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지진예측 못한 학자에 징역형…논란

<앵커 멘트>

지진 전문가가 지진을 예측하지 못했다면 처벌받을 수 있을까요.

이탈리아 법원이 지진을 잘못 예측한 과학자들에게 무더기로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박상용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09년 4월, 이탈리아 중부에서 일어난 규모 6.3의 강진.

도시는 폐허로 변했고, 3백여 명이 숨졌습니다.

강진 발생 일주일 전, 지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몇 개월 동안 계속되던 소규모 지진이 대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결과적으로 틀린 예측을 한 과학자 6명과 공무원 1명을 법정에 세웠습니다.

<녹취> 마르코 빌리(판사) : "본 법정은 피고들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합니다."

법원은 잘못된 정보 제공으로 엄청난 희생을 불러온 법적 책임이 인정된다며 다중 살인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녹취> 바니아(원고측 변호사) : "이번 판결은 지진희생자들에게 역사적인 판결이고,정의에 대한 새로운 진전입니다."

피고측은 사실상 예측이 불가능한 대지진의 책임을 떠넘긴 여론 재판이라며 법원을 노골적으로 비난했습니다.

<녹취> 베르나르도(피고) : "어떤 잘못을 했거나 정보를 누락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상황에서 더 잘 할 수는 없었습니다."

과학계는 이번 판결이 과학자들의 입을 닫게 만들거라고 반발하면서 공동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혀 항소심 판결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박상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