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빈곤층, 힘겨운 겨울나기

입력 2011.12.3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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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겨울이 가장 힘든 계절이죠. 전기와 가스요금이 소득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가구를 에너지 빈곤층이라고 하는데 전체 가구의 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힘겨운 겨울나기를 박석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급 빌라촌을 마주한 한 마을.

기온이 떨어지면 방 안에서도 옷을 두세 벌씩 껴입어야 합니다.

<녹취> "솜바지 안 입으면 여기서 못 살아. 추워서 이거."

벽지 사이로 드러난 얇은 합판은 한겨울 추위 속에서 냉벽이 되고, 수돗물이 얼어붙어 밥하기도 어려울 땐 즉석쌀밥 하나로 하루를 버팁니다.

심장수술을 한 뒤로 건강이 악화돼 전기장판을 쓰다 보니 전기요금은 3만 원을 넘어서는데, 한 달 생활비는 장애인수당 25만 원이 전붑니다.

<인터뷰> 이삼녀(77세) : "여기서 고생될 때마다 얼른 갔으면, 그래. 얼른 죽었으면 그래. 살고 싶은 마음은 없어."

4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이 마을 주민들에게 훈훈한 연말연시는 남의 이야기일 뿐, 그저 겨울 추위를 버티는 게 일입니다.

<녹취> 마을 주민: "조금 수리를 하고 살면, 더 나을텐데 무허가 건축물이다 보니까 개보수가 잘 허락되지 않습니다."

전기와 가스요금이 소득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에너지 빈곤 가구는 전체 가구의 8%인 120만 가구.

오는 2030년까지는 0%로 만들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지만, 어려운 사람들은 당장 이번 겨울이 걱정입니다.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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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너지 빈곤층, 힘겨운 겨울나기
    • 입력 2011-12-31 09: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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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겨울이 가장 힘든 계절이죠. 전기와 가스요금이 소득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가구를 에너지 빈곤층이라고 하는데 전체 가구의 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힘겨운 겨울나기를 박석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급 빌라촌을 마주한 한 마을. 기온이 떨어지면 방 안에서도 옷을 두세 벌씩 껴입어야 합니다. <녹취> "솜바지 안 입으면 여기서 못 살아. 추워서 이거." 벽지 사이로 드러난 얇은 합판은 한겨울 추위 속에서 냉벽이 되고, 수돗물이 얼어붙어 밥하기도 어려울 땐 즉석쌀밥 하나로 하루를 버팁니다. 심장수술을 한 뒤로 건강이 악화돼 전기장판을 쓰다 보니 전기요금은 3만 원을 넘어서는데, 한 달 생활비는 장애인수당 25만 원이 전붑니다. <인터뷰> 이삼녀(77세) : "여기서 고생될 때마다 얼른 갔으면, 그래. 얼른 죽었으면 그래. 살고 싶은 마음은 없어." 4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이 마을 주민들에게 훈훈한 연말연시는 남의 이야기일 뿐, 그저 겨울 추위를 버티는 게 일입니다. <녹취> 마을 주민: "조금 수리를 하고 살면, 더 나을텐데 무허가 건축물이다 보니까 개보수가 잘 허락되지 않습니다." 전기와 가스요금이 소득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에너지 빈곤 가구는 전체 가구의 8%인 120만 가구. 오는 2030년까지는 0%로 만들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지만, 어려운 사람들은 당장 이번 겨울이 걱정입니다.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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