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연천 366mm 폭우, ‘절망 그리고 희망…’
입력 2012.08.16 (22:06)
수정 2012.08.16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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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내린 폭우로 경기도 연천군은 하루사이 폐허가 됐습니다.
소중한 보금자리를 잃고 자식같은 농작물들을 포기해야했지만 이재민들은 절망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김가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하루 만에 366밀리미터의 국지성 호우가 쏟아집니다.
하루가 지난 연천군의 한 마을, 두부처럼 허물어진 둑이 복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용진(연천군 백학면 두일리) : "(하천)다리가 막힌 지 딱 15분 정도 지나서 둑이 터졌어요. 물이 15분 만에.. 그 만큼 비도 많이 왔지만.."
터진 둑에서 쏟아진 토사는 반평생 살아온 삶의 터전인 흙벽 집을 순식간에 폐허로 만들었습니다.
빚을 내 그늘막을 짓고 3년간 자식처럼 키워 온 인삼 수십만 뿌리는 단 하나도 건질 게 없습니다.
질퍽해진 땅에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도 없는데 시설 철거비만 더 들게 생겼습니다.
첫 서리까지 너덧 번은 더 수확할 수 있는 산 아래 고추밭은 계곡물에 흙이 쓸려나가면서 뿌리를 드러냈습니다.
<인터뷰> 신동오(피해 농민) : "서리 올 때까지 딸 계획이었는데 이렇게 됐으니까 (한 해 농사는) 포기 상태죠."
올 여름 최악의 가뭄과 폭염에도 꺾이지 않았던 벼이삭들도 수마 앞에서는 하릴없이 쓰러졌습니다.
<인터뷰> 임진규(백학면 석장리) : "포크레인 비용도 만만치 않지, 또 금방 (복구)되는 것도 아니고 (정부에서)보상도 많이 해줘야 하는데 이게 뭐 절대적으로 힘들어요 농가들이.."
그러나 서로를 격려하며 도로를 다시 잇고.
진흙범벅이 된 세간살이를 씻어내며.
거짓말처럼 맑게 갠 하늘에 절망 속에서 핀 희망의 무지개를 다시 쏘아 올리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지순(72/두일리 이재민) : "그냥 살아야지 어떡해. 살림 없으면 어때, 그런 거 없다고 못 살지는 않지. 목구멍에 풀칠만 하면 사니까.."
KBS 뉴스 김가림 입니다.
어제 내린 폭우로 경기도 연천군은 하루사이 폐허가 됐습니다.
소중한 보금자리를 잃고 자식같은 농작물들을 포기해야했지만 이재민들은 절망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김가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하루 만에 366밀리미터의 국지성 호우가 쏟아집니다.
하루가 지난 연천군의 한 마을, 두부처럼 허물어진 둑이 복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용진(연천군 백학면 두일리) : "(하천)다리가 막힌 지 딱 15분 정도 지나서 둑이 터졌어요. 물이 15분 만에.. 그 만큼 비도 많이 왔지만.."
터진 둑에서 쏟아진 토사는 반평생 살아온 삶의 터전인 흙벽 집을 순식간에 폐허로 만들었습니다.
빚을 내 그늘막을 짓고 3년간 자식처럼 키워 온 인삼 수십만 뿌리는 단 하나도 건질 게 없습니다.
질퍽해진 땅에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도 없는데 시설 철거비만 더 들게 생겼습니다.
첫 서리까지 너덧 번은 더 수확할 수 있는 산 아래 고추밭은 계곡물에 흙이 쓸려나가면서 뿌리를 드러냈습니다.
<인터뷰> 신동오(피해 농민) : "서리 올 때까지 딸 계획이었는데 이렇게 됐으니까 (한 해 농사는) 포기 상태죠."
올 여름 최악의 가뭄과 폭염에도 꺾이지 않았던 벼이삭들도 수마 앞에서는 하릴없이 쓰러졌습니다.
<인터뷰> 임진규(백학면 석장리) : "포크레인 비용도 만만치 않지, 또 금방 (복구)되는 것도 아니고 (정부에서)보상도 많이 해줘야 하는데 이게 뭐 절대적으로 힘들어요 농가들이.."
그러나 서로를 격려하며 도로를 다시 잇고.
진흙범벅이 된 세간살이를 씻어내며.
거짓말처럼 맑게 갠 하늘에 절망 속에서 핀 희망의 무지개를 다시 쏘아 올리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지순(72/두일리 이재민) : "그냥 살아야지 어떡해. 살림 없으면 어때, 그런 거 없다고 못 살지는 않지. 목구멍에 풀칠만 하면 사니까.."
KBS 뉴스 김가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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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연천 366mm 폭우, ‘절망 그리고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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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2-08-16 22:06:01
- 수정2012-08-16 22:37:30
<앵커 멘트>
어제 내린 폭우로 경기도 연천군은 하루사이 폐허가 됐습니다.
소중한 보금자리를 잃고 자식같은 농작물들을 포기해야했지만 이재민들은 절망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김가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하루 만에 366밀리미터의 국지성 호우가 쏟아집니다.
하루가 지난 연천군의 한 마을, 두부처럼 허물어진 둑이 복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용진(연천군 백학면 두일리) : "(하천)다리가 막힌 지 딱 15분 정도 지나서 둑이 터졌어요. 물이 15분 만에.. 그 만큼 비도 많이 왔지만.."
터진 둑에서 쏟아진 토사는 반평생 살아온 삶의 터전인 흙벽 집을 순식간에 폐허로 만들었습니다.
빚을 내 그늘막을 짓고 3년간 자식처럼 키워 온 인삼 수십만 뿌리는 단 하나도 건질 게 없습니다.
질퍽해진 땅에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도 없는데 시설 철거비만 더 들게 생겼습니다.
첫 서리까지 너덧 번은 더 수확할 수 있는 산 아래 고추밭은 계곡물에 흙이 쓸려나가면서 뿌리를 드러냈습니다.
<인터뷰> 신동오(피해 농민) : "서리 올 때까지 딸 계획이었는데 이렇게 됐으니까 (한 해 농사는) 포기 상태죠."
올 여름 최악의 가뭄과 폭염에도 꺾이지 않았던 벼이삭들도 수마 앞에서는 하릴없이 쓰러졌습니다.
<인터뷰> 임진규(백학면 석장리) : "포크레인 비용도 만만치 않지, 또 금방 (복구)되는 것도 아니고 (정부에서)보상도 많이 해줘야 하는데 이게 뭐 절대적으로 힘들어요 농가들이.."
그러나 서로를 격려하며 도로를 다시 잇고.
진흙범벅이 된 세간살이를 씻어내며.
거짓말처럼 맑게 갠 하늘에 절망 속에서 핀 희망의 무지개를 다시 쏘아 올리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지순(72/두일리 이재민) : "그냥 살아야지 어떡해. 살림 없으면 어때, 그런 거 없다고 못 살지는 않지. 목구멍에 풀칠만 하면 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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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림 기자 garim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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