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값 폭락…한우농가 위기, 소비자는 봉

입력 2012.10.02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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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우 값이 폭락해 축산을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한우 값은 여전히 부담스럽습니다.

뭔가 들어맞지 않는 이 유통구조의 문제점을 강탁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른 아침 강원도 홍천 우시장,

여기저기서 솟값 흥정을 벌입니다.

<녹취> "80만 원에 해요, 그냥 (안돼, 80만원 짜리는 아냐) 그럼 얼마? (이리 와봐요.)"

하지만, 거래는 쉽게 성사되지 않습니다.

특히 암송아지가 애물단지입니다.

정부의 한우 사육 규모 축소 방침에 따라 새끼를 낳을 수 있는 암소의 선호도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생후 6개월 된 송아지가 5,60만 원 선으로 지난해보다 40%가량 떨어졌습니다.

<인터뷰> 이호성(한우 농가) : "우시장에 와봐도 소 먹이는 사람이나 장사꾼이나 아주 큰일이에요, 큰일..."

지난해 송아지 마리당 순이익은 마이너스 107만 원.

가장 큰 원인은 생산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사료값 폭등입니다.

때문에 한우 농가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8천 곳이 폐업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벌써 7천 농가가 축사를 비웠습니다.

<인터뷰> 박영철(전국한우협회 춘천지부장) : "사료 안정화 기금을 마련해서 정부에서 축산 농가를 위해서 관심 있는 정책을 마련해서 지원해줬으면.."

그러나 솟값 하락 추세에도 시중의 소고기값은 요지부동입니다.

도매값은 올 상반기 들어 kg에 5만 원을 넘지 못하고 있지만, 소비자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7만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유통 과정의 거품 때문입니다.

정부 조사 결과 한우의 유통 수익 비율은 소비자 가격의 40% 정도로 지난 3년 동안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특히 도매와 소매를 구분해 보면 대형 마트와 음식점 등 소매단계의 이익이 전체 유통 수익의 9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한우 농가들은 소를 키울수록 적자를 보고, 소비자들은 과도한 수익의 유통구조로 비싼 소고기를 먹어야 하는 악순환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탁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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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 값 폭락…한우농가 위기, 소비자는 봉
    • 입력 2012-10-02 22: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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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우 값이 폭락해 축산을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한우 값은 여전히 부담스럽습니다. 뭔가 들어맞지 않는 이 유통구조의 문제점을 강탁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른 아침 강원도 홍천 우시장, 여기저기서 솟값 흥정을 벌입니다. <녹취> "80만 원에 해요, 그냥 (안돼, 80만원 짜리는 아냐) 그럼 얼마? (이리 와봐요.)" 하지만, 거래는 쉽게 성사되지 않습니다. 특히 암송아지가 애물단지입니다. 정부의 한우 사육 규모 축소 방침에 따라 새끼를 낳을 수 있는 암소의 선호도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생후 6개월 된 송아지가 5,60만 원 선으로 지난해보다 40%가량 떨어졌습니다. <인터뷰> 이호성(한우 농가) : "우시장에 와봐도 소 먹이는 사람이나 장사꾼이나 아주 큰일이에요, 큰일..." 지난해 송아지 마리당 순이익은 마이너스 107만 원. 가장 큰 원인은 생산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사료값 폭등입니다. 때문에 한우 농가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8천 곳이 폐업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벌써 7천 농가가 축사를 비웠습니다. <인터뷰> 박영철(전국한우협회 춘천지부장) : "사료 안정화 기금을 마련해서 정부에서 축산 농가를 위해서 관심 있는 정책을 마련해서 지원해줬으면.." 그러나 솟값 하락 추세에도 시중의 소고기값은 요지부동입니다. 도매값은 올 상반기 들어 kg에 5만 원을 넘지 못하고 있지만, 소비자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7만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유통 과정의 거품 때문입니다. 정부 조사 결과 한우의 유통 수익 비율은 소비자 가격의 40% 정도로 지난 3년 동안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특히 도매와 소매를 구분해 보면 대형 마트와 음식점 등 소매단계의 이익이 전체 유통 수익의 9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한우 농가들은 소를 키울수록 적자를 보고, 소비자들은 과도한 수익의 유통구조로 비싼 소고기를 먹어야 하는 악순환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탁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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