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공업용 실리콘’ 사용 병원 100여 곳”

입력 2012.11.1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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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공업용 실리콘으로 성형수술할 때 쓰는 보형물을 만들어 온 혐의로 일당이 적발됐습니다.

이런 불법 보형물을 만들어 온 지가 벌써 10년이 넘었다고 합니다.

사람 몸에 넣어선 안 될 보형물 때문에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이 돌이킬 수 없는 고통을 겪었을지 짐작조차 하기 어려운데요.

김기흥 기자, 병원에서 이게 문제 있는 제품이란 걸 몰랐을 리가 없다면서요.

저는 알면서도 쓴 의사들이 더 나쁜 것 같아요.

<기자멘트>

그런데 놀라운 것 이런 의사들이 한두 명이 아니라는 겁니다.

경찰 수사선상에 오른 병원이 지금까지 백여 곳에 이르는데요.

경찰은 이 병원들이 불법 보형물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물건을 납품받아 사용해 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품에는 식약청에서 부여하는 고유번호가 있는 만큼 번호만 확인해도 정품인지 아닌지를 금방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문제는 공업용 실리콘으로 만든 이런 보형물이 얼마나 유통되고 있는지 수량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는 겁니다.

내 몸안에 있을지도 모를 공업용 실리콘 보형물의 위험성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시흥의 한 공장.

언뜻 보기에도 지저분해 보이는 공장 안에 수십 개의 금속 틀이 널려 있습니다.

이 금속 틀에 실리콘을 넣고 기계로 찍어 누르자 완성된 보형물이 찍혀 나오는데요.

바로 성형수술에 쓰는 불법 보형물들!

사무실에선 중국에서 밀수입한 가슴성형용 불량 보형물과 필러, 보톡스 등이 대량 발견됐습니다.

이 불법 성형 보형물들은 전국적으로 유통됐습니다.

<인터뷰> 김철훈(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경위) : "계좌추적을 통해 (납품) 확인된 병원이 100여 곳 됩니다. 서울, 경기, 인천, 대구 부산 등 전국에 산재돼 있습니다."

수술을 받은 환자들에게선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났습니다.

지난 4월 가슴 성형 수술을 받은 박모 씨에게도 마찬가지였는데요.

<녹취> 불량 보형물 부작용 피해자(음성변조) : "통증이 굉장히 심했었거든요. 괴사 증상도 오고 수술한 게 벌어져서 안에 내용물도 보이고 염증도 심해서 진물이 계속 나는 상태에서..."

다른 병원보다 싸다는 말에 혹한 게 아직도 후회로 남는다는 박 씨.

전문의에게 받는 성형수술이었기에 불법 재료가 쓰였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

<녹취> 불량 보형물 부작용 피해자(음성변조) : "(지인이) 괜찮은 의사가 있으니 마음이 있으면 얘기하라고 소개시켜주겠다고 해서 믿고 갔던 거죠. 다른 데에 비해서 많이 싸다 그렇게만 듣고 가서 했거든요. 의심을 너무 안 했던 것 같아요."

박 씨는 수술 직후부터 부작용이 생겨 세 번이나 더 수술을 받아야 했는데요.

재수술을 집도한 의사의 소견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 이학근(000성형외과 원장) : "이게 몸에 들어가면 이물질이란 말이죠. 이물질이 들어가면 면역반응을 일으킵니다. 면역반응을 일으키면 밖에 막이 생기거든요. 막이 (실리콘)백을 압박하잖아요. 그러면 가슴에 통증이 와요. 상태가 굉장히 안 좋아져서 왔죠."

박 씨가 처음 성형수술을 한 병원을 찾아가 봤습니다.

경찰에 적발된 이후 진료를 중단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허가도 받지 않은 불법 보형물이 어떻게 병원에 버젓이 유통될 수 있었던 걸까요?

경찰에 구속된 43살 신모 씨는 지난 2002년부터 공업용 실리콘으로 성형수술용 보형물을 불법 제조해 왔는데요.

직접 보형물 틀을 제작했고 생산을 공장에 위탁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위탁업체의 업주는 생산한 실리콘 제품이 뭔지 몰랐다고 해명합니다.

<녹취> 위탁업체 대표(음성변조) : "실리콘은요, (누구나) 다 만드는 거예요. 저희들은 제품으로써 재료 이용해 만든 건데 보면 뭔지 다 알아요? 나는 몰라요."

이곳에서 만들어진 보형물들은 중국에서 밀수입된 가슴성형용 보형물 등과 함께 병원으로 유통됐는데요.

신 씨 일당은 정품의 반에서 최대 20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며 버젓이 영업활동까지 했습니다.

<인터뷰> 김철훈(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경위) : "메디컬센터 같은 데에서 근무하고 있는 척 명함을 새겨서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병원을 찾아서 직접 '싼 가격의 제품이 있으니까 구입을 해 달라' 하는 식의 영업을 해왔습니다."

가격이 낮아 성형외과에서 먼저 찾을 정도로 수요가 많았다고 합니다.

<녹취> 피의자(음성변조) : "싸니까 불법인 거 알면서 쓴다고요. 싸게 주고 모양만 마음에 들면 오케이 됩니다."

국과수 분석 결과 이 보형물들에선 페인트나 창문 코팅제 원료로 사용되는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독성이 강해 인체에 들어가면 욕창과 염증, 심한 경우에는 피부 괴사까지 유발할 수 있지만, 병원들은 허가받지 않은 제품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보형물을 납품받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현재 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인 병원은 전국적으로 100여 곳에 달하는데요.

그동안 이런 불법 제품을 통상적으로 사용해 온 병원들이 적지 않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A 성형외과 전문의(음성변조) : "예전에는 불법 (운영되는) 성형외과들이 (하는) 불법주사, 공업용 실리콘 주사 이런 것이 많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일반 성형외과) 병원에서도 (불법시술 피해가) 많은 것 같아요."

<인터뷰> 강태조(성형외과 전문의) : "가격이죠. 시중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실리콘을 공급한다고 하면 좀 솔깃하다고 해야 되나요."

그런 만큼 성형수술시 환자 스스로 병원과 의사 선택에 신중해야 합니다.

성형재료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인터뷰> 강태조(성형외과 전문의) : "너무 싸다고 하면 일단 의심을 하셔야죠. (정품)보형물들은 그에 따른 시리얼 넘버가 적힌 카드를 발급하게 돼 있습니다. (수술 전) 제품을 보자고 할 수도 있고요. 수술하고 나서도 발급된 카드가 그 설명한 제품하고 똑같은지 그런 걸 확인하신다면..."

경찰은 불량제품을 납품 받아온 병원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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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11-14 09: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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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공업용 실리콘으로 성형수술할 때 쓰는 보형물을 만들어 온 혐의로 일당이 적발됐습니다. 이런 불법 보형물을 만들어 온 지가 벌써 10년이 넘었다고 합니다. 사람 몸에 넣어선 안 될 보형물 때문에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이 돌이킬 수 없는 고통을 겪었을지 짐작조차 하기 어려운데요. 김기흥 기자, 병원에서 이게 문제 있는 제품이란 걸 몰랐을 리가 없다면서요. 저는 알면서도 쓴 의사들이 더 나쁜 것 같아요. <기자멘트> 그런데 놀라운 것 이런 의사들이 한두 명이 아니라는 겁니다. 경찰 수사선상에 오른 병원이 지금까지 백여 곳에 이르는데요. 경찰은 이 병원들이 불법 보형물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물건을 납품받아 사용해 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품에는 식약청에서 부여하는 고유번호가 있는 만큼 번호만 확인해도 정품인지 아닌지를 금방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문제는 공업용 실리콘으로 만든 이런 보형물이 얼마나 유통되고 있는지 수량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는 겁니다. 내 몸안에 있을지도 모를 공업용 실리콘 보형물의 위험성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시흥의 한 공장. 언뜻 보기에도 지저분해 보이는 공장 안에 수십 개의 금속 틀이 널려 있습니다. 이 금속 틀에 실리콘을 넣고 기계로 찍어 누르자 완성된 보형물이 찍혀 나오는데요. 바로 성형수술에 쓰는 불법 보형물들! 사무실에선 중국에서 밀수입한 가슴성형용 불량 보형물과 필러, 보톡스 등이 대량 발견됐습니다. 이 불법 성형 보형물들은 전국적으로 유통됐습니다. <인터뷰> 김철훈(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경위) : "계좌추적을 통해 (납품) 확인된 병원이 100여 곳 됩니다. 서울, 경기, 인천, 대구 부산 등 전국에 산재돼 있습니다." 수술을 받은 환자들에게선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났습니다. 지난 4월 가슴 성형 수술을 받은 박모 씨에게도 마찬가지였는데요. <녹취> 불량 보형물 부작용 피해자(음성변조) : "통증이 굉장히 심했었거든요. 괴사 증상도 오고 수술한 게 벌어져서 안에 내용물도 보이고 염증도 심해서 진물이 계속 나는 상태에서..." 다른 병원보다 싸다는 말에 혹한 게 아직도 후회로 남는다는 박 씨. 전문의에게 받는 성형수술이었기에 불법 재료가 쓰였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 <녹취> 불량 보형물 부작용 피해자(음성변조) : "(지인이) 괜찮은 의사가 있으니 마음이 있으면 얘기하라고 소개시켜주겠다고 해서 믿고 갔던 거죠. 다른 데에 비해서 많이 싸다 그렇게만 듣고 가서 했거든요. 의심을 너무 안 했던 것 같아요." 박 씨는 수술 직후부터 부작용이 생겨 세 번이나 더 수술을 받아야 했는데요. 재수술을 집도한 의사의 소견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 이학근(000성형외과 원장) : "이게 몸에 들어가면 이물질이란 말이죠. 이물질이 들어가면 면역반응을 일으킵니다. 면역반응을 일으키면 밖에 막이 생기거든요. 막이 (실리콘)백을 압박하잖아요. 그러면 가슴에 통증이 와요. 상태가 굉장히 안 좋아져서 왔죠." 박 씨가 처음 성형수술을 한 병원을 찾아가 봤습니다. 경찰에 적발된 이후 진료를 중단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허가도 받지 않은 불법 보형물이 어떻게 병원에 버젓이 유통될 수 있었던 걸까요? 경찰에 구속된 43살 신모 씨는 지난 2002년부터 공업용 실리콘으로 성형수술용 보형물을 불법 제조해 왔는데요. 직접 보형물 틀을 제작했고 생산을 공장에 위탁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위탁업체의 업주는 생산한 실리콘 제품이 뭔지 몰랐다고 해명합니다. <녹취> 위탁업체 대표(음성변조) : "실리콘은요, (누구나) 다 만드는 거예요. 저희들은 제품으로써 재료 이용해 만든 건데 보면 뭔지 다 알아요? 나는 몰라요." 이곳에서 만들어진 보형물들은 중국에서 밀수입된 가슴성형용 보형물 등과 함께 병원으로 유통됐는데요. 신 씨 일당은 정품의 반에서 최대 20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며 버젓이 영업활동까지 했습니다. <인터뷰> 김철훈(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경위) : "메디컬센터 같은 데에서 근무하고 있는 척 명함을 새겨서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병원을 찾아서 직접 '싼 가격의 제품이 있으니까 구입을 해 달라' 하는 식의 영업을 해왔습니다." 가격이 낮아 성형외과에서 먼저 찾을 정도로 수요가 많았다고 합니다. <녹취> 피의자(음성변조) : "싸니까 불법인 거 알면서 쓴다고요. 싸게 주고 모양만 마음에 들면 오케이 됩니다." 국과수 분석 결과 이 보형물들에선 페인트나 창문 코팅제 원료로 사용되는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독성이 강해 인체에 들어가면 욕창과 염증, 심한 경우에는 피부 괴사까지 유발할 수 있지만, 병원들은 허가받지 않은 제품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보형물을 납품받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현재 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인 병원은 전국적으로 100여 곳에 달하는데요. 그동안 이런 불법 제품을 통상적으로 사용해 온 병원들이 적지 않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A 성형외과 전문의(음성변조) : "예전에는 불법 (운영되는) 성형외과들이 (하는) 불법주사, 공업용 실리콘 주사 이런 것이 많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일반 성형외과) 병원에서도 (불법시술 피해가) 많은 것 같아요." <인터뷰> 강태조(성형외과 전문의) : "가격이죠. 시중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실리콘을 공급한다고 하면 좀 솔깃하다고 해야 되나요." 그런 만큼 성형수술시 환자 스스로 병원과 의사 선택에 신중해야 합니다. 성형재료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인터뷰> 강태조(성형외과 전문의) : "너무 싸다고 하면 일단 의심을 하셔야죠. (정품)보형물들은 그에 따른 시리얼 넘버가 적힌 카드를 발급하게 돼 있습니다. (수술 전) 제품을 보자고 할 수도 있고요. 수술하고 나서도 발급된 카드가 그 설명한 제품하고 똑같은지 그런 걸 확인하신다면..." 경찰은 불량제품을 납품 받아온 병원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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