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종 야생화 ‘동강 할미꽃’ 수난

입력 2012.05.02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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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동강 할미꽃'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강원도 동강 변에만 자생하는 희귀종 야생화인데요,

이 동강 할미꽃이 매스컴을 통해 널리 알려지다 보니, 구경을 하거나 사진을 찍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몰려들면서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고순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하얀 솜털이 촘촘한 줄기 위에, 탐스러운 자줏빛 꽃송이가 활짝 피어났습니다.

허리가 굽은 일반 할미꽃과 달리 당당히 하늘을 보고 꽃을 피우는 희귀종 '동강 할미꽃'입니다.

하지만, 사람의 손길이 닿는 곳은 대부분 누렇게 마르고 시들어 갑니다.

줄기만 남긴 채 꽃송이를 다 꺾어버리기도 하고, 아예 뿌리째 파 가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인터뷰> 고주서(사진작가) : "자기 촬영한 뒤에 따버리는 분들도 있고, 아니면 인위적으로 손을 대서 촬영하거나."

디지털 카메라와,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사진 동호인이 크게 늘어난 것도 주요 원인입니다.

예쁜 사진을 얻기 위해 말라버린 묵은 잎을 떼 버려 꽃이 얼거나 말라 죽는 것입니다.

<인터뷰> 서덕웅(동강할미꽃 보존회) : "하루 일교차가 20~25도 나는데, 생채기 난 데 얼게 되죠, 그러니까 꽃이 제대로 모양 발하지도 못하고."

이렇게 한번 시들어버리면, 그 씨앗을 다시 심어도 싹이 트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강 할미꽃 보존을 위해 마을 주민들이 해마다 500 본 이상을 길러 바위틈에 심고 있지만, 대부분 훼손돼 실제 살아남는 것은 20%도 채 되지 않습니다.

바위틈에서 살아난 거친 생명력으로 아름다운 꽃을 피워낸 동강 할미꽃이 인간의 탐욕으로 병들어 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고순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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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귀종 야생화 ‘동강 할미꽃’ 수난
    • 입력 2012-05-02 08: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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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동강 할미꽃'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강원도 동강 변에만 자생하는 희귀종 야생화인데요, 이 동강 할미꽃이 매스컴을 통해 널리 알려지다 보니, 구경을 하거나 사진을 찍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몰려들면서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고순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하얀 솜털이 촘촘한 줄기 위에, 탐스러운 자줏빛 꽃송이가 활짝 피어났습니다. 허리가 굽은 일반 할미꽃과 달리 당당히 하늘을 보고 꽃을 피우는 희귀종 '동강 할미꽃'입니다. 하지만, 사람의 손길이 닿는 곳은 대부분 누렇게 마르고 시들어 갑니다. 줄기만 남긴 채 꽃송이를 다 꺾어버리기도 하고, 아예 뿌리째 파 가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인터뷰> 고주서(사진작가) : "자기 촬영한 뒤에 따버리는 분들도 있고, 아니면 인위적으로 손을 대서 촬영하거나." 디지털 카메라와,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사진 동호인이 크게 늘어난 것도 주요 원인입니다. 예쁜 사진을 얻기 위해 말라버린 묵은 잎을 떼 버려 꽃이 얼거나 말라 죽는 것입니다. <인터뷰> 서덕웅(동강할미꽃 보존회) : "하루 일교차가 20~25도 나는데, 생채기 난 데 얼게 되죠, 그러니까 꽃이 제대로 모양 발하지도 못하고." 이렇게 한번 시들어버리면, 그 씨앗을 다시 심어도 싹이 트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강 할미꽃 보존을 위해 마을 주민들이 해마다 500 본 이상을 길러 바위틈에 심고 있지만, 대부분 훼손돼 실제 살아남는 것은 20%도 채 되지 않습니다. 바위틈에서 살아난 거친 생명력으로 아름다운 꽃을 피워낸 동강 할미꽃이 인간의 탐욕으로 병들어 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고순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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