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태교 열풍

입력 2001.10.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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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학문제를 풀고 영어회화를 배우는 등 신세대 임신부들의 독특한 태교법이 줄을 이어 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마음가짐만 조심하면 되지 않겠냐는 예전 어머니들의 생각과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입니다마는 이 신세대 엄마들의 열성 태교법을 출동삼총사 이해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임신 6개월째로 접어든 박은영 씨는 거실 창문에 유별난 도표를 하나 붙여놨습니다.
임신 후 시작한 태교에 대해 매일 스스로 점수를 매기는 성적표입니다.
⊙기자: 1, 2는 뭘 말하는 거예요?
⊙인터뷰: 3점이 만점이에요.
⊙기자: 자기가 잘했으면 4점을 주는 거예요?
⊙인터뷰: 네.
⊙기자: 박 씨가 하고 있는 태교법은 10여 가지입니다.
우선 공부입니다.
대학교 때 전공했던 독일어를 크게 소리내 읽는 것은 물론 고등학교 때 풀었던 수학책도 다시 펴들었습니다.
명상음악을 들으면서 십자수를 하고 아기를 위한 그림일기도 그립니다.
동화구연과 아기와의 태담도 중요한 일과입니다.
태아에게 맥박소리를 들려줘서 뇌 발달에 도움을 준다는 이 기계도 큰맘먹고 장만했습니다.
⊙박은영(임신 6개월째): 아기가 내 몸 안에 있는 순간은 기나긴 인생중에서 9, 10개월밖에 안돼요.
그 기간 동안 엄마로서 해 줄 수 있는 최대한의 것을 선물하고 싶거든요.
⊙인터뷰: 저는 좀 늦게 첫 아이를 가진 편이에요. 33살이죠. 아이를 가져서 자랑스러워요.
⊙기자: 영어공부를 하는 임신부들도 많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모이는 영어동아리가 예비엄마들에게 특히 인기입니다.
⊙김소영(임신 9개월째): 요즘 워낙 저희도 자라면서 맨날 영어공부 했지만 한 마디 못 하잖아요.
그래서 그런 것 보면서 혹시나 태교라도 하면...
⊙기자: 지난 97년 사람의 지능이 전적으로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지는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태교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박문일(교수/한양대병원 산부인과): 엄마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때 활성화되는 뇌 영역은 바로 애기에게 있어서도 똑같은 부위에서 활성화된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엄마의 생각은 그대로 아기에게 전달이 된다.
⊙기자: 더군다나 자녀를 한두 명만 두는 가정이 늘면서 정성은 더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집에서 혼자서 조용히 음악을 듣던 수준을 넘어 출산을 준비하는 공간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정수진(둘째아이 출산 예정): 혼자서 하는 것보다 여럿이서 같이 공동체 속에서 하면 좀 낫겠다 싶어서 둘째 때는 직장 잠깐 쉬고 지금 다니거든요.
⊙기자: 태아는 임신 16주가 되면 청각이 발달하고 24주면 오감이 모두 발달합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단계별로 감각을 자극하는 꾸준한 태교를 권하고 있습니다.
⊙이태연(토끼와 여우 상담실장): 태교 자체에 임신 중에 엄마의 그러한 여러가지 아기한테 해줄 수 있는 단순한 방법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고 태교, 출산, 육아가 일관성 있게 진행이 되어야 되고...
⊙기자: 태어날 아기뿐만 아니라 부모가 될 자신을 위해서도 한다는 신세대 엄마들의 이색태교는 더 다양한 모습과 방법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KBS뉴스 이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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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색태교 열풍
    • 입력 2001-10-05 20:00:00
    뉴스투데이
⊙앵커: 수학문제를 풀고 영어회화를 배우는 등 신세대 임신부들의 독특한 태교법이 줄을 이어 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마음가짐만 조심하면 되지 않겠냐는 예전 어머니들의 생각과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입니다마는 이 신세대 엄마들의 열성 태교법을 출동삼총사 이해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임신 6개월째로 접어든 박은영 씨는 거실 창문에 유별난 도표를 하나 붙여놨습니다. 임신 후 시작한 태교에 대해 매일 스스로 점수를 매기는 성적표입니다. ⊙기자: 1, 2는 뭘 말하는 거예요? ⊙인터뷰: 3점이 만점이에요. ⊙기자: 자기가 잘했으면 4점을 주는 거예요? ⊙인터뷰: 네. ⊙기자: 박 씨가 하고 있는 태교법은 10여 가지입니다. 우선 공부입니다. 대학교 때 전공했던 독일어를 크게 소리내 읽는 것은 물론 고등학교 때 풀었던 수학책도 다시 펴들었습니다. 명상음악을 들으면서 십자수를 하고 아기를 위한 그림일기도 그립니다. 동화구연과 아기와의 태담도 중요한 일과입니다. 태아에게 맥박소리를 들려줘서 뇌 발달에 도움을 준다는 이 기계도 큰맘먹고 장만했습니다. ⊙박은영(임신 6개월째): 아기가 내 몸 안에 있는 순간은 기나긴 인생중에서 9, 10개월밖에 안돼요. 그 기간 동안 엄마로서 해 줄 수 있는 최대한의 것을 선물하고 싶거든요. ⊙인터뷰: 저는 좀 늦게 첫 아이를 가진 편이에요. 33살이죠. 아이를 가져서 자랑스러워요. ⊙기자: 영어공부를 하는 임신부들도 많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모이는 영어동아리가 예비엄마들에게 특히 인기입니다. ⊙김소영(임신 9개월째): 요즘 워낙 저희도 자라면서 맨날 영어공부 했지만 한 마디 못 하잖아요. 그래서 그런 것 보면서 혹시나 태교라도 하면... ⊙기자: 지난 97년 사람의 지능이 전적으로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지는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태교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박문일(교수/한양대병원 산부인과): 엄마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때 활성화되는 뇌 영역은 바로 애기에게 있어서도 똑같은 부위에서 활성화된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엄마의 생각은 그대로 아기에게 전달이 된다. ⊙기자: 더군다나 자녀를 한두 명만 두는 가정이 늘면서 정성은 더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집에서 혼자서 조용히 음악을 듣던 수준을 넘어 출산을 준비하는 공간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정수진(둘째아이 출산 예정): 혼자서 하는 것보다 여럿이서 같이 공동체 속에서 하면 좀 낫겠다 싶어서 둘째 때는 직장 잠깐 쉬고 지금 다니거든요. ⊙기자: 태아는 임신 16주가 되면 청각이 발달하고 24주면 오감이 모두 발달합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단계별로 감각을 자극하는 꾸준한 태교를 권하고 있습니다. ⊙이태연(토끼와 여우 상담실장): 태교 자체에 임신 중에 엄마의 그러한 여러가지 아기한테 해줄 수 있는 단순한 방법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고 태교, 출산, 육아가 일관성 있게 진행이 되어야 되고... ⊙기자: 태어날 아기뿐만 아니라 부모가 될 자신을 위해서도 한다는 신세대 엄마들의 이색태교는 더 다양한 모습과 방법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KBS뉴스 이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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