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탈선·역주행’ 위험 안고 달리는 코레일

입력 2012.02.21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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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KTX가 운행 8년 만에 누적 이용객 3억 명을 돌파했는데요, 오늘 기념행사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를 반나절 생활권으로 만든 KTX 가 우리를 늘 기분 좋게하진 않았습니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사고 때문인데요.



갑자기 운행을 멈추는가 하면 잘 가다가 역주행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사고는 코레일이 관리하는 수도권 전철도 마찬가집니다.



먼저, 끊임없는 코레일 사고를 정연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일, 출근 시간에 갑자기 멈춰선 서울 지하철 1호선 열차.



<녹취> 승객 : "1시간 기다렸어. 1시간, 몇 번씩 갈아타게 하고.."



배터리 이상으로 발생한 사고였지만 40여분 뒤 고장 차량이 탈선하면서 서울역과 청량리역 간 열차 운행은 결국 5시간 가까이 중단됐습니다.



당황한 승객들은 우왕좌왕 할 수 밖에 없었고,



<녹취> 승객 : "그런(운행 지연) 정보를 줘야지 그냥 앉아 있으라고 하면 우리 보고 어떻게 하라고요?"



코레일의 성의없는 수습 과정에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녹취> "여기서 내리라고 하면 어쩌라는 거예요? 우리는 (교통카드) 찍고 나왔는데..."



코레일이 관리하는 수도권 전철의 운행 장애는 한 달에 두 번 꼴. 불안하기는 KTX도 마찬가집니다.



지난달 3일 기관사 실수로 정차역을 지나친 열차가 2.6km를 역주행해 되돌오더니, 다음날에는 허술한 안전 울타리 때문에 고라니와 열차가 충돌해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녹취> 사고 KTX 승객 : "(어제)역주행해서 그 사고가 났는데도 오늘도 이런 사고가 났잖아요."



KTX 운행사고는 올해만 벌써 5건.



지난 2년 동안 발생한 운행 사고 77%가 관리 부실 때문이었습니다.



<인터뷰> 김철기(서울 미아동) : "상당히 불안하죠. 최근에만 봐도 많은 사고가 있지 않았어요? 지연서부터 탈선서부터 역주행. 상상할 수 없는 거죠 사실."



사고와 고장이 잇따르면서 국민의 발인 철도에 시민들의 불신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한다면 과연 시민의 발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송수진 기자가 계속되는 사고의 원인을 짚어봤습니다.



<기자 멘트>



최고 시속 3백 킬로미터에 2시간 반이면 어디든 갈 수 있는 KTX.



철도선진국의 상징이라 할만 한데요.



그러나 문제는 잦은 고장입니다.



2004년 개통 뒤 KTX는 376건의 고장과 사고가 났습니다.



코레일이 관리하는 수도권 전철도 지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00여 건의 장애가 발생했습니다.



이렇게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윤 뭘까요.



운행을 마친 열찹니다.



색칠이 흉하게 벗겨져 있는데, 자세히 보니 14년 전인 1998년에 만들어졌습니다.



내구연한이 10년이나 남아도 이렇게 낡았는데요,



수도권 전철 가운데 10%인 261량이 운행된 지 20년을 넘겼고, 이 가운데 50량 정도는 내구연한 25년을 이미 넘겼습니다.



그러나 정비 인력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코레일 직원은 지난 3년 동안 5천 명 넘게 줄었는데, 이 중 3천 명이 현장 인력입니다.



반면 열차 검사 주기는 3,500km에서 5,000km로 늘었고, 선로 점검 주기는 일주일에 두 번에서 한 번으로 줄었습니다.



장비는 낡고 정비 인력은 부족하다 보니 고장이 잦아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인데요.



김준범 기자가 대안은 없는지 현장에서 찾아봤습니다.



<리포트>



코레일은 최근 프랑스 TGV 수석 엔지니어를 KTX 안전 책임자로 채용했습니다.



올해부터 본격화되는 주요 부품의 교체 작업을 맡기기 위해서입니다.



<인터뷰> 끌로드(수석 엔지니어) : "KTX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더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 일을 하기 위해 왔습니다."



코레일은 노후 부품을 제때 교체하는 게 KTX 사고 예방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정부 방침에 따라 무작정 줄이고 있는 기술 인력 충원도 시급해 보입니다.



<인터뷰> 김용남(노조 기획국장) : "10명이 정비하던걸 5명이 보면 노동 강도가 세지고, 노동 강도가 세지면, 꼼꼼하게 볼 수가 없는 것이죠."



철도안전위원회는 열차 운행량을 감안하면, 인력 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더 근본적인 대책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열차 운행만 코레일에 맡기고 정비는 다른 기관에 맡길 방침입니다.



<인터뷰> 구본환(국토부 국장) : "버스 운송회사가 도로의 유지보수를 한다면 이상하지 않습니까. 지금 그런 구조입니다."



또, 열차 운행을 통제하는 관제 업무 역시 공항처럼 분리 운영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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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탈선·역주행’ 위험 안고 달리는 코레일
    • 입력 2012-02-21 22:04:08
    뉴스 9
<앵커 멘트>

KTX가 운행 8년 만에 누적 이용객 3억 명을 돌파했는데요, 오늘 기념행사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를 반나절 생활권으로 만든 KTX 가 우리를 늘 기분 좋게하진 않았습니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사고 때문인데요.

갑자기 운행을 멈추는가 하면 잘 가다가 역주행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사고는 코레일이 관리하는 수도권 전철도 마찬가집니다.

먼저, 끊임없는 코레일 사고를 정연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일, 출근 시간에 갑자기 멈춰선 서울 지하철 1호선 열차.

<녹취> 승객 : "1시간 기다렸어. 1시간, 몇 번씩 갈아타게 하고.."

배터리 이상으로 발생한 사고였지만 40여분 뒤 고장 차량이 탈선하면서 서울역과 청량리역 간 열차 운행은 결국 5시간 가까이 중단됐습니다.

당황한 승객들은 우왕좌왕 할 수 밖에 없었고,

<녹취> 승객 : "그런(운행 지연) 정보를 줘야지 그냥 앉아 있으라고 하면 우리 보고 어떻게 하라고요?"

코레일의 성의없는 수습 과정에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녹취> "여기서 내리라고 하면 어쩌라는 거예요? 우리는 (교통카드) 찍고 나왔는데..."

코레일이 관리하는 수도권 전철의 운행 장애는 한 달에 두 번 꼴. 불안하기는 KTX도 마찬가집니다.

지난달 3일 기관사 실수로 정차역을 지나친 열차가 2.6km를 역주행해 되돌오더니, 다음날에는 허술한 안전 울타리 때문에 고라니와 열차가 충돌해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녹취> 사고 KTX 승객 : "(어제)역주행해서 그 사고가 났는데도 오늘도 이런 사고가 났잖아요."

KTX 운행사고는 올해만 벌써 5건.

지난 2년 동안 발생한 운행 사고 77%가 관리 부실 때문이었습니다.

<인터뷰> 김철기(서울 미아동) : "상당히 불안하죠. 최근에만 봐도 많은 사고가 있지 않았어요? 지연서부터 탈선서부터 역주행. 상상할 수 없는 거죠 사실."

사고와 고장이 잇따르면서 국민의 발인 철도에 시민들의 불신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한다면 과연 시민의 발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송수진 기자가 계속되는 사고의 원인을 짚어봤습니다.

<기자 멘트>

최고 시속 3백 킬로미터에 2시간 반이면 어디든 갈 수 있는 KTX.

철도선진국의 상징이라 할만 한데요.

그러나 문제는 잦은 고장입니다.

2004년 개통 뒤 KTX는 376건의 고장과 사고가 났습니다.

코레일이 관리하는 수도권 전철도 지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00여 건의 장애가 발생했습니다.

이렇게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윤 뭘까요.

운행을 마친 열찹니다.

색칠이 흉하게 벗겨져 있는데, 자세히 보니 14년 전인 1998년에 만들어졌습니다.

내구연한이 10년이나 남아도 이렇게 낡았는데요,

수도권 전철 가운데 10%인 261량이 운행된 지 20년을 넘겼고, 이 가운데 50량 정도는 내구연한 25년을 이미 넘겼습니다.

그러나 정비 인력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코레일 직원은 지난 3년 동안 5천 명 넘게 줄었는데, 이 중 3천 명이 현장 인력입니다.

반면 열차 검사 주기는 3,500km에서 5,000km로 늘었고, 선로 점검 주기는 일주일에 두 번에서 한 번으로 줄었습니다.

장비는 낡고 정비 인력은 부족하다 보니 고장이 잦아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인데요.

김준범 기자가 대안은 없는지 현장에서 찾아봤습니다.

<리포트>

코레일은 최근 프랑스 TGV 수석 엔지니어를 KTX 안전 책임자로 채용했습니다.

올해부터 본격화되는 주요 부품의 교체 작업을 맡기기 위해서입니다.

<인터뷰> 끌로드(수석 엔지니어) : "KTX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더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 일을 하기 위해 왔습니다."

코레일은 노후 부품을 제때 교체하는 게 KTX 사고 예방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정부 방침에 따라 무작정 줄이고 있는 기술 인력 충원도 시급해 보입니다.

<인터뷰> 김용남(노조 기획국장) : "10명이 정비하던걸 5명이 보면 노동 강도가 세지고, 노동 강도가 세지면, 꼼꼼하게 볼 수가 없는 것이죠."

철도안전위원회는 열차 운행량을 감안하면, 인력 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더 근본적인 대책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열차 운행만 코레일에 맡기고 정비는 다른 기관에 맡길 방침입니다.

<인터뷰> 구본환(국토부 국장) : "버스 운송회사가 도로의 유지보수를 한다면 이상하지 않습니까. 지금 그런 구조입니다."

또, 열차 운행을 통제하는 관제 업무 역시 공항처럼 분리 운영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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