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다시보기] ‘소수 민족 운동회’

입력 2011.09.27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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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3억 인구를 거느린 중국에는 우리 조선족을 포함해 쉰다섯이나 되는 소수 민족들이 살고 있습니다.

때문에 중국 정부는 민족들끼리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4년마다 '소수 민족 운동회'를 열고 있는데요.

그 규모가 깜짝 놀랄 정도입니다.

<리포트>

올림픽도 거뜬히 치러낼 만한 국제 규격의 주경기장이 축제 열기로 달아오릅니다.

소수 민족들은 자신들의 전통 의상을 입고 민속 공연도 선보입니다.

한반도 북쪽의 지린성 선수단은 우리 민족의 전통 장구춤으로 6만 관객을 매료시킵니다.

장장 3시간에 걸친 소수 민족 대축제의 서막, 화려한 개막식은 민족 간의 갈등 극복이 중국에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지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4년 간격의 이 행사는 소수 민족들이 많이 사는 각 지방 정부의 중심 도시에서 돌아가며 열립니다.

7회째인 올해는 중국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구이저우 성이 개최지입니다.

험준한 산과 깊은 계곡 주변에는 지금도 열일곱이나 되는 소수 민족들이 논과 밭을 일구며 살아가고 있는데요.

이곳 소수 민족 인구는 천6백만 명으로 성 전체 인구의 40%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경제적 문화적 혜택을 균등하게 부여하면서 소수 민족들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이 지방 정부의 최우선 정책입니다.

<인터뷰> 우쥔(구이저우성 민족·종교 담당국장) : "예를 들면 두 가지 언어를 함께 사용하게 합니다. 민족언어로 중국어를 해석하고 중국어로 교류를 확대하도록 돕는 거죠."

구이저우의 수도 구이양에선 각종 경기가 시작됐습니다.

굵은 대나무를 서서 타는 두주퍄오 경주, 중국 남부 소수 민족들의 이동 방식 중 하나가 수상 스포츠로까지 발전했습니다.

소수 민족 체육 대회에선 육상이나 축구 같은 여느 스포츠 대회의 종목은 찾아 보기 어렵습니다.

대신 이웃 민족들의 생활에서 유래한 전통놀이를 함께 체험하고 승부를 겨루는 것이죠.

우리말로 널빤지 신발쯤으로 번역되는 '판씨에' 경주, 명나라 시절, 군사들의 행진 보조를 맞추기 위한 훈련이었다는 설이 전해집니다.

실내 체육관에서는 조선족 동포들의 전통 씨름 경기도 열리고 있습니다.

오민규 씨도 짬짬이 씨름 기술을 배워 이번 대회에 지린성 대표 선수로 출전했습니다.

경기 결과는 오 선수의 연전연승, 하지만 오민규 씨는 승부 자체보다 다른 민족들이 우리 씨름을 즐긴다는 것이 더 기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오민규(지린 성 씨름 대표) : "씨름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고 배우는 사람도 많고 관중도 많아 좋습니다."

중국 내 스포츠 행사로는 가장 규모가 크다는 소수 민족 체육 대회, 올해 대회에는 쉰여섯 개 민족, 7천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했습니다.

중국은 이런 초대형 이벤트로 화합된 다민족 국가의 외형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다시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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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다시보기] ‘소수 민족 운동회’
    • 입력 2011-09-27 13:12:35
    지구촌뉴스
<앵커 멘트> 13억 인구를 거느린 중국에는 우리 조선족을 포함해 쉰다섯이나 되는 소수 민족들이 살고 있습니다. 때문에 중국 정부는 민족들끼리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4년마다 '소수 민족 운동회'를 열고 있는데요. 그 규모가 깜짝 놀랄 정도입니다. <리포트> 올림픽도 거뜬히 치러낼 만한 국제 규격의 주경기장이 축제 열기로 달아오릅니다. 소수 민족들은 자신들의 전통 의상을 입고 민속 공연도 선보입니다. 한반도 북쪽의 지린성 선수단은 우리 민족의 전통 장구춤으로 6만 관객을 매료시킵니다. 장장 3시간에 걸친 소수 민족 대축제의 서막, 화려한 개막식은 민족 간의 갈등 극복이 중국에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지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4년 간격의 이 행사는 소수 민족들이 많이 사는 각 지방 정부의 중심 도시에서 돌아가며 열립니다. 7회째인 올해는 중국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구이저우 성이 개최지입니다. 험준한 산과 깊은 계곡 주변에는 지금도 열일곱이나 되는 소수 민족들이 논과 밭을 일구며 살아가고 있는데요. 이곳 소수 민족 인구는 천6백만 명으로 성 전체 인구의 40%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경제적 문화적 혜택을 균등하게 부여하면서 소수 민족들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이 지방 정부의 최우선 정책입니다. <인터뷰> 우쥔(구이저우성 민족·종교 담당국장) : "예를 들면 두 가지 언어를 함께 사용하게 합니다. 민족언어로 중국어를 해석하고 중국어로 교류를 확대하도록 돕는 거죠." 구이저우의 수도 구이양에선 각종 경기가 시작됐습니다. 굵은 대나무를 서서 타는 두주퍄오 경주, 중국 남부 소수 민족들의 이동 방식 중 하나가 수상 스포츠로까지 발전했습니다. 소수 민족 체육 대회에선 육상이나 축구 같은 여느 스포츠 대회의 종목은 찾아 보기 어렵습니다. 대신 이웃 민족들의 생활에서 유래한 전통놀이를 함께 체험하고 승부를 겨루는 것이죠. 우리말로 널빤지 신발쯤으로 번역되는 '판씨에' 경주, 명나라 시절, 군사들의 행진 보조를 맞추기 위한 훈련이었다는 설이 전해집니다. 실내 체육관에서는 조선족 동포들의 전통 씨름 경기도 열리고 있습니다. 오민규 씨도 짬짬이 씨름 기술을 배워 이번 대회에 지린성 대표 선수로 출전했습니다. 경기 결과는 오 선수의 연전연승, 하지만 오민규 씨는 승부 자체보다 다른 민족들이 우리 씨름을 즐긴다는 것이 더 기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오민규(지린 성 씨름 대표) : "씨름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고 배우는 사람도 많고 관중도 많아 좋습니다." 중국 내 스포츠 행사로는 가장 규모가 크다는 소수 민족 체육 대회, 올해 대회에는 쉰여섯 개 민족, 7천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했습니다. 중국은 이런 초대형 이벤트로 화합된 다민족 국가의 외형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다시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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