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내 아이까지…” 대 이은 왕따 안 돼!

입력 2012.01.16 (09:10) 수정 2012.01.1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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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학부모들이라면 요즘 학교폭력 소식이 전해질때마다 가슴이 철렁, 할 때 많으시죠.

워낙 흔한데다, 소리 없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잖아요.

급기야 동네 무술 도장마다, 맞지 않으려고 호신술 배우는 아이들이 북적거린다고도하고요.

이렇게 학교폭력 때문에 노심초사하던 엄마 아빠들, 이제 내 자녀는 내가 지킨다! 라며 직접 발벗고 나섰다고 합니다.

김기흥 기자, 그 현장 소개해주신다고요.

<기자 멘트>

27년 전 남모를 아픔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수차례 시도했던 한 40대 엄마가 있는데요.

자신을 지켜내려고 시작한 공부가 이제는 자신의 딸을 지키는 <든든한 방패막>이 되고 있습니다.

밑바닥에 떨어져 있던 자신을 끌어올려 추수릴 수 있도록 해 준 그녀의 노하우를 지금부터 소개해드립니다.

<리포트>

최근 대구에서 중학생의 뒤를 이어 학교 폭력으로 인한 청소년들의 자살 소식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도를 넘어선 학교폭력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부모가 나섰습니다.

현재 웃음치료사로 활동하고 있는 진진연 씨가 그 주인공인데요,

27년 전, 중학교2학년 소녀는 연극연습 중 친구와의 말다툼을 계기로 끔찍한 시간을 살아야만 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진진연 (웃음치료사): "머릿속에 늘 떠올랐어요. 나를 때렸던 것, 비웃었던 것, (욕설이 담긴) 쪽지를 보냈던 것, 수업시간에 앉아 있으면 계속 (그 당시의) 일들이 머리를 가득 채웠어요. 이렇게 살아갈 것 같으면, 이 세상에 살아갈 이유가 없다."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 된 자살시도.

지금은 희미한 흔적만이 남았지만, 학교폭력 때문에 생긴 마음의 상처는, 지나간 추억마저 모조리 빼앗아 갔습니다.

<인터뷰> 진진연 (웃음치료사): "(학창시절 사진이 왜 없어요? ) 자살시도를 여러 번 했잖아요. 죽으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세상에 나라는 존재는 없어야 한다. 내가 존재했다는 것을 모두 없애기 위해서 다 태워버렸어요."

아이를 출산한 후, 세상에 대한 원망은 더욱 깊어만 갔는데요,

<녹취> "나는 죽을 것이다. 나 하나 죽는다고 해서 세상이 달라질 건 없겠지만 사람들이 밉고 싫다. 죽이고 싶다. 그래서 내가 죽어야 한다."

타인과 눈 한번 맞추지 못하고 살아온 인생 15년 만에야 진연 씨는 웃음치료사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인터뷰> 진진연 (웃음치료사): "처음에는 제가 많이 웃고 싶었어요. 웃긴 웃었지만 제대로 웃지를 못했던 것 같아요. 내 안에 아픈 기억에 대한 트라우마가 남아 있었으니까."

스스로를 살리기 위해 학업에 매진하는 한편, 중학생 되는 딸이 자신과 같은 경험을 하게 될까 두려워 청소년 문제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데요,

덕분에 유빈양은 친구들과의 갈등으로 고민이 생겼을 때에도 가장 먼저 엄마에게 이야기를 털어 놓을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진진연 (웃음치료사): "엄마는 너를 도와줄 수 있는 충분한 힘이 있다. 너에 대한 믿음이 있다. 네가 잘 헤쳐 나갈 것 같다고 말해줬어요."

갈등을 직접 해결해 줄 순 없지만,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이 엄마의 몫이었습니다.

<녹취> "계속 안아주고 이야기해 주고, 같이 웃었어요. “웃으면 희망이야. 웃으면 자신감이 생기잖아. 너는 해결할 수 있어.“라고 말해줬어요."

<인터뷰> 진진연 (웃음치료사): "아이에게 종일 있었던 일들을 적게 하는 거예요. 녹음할 수 있는 것이라면 녹음을 해 두고요, 최소한 (문서, 녹음, 사진 자료들을) 가지고 학교를 찾아가야 (우리 아이를 위해서) 학교에서도 움직이니까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학교 폭력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었던 진연 씨.

학교 폭력의 해답은 부모라는 이야길 전했는데요,

<인터뷰> 진진연 (웃음치료사): "내 아이니까 내가 지켜야 하잖아요. 기본적으로 부모가 학교 폭력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끔찍한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녀는 스스로 사랑하는 법을 실천했습니다.

<녹취> "나는 내가 좋다. 나는 내가 참 좋다. 나는 내가 아무 조건 없이 좋다."

한편, 경기도에 위치한 치안센터 늦은 밤 순찰 나설 준비에 여념이 없었는데요, 어떤 사람들인가~ 했더니,

<인터뷰> 최승안 (아빠 순찰대원): "우리는 대디폴리스입니다. 술을 마시고 담배 피우거나, (늦은 시각까지) 집에 안 들어가고 방황하는 아이들을 선도해서 집으로 보내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된 아빠들의 순찰활동은 현재 250여 명이 순번제로 돌아가며 활동하고 있는데요, 이들이 가장 먼저 들르는 곳은 바로 학교입니다.

<인터뷰> 장진호 (아빠 순찰대원): "오히려 아이들이 (하교 후에) 학교에 잘 오지 않을 것 같은데요, 학교에 놀러 많이 와요. 날씨가 추우니까 따뜻하게 하려고 낙엽들을 태우는 경우가 있어요. 잘못하면 화재 위험도 있어서 (이런 것들을 현장에서 지도하죠.)"

학교를 시작으로 인적이 드문 공원과 아이들이 쉽게 모이는 학원가와 상가 주변을 샅샅이 돌아보는데요,

밤 10시가 넘은 시각, 삼삼오오 모여 있는 아이들의 탈선현장이 포착됐습니다.

간혹 낯익은 아이들이 눈에 띠면 다가가는 아빠들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녹취>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 펴도 돼."

<녹취> "성인이 돼도 피면 안 돼!"

대디 폴리스 출범 이후 폭력 비행청소년의 수가 60%가량 줄었다고 합니다.

<녹취> "조심해서 집에 들어가라. 잘 가~"

<인터뷰> 한광희 (아빠 순찰대원): "(직접 현장에서 지도하다 보면) 대체로 아이들이 말을 잘 듣습니다. 보호받는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아빠들 덕분에 보호받는 것 같다고."

<녹취> "따뜻한 곳에서 만나지 왜 추운 데서 만나니."

<녹취> "조심해서 다니고 일찍 집에 들어가라."

<녹취> "(지금 운동하러 가요.) 무슨 운동 하니? (헬스요.) 헬스 안 해도 되겠는데 무슨 운동이야~"

<인터뷰> 전민경 (중학교 1학년): "편안하게 대할 수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아빠들이 직접 나서시니까, 나쁜 짓을 한다고 하더라도 아빠가 그 상황을 보게 된다면 (아이들 입장에서 죄책감도 느끼고) 더 많이 혼나거나 하는 상황으로 번질 수 있으니까, 그전에 예방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인터뷰> 장진호 (아빠 순찰대원): "주위가 더 밝아지고, 아이들이 뛰어놀기가 더 편해질 것 같습니다. 많은 학부모님이 (학교 폭력 예방에) 참여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현재 학교 폭력 피해학생은 1만 4000여 명, 지금도 어디선가 홀로 울고 있을 청소년들을 위해 가장 큰 힘이 되어주는 사람, 바로 부모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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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내 아이까지…” 대 이은 왕따 안 돼!
    • 입력 2012-01-16 09:10:14
    • 수정2012-01-16 17: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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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학부모들이라면 요즘 학교폭력 소식이 전해질때마다 가슴이 철렁, 할 때 많으시죠. 워낙 흔한데다, 소리 없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잖아요. 급기야 동네 무술 도장마다, 맞지 않으려고 호신술 배우는 아이들이 북적거린다고도하고요. 이렇게 학교폭력 때문에 노심초사하던 엄마 아빠들, 이제 내 자녀는 내가 지킨다! 라며 직접 발벗고 나섰다고 합니다. 김기흥 기자, 그 현장 소개해주신다고요. <기자 멘트> 27년 전 남모를 아픔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수차례 시도했던 한 40대 엄마가 있는데요. 자신을 지켜내려고 시작한 공부가 이제는 자신의 딸을 지키는 <든든한 방패막>이 되고 있습니다. 밑바닥에 떨어져 있던 자신을 끌어올려 추수릴 수 있도록 해 준 그녀의 노하우를 지금부터 소개해드립니다. <리포트> 최근 대구에서 중학생의 뒤를 이어 학교 폭력으로 인한 청소년들의 자살 소식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도를 넘어선 학교폭력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부모가 나섰습니다. 현재 웃음치료사로 활동하고 있는 진진연 씨가 그 주인공인데요, 27년 전, 중학교2학년 소녀는 연극연습 중 친구와의 말다툼을 계기로 끔찍한 시간을 살아야만 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진진연 (웃음치료사): "머릿속에 늘 떠올랐어요. 나를 때렸던 것, 비웃었던 것, (욕설이 담긴) 쪽지를 보냈던 것, 수업시간에 앉아 있으면 계속 (그 당시의) 일들이 머리를 가득 채웠어요. 이렇게 살아갈 것 같으면, 이 세상에 살아갈 이유가 없다."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 된 자살시도. 지금은 희미한 흔적만이 남았지만, 학교폭력 때문에 생긴 마음의 상처는, 지나간 추억마저 모조리 빼앗아 갔습니다. <인터뷰> 진진연 (웃음치료사): "(학창시절 사진이 왜 없어요? ) 자살시도를 여러 번 했잖아요. 죽으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세상에 나라는 존재는 없어야 한다. 내가 존재했다는 것을 모두 없애기 위해서 다 태워버렸어요." 아이를 출산한 후, 세상에 대한 원망은 더욱 깊어만 갔는데요, <녹취> "나는 죽을 것이다. 나 하나 죽는다고 해서 세상이 달라질 건 없겠지만 사람들이 밉고 싫다. 죽이고 싶다. 그래서 내가 죽어야 한다." 타인과 눈 한번 맞추지 못하고 살아온 인생 15년 만에야 진연 씨는 웃음치료사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인터뷰> 진진연 (웃음치료사): "처음에는 제가 많이 웃고 싶었어요. 웃긴 웃었지만 제대로 웃지를 못했던 것 같아요. 내 안에 아픈 기억에 대한 트라우마가 남아 있었으니까." 스스로를 살리기 위해 학업에 매진하는 한편, 중학생 되는 딸이 자신과 같은 경험을 하게 될까 두려워 청소년 문제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데요, 덕분에 유빈양은 친구들과의 갈등으로 고민이 생겼을 때에도 가장 먼저 엄마에게 이야기를 털어 놓을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진진연 (웃음치료사): "엄마는 너를 도와줄 수 있는 충분한 힘이 있다. 너에 대한 믿음이 있다. 네가 잘 헤쳐 나갈 것 같다고 말해줬어요." 갈등을 직접 해결해 줄 순 없지만,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이 엄마의 몫이었습니다. <녹취> "계속 안아주고 이야기해 주고, 같이 웃었어요. “웃으면 희망이야. 웃으면 자신감이 생기잖아. 너는 해결할 수 있어.“라고 말해줬어요." <인터뷰> 진진연 (웃음치료사): "아이에게 종일 있었던 일들을 적게 하는 거예요. 녹음할 수 있는 것이라면 녹음을 해 두고요, 최소한 (문서, 녹음, 사진 자료들을) 가지고 학교를 찾아가야 (우리 아이를 위해서) 학교에서도 움직이니까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학교 폭력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었던 진연 씨. 학교 폭력의 해답은 부모라는 이야길 전했는데요, <인터뷰> 진진연 (웃음치료사): "내 아이니까 내가 지켜야 하잖아요. 기본적으로 부모가 학교 폭력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끔찍한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녀는 스스로 사랑하는 법을 실천했습니다. <녹취> "나는 내가 좋다. 나는 내가 참 좋다. 나는 내가 아무 조건 없이 좋다." 한편, 경기도에 위치한 치안센터 늦은 밤 순찰 나설 준비에 여념이 없었는데요, 어떤 사람들인가~ 했더니, <인터뷰> 최승안 (아빠 순찰대원): "우리는 대디폴리스입니다. 술을 마시고 담배 피우거나, (늦은 시각까지) 집에 안 들어가고 방황하는 아이들을 선도해서 집으로 보내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된 아빠들의 순찰활동은 현재 250여 명이 순번제로 돌아가며 활동하고 있는데요, 이들이 가장 먼저 들르는 곳은 바로 학교입니다. <인터뷰> 장진호 (아빠 순찰대원): "오히려 아이들이 (하교 후에) 학교에 잘 오지 않을 것 같은데요, 학교에 놀러 많이 와요. 날씨가 추우니까 따뜻하게 하려고 낙엽들을 태우는 경우가 있어요. 잘못하면 화재 위험도 있어서 (이런 것들을 현장에서 지도하죠.)" 학교를 시작으로 인적이 드문 공원과 아이들이 쉽게 모이는 학원가와 상가 주변을 샅샅이 돌아보는데요, 밤 10시가 넘은 시각, 삼삼오오 모여 있는 아이들의 탈선현장이 포착됐습니다. 간혹 낯익은 아이들이 눈에 띠면 다가가는 아빠들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녹취>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 펴도 돼." <녹취> "성인이 돼도 피면 안 돼!" 대디 폴리스 출범 이후 폭력 비행청소년의 수가 60%가량 줄었다고 합니다. <녹취> "조심해서 집에 들어가라. 잘 가~" <인터뷰> 한광희 (아빠 순찰대원): "(직접 현장에서 지도하다 보면) 대체로 아이들이 말을 잘 듣습니다. 보호받는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아빠들 덕분에 보호받는 것 같다고." <녹취> "따뜻한 곳에서 만나지 왜 추운 데서 만나니." <녹취> "조심해서 다니고 일찍 집에 들어가라." <녹취> "(지금 운동하러 가요.) 무슨 운동 하니? (헬스요.) 헬스 안 해도 되겠는데 무슨 운동이야~" <인터뷰> 전민경 (중학교 1학년): "편안하게 대할 수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아빠들이 직접 나서시니까, 나쁜 짓을 한다고 하더라도 아빠가 그 상황을 보게 된다면 (아이들 입장에서 죄책감도 느끼고) 더 많이 혼나거나 하는 상황으로 번질 수 있으니까, 그전에 예방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인터뷰> 장진호 (아빠 순찰대원): "주위가 더 밝아지고, 아이들이 뛰어놀기가 더 편해질 것 같습니다. 많은 학부모님이 (학교 폭력 예방에) 참여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현재 학교 폭력 피해학생은 1만 4000여 명, 지금도 어디선가 홀로 울고 있을 청소년들을 위해 가장 큰 힘이 되어주는 사람, 바로 부모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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