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재앙의 축소판 ‘투발루’를 가다

입력 2011.12.3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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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네, 이같은 우려는 서서히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백사장은 온데간데 없고 쓰레기만 가득합니다.

수몰 위기에 놓인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투발루에 정연욱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남태평양 한가운데, 여의도 면적 3배 정도인 작은 섬나라 투발루.

'지상낙원'이라 불릴 만큼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지만, 가까이서 본 해안가는 하늘에서와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이곳은 한 때 드넓은 백사장이 펼쳐져 있던 곳입니다.

하지만 바닷물이 점차 토양으로 유입되면서 나무들이 이렇게 뿌리를 드러낸 채 죽어가고 있습니다.

육지까지 스며든 바닷물은 지하수를 땅 위로 밀어올리고 있고, 지하수에 방치된 쓰레기가 썩으면서 곳곳에서 악취가 진동합니다.

<인터뷰>세하카 세른카(남태평양대 교수) : "만조와 간조가 일정한 주기로 돌아가는 게 정상인데 이젠 그렇지 않아요. 바다 수위가 매우 높아졌어요. 해안가 지역 주민들이 위험한 상황입니다."

바닷물은 농경지까지 훼손하고 있습니다.

하나뿐인 채소 경작지의 수확량은 5년 전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인터뷰>투발루 주민 : "바닷물이 차올라서 흙에 스며들면 채소를 기르기 힘들기 때문에 이런 테이블을 이용해서 파 같은 걸 재배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또 다른 환경재앙까지 닥쳤습니다.

여섯 달 동안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식수가 고갈되기에 이르렀고, '국가비상사태'까지 선포됐습니다.
수몰까지 남은 시간은 50여 년.

지난 10년 동안 투발루 정부는 국제사회에 온실가스를 줄여달라고 호소해왔지만, 해수면은 지금도 자꾸만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투발루 총리 : "선진국들이 배출하고 있는 대량의 이산화탄소로 투발루가 가라앉고 있는 겁니다. 그들도 이 같은 사실을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잔잔한 태평양 한가운데서 사라져가는 섬나라 투발루.

이들의 비극적인 운명은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예정되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투발루에서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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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재앙의 축소판 ‘투발루’를 가다
    • 입력 2011-12-31 22: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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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네, 이같은 우려는 서서히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백사장은 온데간데 없고 쓰레기만 가득합니다. 수몰 위기에 놓인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투발루에 정연욱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남태평양 한가운데, 여의도 면적 3배 정도인 작은 섬나라 투발루. '지상낙원'이라 불릴 만큼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지만, 가까이서 본 해안가는 하늘에서와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이곳은 한 때 드넓은 백사장이 펼쳐져 있던 곳입니다. 하지만 바닷물이 점차 토양으로 유입되면서 나무들이 이렇게 뿌리를 드러낸 채 죽어가고 있습니다. 육지까지 스며든 바닷물은 지하수를 땅 위로 밀어올리고 있고, 지하수에 방치된 쓰레기가 썩으면서 곳곳에서 악취가 진동합니다. <인터뷰>세하카 세른카(남태평양대 교수) : "만조와 간조가 일정한 주기로 돌아가는 게 정상인데 이젠 그렇지 않아요. 바다 수위가 매우 높아졌어요. 해안가 지역 주민들이 위험한 상황입니다." 바닷물은 농경지까지 훼손하고 있습니다. 하나뿐인 채소 경작지의 수확량은 5년 전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인터뷰>투발루 주민 : "바닷물이 차올라서 흙에 스며들면 채소를 기르기 힘들기 때문에 이런 테이블을 이용해서 파 같은 걸 재배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또 다른 환경재앙까지 닥쳤습니다. 여섯 달 동안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식수가 고갈되기에 이르렀고, '국가비상사태'까지 선포됐습니다. 수몰까지 남은 시간은 50여 년. 지난 10년 동안 투발루 정부는 국제사회에 온실가스를 줄여달라고 호소해왔지만, 해수면은 지금도 자꾸만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투발루 총리 : "선진국들이 배출하고 있는 대량의 이산화탄소로 투발루가 가라앉고 있는 겁니다. 그들도 이 같은 사실을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잔잔한 태평양 한가운데서 사라져가는 섬나라 투발루. 이들의 비극적인 운명은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예정되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투발루에서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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