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인간] 바다제비 떼죽음, 해법 찾았다

입력 2011.10.09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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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해마다 이맘 때면 우리나라 남해안 무인도에서 바다제비 수백 마리가 떼죽음을 당하곤 하는데요.

최근에 이를 막을 수 있는 해법이 발견됐습니다.

용태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남 목포에서 뱃길로 두 시간, 깎아지른 절벽으로 둘러싸인 칠발도가 나타납니다.

요즘은 번식을 끝낸 바다제비가 둥지를 떠날 시기, 하지만, 곳곳에 새들이 죽어 있습니다.

외래식물인 쇠무릎 열매의 가시에 날개가 걸려 빠져나가질 못한 겁니다.

바다제비는 원래 이렇게 부드러운 밀사초 위를 미끄러지면서 날아갑니다.

그러다 자칫 이런 쇠무릎에 걸리면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죽은 지 며칠 안 된 바다제비 옆 둥지에서는 아직 살아있는 새끼가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 살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인터뷰> 고경남(전남 신안군 해양수산과) : "두 마리가 지속적으로 먹이공급을 해야 하는데 어미 한 마리만, 한 마리는 죽고 한 마리만 공급하다 보니깐 먹이 양이 급감한 거죠."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곳에서만 스무 마리가량의 사체가 발견됐습니다.

그래도 해마다 수백 마리가 죽던 것에 비하면 크게 줄었습니다.

올 들어 세 차례에 걸쳐 쇠무릎을 잘라준 데다가, 태풍이 몰고 온 염분이 쇠무릎 성장을 억제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채희영(국립공원관리공단 철새연구센터 소장) : "구글도라는 섬 전체를 파도가 덮쳤습니다. 근데 그때 쇠무릎은 다 고사하고 밀사초는 살아남았던 거죠. 거기서 힌트를 얻어서..."

실제로 실험적으로 바닷물을 뿌려준 곳에서 쇠무릎은 모두 죽었지만 밀사초는 살았습니다.

<인터뷰> 김하송(남도생태연구소 소장) : "(살포) 시기, 그 담에 농도 조절하게 되면 역효과 최소화할 수 있는 적정한 방법이 나올 걸로 예상합니다."

수년째 되풀이된 바다제비의 떼죽음, 연구진이 찾아 헤매던 해법을 태풍이, 자연이 알려준 셈입니다.

KBS 뉴스 용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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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과 인간] 바다제비 떼죽음, 해법 찾았다
    • 입력 2011-10-09 21:5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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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해마다 이맘 때면 우리나라 남해안 무인도에서 바다제비 수백 마리가 떼죽음을 당하곤 하는데요. 최근에 이를 막을 수 있는 해법이 발견됐습니다. 용태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남 목포에서 뱃길로 두 시간, 깎아지른 절벽으로 둘러싸인 칠발도가 나타납니다. 요즘은 번식을 끝낸 바다제비가 둥지를 떠날 시기, 하지만, 곳곳에 새들이 죽어 있습니다. 외래식물인 쇠무릎 열매의 가시에 날개가 걸려 빠져나가질 못한 겁니다. 바다제비는 원래 이렇게 부드러운 밀사초 위를 미끄러지면서 날아갑니다. 그러다 자칫 이런 쇠무릎에 걸리면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죽은 지 며칠 안 된 바다제비 옆 둥지에서는 아직 살아있는 새끼가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 살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인터뷰> 고경남(전남 신안군 해양수산과) : "두 마리가 지속적으로 먹이공급을 해야 하는데 어미 한 마리만, 한 마리는 죽고 한 마리만 공급하다 보니깐 먹이 양이 급감한 거죠."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곳에서만 스무 마리가량의 사체가 발견됐습니다. 그래도 해마다 수백 마리가 죽던 것에 비하면 크게 줄었습니다. 올 들어 세 차례에 걸쳐 쇠무릎을 잘라준 데다가, 태풍이 몰고 온 염분이 쇠무릎 성장을 억제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채희영(국립공원관리공단 철새연구센터 소장) : "구글도라는 섬 전체를 파도가 덮쳤습니다. 근데 그때 쇠무릎은 다 고사하고 밀사초는 살아남았던 거죠. 거기서 힌트를 얻어서..." 실제로 실험적으로 바닷물을 뿌려준 곳에서 쇠무릎은 모두 죽었지만 밀사초는 살았습니다. <인터뷰> 김하송(남도생태연구소 소장) : "(살포) 시기, 그 담에 농도 조절하게 되면 역효과 최소화할 수 있는 적정한 방법이 나올 걸로 예상합니다." 수년째 되풀이된 바다제비의 떼죽음, 연구진이 찾아 헤매던 해법을 태풍이, 자연이 알려준 셈입니다. KBS 뉴스 용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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