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호윤(애호박 재배농민) : "작물이야 뭐 다 절단나고 버린거죠. 지금까지 가꾼 거 헛일 한거고.. 작물보다 더 걱정인 것은 하우스 다시 지어야 하는 거.."
<인터뷰> 이찬신(벼 재배농민) : "차를 타고 돌아다니면 거의 백 프로 못 먹는 것은 한 50% 가까이 된다고 판단될 정도로 심각해요."
<녹취> 임장옥(배 재배농민) : "죽고 싶은 심정이지…"
<앵커 멘트>
이처럼 태풍 등 뜻하지 않는 자연재해에 대비해 농작물 재해 보험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정부도 나서서 보험 가입을 권유하고 있지만 많은 농민들이 보험 가입을 기피하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함영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태풍이 휩쓴 배 과수원.
나무는 통째로 뽑혀 나가고, 달려 있는 배는 손으로 헤아릴 정도입니다.
남아 있는 배들도 대부분 상처가 나서 상품성을 잃었습니다.
피해금액은 2천만원에 달하지만 지급된 재해 보험금은 6백만원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이월봉(배 재배 농민) : "현재 매달려 있는 것은 보험처리가 안되는 이유가 달려 있으니까 정상과로 인정을 하는 거죠."
골프공만한 우박이 떨어졌던 이 과수원은 멀쩡한 사과를 찾기 힘들 정도로 초토화됐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보상금은 받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윤성용(사과 재배 농민) : "사과나무는 부러진 것은 특약을 안 들어서 해당이 없고..(보상금이) 얼마나 나올지 미지수에요.. 이렇다 저렇다 말도 없고.."
당근이 뿌리째 뽑혀 나갔지만 보상금은 꿈조차 꿀 수 없습니다.
<인터뷰> 부석희(당근 재배 농민) : "(당근) 전체 피해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보험에 적용되는 건 아무것도 없는 실정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농작물 재해 보험 자체를 꺼리는 농민이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마을 전체 사과 재배 농가 50 가구 가운데 올해 보험에 가입한 농민은 고작 4 명뿐입니다.
<인터뷰> 신경숙(사과 재배 농민) : "(지난해) 서리 피해를 봤어요..그런데도 수정 불량이라고 (보상금을) 안 주더라고..그러니까 올해 (보험에) 많이 안 들었어요."
농작물 재해보험이 시행된지 10 년이 넘었지만 농민들 가운데 열에 아홉은 이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결국, 농작물 재해보험이 농민들에게 큰 도움이 안 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도대체 어떤 문제가 있는 걸까요?
농작물 재해보험의 실태와 문제점을 버추얼 스튜디오에서 박예원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1999년 여름 태풍 ’올가’가 우리나라를 덮쳤을 때의 모습입니다.
1조 원이 넘는 재산피해가 났는데요.
이처럼 예측하지 못한 자연재해가 생겼을 때 농가의 손실을 보전해 주기 위해 지난 2001년 만든 게 농작물 재해보험입니다.
사과, 배, 감귤 등 16개 농작물을 일정규모 이상 재배하는 농가면 가입할 수 있고, 보험 가입금액의 80%까지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보험료의 75%를 부담하기 때문에 농민 부담도 적죠.
이렇게 좋은 의도로 출발해 도입 10년을 넘긴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률은 어느 정도나 될까요?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14.7%에 불과합니다.
사과는 높지만 감귤이나 밤, 봄감자는 저조해 천차만별이죠.
태풍피해로 낙과 피해를 입은 사과농가로 가 이유를 알아볼까요.
이곳 농장주는 농작물 재해 보험금을 타지 못했습니다.
현행 농작물 재해보험은 전체 과수의 20% 이상이 피해를 입어야 보상해주기 때문입니다.
재해에 따라서도 제한이 있습니다.
태풍과 우박은 보험금 지급 대상이지만 서리나 집중호우, 기온 하강은 특약에 가입하지 않으면 보상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지급 기준이 복잡하고 손해를 따지는 방법도 까다롭다 보니 농민들이 농작물 재해보험을 기피하게 됩니다.
<앵커 멘트>
좀 더 농민들에게 보탬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될 수는 없는 걸까요?
송명희 기자가 대안을 찾아봤습니다.
<리포트>
이 농가는 지난 태풍으로 한 해 2억여 원이 넘던 복숭아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하지만 농작물 재해 보험에는 아직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농작물 재해보험에 투입된 정부예산은 지난 2001년 46억원에서 지난해 972억원으로 10년 동안 20배가 넘게 늘었습니다.
하지만 농민들의 불신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재해 위험도에 따라 차별화된 보험요율을 적용하고 보장 수준도 달리하는 다양한 보험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미국의 경우 보장수준이 50%인 상품을 만들어 일정 재배 규모 이상 농업인들은 의무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서상택(충북대 교수) : "보험상품이 농민들의 위험을 잘 반영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충분한 가입자 확보가 중요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농민들이 내는 보험료는 올라가고 수령하는 보험금은 내려가 가입률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현행 25% 수준인 농민들의 보험금 자기부담비율을 다소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인터뷰> 유지영(NH농협손해보험 부장) : "(자연재해 위험을 알면서도)나는 피해 없을 것이라는 그런 보험의 일반적인 생각이 가입률을 낮게 하는 원인입니다."
농작물 재해 보험이 실효를 얻기 위한 적극적인 대안 마련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KBS 송명희입니다.
<인터뷰> 이찬신(벼 재배농민) : "차를 타고 돌아다니면 거의 백 프로 못 먹는 것은 한 50% 가까이 된다고 판단될 정도로 심각해요."
<녹취> 임장옥(배 재배농민) : "죽고 싶은 심정이지…"
<앵커 멘트>
이처럼 태풍 등 뜻하지 않는 자연재해에 대비해 농작물 재해 보험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정부도 나서서 보험 가입을 권유하고 있지만 많은 농민들이 보험 가입을 기피하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함영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태풍이 휩쓴 배 과수원.
나무는 통째로 뽑혀 나가고, 달려 있는 배는 손으로 헤아릴 정도입니다.
남아 있는 배들도 대부분 상처가 나서 상품성을 잃었습니다.
피해금액은 2천만원에 달하지만 지급된 재해 보험금은 6백만원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이월봉(배 재배 농민) : "현재 매달려 있는 것은 보험처리가 안되는 이유가 달려 있으니까 정상과로 인정을 하는 거죠."
골프공만한 우박이 떨어졌던 이 과수원은 멀쩡한 사과를 찾기 힘들 정도로 초토화됐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보상금은 받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윤성용(사과 재배 농민) : "사과나무는 부러진 것은 특약을 안 들어서 해당이 없고..(보상금이) 얼마나 나올지 미지수에요.. 이렇다 저렇다 말도 없고.."
당근이 뿌리째 뽑혀 나갔지만 보상금은 꿈조차 꿀 수 없습니다.
<인터뷰> 부석희(당근 재배 농민) : "(당근) 전체 피해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보험에 적용되는 건 아무것도 없는 실정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농작물 재해 보험 자체를 꺼리는 농민이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마을 전체 사과 재배 농가 50 가구 가운데 올해 보험에 가입한 농민은 고작 4 명뿐입니다.
<인터뷰> 신경숙(사과 재배 농민) : "(지난해) 서리 피해를 봤어요..그런데도 수정 불량이라고 (보상금을) 안 주더라고..그러니까 올해 (보험에) 많이 안 들었어요."
농작물 재해보험이 시행된지 10 년이 넘었지만 농민들 가운데 열에 아홉은 이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결국, 농작물 재해보험이 농민들에게 큰 도움이 안 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도대체 어떤 문제가 있는 걸까요?
농작물 재해보험의 실태와 문제점을 버추얼 스튜디오에서 박예원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1999년 여름 태풍 ’올가’가 우리나라를 덮쳤을 때의 모습입니다.
1조 원이 넘는 재산피해가 났는데요.
이처럼 예측하지 못한 자연재해가 생겼을 때 농가의 손실을 보전해 주기 위해 지난 2001년 만든 게 농작물 재해보험입니다.
사과, 배, 감귤 등 16개 농작물을 일정규모 이상 재배하는 농가면 가입할 수 있고, 보험 가입금액의 80%까지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보험료의 75%를 부담하기 때문에 농민 부담도 적죠.
이렇게 좋은 의도로 출발해 도입 10년을 넘긴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률은 어느 정도나 될까요?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14.7%에 불과합니다.
사과는 높지만 감귤이나 밤, 봄감자는 저조해 천차만별이죠.
태풍피해로 낙과 피해를 입은 사과농가로 가 이유를 알아볼까요.
이곳 농장주는 농작물 재해 보험금을 타지 못했습니다.
현행 농작물 재해보험은 전체 과수의 20% 이상이 피해를 입어야 보상해주기 때문입니다.
재해에 따라서도 제한이 있습니다.
태풍과 우박은 보험금 지급 대상이지만 서리나 집중호우, 기온 하강은 특약에 가입하지 않으면 보상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지급 기준이 복잡하고 손해를 따지는 방법도 까다롭다 보니 농민들이 농작물 재해보험을 기피하게 됩니다.
<앵커 멘트>
좀 더 농민들에게 보탬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될 수는 없는 걸까요?
송명희 기자가 대안을 찾아봤습니다.
<리포트>
이 농가는 지난 태풍으로 한 해 2억여 원이 넘던 복숭아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하지만 농작물 재해 보험에는 아직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농작물 재해보험에 투입된 정부예산은 지난 2001년 46억원에서 지난해 972억원으로 10년 동안 20배가 넘게 늘었습니다.
하지만 농민들의 불신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재해 위험도에 따라 차별화된 보험요율을 적용하고 보장 수준도 달리하는 다양한 보험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미국의 경우 보장수준이 50%인 상품을 만들어 일정 재배 규모 이상 농업인들은 의무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서상택(충북대 교수) : "보험상품이 농민들의 위험을 잘 반영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충분한 가입자 확보가 중요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농민들이 내는 보험료는 올라가고 수령하는 보험금은 내려가 가입률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현행 25% 수준인 농민들의 보험금 자기부담비율을 다소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인터뷰> 유지영(NH농협손해보험 부장) : "(자연재해 위험을 알면서도)나는 피해 없을 것이라는 그런 보험의 일반적인 생각이 가입률을 낮게 하는 원인입니다."
농작물 재해 보험이 실효를 얻기 위한 적극적인 대안 마련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KBS 송명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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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뉴스] 누구를 위한 농작물 재해보험?
-
- 입력 2012-10-16 22:02:37

<인터뷰> 이호윤(애호박 재배농민) : "작물이야 뭐 다 절단나고 버린거죠. 지금까지 가꾼 거 헛일 한거고.. 작물보다 더 걱정인 것은 하우스 다시 지어야 하는 거.."
<인터뷰> 이찬신(벼 재배농민) : "차를 타고 돌아다니면 거의 백 프로 못 먹는 것은 한 50% 가까이 된다고 판단될 정도로 심각해요."
<녹취> 임장옥(배 재배농민) : "죽고 싶은 심정이지…"
<앵커 멘트>
이처럼 태풍 등 뜻하지 않는 자연재해에 대비해 농작물 재해 보험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정부도 나서서 보험 가입을 권유하고 있지만 많은 농민들이 보험 가입을 기피하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함영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태풍이 휩쓴 배 과수원.
나무는 통째로 뽑혀 나가고, 달려 있는 배는 손으로 헤아릴 정도입니다.
남아 있는 배들도 대부분 상처가 나서 상품성을 잃었습니다.
피해금액은 2천만원에 달하지만 지급된 재해 보험금은 6백만원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이월봉(배 재배 농민) : "현재 매달려 있는 것은 보험처리가 안되는 이유가 달려 있으니까 정상과로 인정을 하는 거죠."
골프공만한 우박이 떨어졌던 이 과수원은 멀쩡한 사과를 찾기 힘들 정도로 초토화됐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보상금은 받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윤성용(사과 재배 농민) : "사과나무는 부러진 것은 특약을 안 들어서 해당이 없고..(보상금이) 얼마나 나올지 미지수에요.. 이렇다 저렇다 말도 없고.."
당근이 뿌리째 뽑혀 나갔지만 보상금은 꿈조차 꿀 수 없습니다.
<인터뷰> 부석희(당근 재배 농민) : "(당근) 전체 피해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보험에 적용되는 건 아무것도 없는 실정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농작물 재해 보험 자체를 꺼리는 농민이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마을 전체 사과 재배 농가 50 가구 가운데 올해 보험에 가입한 농민은 고작 4 명뿐입니다.
<인터뷰> 신경숙(사과 재배 농민) : "(지난해) 서리 피해를 봤어요..그런데도 수정 불량이라고 (보상금을) 안 주더라고..그러니까 올해 (보험에) 많이 안 들었어요."
농작물 재해보험이 시행된지 10 년이 넘었지만 농민들 가운데 열에 아홉은 이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결국, 농작물 재해보험이 농민들에게 큰 도움이 안 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도대체 어떤 문제가 있는 걸까요?
농작물 재해보험의 실태와 문제점을 버추얼 스튜디오에서 박예원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1999년 여름 태풍 ’올가’가 우리나라를 덮쳤을 때의 모습입니다.
1조 원이 넘는 재산피해가 났는데요.
이처럼 예측하지 못한 자연재해가 생겼을 때 농가의 손실을 보전해 주기 위해 지난 2001년 만든 게 농작물 재해보험입니다.
사과, 배, 감귤 등 16개 농작물을 일정규모 이상 재배하는 농가면 가입할 수 있고, 보험 가입금액의 80%까지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보험료의 75%를 부담하기 때문에 농민 부담도 적죠.
이렇게 좋은 의도로 출발해 도입 10년을 넘긴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률은 어느 정도나 될까요?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14.7%에 불과합니다.
사과는 높지만 감귤이나 밤, 봄감자는 저조해 천차만별이죠.
태풍피해로 낙과 피해를 입은 사과농가로 가 이유를 알아볼까요.
이곳 농장주는 농작물 재해 보험금을 타지 못했습니다.
현행 농작물 재해보험은 전체 과수의 20% 이상이 피해를 입어야 보상해주기 때문입니다.
재해에 따라서도 제한이 있습니다.
태풍과 우박은 보험금 지급 대상이지만 서리나 집중호우, 기온 하강은 특약에 가입하지 않으면 보상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지급 기준이 복잡하고 손해를 따지는 방법도 까다롭다 보니 농민들이 농작물 재해보험을 기피하게 됩니다.
<앵커 멘트>
좀 더 농민들에게 보탬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될 수는 없는 걸까요?
송명희 기자가 대안을 찾아봤습니다.
<리포트>
이 농가는 지난 태풍으로 한 해 2억여 원이 넘던 복숭아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하지만 농작물 재해 보험에는 아직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농작물 재해보험에 투입된 정부예산은 지난 2001년 46억원에서 지난해 972억원으로 10년 동안 20배가 넘게 늘었습니다.
하지만 농민들의 불신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재해 위험도에 따라 차별화된 보험요율을 적용하고 보장 수준도 달리하는 다양한 보험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미국의 경우 보장수준이 50%인 상품을 만들어 일정 재배 규모 이상 농업인들은 의무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서상택(충북대 교수) : "보험상품이 농민들의 위험을 잘 반영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충분한 가입자 확보가 중요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농민들이 내는 보험료는 올라가고 수령하는 보험금은 내려가 가입률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현행 25% 수준인 농민들의 보험금 자기부담비율을 다소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인터뷰> 유지영(NH농협손해보험 부장) : "(자연재해 위험을 알면서도)나는 피해 없을 것이라는 그런 보험의 일반적인 생각이 가입률을 낮게 하는 원인입니다."
농작물 재해 보험이 실효를 얻기 위한 적극적인 대안 마련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KBS 송명희입니다.
<인터뷰> 이찬신(벼 재배농민) : "차를 타고 돌아다니면 거의 백 프로 못 먹는 것은 한 50% 가까이 된다고 판단될 정도로 심각해요."
<녹취> 임장옥(배 재배농민) : "죽고 싶은 심정이지…"
<앵커 멘트>
이처럼 태풍 등 뜻하지 않는 자연재해에 대비해 농작물 재해 보험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정부도 나서서 보험 가입을 권유하고 있지만 많은 농민들이 보험 가입을 기피하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함영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태풍이 휩쓴 배 과수원.
나무는 통째로 뽑혀 나가고, 달려 있는 배는 손으로 헤아릴 정도입니다.
남아 있는 배들도 대부분 상처가 나서 상품성을 잃었습니다.
피해금액은 2천만원에 달하지만 지급된 재해 보험금은 6백만원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이월봉(배 재배 농민) : "현재 매달려 있는 것은 보험처리가 안되는 이유가 달려 있으니까 정상과로 인정을 하는 거죠."
골프공만한 우박이 떨어졌던 이 과수원은 멀쩡한 사과를 찾기 힘들 정도로 초토화됐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보상금은 받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윤성용(사과 재배 농민) : "사과나무는 부러진 것은 특약을 안 들어서 해당이 없고..(보상금이) 얼마나 나올지 미지수에요.. 이렇다 저렇다 말도 없고.."
당근이 뿌리째 뽑혀 나갔지만 보상금은 꿈조차 꿀 수 없습니다.
<인터뷰> 부석희(당근 재배 농민) : "(당근) 전체 피해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보험에 적용되는 건 아무것도 없는 실정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농작물 재해 보험 자체를 꺼리는 농민이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마을 전체 사과 재배 농가 50 가구 가운데 올해 보험에 가입한 농민은 고작 4 명뿐입니다.
<인터뷰> 신경숙(사과 재배 농민) : "(지난해) 서리 피해를 봤어요..그런데도 수정 불량이라고 (보상금을) 안 주더라고..그러니까 올해 (보험에) 많이 안 들었어요."
농작물 재해보험이 시행된지 10 년이 넘었지만 농민들 가운데 열에 아홉은 이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결국, 농작물 재해보험이 농민들에게 큰 도움이 안 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도대체 어떤 문제가 있는 걸까요?
농작물 재해보험의 실태와 문제점을 버추얼 스튜디오에서 박예원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1999년 여름 태풍 ’올가’가 우리나라를 덮쳤을 때의 모습입니다.
1조 원이 넘는 재산피해가 났는데요.
이처럼 예측하지 못한 자연재해가 생겼을 때 농가의 손실을 보전해 주기 위해 지난 2001년 만든 게 농작물 재해보험입니다.
사과, 배, 감귤 등 16개 농작물을 일정규모 이상 재배하는 농가면 가입할 수 있고, 보험 가입금액의 80%까지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보험료의 75%를 부담하기 때문에 농민 부담도 적죠.
이렇게 좋은 의도로 출발해 도입 10년을 넘긴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률은 어느 정도나 될까요?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14.7%에 불과합니다.
사과는 높지만 감귤이나 밤, 봄감자는 저조해 천차만별이죠.
태풍피해로 낙과 피해를 입은 사과농가로 가 이유를 알아볼까요.
이곳 농장주는 농작물 재해 보험금을 타지 못했습니다.
현행 농작물 재해보험은 전체 과수의 20% 이상이 피해를 입어야 보상해주기 때문입니다.
재해에 따라서도 제한이 있습니다.
태풍과 우박은 보험금 지급 대상이지만 서리나 집중호우, 기온 하강은 특약에 가입하지 않으면 보상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지급 기준이 복잡하고 손해를 따지는 방법도 까다롭다 보니 농민들이 농작물 재해보험을 기피하게 됩니다.
<앵커 멘트>
좀 더 농민들에게 보탬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될 수는 없는 걸까요?
송명희 기자가 대안을 찾아봤습니다.
<리포트>
이 농가는 지난 태풍으로 한 해 2억여 원이 넘던 복숭아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하지만 농작물 재해 보험에는 아직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농작물 재해보험에 투입된 정부예산은 지난 2001년 46억원에서 지난해 972억원으로 10년 동안 20배가 넘게 늘었습니다.
하지만 농민들의 불신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재해 위험도에 따라 차별화된 보험요율을 적용하고 보장 수준도 달리하는 다양한 보험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미국의 경우 보장수준이 50%인 상품을 만들어 일정 재배 규모 이상 농업인들은 의무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서상택(충북대 교수) : "보험상품이 농민들의 위험을 잘 반영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충분한 가입자 확보가 중요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농민들이 내는 보험료는 올라가고 수령하는 보험금은 내려가 가입률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현행 25% 수준인 농민들의 보험금 자기부담비율을 다소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인터뷰> 유지영(NH농협손해보험 부장) : "(자연재해 위험을 알면서도)나는 피해 없을 것이라는 그런 보험의 일반적인 생각이 가입률을 낮게 하는 원인입니다."
농작물 재해 보험이 실효를 얻기 위한 적극적인 대안 마련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KBS 송명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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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원 기자 air@kbs.co.kr
박예원 기자의 기사 모음 -
송명희 기자 thimble@kbs.co.kr
송명희 기자의 기사 모음 -
함영구 기자 newspower@kbs.co.kr
함영구 기자의 기사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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