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고시 낭인’ 시대…공무원 시험 바뀐다

입력 2012.10.30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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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공무원 지망생들이 몰려드는 서울 노량진 학원가의 모습입니다.

청소년의 28%가 가장 원하는 직장으로 국가기관을 꼽을 만큼 공무원에 대한 인기가 치솟고 있습니다.

하지만, 길게는 십 년 이상 합격은 못하고 공부만 하는 이른바 '고시 낭인'도 넘쳐나고 있습니다.

먼저 박대기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몸을 돌리기도 어려울 정도로 좁은 방에서 2년째 하루 10시간 이상씩 공부하고 있습니다.

공무원이 되기 위해섭니다.

<녹취> 9급 공무원 시험 수험생 : "안정적인 것, 그리고 노후 보장되는 것. 그게 제일 크죠. 아무래도 지금 IMF 때보다 더 어렵다고 하니까…."

생활용품은 최소한만 갖췄지만 책은 책꽂이에 넘치도록 가득합니다.

9급 공무원시험을 위해 봐야 할 수험서들입니다. 이렇게 학습량이 많다 보니 합격까지 적어도 2,3년이 걸립니다.

공무원 수험생은 대략 30만 명, 하지만, 한 해 합격자는 평균 만여 명에 불과해 직업이 시험공부라는 이른바 고시 낭인이 계속 양산되고 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공무원 시험 사상 처음으로 수학과 과학 그리고 사회가 시험과목으로 들어간 내년 시험일정표를 발표했습니다.

고졸자들의 공직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장기간의 시험 준비로 인한 낭비를 줄이겠다는 취지지만, 부작용을 막을 대책이 요구됩니다.

<녹취> 문명재(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 "혹시 난이도 격차가 클 경우에는 혹시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단행한 선택과목에 따른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한 촘촘한 설계가 필요합니다."

또 바뀐 시험이 거꾸로 고졸 출신의 고시 낭인을 새롭게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앵커 멘트>

그런데 당장 내년부터 9급 공무원 시험이 대폭 바뀝니다.

필수였던 행정학과 행정법 과목을 선택으로 바꾸면서 고등학교 교과 과정인 수학과 과학, 사회가 선택 과목으로 추가됐습니다.

결국, 나이가 많은 수험생일수록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수험생들은 졸속 행정이라며 반발합니다.

이어서 김학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오늘 발표된 내년도 9급 공무원 시험 일정표, 공무원 시험 사상 처음으로 수학과 과학 그리고 사회가 시험과목으로 들어갔습니다.

오래전 고등학교를 졸업한 나이 많은 수험생은 선택하기 어려운 과목입니다.

과학이나 수학 등 고등학교에서 배운 과목을 9급 공무원 시험에 도입해 고졸자들의 공직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게 행정안전부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행정법이나 행정학 등을 공부한 수험생들은 당황합니다.

<녹취> 강동욱(9급 시험 2년 준비) : "유예기간을 둬서 3년 있다, 4년 있다 적용을 하겠다 이런 식으로 나오면 모르겠는데, 내년부터 바로 그렇게 바꿔버리면은(난감하죠)"

<녹취> 9급 공무원 수험생 : "(공무원 업무에) 실효성이 있을까라는, 직접 써먹는 그런 부분이 아니라서. 그런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구요."

한 학원의 조사 결과 수험생 72%가 이번 시험 과목 변경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녹취> 문명재(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 "혹시 난이도 격차가 클 경우에는 혹시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단행한 선택과목에 따른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한 촘촘한 설계가 필요합니다."

바뀐 시험이 과연 고시 낭인을 줄일 수 있을지, 거꾸로 고졸 출신 고시 낭인을 새롭게 양산할 거라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KBS 뉴스 김학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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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고시 낭인’ 시대…공무원 시험 바뀐다
    • 입력 2012-10-30 22: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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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공무원 지망생들이 몰려드는 서울 노량진 학원가의 모습입니다. 청소년의 28%가 가장 원하는 직장으로 국가기관을 꼽을 만큼 공무원에 대한 인기가 치솟고 있습니다. 하지만, 길게는 십 년 이상 합격은 못하고 공부만 하는 이른바 '고시 낭인'도 넘쳐나고 있습니다. 먼저 박대기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몸을 돌리기도 어려울 정도로 좁은 방에서 2년째 하루 10시간 이상씩 공부하고 있습니다. 공무원이 되기 위해섭니다. <녹취> 9급 공무원 시험 수험생 : "안정적인 것, 그리고 노후 보장되는 것. 그게 제일 크죠. 아무래도 지금 IMF 때보다 더 어렵다고 하니까…." 생활용품은 최소한만 갖췄지만 책은 책꽂이에 넘치도록 가득합니다. 9급 공무원시험을 위해 봐야 할 수험서들입니다. 이렇게 학습량이 많다 보니 합격까지 적어도 2,3년이 걸립니다. 공무원 수험생은 대략 30만 명, 하지만, 한 해 합격자는 평균 만여 명에 불과해 직업이 시험공부라는 이른바 고시 낭인이 계속 양산되고 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공무원 시험 사상 처음으로 수학과 과학 그리고 사회가 시험과목으로 들어간 내년 시험일정표를 발표했습니다. 고졸자들의 공직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장기간의 시험 준비로 인한 낭비를 줄이겠다는 취지지만, 부작용을 막을 대책이 요구됩니다. <녹취> 문명재(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 "혹시 난이도 격차가 클 경우에는 혹시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단행한 선택과목에 따른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한 촘촘한 설계가 필요합니다." 또 바뀐 시험이 거꾸로 고졸 출신의 고시 낭인을 새롭게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앵커 멘트> 그런데 당장 내년부터 9급 공무원 시험이 대폭 바뀝니다. 필수였던 행정학과 행정법 과목을 선택으로 바꾸면서 고등학교 교과 과정인 수학과 과학, 사회가 선택 과목으로 추가됐습니다. 결국, 나이가 많은 수험생일수록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수험생들은 졸속 행정이라며 반발합니다. 이어서 김학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오늘 발표된 내년도 9급 공무원 시험 일정표, 공무원 시험 사상 처음으로 수학과 과학 그리고 사회가 시험과목으로 들어갔습니다. 오래전 고등학교를 졸업한 나이 많은 수험생은 선택하기 어려운 과목입니다. 과학이나 수학 등 고등학교에서 배운 과목을 9급 공무원 시험에 도입해 고졸자들의 공직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게 행정안전부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행정법이나 행정학 등을 공부한 수험생들은 당황합니다. <녹취> 강동욱(9급 시험 2년 준비) : "유예기간을 둬서 3년 있다, 4년 있다 적용을 하겠다 이런 식으로 나오면 모르겠는데, 내년부터 바로 그렇게 바꿔버리면은(난감하죠)" <녹취> 9급 공무원 수험생 : "(공무원 업무에) 실효성이 있을까라는, 직접 써먹는 그런 부분이 아니라서. 그런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구요." 한 학원의 조사 결과 수험생 72%가 이번 시험 과목 변경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녹취> 문명재(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 "혹시 난이도 격차가 클 경우에는 혹시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단행한 선택과목에 따른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한 촘촘한 설계가 필요합니다." 바뀐 시험이 과연 고시 낭인을 줄일 수 있을지, 거꾸로 고졸 출신 고시 낭인을 새롭게 양산할 거라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KBS 뉴스 김학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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