질과 능력을 따지는 게 맞지 않을까요?
이런 변화의 바람이 금융권에서부터 불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정정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70년대 은행 창구입니다.
창구 직원 대부분은 고졸 출신입니다.
<녹취>김신생(서울 신길동) : "고등학교 졸업해서 은행가는 게 꿈이고 그렇게 은행에 취직만 하면은 친구들 앞에 기 안 죽고..."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대졸 취업자가 늘면서 자취를 감췄던 고졸 행원.
14년 만에 최근 한 은행이 다시 고졸 행원을 뽑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김하은 : "밑에 집에서 욕먹었어요. 뛰어서. 너무 뛴다고. 좋아서."
은행권은 오는 2013년까지 2,700명의 고졸 행원을 뽑을 예정입니다.
주요 대기업들도 고졸 채용을 늘리고 있습니다.
LG는 기능직의 절반을, 포스코도 신입사원의 절반을 고졸 인력으로 채우기로 했습니다.
전자제품 전문점에서 고졸 출신 지점장 1호가 된 이미랑 지점장.
후배들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인터뷰>이미랑(하이마트 첫 고졸 지점장) : "자기가 열심히 할 수 있는 분야로 빨리 진출을 하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정부가 공기업과 공공기관에 고졸 채용 확대를 적극 독려하는 가운데 한국수력원자력은 당장 내년부터 신규 인력의 30%를 고졸로 뽑기로 했습니다.
은행권을 시작으로 불기 시작한 고졸 채용 바람.
어디까지, 또 어느 정도까지 확산 될지가 관심입니다.
<앵커멘트>
대학 등록금까지 비싼 현실을 생각하면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사회 풍토가 정착되는 게 분명 긍정적일텐데요.
<질문>
김세정 기자 ’반짝 이벤트’가 될까, 걱정인데 어떻습니까?
<답변>
네, 학력에 대한 편견이나 임금 격차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그런 우려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실까요?
<인터뷰> 백지희(경기도 고양시) : "아무리 4년제여도 거기서도 레벨이 있잖아요. 거기서도 차별을 받는다고 많이 들었는데 고졸이라고 하면 더 심하지 않을까요"
<인터뷰> 대기업 인사 담당자 : "필요성을 느끼지만 현실적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고졸 출신에 대한 관리도 용이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습니다."
취업의 첫 단계, 바로 이력서죠.
학력을 적는 난은 한 줄밖에 되지 않지만 인생에서 고졸과 대졸의 차이는 너무 큽니다.
대졸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만 7천 원 정도지만 고졸자는 만 원이 채 안됩니다.
대졸자의 58% 수준입니다.
고졸자들은 입사는 물론이고 급여와 승진 등 모든 과정에서 차별받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009년, 한국자산관리공사 공채에 지원했던 고졸 출신 120명, 아무도 서류전형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공기업 채용에서 학력 차별은 금지돼 있지만, 학력점수에 최하점을 주는 방식으로 고졸자들을 탈락시켰습니다.
<녹취> 자산관리공사 관계자 : "감사원 조치를 받아들여 현재는 학력 제한 없이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어렵게 입사한다 해도 또 다른 차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성화고를 졸업한 뒤 8대1의 경쟁률을 뚫고 대기업에 취직했던 20대 여성, 대졸자의 절반도 안되는 월급과 승진 차별 때문에 사표를 냈습니다.
<녹취> "계속 승진해도 사원인 거에요. 5년 일했다, 8년 일했다 해도 딱히 미래가 없더라고요."
결국, 재취업을 위해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인터뷰>이철호(학벌없는 사회 사무처장) : "고졸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워낙 낮기 때문에 고졸이라는 딱지를 달고 세상을 살기보단 대졸이라는 자격을 얻고자 하는 것이죠."
능력 보다 학력으로 평가하는 기업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최근의 고졸 채용 붐은 일회성 바람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녹취> "정말로 꿈과 희망을 갖고, 취직을 해서 자랑이고 기쁨이었는데 가서 자기가 중요하지 않게 쓰인다는 걸 알면 알게 될수록 위축되는 것 같아요."
<기자 멘트>
고졸자들이 기업에 취업해서 제대로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고등학교 단계부터 맞춤형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유광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스위스의 한 직업학교 학생들..
학교 대신 기업에서 실무를 익히고 있습니다.
이 학교 학생들은 1주일에 나흘 정도는 현장에서 실무기술을 배웁니다.
<인터뷰> 마르쿠스 크래엔뷜(직업학교 교장) : "현장 근로자들의 능력은 직업훈련과 직결돼 있습니다."
고졸 출신의 취업 역량을 키우기 위해 우리나라에도 지난해 마이스터고 21곳이 문을 열었습니다.
전기 분야 마이스터고인 이 학교는 특성화고 시절 절반 정도였던 전공과목 비율을 60%로 높였고, 실습시간도 20% 늘렸습니다.
기업체 직원을 겸임교사로 초빙해 가르치기도 합니다.
<인터뷰> 이형우(수도전기공고 2학년) : "전력설비실습이나 자동화설비실습 같은 경우는 회사에 들어가면 전문기술로 저희가 사용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대부분의 마이스터고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국가공인 기술자격증을 3개 이상 따게 됩니다.
전문대 졸업수준의 실무능력을 갖춰 바로 취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섭니다.
<인터뷰> 강희태(수도전기공고 교장) :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과목들을 찾아서 직접 기업 인사들과 교재도 만들고.."
마이스터고의 산학 맞춤형 교육이 학력보다 실무능력을 중시하는 풍토 조성에 도움이 될 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대학 나와도 직장 구하기 참~ 힘들죠.
석박사가 환경 미화원 시험에 응시했다는 건 이제 뉴스 축에도 못 끼는 시대입니다.
그만큼, 학력 인플레가 심하단 얘길텐데, 대학 나온 사람이 흔하다면, 학력보다 자질과 능력을 따지는 게 맞지 않을까요?
이런 변화의 바람이 금융권에서부터 불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정정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70년대 은행 창구입니다.
창구 직원 대부분은 고졸 출신입니다.
<녹취>김신생(서울 신길동) : "고등학교 졸업해서 은행가는 게 꿈이고 그렇게 은행에 취직만 하면은 친구들 앞에 기 안 죽고..."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대졸 취업자가 늘면서 자취를 감췄던 고졸 행원.
14년 만에 최근 한 은행이 다시 고졸 행원을 뽑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김하은 : "밑에 집에서 욕먹었어요. 뛰어서. 너무 뛴다고. 좋아서."
은행권은 오는 2013년까지 2,700명의 고졸 행원을 뽑을 예정입니다.
주요 대기업들도 고졸 채용을 늘리고 있습니다.
LG는 기능직의 절반을, 포스코도 신입사원의 절반을 고졸 인력으로 채우기로 했습니다.
전자제품 전문점에서 고졸 출신 지점장 1호가 된 이미랑 지점장.
후배들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인터뷰>이미랑(하이마트 첫 고졸 지점장) : "자기가 열심히 할 수 있는 분야로 빨리 진출을 하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정부가 공기업과 공공기관에 고졸 채용 확대를 적극 독려하는 가운데 한국수력원자력은 당장 내년부터 신규 인력의 30%를 고졸로 뽑기로 했습니다.
은행권을 시작으로 불기 시작한 고졸 채용 바람.
어디까지, 또 어느 정도까지 확산 될지가 관심입니다.
<앵커멘트>
대학 등록금까지 비싼 현실을 생각하면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사회 풍토가 정착되는 게 분명 긍정적일텐데요.
<질문>
김세정 기자 ’반짝 이벤트’가 될까, 걱정인데 어떻습니까?
<답변>
네, 학력에 대한 편견이나 임금 격차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그런 우려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실까요?
<인터뷰> 백지희(경기도 고양시) : "아무리 4년제여도 거기서도 레벨이 있잖아요. 거기서도 차별을 받는다고 많이 들었는데 고졸이라고 하면 더 심하지 않을까요"
<인터뷰> 대기업 인사 담당자 : "필요성을 느끼지만 현실적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고졸 출신에 대한 관리도 용이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습니다."
취업의 첫 단계, 바로 이력서죠.
학력을 적는 난은 한 줄밖에 되지 않지만 인생에서 고졸과 대졸의 차이는 너무 큽니다.
대졸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만 7천 원 정도지만 고졸자는 만 원이 채 안됩니다.
대졸자의 58% 수준입니다.
고졸자들은 입사는 물론이고 급여와 승진 등 모든 과정에서 차별받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009년, 한국자산관리공사 공채에 지원했던 고졸 출신 120명, 아무도 서류전형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공기업 채용에서 학력 차별은 금지돼 있지만, 학력점수에 최하점을 주는 방식으로 고졸자들을 탈락시켰습니다.
<녹취> 자산관리공사 관계자 : "감사원 조치를 받아들여 현재는 학력 제한 없이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어렵게 입사한다 해도 또 다른 차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성화고를 졸업한 뒤 8대1의 경쟁률을 뚫고 대기업에 취직했던 20대 여성, 대졸자의 절반도 안되는 월급과 승진 차별 때문에 사표를 냈습니다.
<녹취> "계속 승진해도 사원인 거에요. 5년 일했다, 8년 일했다 해도 딱히 미래가 없더라고요."
결국, 재취업을 위해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인터뷰>이철호(학벌없는 사회 사무처장) : "고졸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워낙 낮기 때문에 고졸이라는 딱지를 달고 세상을 살기보단 대졸이라는 자격을 얻고자 하는 것이죠."
능력 보다 학력으로 평가하는 기업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최근의 고졸 채용 붐은 일회성 바람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녹취> "정말로 꿈과 희망을 갖고, 취직을 해서 자랑이고 기쁨이었는데 가서 자기가 중요하지 않게 쓰인다는 걸 알면 알게 될수록 위축되는 것 같아요."
<기자 멘트>
고졸자들이 기업에 취업해서 제대로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고등학교 단계부터 맞춤형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유광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스위스의 한 직업학교 학생들..
학교 대신 기업에서 실무를 익히고 있습니다.
이 학교 학생들은 1주일에 나흘 정도는 현장에서 실무기술을 배웁니다.
<인터뷰> 마르쿠스 크래엔뷜(직업학교 교장) : "현장 근로자들의 능력은 직업훈련과 직결돼 있습니다."
고졸 출신의 취업 역량을 키우기 위해 우리나라에도 지난해 마이스터고 21곳이 문을 열었습니다.
전기 분야 마이스터고인 이 학교는 특성화고 시절 절반 정도였던 전공과목 비율을 60%로 높였고, 실습시간도 20% 늘렸습니다.
기업체 직원을 겸임교사로 초빙해 가르치기도 합니다.
<인터뷰> 이형우(수도전기공고 2학년) : "전력설비실습이나 자동화설비실습 같은 경우는 회사에 들어가면 전문기술로 저희가 사용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대부분의 마이스터고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국가공인 기술자격증을 3개 이상 따게 됩니다.
전문대 졸업수준의 실무능력을 갖춰 바로 취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섭니다.
<인터뷰> 강희태(수도전기공고 교장) :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과목들을 찾아서 직접 기업 인사들과 교재도 만들고.."
마이스터고의 산학 맞춤형 교육이 학력보다 실무능력을 중시하는 풍토 조성에 도움이 될 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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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뉴스] 고졸 채용 확산…학력 차별 해법은?
-
- 입력 2011-08-23 22:09:34

<앵커 멘트>
대학 나와도 직장 구하기 참~ 힘들죠.
석박사가 환경 미화원 시험에 응시했다는 건 이제 뉴스 축에도 못 끼는 시대입니다.
그만큼, 학력 인플레가 심하단 얘길텐데, 대학 나온 사람이 흔하다면, 학력보다 자질과 능력을 따지는 게 맞지 않을까요?
이런 변화의 바람이 금융권에서부터 불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정정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70년대 은행 창구입니다.
창구 직원 대부분은 고졸 출신입니다.
<녹취>김신생(서울 신길동) : "고등학교 졸업해서 은행가는 게 꿈이고 그렇게 은행에 취직만 하면은 친구들 앞에 기 안 죽고..."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대졸 취업자가 늘면서 자취를 감췄던 고졸 행원.
14년 만에 최근 한 은행이 다시 고졸 행원을 뽑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김하은 : "밑에 집에서 욕먹었어요. 뛰어서. 너무 뛴다고. 좋아서."
은행권은 오는 2013년까지 2,700명의 고졸 행원을 뽑을 예정입니다.
주요 대기업들도 고졸 채용을 늘리고 있습니다.
LG는 기능직의 절반을, 포스코도 신입사원의 절반을 고졸 인력으로 채우기로 했습니다.
전자제품 전문점에서 고졸 출신 지점장 1호가 된 이미랑 지점장.
후배들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인터뷰>이미랑(하이마트 첫 고졸 지점장) : "자기가 열심히 할 수 있는 분야로 빨리 진출을 하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정부가 공기업과 공공기관에 고졸 채용 확대를 적극 독려하는 가운데 한국수력원자력은 당장 내년부터 신규 인력의 30%를 고졸로 뽑기로 했습니다.
은행권을 시작으로 불기 시작한 고졸 채용 바람.
어디까지, 또 어느 정도까지 확산 될지가 관심입니다.
<앵커멘트>
대학 등록금까지 비싼 현실을 생각하면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사회 풍토가 정착되는 게 분명 긍정적일텐데요.
<질문>
김세정 기자 ’반짝 이벤트’가 될까, 걱정인데 어떻습니까?
<답변>
네, 학력에 대한 편견이나 임금 격차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그런 우려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실까요?
<인터뷰> 백지희(경기도 고양시) : "아무리 4년제여도 거기서도 레벨이 있잖아요. 거기서도 차별을 받는다고 많이 들었는데 고졸이라고 하면 더 심하지 않을까요"
<인터뷰> 대기업 인사 담당자 : "필요성을 느끼지만 현실적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고졸 출신에 대한 관리도 용이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습니다."
취업의 첫 단계, 바로 이력서죠.
학력을 적는 난은 한 줄밖에 되지 않지만 인생에서 고졸과 대졸의 차이는 너무 큽니다.
대졸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만 7천 원 정도지만 고졸자는 만 원이 채 안됩니다.
대졸자의 58% 수준입니다.
고졸자들은 입사는 물론이고 급여와 승진 등 모든 과정에서 차별받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009년, 한국자산관리공사 공채에 지원했던 고졸 출신 120명, 아무도 서류전형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공기업 채용에서 학력 차별은 금지돼 있지만, 학력점수에 최하점을 주는 방식으로 고졸자들을 탈락시켰습니다.
<녹취> 자산관리공사 관계자 : "감사원 조치를 받아들여 현재는 학력 제한 없이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어렵게 입사한다 해도 또 다른 차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성화고를 졸업한 뒤 8대1의 경쟁률을 뚫고 대기업에 취직했던 20대 여성, 대졸자의 절반도 안되는 월급과 승진 차별 때문에 사표를 냈습니다.
<녹취> "계속 승진해도 사원인 거에요. 5년 일했다, 8년 일했다 해도 딱히 미래가 없더라고요."
결국, 재취업을 위해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인터뷰>이철호(학벌없는 사회 사무처장) : "고졸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워낙 낮기 때문에 고졸이라는 딱지를 달고 세상을 살기보단 대졸이라는 자격을 얻고자 하는 것이죠."
능력 보다 학력으로 평가하는 기업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최근의 고졸 채용 붐은 일회성 바람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녹취> "정말로 꿈과 희망을 갖고, 취직을 해서 자랑이고 기쁨이었는데 가서 자기가 중요하지 않게 쓰인다는 걸 알면 알게 될수록 위축되는 것 같아요."
<기자 멘트>
고졸자들이 기업에 취업해서 제대로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고등학교 단계부터 맞춤형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유광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스위스의 한 직업학교 학생들..
학교 대신 기업에서 실무를 익히고 있습니다.
이 학교 학생들은 1주일에 나흘 정도는 현장에서 실무기술을 배웁니다.
<인터뷰> 마르쿠스 크래엔뷜(직업학교 교장) : "현장 근로자들의 능력은 직업훈련과 직결돼 있습니다."
고졸 출신의 취업 역량을 키우기 위해 우리나라에도 지난해 마이스터고 21곳이 문을 열었습니다.
전기 분야 마이스터고인 이 학교는 특성화고 시절 절반 정도였던 전공과목 비율을 60%로 높였고, 실습시간도 20% 늘렸습니다.
기업체 직원을 겸임교사로 초빙해 가르치기도 합니다.
<인터뷰> 이형우(수도전기공고 2학년) : "전력설비실습이나 자동화설비실습 같은 경우는 회사에 들어가면 전문기술로 저희가 사용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대부분의 마이스터고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국가공인 기술자격증을 3개 이상 따게 됩니다.
전문대 졸업수준의 실무능력을 갖춰 바로 취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섭니다.
<인터뷰> 강희태(수도전기공고 교장) :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과목들을 찾아서 직접 기업 인사들과 교재도 만들고.."
마이스터고의 산학 맞춤형 교육이 학력보다 실무능력을 중시하는 풍토 조성에 도움이 될 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대학 나와도 직장 구하기 참~ 힘들죠.
석박사가 환경 미화원 시험에 응시했다는 건 이제 뉴스 축에도 못 끼는 시대입니다.
그만큼, 학력 인플레가 심하단 얘길텐데, 대학 나온 사람이 흔하다면, 학력보다 자질과 능력을 따지는 게 맞지 않을까요?
이런 변화의 바람이 금융권에서부터 불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정정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70년대 은행 창구입니다.
창구 직원 대부분은 고졸 출신입니다.
<녹취>김신생(서울 신길동) : "고등학교 졸업해서 은행가는 게 꿈이고 그렇게 은행에 취직만 하면은 친구들 앞에 기 안 죽고..."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대졸 취업자가 늘면서 자취를 감췄던 고졸 행원.
14년 만에 최근 한 은행이 다시 고졸 행원을 뽑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김하은 : "밑에 집에서 욕먹었어요. 뛰어서. 너무 뛴다고. 좋아서."
은행권은 오는 2013년까지 2,700명의 고졸 행원을 뽑을 예정입니다.
주요 대기업들도 고졸 채용을 늘리고 있습니다.
LG는 기능직의 절반을, 포스코도 신입사원의 절반을 고졸 인력으로 채우기로 했습니다.
전자제품 전문점에서 고졸 출신 지점장 1호가 된 이미랑 지점장.
후배들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인터뷰>이미랑(하이마트 첫 고졸 지점장) : "자기가 열심히 할 수 있는 분야로 빨리 진출을 하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정부가 공기업과 공공기관에 고졸 채용 확대를 적극 독려하는 가운데 한국수력원자력은 당장 내년부터 신규 인력의 30%를 고졸로 뽑기로 했습니다.
은행권을 시작으로 불기 시작한 고졸 채용 바람.
어디까지, 또 어느 정도까지 확산 될지가 관심입니다.
<앵커멘트>
대학 등록금까지 비싼 현실을 생각하면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사회 풍토가 정착되는 게 분명 긍정적일텐데요.
<질문>
김세정 기자 ’반짝 이벤트’가 될까, 걱정인데 어떻습니까?
<답변>
네, 학력에 대한 편견이나 임금 격차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그런 우려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실까요?
<인터뷰> 백지희(경기도 고양시) : "아무리 4년제여도 거기서도 레벨이 있잖아요. 거기서도 차별을 받는다고 많이 들었는데 고졸이라고 하면 더 심하지 않을까요"
<인터뷰> 대기업 인사 담당자 : "필요성을 느끼지만 현실적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고졸 출신에 대한 관리도 용이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습니다."
취업의 첫 단계, 바로 이력서죠.
학력을 적는 난은 한 줄밖에 되지 않지만 인생에서 고졸과 대졸의 차이는 너무 큽니다.
대졸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만 7천 원 정도지만 고졸자는 만 원이 채 안됩니다.
대졸자의 58% 수준입니다.
고졸자들은 입사는 물론이고 급여와 승진 등 모든 과정에서 차별받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009년, 한국자산관리공사 공채에 지원했던 고졸 출신 120명, 아무도 서류전형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공기업 채용에서 학력 차별은 금지돼 있지만, 학력점수에 최하점을 주는 방식으로 고졸자들을 탈락시켰습니다.
<녹취> 자산관리공사 관계자 : "감사원 조치를 받아들여 현재는 학력 제한 없이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어렵게 입사한다 해도 또 다른 차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성화고를 졸업한 뒤 8대1의 경쟁률을 뚫고 대기업에 취직했던 20대 여성, 대졸자의 절반도 안되는 월급과 승진 차별 때문에 사표를 냈습니다.
<녹취> "계속 승진해도 사원인 거에요. 5년 일했다, 8년 일했다 해도 딱히 미래가 없더라고요."
결국, 재취업을 위해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인터뷰>이철호(학벌없는 사회 사무처장) : "고졸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워낙 낮기 때문에 고졸이라는 딱지를 달고 세상을 살기보단 대졸이라는 자격을 얻고자 하는 것이죠."
능력 보다 학력으로 평가하는 기업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최근의 고졸 채용 붐은 일회성 바람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녹취> "정말로 꿈과 희망을 갖고, 취직을 해서 자랑이고 기쁨이었는데 가서 자기가 중요하지 않게 쓰인다는 걸 알면 알게 될수록 위축되는 것 같아요."
<기자 멘트>
고졸자들이 기업에 취업해서 제대로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고등학교 단계부터 맞춤형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유광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스위스의 한 직업학교 학생들..
학교 대신 기업에서 실무를 익히고 있습니다.
이 학교 학생들은 1주일에 나흘 정도는 현장에서 실무기술을 배웁니다.
<인터뷰> 마르쿠스 크래엔뷜(직업학교 교장) : "현장 근로자들의 능력은 직업훈련과 직결돼 있습니다."
고졸 출신의 취업 역량을 키우기 위해 우리나라에도 지난해 마이스터고 21곳이 문을 열었습니다.
전기 분야 마이스터고인 이 학교는 특성화고 시절 절반 정도였던 전공과목 비율을 60%로 높였고, 실습시간도 20% 늘렸습니다.
기업체 직원을 겸임교사로 초빙해 가르치기도 합니다.
<인터뷰> 이형우(수도전기공고 2학년) : "전력설비실습이나 자동화설비실습 같은 경우는 회사에 들어가면 전문기술로 저희가 사용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대부분의 마이스터고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국가공인 기술자격증을 3개 이상 따게 됩니다.
전문대 졸업수준의 실무능력을 갖춰 바로 취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섭니다.
<인터뷰> 강희태(수도전기공고 교장) :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과목들을 찾아서 직접 기업 인사들과 교재도 만들고.."
마이스터고의 산학 맞춤형 교육이 학력보다 실무능력을 중시하는 풍토 조성에 도움이 될 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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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정 기자 mabel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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