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스포츠계 독버섯 ‘승부 조작’

입력 2012.02.17 (22:00) 수정 2012.02.17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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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우리는 스포츠의 근간을 위협하는 불법행위에 절대 가담하지 않을 것이며..."



<앵커 멘트>



지난해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 이후 재발 방지를 다짐한 선수들의 선서입니다.



한국 스포츠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승부조작.



그런데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최근 프로 배구에서도 승부조작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며, 프로야구를 포함한 스포츠 전 분야로 조작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손기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승부조작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지만 불법 스포츠 도박은 지금도 버젓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프로축구와 배구, 야구는 물론 농구도 베팅 대상입니다.



1인당 베팅액은 사실상 무제한, 한탕을 노리는 이용자들이 여기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녹취> A씨(불법 스포츠 사이트 이용자) : "불법 사이트는 토토와 다르게 경기 결과가 끝남과 동시에 배당금이 나오기 때문에 더 짜릿하고 중독성이 있는것 같아요."



불법 사이트 운영자들은 전주와 브로커들과 모의해, 선수들을 승부조작의 세계로 끌어들입니다.



<인터뷰> 000(프로축구 선수/1심 재판중) : "잘 못되면 또 협박을 받으니까 또 어쩔 수 없이 그래야되고. 그러니까 발 빼기는 쉽진 않은 것 같아요. 만약 시작을 했다면..."



지금까지 승부조작에 연루돼 구속된 선수만 프로축구와 배구에서 62명,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선수도 있습니다.



학원스포츠도 불법도박의 안전지대는 아닙니다.



일반인 말고는 참여할 수 없는 스포츠 토토에 빠져든 경기인들도 적지 않습니다.



<녹취> B씨(00고등학교 농구부 코치) : "아마추어 선수나 지도자들이 토토하는 걸 봤는데 심판은 더 높다고 봐야죠."



프로는 물론 학원 스포츠까지 광범위하게 번진 불법 도박, 페어플레이로 재미와 감동을 줘야 할 한국 스포츠계는 지금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승부 조작은 어떻게 이뤄지는걸까요?



승부조작을 만드는 ’검은 커넥션’을 박수현 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설명해 드립니다.



<기자 멘트>



승부조작은 전주와, 불법스포츠 도박사이트 운영자가 결탁해 브로커를 고용하면서 시작됩니다.



브로커에게 2,3억 원 정도의 작업 비용을 건네는데요..



브로커는 이 돈으로 경기당 수백에서 수천만 원을 주고 선수들을 매수해 승부조작을 시킵니다.



선수를 협박하기 위해 조직폭력배를 개입시키기도 합니다.



도박사이트를 통해 벌어들인 돈을 서로 나누고, 선수들에게는 사례금을 주는 구조입니다.



’스마트폰’으로 불법 도박 사이트에 접속해봤습니다.



프로농구에 돈이 걸렸는데요..



1쿼터 득점은 얼마인지, 첫 번째 3점슛, 첫 번째 자유투를 어떤 팀이 성공시키는지 세분화된 항목에 돈을 걸 수 있습니다.



베팅액이 커지고 승부 조작도 수월해집니다.



이런 불법 스포츠 도박의 규모는 한해 13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합법적인 스포츠 토토의 여섯 배가 넘는 엄청난 수치입니다.



승부조작은 비단 우리나라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IOC까지 나서 각국의 승부조작을 뿌리뽑기 위한 강력한 규제방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정현숙 기자입니다.



<리포트>



1919년 월드시리즈, 시카고 화이트 삭스 선수 8명이, 도박사와 짜고 신시내티에 우승컵을 내주는 이른바 블랙삭스 스캔들이 발생합니다.



가담자 8명이 영구제명됐습니다.



이천년대에는 급성장한 유럽축구가 승부조작의 주요 무대가 됩니다.



2006년 유벤투스가 2부리그로 강등된 이탈리아의 승부조작을 넘어, 2009년 독일 등 무려 9개국이 연관된 최대규모의 ’범죄행위’가 적발됐습니다.



최근 일본의 스모와 파키스탄의 크리켓까지, 승부조작에 성역은 없었습니다.



전세계 불법 스포츠 도박 규모가 연간 150조원에 이르자, 이제는 IOC까지 발벗고 나섰습니다.



IOC는 불법배팅 및 승부조작 방지위원회를 만들어, 관련 선수들에 대한 영구제명까지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종(한양대 교수/ IOC 관련 위원회 한국대표) : "인터폴이라든지 국제연맹, 각국 정부와 협조해 철퇴를 내리고, 뿌리를 뽑겠다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뇌물을 받고 승부를 조작한 중국 심판이 어제 7년형을 선고받는 등, 승부조작을 뿌리뽑기 위한 처벌도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앵커 멘트>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은 승부조작을 뿌리뽑기 위한 우리의 노력일텐데요, 한국 스포츠 전체를 공멸로도 몰고 갈 수 있는 승부조작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은 무엇인지 김도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는 현재 만 5천여 개로 추정됩니다.



대부분의 도박사이트처럼 해외에 서버를 두고 치고 빠지기 식 운영을 하기 때문에 단속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인터뷰> 장인종(스포츠토토 불법베팅감시팀) : "저희가 처리를 하는 중간에 사이트가 없어질 수도 있고 다음에 이름을 바꿔서 하는 것도 있고..."



불법도박에 빠져든 선수들에 대한 처벌도 솜방망이에 불과합니다.



지난해 승부조작으로 처벌받았던 전 국가대표 최성국이 마케도니아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는 것도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페어플레이보다는 승부에 집착하는 학원스포츠도 승부조작에 대한 불감증을 키우는 요인입니다.



<인터뷰> 이대택(문화연대 문체위 부위원장) : "어린이 초중고 아마추어, 심판을 매수하거나 상위학교 진학을 위해서 경기를 조작하거나 이런 것을 선수들이 배워온거죠."



농구 국가대표 출신의 양경민, 스포츠 토토에 빠져 유죄 판결을 받고 지금은 유흥업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양경민 : "막노동도 하고, 이 일 저일 하다 여기까지왔는데 이젠 못 돌아가죠."



선수 개인은 물론 대한민국 스포츠 전체를 공멸시킬 수도 있는 독버섯, 불법 스포츠 도박을 뿌리뽑기 위해 모두가 나서야 할 때입니다.



KBS 뉴스 김도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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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스포츠계 독버섯 ‘승부 조작’
    • 입력 2012-02-17 22:00:45
    • 수정2012-02-17 22:3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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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우리는 스포츠의 근간을 위협하는 불법행위에 절대 가담하지 않을 것이며..."

<앵커 멘트>

지난해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 이후 재발 방지를 다짐한 선수들의 선서입니다.

한국 스포츠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승부조작.

그런데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최근 프로 배구에서도 승부조작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며, 프로야구를 포함한 스포츠 전 분야로 조작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손기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승부조작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지만 불법 스포츠 도박은 지금도 버젓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프로축구와 배구, 야구는 물론 농구도 베팅 대상입니다.

1인당 베팅액은 사실상 무제한, 한탕을 노리는 이용자들이 여기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녹취> A씨(불법 스포츠 사이트 이용자) : "불법 사이트는 토토와 다르게 경기 결과가 끝남과 동시에 배당금이 나오기 때문에 더 짜릿하고 중독성이 있는것 같아요."

불법 사이트 운영자들은 전주와 브로커들과 모의해, 선수들을 승부조작의 세계로 끌어들입니다.

<인터뷰> 000(프로축구 선수/1심 재판중) : "잘 못되면 또 협박을 받으니까 또 어쩔 수 없이 그래야되고. 그러니까 발 빼기는 쉽진 않은 것 같아요. 만약 시작을 했다면..."

지금까지 승부조작에 연루돼 구속된 선수만 프로축구와 배구에서 62명,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선수도 있습니다.

학원스포츠도 불법도박의 안전지대는 아닙니다.

일반인 말고는 참여할 수 없는 스포츠 토토에 빠져든 경기인들도 적지 않습니다.

<녹취> B씨(00고등학교 농구부 코치) : "아마추어 선수나 지도자들이 토토하는 걸 봤는데 심판은 더 높다고 봐야죠."

프로는 물론 학원 스포츠까지 광범위하게 번진 불법 도박, 페어플레이로 재미와 감동을 줘야 할 한국 스포츠계는 지금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승부 조작은 어떻게 이뤄지는걸까요?

승부조작을 만드는 ’검은 커넥션’을 박수현 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설명해 드립니다.

<기자 멘트>

승부조작은 전주와, 불법스포츠 도박사이트 운영자가 결탁해 브로커를 고용하면서 시작됩니다.

브로커에게 2,3억 원 정도의 작업 비용을 건네는데요..

브로커는 이 돈으로 경기당 수백에서 수천만 원을 주고 선수들을 매수해 승부조작을 시킵니다.

선수를 협박하기 위해 조직폭력배를 개입시키기도 합니다.

도박사이트를 통해 벌어들인 돈을 서로 나누고, 선수들에게는 사례금을 주는 구조입니다.

’스마트폰’으로 불법 도박 사이트에 접속해봤습니다.

프로농구에 돈이 걸렸는데요..

1쿼터 득점은 얼마인지, 첫 번째 3점슛, 첫 번째 자유투를 어떤 팀이 성공시키는지 세분화된 항목에 돈을 걸 수 있습니다.

베팅액이 커지고 승부 조작도 수월해집니다.

이런 불법 스포츠 도박의 규모는 한해 13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합법적인 스포츠 토토의 여섯 배가 넘는 엄청난 수치입니다.

승부조작은 비단 우리나라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IOC까지 나서 각국의 승부조작을 뿌리뽑기 위한 강력한 규제방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정현숙 기자입니다.

<리포트>

1919년 월드시리즈, 시카고 화이트 삭스 선수 8명이, 도박사와 짜고 신시내티에 우승컵을 내주는 이른바 블랙삭스 스캔들이 발생합니다.

가담자 8명이 영구제명됐습니다.

이천년대에는 급성장한 유럽축구가 승부조작의 주요 무대가 됩니다.

2006년 유벤투스가 2부리그로 강등된 이탈리아의 승부조작을 넘어, 2009년 독일 등 무려 9개국이 연관된 최대규모의 ’범죄행위’가 적발됐습니다.

최근 일본의 스모와 파키스탄의 크리켓까지, 승부조작에 성역은 없었습니다.

전세계 불법 스포츠 도박 규모가 연간 150조원에 이르자, 이제는 IOC까지 발벗고 나섰습니다.

IOC는 불법배팅 및 승부조작 방지위원회를 만들어, 관련 선수들에 대한 영구제명까지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종(한양대 교수/ IOC 관련 위원회 한국대표) : "인터폴이라든지 국제연맹, 각국 정부와 협조해 철퇴를 내리고, 뿌리를 뽑겠다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뇌물을 받고 승부를 조작한 중국 심판이 어제 7년형을 선고받는 등, 승부조작을 뿌리뽑기 위한 처벌도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앵커 멘트>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은 승부조작을 뿌리뽑기 위한 우리의 노력일텐데요, 한국 스포츠 전체를 공멸로도 몰고 갈 수 있는 승부조작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은 무엇인지 김도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는 현재 만 5천여 개로 추정됩니다.

대부분의 도박사이트처럼 해외에 서버를 두고 치고 빠지기 식 운영을 하기 때문에 단속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인터뷰> 장인종(스포츠토토 불법베팅감시팀) : "저희가 처리를 하는 중간에 사이트가 없어질 수도 있고 다음에 이름을 바꿔서 하는 것도 있고..."

불법도박에 빠져든 선수들에 대한 처벌도 솜방망이에 불과합니다.

지난해 승부조작으로 처벌받았던 전 국가대표 최성국이 마케도니아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는 것도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페어플레이보다는 승부에 집착하는 학원스포츠도 승부조작에 대한 불감증을 키우는 요인입니다.

<인터뷰> 이대택(문화연대 문체위 부위원장) : "어린이 초중고 아마추어, 심판을 매수하거나 상위학교 진학을 위해서 경기를 조작하거나 이런 것을 선수들이 배워온거죠."

농구 국가대표 출신의 양경민, 스포츠 토토에 빠져 유죄 판결을 받고 지금은 유흥업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양경민 : "막노동도 하고, 이 일 저일 하다 여기까지왔는데 이젠 못 돌아가죠."

선수 개인은 물론 대한민국 스포츠 전체를 공멸시킬 수도 있는 독버섯, 불법 스포츠 도박을 뿌리뽑기 위해 모두가 나서야 할 때입니다.

KBS 뉴스 김도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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