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연쇄 살인범이 여고생을?…괴담 공포
입력 2011.09.06 (09:23)
수정 2011.09.06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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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동네 주변에서 잔인한 살인사건이 잇따르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 얼마나 불안할까요?
서울 화곡동 일대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40대 여성 살인범이 여고생과 초등학생을 살해했다는 식으로 제법 구체적인데요.
소문을 따라가봤더니 근거없는 괴담이었습니다. 정수영 기자, 왜 이런 허황된 소문이 그렇게까지 크게 퍼진건가요?
소문 내용은 그저 괴담으로 무시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입니다.
범인이 40대 여성이다, 지난 1일 밤 열 시 한 사찰 앞에서 10대 여고생이 피살됐다는 등 일시와 인물들을 상세히 묘사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소문 속에 등장하는 장소를 찾아가 봤습니다.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경찰이 집계한 살인 사건도 한 건도 없었습니다.
왜 이런 소문이 퍼진 걸까, 출처를 따라가 봤더니 한 여중생이 등장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화곡동 한 여고 앞.
걱정스런 표정을 한 여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화곡동 일대에서 확산되고 있는 이른바 연쇄살인 괴담 때문입니다.
<인터뷰> 인근 지역 여중생 (음성변조) : "긴 생머리고 키 작고 막 밤늦게 돌아다니고 교복 입은 그런 사람만 죽인대요. 그래서 애들이 막 머리 묶고 (다녀요)"
<인터뷰> 인근 지역 여고생 (음성변조) : "10시 이후에 긴 생머리랑 교복 입고 다니는 학생, 그게 저랑 비슷해서 애들이 조심하라고… "
소문의 핵심은 40대 여성 살인범이 연쇄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정체불명의 40대 여성이 최근 이 학교 인근 한 사찰에서 10대 여고생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달아났다고 학생들은 믿고 있습니다.
<인터뷰> 인근 지역 여고생 (음성변조) : "40대 아줌마가 학생을 죽였다고요. 저희 학교 학생을. 그런 소문이 떠돌았어요. 그 사건이 ??사에서, ??사 쪽에서 일어났다고 (했어요)"
학생들 사이에 퍼지는 소문 내용은 직접 눈으로 본 듯 구체적입니다.
‘사건이 일어난 시간은 지난 1일 목요일 밤 10시 반이었다‘,
‘피해자는 긴 생머리에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었고 흉기로 잔인하게 살해당한 데 이어 시신마저 훼손당했다‘고 학생들은 수군거립니다.
살인을 저지를 때마다 다음 번 살인을 저지를 장소를 암호로 예고하고 다닌다는 내용까지 포함돼 있습니다.
<인터뷰> 인근 지역 여고생 (음성변조) : "40대 아줌마가 죽여서 막 여기 팔(에) 이름을 쓴대요. 부천에서 (먼저) 죽였는데 부천에서 ㄱㄱ을 써서 죽였대요. (그리고) 고강동이 (시신이) 나왔대요. 그래서 고강동에서는 ㅎㄱ을 써서 (다음 범행 장소가) 화곡동이라고."
소문 속 살인범이 부근 초등학교 학생까지 살해했다며 학생들은 한층 두려워합니다.
<인터뷰> 인근 지역 여고생 (음성변조) : "수명산에서 초등학생 없어졌다고, 지금 거기 학교에도 막 찾고 있다고…"
<인터뷰> 인근지역 초등학생 (음성변조) : "저도 들었어요. 5학년이 여기 앞 주차장에서 살해당했다고…"
인터넷 포탈사이트와 블로그, 트위터 등을 통해 괴담은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갔고 '경찰이 출동한 것을 봤다', '경찰과 시청이 언론 보도를 무마시켰다'는 등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잇고 있습니다.
<인터뷰> 인근 지역 여고생 (음성변조) : "조금만 내려가면 친구 집인데 친구 집 앞에 경찰차가 깔렸었고 경찰도 엄청 많았다고요."
<인터뷰> 인근지역 여고생 (음성변조) : "이걸 말해준 친구가요, 친구네 가족이 경찰 그런 쪽인데요. 경찰이 이런 얘기 자꾸 퍼트리지 말라고 자꾸 쉬쉬거린다는데… 이런 얘기 있으면 땅값 떨어진다고 "
연쇄 살인 괴담은 일주일도 안 돼 일대 주민들 사이에 급속도로 확산됐고 공포도 커지고 있습니다.
밤늦게 끝나는 학원에서는 수업이 끝나기 무섭게 학생들을 데리러 오는 학부형들이 늘었습니다.
<녹취> 인근 지역 학원 교사 (음성변조) : "중학생 애들이 밤에 10시에 수업이 끝나니까 무서워서 엄마들한테 데리러 오라고 하면 데리러 오시고.… 요즘 들어서 그 사건 있고부터요. (학부모들이) 아이가 무서워서 밖에 안 나가려고 그런다고 (해요)"
취재진은 소문의 진원지가 된 사찰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사찰 관계자는 살인 사건은 처음 듣는 얘기라며 의아해합니다.
<녹취> 사찰 관계자 (음성변조) : "금시초문 입니다. 여기는 사찰이에요. 누가 상상력 풍부한 사람이 올렸나 보네요. 이렇게 얘기가 됐으면 신도들이 많이 오시는데, 얘기했을 텐데 처음 들어보네요."
살해당한 여고생이 다녔다는 학교에서도 피살된 학생은 단 한 명도 없다며 헛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여고 관계자 (음성변조) : "사실 관계가 아니니까 그렇게 얘기를 했죠. 그것(살인사건)은 루머라고"
소문 속 범행 장소를 관할하는 경찰서에도 당시 살인 사건은 전혀 기록돼 있지 않습니다.
<녹취> 강서경찰서 형사과 관계자 : "저희 화곡동에는 알아봤는데, 저희 관내에는 그런 사건이 없습니다. 올해는 살인사건이 없어요. "
초등학생이 살해당했다는 소문 출처에 대해 경찰은 가출 사건이 와전된 일이라고 설명합니다.
<녹취> 강서경찰서 형사과 관계자 : 그 전에 아기(초등학생)가 하나 가출했는데 그거를 소문으로 (살해됐다) 막 이렇게 해서 걔 하나 찾느라고 전 경찰관이 동원됐어요. 그런데 찾고 나니까 마트에서 시식, 그거 먹고 5일 동안 (지냈다고 합니다)"
터무니없는 괴소문이 퍼진 이유는 과연 무엇 때문일까.
취재진이 서울 화곡동 일대 연쇄살인 괴담을 역추적한 결과 경기도 부천에서 시작된 괴담이 화곡동으로 전파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부천 지역 여고생 (음성변조) : "(지난) 금요일 10시에 여고생, 여기 (쇼핑몰) 근처에 있는 4개 학교의 여고생을 죽인다고 소문이 돌고 그랬어요."
<인터뷰> 부천 지역 여고생 (음성변조) : "죽인다고 경고했었는데 진짜로 죽였대요. 그리고 여고생의 손가락을 잘라서 4개를 보냈다는 것도 있는데…"
사건의 진상을 확인하기 위해 부천 관할 경찰서를 찾았습니다.
인터넷에서 연쇄살인 괴담이 시작됐다는 첩보를 접수한 경찰은 지난달 초, 최초 소문 유포자를 찾아냈습니다.
부천지역에 살고 있던 14살의 여중생 박 모양이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박 양은 두 달 전 보도된 부천 지역 살인 사건과 안산지역 살인 사건을 인터넷으로 알게 됐습니다.
박 양 또래 친구들은 두 살인사건을 토대로 근거 없는 연쇄살인 이야기를 만들어냈고 박 양은 그 소문을 사실로 믿은 나머지 인터넷에 퍼뜨렸습니다.
<인터뷰> 김봉섭 형사(부천 원미경찰서 사이버수사대) : "애들끼리 그런 살인 사건을 놓고 짜깁기하다시피 해서 소문을 만들고, 만들다 보니까 이 학생도 (연쇄 살인사건) 소문이 사실일 거라 생각을 하고 다른 사람 경고차원에서 알려주기 위해 (글을 올렸다고 합니다)"
7월에 보도된 살인사건과 이번 괴 소문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인터뷰> 김봉섭(형사/부천 원미경찰서 사이버수사대) : "저희 관할에서 피의자가 흉기로 살해하고 도주했었는데 곧바로 범인을 검거해서 이미 송치를 했었고요. 이 글을 올라오기 한참 이전에 이미 범인은 검거된 상태입니다."
인터넷 상에 허위사실을 유포한 박양은 사과문까지 발표했습니다.
경찰 역시 공식 트위터에 부천 화곡동 연쇄살인은 100% 루머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괴담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강서경찰서 형사과 관계자 : "강서 교육청에 협조 요청해서 이런 일 없도록 제발 부탁한다고 협조 요청하려고 그래요. 요즘은 초등학교 애들까지 그런 말을 하고 다닌다고 (합니다)"
경찰은 연쇄살인 괴담이 더 확산되지 않도록 사이버 수사를 강화하는 한편 시민들이 헛소문에 동요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동네 주변에서 잔인한 살인사건이 잇따르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 얼마나 불안할까요?
서울 화곡동 일대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40대 여성 살인범이 여고생과 초등학생을 살해했다는 식으로 제법 구체적인데요.
소문을 따라가봤더니 근거없는 괴담이었습니다. 정수영 기자, 왜 이런 허황된 소문이 그렇게까지 크게 퍼진건가요?
소문 내용은 그저 괴담으로 무시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입니다.
범인이 40대 여성이다, 지난 1일 밤 열 시 한 사찰 앞에서 10대 여고생이 피살됐다는 등 일시와 인물들을 상세히 묘사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소문 속에 등장하는 장소를 찾아가 봤습니다.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경찰이 집계한 살인 사건도 한 건도 없었습니다.
왜 이런 소문이 퍼진 걸까, 출처를 따라가 봤더니 한 여중생이 등장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화곡동 한 여고 앞.
걱정스런 표정을 한 여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화곡동 일대에서 확산되고 있는 이른바 연쇄살인 괴담 때문입니다.
<인터뷰> 인근 지역 여중생 (음성변조) : "긴 생머리고 키 작고 막 밤늦게 돌아다니고 교복 입은 그런 사람만 죽인대요. 그래서 애들이 막 머리 묶고 (다녀요)"
<인터뷰> 인근 지역 여고생 (음성변조) : "10시 이후에 긴 생머리랑 교복 입고 다니는 학생, 그게 저랑 비슷해서 애들이 조심하라고… "
소문의 핵심은 40대 여성 살인범이 연쇄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정체불명의 40대 여성이 최근 이 학교 인근 한 사찰에서 10대 여고생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달아났다고 학생들은 믿고 있습니다.
<인터뷰> 인근 지역 여고생 (음성변조) : "40대 아줌마가 학생을 죽였다고요. 저희 학교 학생을. 그런 소문이 떠돌았어요. 그 사건이 ??사에서, ??사 쪽에서 일어났다고 (했어요)"
학생들 사이에 퍼지는 소문 내용은 직접 눈으로 본 듯 구체적입니다.
‘사건이 일어난 시간은 지난 1일 목요일 밤 10시 반이었다‘,
‘피해자는 긴 생머리에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었고 흉기로 잔인하게 살해당한 데 이어 시신마저 훼손당했다‘고 학생들은 수군거립니다.
살인을 저지를 때마다 다음 번 살인을 저지를 장소를 암호로 예고하고 다닌다는 내용까지 포함돼 있습니다.
<인터뷰> 인근 지역 여고생 (음성변조) : "40대 아줌마가 죽여서 막 여기 팔(에) 이름을 쓴대요. 부천에서 (먼저) 죽였는데 부천에서 ㄱㄱ을 써서 죽였대요. (그리고) 고강동이 (시신이) 나왔대요. 그래서 고강동에서는 ㅎㄱ을 써서 (다음 범행 장소가) 화곡동이라고."
소문 속 살인범이 부근 초등학교 학생까지 살해했다며 학생들은 한층 두려워합니다.
<인터뷰> 인근 지역 여고생 (음성변조) : "수명산에서 초등학생 없어졌다고, 지금 거기 학교에도 막 찾고 있다고…"
<인터뷰> 인근지역 초등학생 (음성변조) : "저도 들었어요. 5학년이 여기 앞 주차장에서 살해당했다고…"
인터넷 포탈사이트와 블로그, 트위터 등을 통해 괴담은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갔고 '경찰이 출동한 것을 봤다', '경찰과 시청이 언론 보도를 무마시켰다'는 등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잇고 있습니다.
<인터뷰> 인근 지역 여고생 (음성변조) : "조금만 내려가면 친구 집인데 친구 집 앞에 경찰차가 깔렸었고 경찰도 엄청 많았다고요."
<인터뷰> 인근지역 여고생 (음성변조) : "이걸 말해준 친구가요, 친구네 가족이 경찰 그런 쪽인데요. 경찰이 이런 얘기 자꾸 퍼트리지 말라고 자꾸 쉬쉬거린다는데… 이런 얘기 있으면 땅값 떨어진다고 "
연쇄 살인 괴담은 일주일도 안 돼 일대 주민들 사이에 급속도로 확산됐고 공포도 커지고 있습니다.
밤늦게 끝나는 학원에서는 수업이 끝나기 무섭게 학생들을 데리러 오는 학부형들이 늘었습니다.
<녹취> 인근 지역 학원 교사 (음성변조) : "중학생 애들이 밤에 10시에 수업이 끝나니까 무서워서 엄마들한테 데리러 오라고 하면 데리러 오시고.… 요즘 들어서 그 사건 있고부터요. (학부모들이) 아이가 무서워서 밖에 안 나가려고 그런다고 (해요)"
취재진은 소문의 진원지가 된 사찰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사찰 관계자는 살인 사건은 처음 듣는 얘기라며 의아해합니다.
<녹취> 사찰 관계자 (음성변조) : "금시초문 입니다. 여기는 사찰이에요. 누가 상상력 풍부한 사람이 올렸나 보네요. 이렇게 얘기가 됐으면 신도들이 많이 오시는데, 얘기했을 텐데 처음 들어보네요."
살해당한 여고생이 다녔다는 학교에서도 피살된 학생은 단 한 명도 없다며 헛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여고 관계자 (음성변조) : "사실 관계가 아니니까 그렇게 얘기를 했죠. 그것(살인사건)은 루머라고"
소문 속 범행 장소를 관할하는 경찰서에도 당시 살인 사건은 전혀 기록돼 있지 않습니다.
<녹취> 강서경찰서 형사과 관계자 : "저희 화곡동에는 알아봤는데, 저희 관내에는 그런 사건이 없습니다. 올해는 살인사건이 없어요. "
초등학생이 살해당했다는 소문 출처에 대해 경찰은 가출 사건이 와전된 일이라고 설명합니다.
<녹취> 강서경찰서 형사과 관계자 : 그 전에 아기(초등학생)가 하나 가출했는데 그거를 소문으로 (살해됐다) 막 이렇게 해서 걔 하나 찾느라고 전 경찰관이 동원됐어요. 그런데 찾고 나니까 마트에서 시식, 그거 먹고 5일 동안 (지냈다고 합니다)"
터무니없는 괴소문이 퍼진 이유는 과연 무엇 때문일까.
취재진이 서울 화곡동 일대 연쇄살인 괴담을 역추적한 결과 경기도 부천에서 시작된 괴담이 화곡동으로 전파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부천 지역 여고생 (음성변조) : "(지난) 금요일 10시에 여고생, 여기 (쇼핑몰) 근처에 있는 4개 학교의 여고생을 죽인다고 소문이 돌고 그랬어요."
<인터뷰> 부천 지역 여고생 (음성변조) : "죽인다고 경고했었는데 진짜로 죽였대요. 그리고 여고생의 손가락을 잘라서 4개를 보냈다는 것도 있는데…"
사건의 진상을 확인하기 위해 부천 관할 경찰서를 찾았습니다.
인터넷에서 연쇄살인 괴담이 시작됐다는 첩보를 접수한 경찰은 지난달 초, 최초 소문 유포자를 찾아냈습니다.
부천지역에 살고 있던 14살의 여중생 박 모양이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박 양은 두 달 전 보도된 부천 지역 살인 사건과 안산지역 살인 사건을 인터넷으로 알게 됐습니다.
박 양 또래 친구들은 두 살인사건을 토대로 근거 없는 연쇄살인 이야기를 만들어냈고 박 양은 그 소문을 사실로 믿은 나머지 인터넷에 퍼뜨렸습니다.
<인터뷰> 김봉섭 형사(부천 원미경찰서 사이버수사대) : "애들끼리 그런 살인 사건을 놓고 짜깁기하다시피 해서 소문을 만들고, 만들다 보니까 이 학생도 (연쇄 살인사건) 소문이 사실일 거라 생각을 하고 다른 사람 경고차원에서 알려주기 위해 (글을 올렸다고 합니다)"
7월에 보도된 살인사건과 이번 괴 소문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인터뷰> 김봉섭(형사/부천 원미경찰서 사이버수사대) : "저희 관할에서 피의자가 흉기로 살해하고 도주했었는데 곧바로 범인을 검거해서 이미 송치를 했었고요. 이 글을 올라오기 한참 이전에 이미 범인은 검거된 상태입니다."
인터넷 상에 허위사실을 유포한 박양은 사과문까지 발표했습니다.
경찰 역시 공식 트위터에 부천 화곡동 연쇄살인은 100% 루머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괴담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강서경찰서 형사과 관계자 : "강서 교육청에 협조 요청해서 이런 일 없도록 제발 부탁한다고 협조 요청하려고 그래요. 요즘은 초등학교 애들까지 그런 말을 하고 다닌다고 (합니다)"
경찰은 연쇄살인 괴담이 더 확산되지 않도록 사이버 수사를 강화하는 한편 시민들이 헛소문에 동요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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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9-06 09:23:53
- 수정2011-09-06 09:48:44
<앵커 멘트>
동네 주변에서 잔인한 살인사건이 잇따르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 얼마나 불안할까요?
서울 화곡동 일대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40대 여성 살인범이 여고생과 초등학생을 살해했다는 식으로 제법 구체적인데요.
소문을 따라가봤더니 근거없는 괴담이었습니다. 정수영 기자, 왜 이런 허황된 소문이 그렇게까지 크게 퍼진건가요?
소문 내용은 그저 괴담으로 무시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입니다.
범인이 40대 여성이다, 지난 1일 밤 열 시 한 사찰 앞에서 10대 여고생이 피살됐다는 등 일시와 인물들을 상세히 묘사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소문 속에 등장하는 장소를 찾아가 봤습니다.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경찰이 집계한 살인 사건도 한 건도 없었습니다.
왜 이런 소문이 퍼진 걸까, 출처를 따라가 봤더니 한 여중생이 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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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화곡동 한 여고 앞.
걱정스런 표정을 한 여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화곡동 일대에서 확산되고 있는 이른바 연쇄살인 괴담 때문입니다.
<인터뷰> 인근 지역 여중생 (음성변조) : "긴 생머리고 키 작고 막 밤늦게 돌아다니고 교복 입은 그런 사람만 죽인대요. 그래서 애들이 막 머리 묶고 (다녀요)"
<인터뷰> 인근 지역 여고생 (음성변조) : "10시 이후에 긴 생머리랑 교복 입고 다니는 학생, 그게 저랑 비슷해서 애들이 조심하라고… "
소문의 핵심은 40대 여성 살인범이 연쇄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정체불명의 40대 여성이 최근 이 학교 인근 한 사찰에서 10대 여고생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달아났다고 학생들은 믿고 있습니다.
<인터뷰> 인근 지역 여고생 (음성변조) : "40대 아줌마가 학생을 죽였다고요. 저희 학교 학생을. 그런 소문이 떠돌았어요. 그 사건이 ??사에서, ??사 쪽에서 일어났다고 (했어요)"
학생들 사이에 퍼지는 소문 내용은 직접 눈으로 본 듯 구체적입니다.
‘사건이 일어난 시간은 지난 1일 목요일 밤 10시 반이었다‘,
‘피해자는 긴 생머리에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었고 흉기로 잔인하게 살해당한 데 이어 시신마저 훼손당했다‘고 학생들은 수군거립니다.
살인을 저지를 때마다 다음 번 살인을 저지를 장소를 암호로 예고하고 다닌다는 내용까지 포함돼 있습니다.
<인터뷰> 인근 지역 여고생 (음성변조) : "40대 아줌마가 죽여서 막 여기 팔(에) 이름을 쓴대요. 부천에서 (먼저) 죽였는데 부천에서 ㄱㄱ을 써서 죽였대요. (그리고) 고강동이 (시신이) 나왔대요. 그래서 고강동에서는 ㅎㄱ을 써서 (다음 범행 장소가) 화곡동이라고."
소문 속 살인범이 부근 초등학교 학생까지 살해했다며 학생들은 한층 두려워합니다.
<인터뷰> 인근 지역 여고생 (음성변조) : "수명산에서 초등학생 없어졌다고, 지금 거기 학교에도 막 찾고 있다고…"
<인터뷰> 인근지역 초등학생 (음성변조) : "저도 들었어요. 5학년이 여기 앞 주차장에서 살해당했다고…"
인터넷 포탈사이트와 블로그, 트위터 등을 통해 괴담은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갔고 '경찰이 출동한 것을 봤다', '경찰과 시청이 언론 보도를 무마시켰다'는 등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잇고 있습니다.
<인터뷰> 인근 지역 여고생 (음성변조) : "조금만 내려가면 친구 집인데 친구 집 앞에 경찰차가 깔렸었고 경찰도 엄청 많았다고요."
<인터뷰> 인근지역 여고생 (음성변조) : "이걸 말해준 친구가요, 친구네 가족이 경찰 그런 쪽인데요. 경찰이 이런 얘기 자꾸 퍼트리지 말라고 자꾸 쉬쉬거린다는데… 이런 얘기 있으면 땅값 떨어진다고 "
연쇄 살인 괴담은 일주일도 안 돼 일대 주민들 사이에 급속도로 확산됐고 공포도 커지고 있습니다.
밤늦게 끝나는 학원에서는 수업이 끝나기 무섭게 학생들을 데리러 오는 학부형들이 늘었습니다.
<녹취> 인근 지역 학원 교사 (음성변조) : "중학생 애들이 밤에 10시에 수업이 끝나니까 무서워서 엄마들한테 데리러 오라고 하면 데리러 오시고.… 요즘 들어서 그 사건 있고부터요. (학부모들이) 아이가 무서워서 밖에 안 나가려고 그런다고 (해요)"
취재진은 소문의 진원지가 된 사찰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사찰 관계자는 살인 사건은 처음 듣는 얘기라며 의아해합니다.
<녹취> 사찰 관계자 (음성변조) : "금시초문 입니다. 여기는 사찰이에요. 누가 상상력 풍부한 사람이 올렸나 보네요. 이렇게 얘기가 됐으면 신도들이 많이 오시는데, 얘기했을 텐데 처음 들어보네요."
살해당한 여고생이 다녔다는 학교에서도 피살된 학생은 단 한 명도 없다며 헛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여고 관계자 (음성변조) : "사실 관계가 아니니까 그렇게 얘기를 했죠. 그것(살인사건)은 루머라고"
소문 속 범행 장소를 관할하는 경찰서에도 당시 살인 사건은 전혀 기록돼 있지 않습니다.
<녹취> 강서경찰서 형사과 관계자 : "저희 화곡동에는 알아봤는데, 저희 관내에는 그런 사건이 없습니다. 올해는 살인사건이 없어요. "
초등학생이 살해당했다는 소문 출처에 대해 경찰은 가출 사건이 와전된 일이라고 설명합니다.
<녹취> 강서경찰서 형사과 관계자 : 그 전에 아기(초등학생)가 하나 가출했는데 그거를 소문으로 (살해됐다) 막 이렇게 해서 걔 하나 찾느라고 전 경찰관이 동원됐어요. 그런데 찾고 나니까 마트에서 시식, 그거 먹고 5일 동안 (지냈다고 합니다)"
터무니없는 괴소문이 퍼진 이유는 과연 무엇 때문일까.
취재진이 서울 화곡동 일대 연쇄살인 괴담을 역추적한 결과 경기도 부천에서 시작된 괴담이 화곡동으로 전파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부천 지역 여고생 (음성변조) : "(지난) 금요일 10시에 여고생, 여기 (쇼핑몰) 근처에 있는 4개 학교의 여고생을 죽인다고 소문이 돌고 그랬어요."
<인터뷰> 부천 지역 여고생 (음성변조) : "죽인다고 경고했었는데 진짜로 죽였대요. 그리고 여고생의 손가락을 잘라서 4개를 보냈다는 것도 있는데…"
사건의 진상을 확인하기 위해 부천 관할 경찰서를 찾았습니다.
인터넷에서 연쇄살인 괴담이 시작됐다는 첩보를 접수한 경찰은 지난달 초, 최초 소문 유포자를 찾아냈습니다.
부천지역에 살고 있던 14살의 여중생 박 모양이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박 양은 두 달 전 보도된 부천 지역 살인 사건과 안산지역 살인 사건을 인터넷으로 알게 됐습니다.
박 양 또래 친구들은 두 살인사건을 토대로 근거 없는 연쇄살인 이야기를 만들어냈고 박 양은 그 소문을 사실로 믿은 나머지 인터넷에 퍼뜨렸습니다.
<인터뷰> 김봉섭 형사(부천 원미경찰서 사이버수사대) : "애들끼리 그런 살인 사건을 놓고 짜깁기하다시피 해서 소문을 만들고, 만들다 보니까 이 학생도 (연쇄 살인사건) 소문이 사실일 거라 생각을 하고 다른 사람 경고차원에서 알려주기 위해 (글을 올렸다고 합니다)"
7월에 보도된 살인사건과 이번 괴 소문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인터뷰> 김봉섭(형사/부천 원미경찰서 사이버수사대) : "저희 관할에서 피의자가 흉기로 살해하고 도주했었는데 곧바로 범인을 검거해서 이미 송치를 했었고요. 이 글을 올라오기 한참 이전에 이미 범인은 검거된 상태입니다."
인터넷 상에 허위사실을 유포한 박양은 사과문까지 발표했습니다.
경찰 역시 공식 트위터에 부천 화곡동 연쇄살인은 100% 루머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괴담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강서경찰서 형사과 관계자 : "강서 교육청에 협조 요청해서 이런 일 없도록 제발 부탁한다고 협조 요청하려고 그래요. 요즘은 초등학교 애들까지 그런 말을 하고 다닌다고 (합니다)"
경찰은 연쇄살인 괴담이 더 확산되지 않도록 사이버 수사를 강화하는 한편 시민들이 헛소문에 동요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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