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승인과 패인…이번 총선이 남긴 것은?

입력 2012.04.12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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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이혜훈(새누리당 선대위 상황실장) : "이 총선의 결과, 저희들이 감사히. 그리고 또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녹취> 박선숙(민주통합당 선거대책본부장) : "여러 미흡합으로 인해 현 정부 여당의 심판의 여론을 충분히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앵커 멘트>



이번 총선은 그 결과를 막판까지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혼전 이었습니다.



엎치락 뒷치락하던 판세 뒤에는 여러 변수가 있었지만 여야 정치권이 가장 신경을 쓴 것은 투표율이었습니다.



투표율이 이번 총선에 미친 영향을 강민수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기자 멘트>



선거판에서는 투표율이 낮을수록 보수 진영이 반대로 투표율이 높을 수록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는 공식이 있습니다.



실제로 투표율이 높았던(60.6%) 지난 17대 총선의 경우 당시 열린우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했고,



투표율이 역대 최처지를 기록했던(46.1%) 지난 18대 총선엔 당시 한나라당이 과반을 휩쓸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정치권은 투표율 55%를 분기점으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봤습니다.



결과는 54.3%, 투표율이 55.5%까지 오르며 비교적 높았던 서울에선 민주당이 압승했습니다.



전국 최고 투표율을 보인 세종시(59.2%)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크게 이겼습니다.



하지만 투표율이 이례적으로 낮았던 인천(51.4%)을 비롯해 55%를 하회했던 충남과 충북 등지에선 새누리당이 강세를 보였습니다.



젊은 층의 투표 참여 여부가 투표율은 물론, 선거 구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KBS 출구조사를 토대로 연령별 투표율을 예측한 결과 민주당이 강세를 보인 서울지역에서 2-30대의 투표율은 전국에서 제일 높았습니다.



반면 새누리당이 강세를 보인 충청,강원권의 2-30대 투표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투표율 외에도 선거 직전까지 정국을 흔들었던 굵직한 현안들도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야권이 전면에 내세웠던 이른바 정권 심판론이 통하지 않게된 배경을 곽희섭 기자가 심층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민주통합, 통합진보 양당 연대는 경제난과 불법 사찰 의혹 등 ’정권 심판론’으로 승부를 걸었습니다.



<녹취> 한명숙(민주통합당 대표) : "투표로 심판해주십시오. 투표하면 국민이 이기고 안 하면 이명박 정권이 이깁니다"



반면 새누리당은 말바꾸기를 일삼는 두 야당이 승리하면 민생은 누가 챙기냐며 ’거대야당 견제론’으로 맞불을 놓았습니다.



<녹취> 박근혜(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 "거대 야당의 위험한 폭주, 누가 막을 수 있겠습니까? 국민 여러분이 막을 수 있습니다"



한미 FTA, 제주 해군기지 등 노무현 정권이 추진하던 정책까지 표 때문에 폐기하려 한다고 공격했고,



야권은 민간인 사찰 의혹을 추가로 제기하며 부도덕한 정권을 심판하자고 맞섰습니다.



이런 공방속에 터진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으로 막판 판세가 요동쳤습니다.



여권은 물론 야권에서도 사퇴를 요구했지만 김 후보는 완주를 선택했습니다.



<녹취> 김용민(민주통합당 노원갑 후보) : "당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그러나 나는 완주한다"



<녹취> 고성국(정치학 박사) : "자극적인 막말 파문으로 보수층이 결집하게 되면서 파급효과가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또 대선 주자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과거 심판보다는 미래 권력을 선택하려는 표심이 작용한 것도 정권 심판론이 약화된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기자 멘트>



정권 심판론보다 거야 견제론이 더 힘을 받게 된데는 국민들의 공천 과정에 대한 판단도 상당부분 작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무당파 중도 성향 유권자의 표심이 움직인 배경을 김병용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박근혜(1/16) : "시스템 공천이 이뤄진다면 정치쇄신의 분기점..."



<녹취> 한명숙(3/12) : "굉장히 알찬 공천이었다."



<녹취> "공천 철회하라."



공천 잡음은 여야할 것 없었습니다.



집토끼를 자부하던 친이계는 여당에서, 구민주계는 야당에서.



<녹취> 진수희(새누리당 의원) : "설명을 해주시면 얼마든지 승복할 수도 있습니다."



<녹취> 김영진(민주통합당 의원) : "친노, 이대, 486 공천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는 지경을 만들었다."



야권 연대가 내세운 흥행카드도 막판에 삐걱거렸습니다.



<녹취> 이정희(통합진보당 공동대표) : "깊이 사죄드립니다."



하지만 여권의 갈등 봉합 과정은 눈에 띄었습니다.



<녹취>김무성(3/12) : "나라의 명운이 걸린 일입니다. 저부터 그 일을 위해 몸을 던지겠습니다."



<녹취>안상수(3/15) : "참된 보수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 저를 희생하겠습니다."



보수와 진보 모두 위기론을 내세우며 결집과 숨은표 찾기에 사활을 걸었지만, 최대 40%까지 추정되는 중도층 유권자들은 젊은층 잡기에 방점을 찍은 야권보단, 갈등 봉합과 위기 극복을 내세운 보수쪽으로 더 결집했다는 평갑니다.



<기자 멘트>



이번 총선에 영향을 미친 또 하나의 특징은 지역 구도의 벽이 깨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대구와 경북, 울산 지역은 100%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부산과 경남 일부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지만 그 수자는 미미합니다.



마찬가지로 광주와 전남 전북 등 호남에서는 민주당의 초강세가 이어졌습니다.



일부 야권 단일 후보나 야 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을 뿐입니다.



이렇게 지역 구도가 유지되면서 상대적으로 의석 수가 많은 새누리당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광주 서을에서 이정현, 또 대구 수성갑에서 김부겸 의원의 선전은 이런 지역구도가 타파될 수도 있다는 희망을 남겼습니다.



KBS 뉴스 강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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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승인과 패인…이번 총선이 남긴 것은?
    • 입력 2012-04-12 22: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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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이혜훈(새누리당 선대위 상황실장) : "이 총선의 결과, 저희들이 감사히. 그리고 또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녹취> 박선숙(민주통합당 선거대책본부장) : "여러 미흡합으로 인해 현 정부 여당의 심판의 여론을 충분히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앵커 멘트>

이번 총선은 그 결과를 막판까지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혼전 이었습니다.

엎치락 뒷치락하던 판세 뒤에는 여러 변수가 있었지만 여야 정치권이 가장 신경을 쓴 것은 투표율이었습니다.

투표율이 이번 총선에 미친 영향을 강민수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기자 멘트>

선거판에서는 투표율이 낮을수록 보수 진영이 반대로 투표율이 높을 수록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는 공식이 있습니다.

실제로 투표율이 높았던(60.6%) 지난 17대 총선의 경우 당시 열린우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했고,

투표율이 역대 최처지를 기록했던(46.1%) 지난 18대 총선엔 당시 한나라당이 과반을 휩쓸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정치권은 투표율 55%를 분기점으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봤습니다.

결과는 54.3%, 투표율이 55.5%까지 오르며 비교적 높았던 서울에선 민주당이 압승했습니다.

전국 최고 투표율을 보인 세종시(59.2%)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크게 이겼습니다.

하지만 투표율이 이례적으로 낮았던 인천(51.4%)을 비롯해 55%를 하회했던 충남과 충북 등지에선 새누리당이 강세를 보였습니다.

젊은 층의 투표 참여 여부가 투표율은 물론, 선거 구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KBS 출구조사를 토대로 연령별 투표율을 예측한 결과 민주당이 강세를 보인 서울지역에서 2-30대의 투표율은 전국에서 제일 높았습니다.

반면 새누리당이 강세를 보인 충청,강원권의 2-30대 투표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투표율 외에도 선거 직전까지 정국을 흔들었던 굵직한 현안들도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야권이 전면에 내세웠던 이른바 정권 심판론이 통하지 않게된 배경을 곽희섭 기자가 심층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민주통합, 통합진보 양당 연대는 경제난과 불법 사찰 의혹 등 ’정권 심판론’으로 승부를 걸었습니다.

<녹취> 한명숙(민주통합당 대표) : "투표로 심판해주십시오. 투표하면 국민이 이기고 안 하면 이명박 정권이 이깁니다"

반면 새누리당은 말바꾸기를 일삼는 두 야당이 승리하면 민생은 누가 챙기냐며 ’거대야당 견제론’으로 맞불을 놓았습니다.

<녹취> 박근혜(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 "거대 야당의 위험한 폭주, 누가 막을 수 있겠습니까? 국민 여러분이 막을 수 있습니다"

한미 FTA, 제주 해군기지 등 노무현 정권이 추진하던 정책까지 표 때문에 폐기하려 한다고 공격했고,

야권은 민간인 사찰 의혹을 추가로 제기하며 부도덕한 정권을 심판하자고 맞섰습니다.

이런 공방속에 터진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으로 막판 판세가 요동쳤습니다.

여권은 물론 야권에서도 사퇴를 요구했지만 김 후보는 완주를 선택했습니다.

<녹취> 김용민(민주통합당 노원갑 후보) : "당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그러나 나는 완주한다"

<녹취> 고성국(정치학 박사) : "자극적인 막말 파문으로 보수층이 결집하게 되면서 파급효과가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또 대선 주자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과거 심판보다는 미래 권력을 선택하려는 표심이 작용한 것도 정권 심판론이 약화된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기자 멘트>

정권 심판론보다 거야 견제론이 더 힘을 받게 된데는 국민들의 공천 과정에 대한 판단도 상당부분 작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무당파 중도 성향 유권자의 표심이 움직인 배경을 김병용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박근혜(1/16) : "시스템 공천이 이뤄진다면 정치쇄신의 분기점..."

<녹취> 한명숙(3/12) : "굉장히 알찬 공천이었다."

<녹취> "공천 철회하라."

공천 잡음은 여야할 것 없었습니다.

집토끼를 자부하던 친이계는 여당에서, 구민주계는 야당에서.

<녹취> 진수희(새누리당 의원) : "설명을 해주시면 얼마든지 승복할 수도 있습니다."

<녹취> 김영진(민주통합당 의원) : "친노, 이대, 486 공천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는 지경을 만들었다."

야권 연대가 내세운 흥행카드도 막판에 삐걱거렸습니다.

<녹취> 이정희(통합진보당 공동대표) : "깊이 사죄드립니다."

하지만 여권의 갈등 봉합 과정은 눈에 띄었습니다.

<녹취>김무성(3/12) : "나라의 명운이 걸린 일입니다. 저부터 그 일을 위해 몸을 던지겠습니다."

<녹취>안상수(3/15) : "참된 보수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 저를 희생하겠습니다."

보수와 진보 모두 위기론을 내세우며 결집과 숨은표 찾기에 사활을 걸었지만, 최대 40%까지 추정되는 중도층 유권자들은 젊은층 잡기에 방점을 찍은 야권보단, 갈등 봉합과 위기 극복을 내세운 보수쪽으로 더 결집했다는 평갑니다.

<기자 멘트>

이번 총선에 영향을 미친 또 하나의 특징은 지역 구도의 벽이 깨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대구와 경북, 울산 지역은 100%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부산과 경남 일부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지만 그 수자는 미미합니다.

마찬가지로 광주와 전남 전북 등 호남에서는 민주당의 초강세가 이어졌습니다.

일부 야권 단일 후보나 야 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을 뿐입니다.

이렇게 지역 구도가 유지되면서 상대적으로 의석 수가 많은 새누리당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광주 서을에서 이정현, 또 대구 수성갑에서 김부겸 의원의 선전은 이런 지역구도가 타파될 수도 있다는 희망을 남겼습니다.

KBS 뉴스 강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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