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허능회(서울 북아현동) : "우리나라가 얼마나 경쟁이 다른 나라 못지않게 심합니까. 얼마나 자기를 억누르면서 참으면서 견디면서 살아가야 됩니까."
<인터뷰> 허능회(서울 북아현동) : "다른 나라들도 경쟁이 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 경쟁을 넘어서 완전히 전쟁이 아니냐. 견디다 못한 사람들은 스스로 세상을 떠나고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고."
<인터뷰> 서명숙((사)제주올레 이사장) : "내가 잘 살고 있는 것일까? 제대로 사는 것일까.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이 이런 거였나? 다른 사람의 혹시 기대대로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춰서 살았던 것은 아닐까?"
<인터뷰> 서명숙((사)제주올레 이사장) : "우리 사회가 그만큼 피로사회였기 때문에 이것은 정말 힐링을 받을 수 있는 자연 속에서 걷는다는 게 열광적인 반응을 받은 거죠. 사회가 원하는 지점이 있었는데 그것이 길이라는 것으로 하나 나타 난거죠."
<기자 멘트>
2007년 9년 제주도에 걷기 좋은 길이 하나 생겼습니다.
올레 1코스였습니다.
그로부터 5년2개월만인 어제 제주올레의 마지막코스인 21코스가 문을 열었습니다.
이로써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벗삼아 걸어서 제주도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틈날 때마다 제주도를 찾아 올레길을 걷는 올레폐인이 생겨났고.
제주올레를 걷다 아예 제주도에 정착하는 올레 이주민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올레의 성공에는 역설적으로 한국사회의 문제점이 투영돼 있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지나친 경쟁과 획일화, 그리고 압박감에서 벗어나 자기걸음의 속도대로 걸으며 자연 속에서 위로받고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제주올레는 한국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혹자는 이제 한국사회가 성찰의 시대에 접어들었다고도 이야기 합니다.
한국인들에게 제주올레는 어떤 의미일까요?
제주올레의 완성을 계기로 한국사회에서 제주올레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
또 앞으로 한국사회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인터뷰> 백경옥(인천광역시 부평구) : "아무 생각 안 하고 걸을 때가 많아요. 생각을 안 하게 되더라고요. 편안하게. 내가 무슨 생각을 해야겠다 그런 게 아니라 가만있다 보면 자연 하고 하나가 되면서 걷게 되는 거거든요. 흘러가는 대로 그냥 같이 걷게 되죠."
<인터뷰> 백경옥(인천광역시 부평구) : "제일 좋았던 순간이요? 저는 오늘 걸었던 코스. 숲에 가가지고 그 숲에서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 들렸을 때 정말 좋았어요. 마음이 정말 편안해지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백경옥씨는 지난해 말 20년 동안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인터뷰> 백경옥(인천광역시 부평구) : "너무 오래 일을 했으니까 저한테도 쉼이 필요하잖아요. 2년 정도 좀 쉬고싶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인터뷰> 백경옥(인천광역시 부평구) : "마음으로 여유를 찾기가 힘들었던 것 같아요. 틀이라는 거 있잖아요. 틀 속에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인터뷰> 백경옥(인천광역시 부평구) : "여기는 제가 걷고 싶을 때 걷고 생각하기 싫으면 안 하고 자유롭잖아요. 생각이란 걸 놓아버릴 수 있고 그러니까."
<인터뷰> 백경옥(인천광역시 부평구) : "지금 제가 1년 가까이 하면서 길을 걷고 하다보니까 생각의 폭도 넓어진 것 같고요. 저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도 된 것 같아요."
<인터뷰> 김환욱(서울 문정동) : "내가 취직하기 전부터 하고 싶었었던 게 있었을 텐데 내가 그것을 하고 살았을까 그런 것도 생각을 해보고."
<인터뷰> 김환욱(서울 문정동) : "여기서는 시간이 서울처럼 막 시계를 자주 보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고요.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으니까 마음도 더 편해지고 더 좋은 것 같아요."
김환욱씨는 지금 닷새째 제주올레를 걷고 있습니다.
환욱씨 역시 얼마 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둬야했습니다.
건강이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환욱(서울 문정동) : "뭐 밤도 많이 새고 야근도 맨날 있어서 몸이 좀 많이 망가져서 병 근원이 스트레스라서 스트레스를 풀면 없어질 것 같아서 지금 내려왔어요."
<인터뷰> 김환욱(서울 문정동) : "정신적으로도 힘들죠. 그냥 맨날 가족하고 보내지 못하면서 회사에 시간을 많이 보내니까."
<인터뷰> 김환욱(서울 문정동) : "그리고 밑에 직원들하고도 지내고 하려면 풀어줘야 되잖아요. 풀어주는 것은 술로 많이 풀었어요. 가족들하고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가족들한테 너무 미안하고."
<인터뷰> 김환욱(서울 문정동) : "그런데 그렇게 살고 싶어서 사는 것은 아니잖아요. 좀 더 여유를 갖고 좋은 환경에서 가족들하고도 시간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내가 하고 싶은 것도 하고 그렇게 살고 싶지 않겠어요? 다."
<인터뷰> 박은경(올레이주민) : "처음에 내려와서 정착하기 전에 제주도 올레길을 정말 미친 듯이 걸었던 몇 달이 있었거든요. 자연스럽다는 말이 있잖아요. 결국엔 사람도 자연의 일부인데 육지에 있으면 사람이 만들어놓은 시계? 사람이 만들어 놓은 싸이클에 맞추어 사는데 여기에 오면 자연이 만들어 준 싸이클에 자연스럽게 흡수가 되는 것이죠."
박은경씨는 제주올레가 만든 이주민입니다.
제주올레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던 그녀는 4년 전.
여행사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와 함께 제주에 정착했습니다.
그리고 꿈을 이뤘습니다.
<인터뷰> 박은경(올레이주민) : "산이 아름다운 곳 물이 아름다운 곳에서 게스트 하우스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어느 날 보니까 꿈을 이루었더라고요. 아 그런데 제일 좋은 건 자연스러워 지는 것? 자연스러워 지는 게 웃길 때 웃고 슬플 때 슬프고 그냥 그 것. 감정에 솔직해 지는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자연을 좀 닮아가나?"
<인터뷰> 박은경(올레이주민) : "올레를 걸으러 오는 친구들이 대부분 사연이 있어요. 생각을 정리해서 가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많이 오는데 생각이라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허상이잖아요. 허상. 허상을 막 부여잡고 고민을 하다가 정말 이렇게 커다란 자연 속에서 바람맞고 바다보고 풀보고 꽃보고 이렇게 걸으면 좀 많이 내려놓고 가는 것. 그 허상이 좀 가벼워지는 듯한 그런 기분. 그것인 것 같아요."
<인터뷰> 박은경(올레이주민) : "사회가치가 좀 자본주의 사회이다 보니까 그렇게 흐르는데 그런 것보다는 자기안의 소리를 듣고 자연의 소리를 듣고 서로 오해하지 않고 내가 말하는 것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냥 바람소리 듣는 것처럼 새소리 듣는 것처럼 그렇게 좀 편안해졌으면 좋겠다는 것? 저는 개인적으로는 지금이 제일 좋아요."
<인터뷰> 안은주((사)제주올레 사무국장) : "한국사회는 참 살기가 팍팍한 사회에요. 제주올레가 걸으러 사람들이 많이 오는 이유 중에 하나는 한국사회가 유난히 피로가 많은 사회이기 때문에 걸으러 이렇게 사람들이 오는구나. 이런 생각 할 때가 많거든요. 그만큼 지치고 힘들어서 오는 분들이 많아요. 정말로"
<인터뷰> 안은주((사)제주올레 사무국장) : "그런 욕구가 거의 목에 차 있었던 것 같아요."
<인터뷰> 안은주((사)제주올레 사무국장) : "전 세계적으로 어디를 봐도 한국 사회처럼 일단은 스트레스가 집약되어 있는 사회가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인터뷰> 서명숙((사)제주올레 이사장) : "우리나라가 너무 그동안 앞만 보고 빨리빨리 너무 과도하게 성취 성적 승진 뭐 더 넓은 아파트. 너무 가파르게 살아왔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뒤돌아보지도 못하고 옆도 못보고 거의 앞만 보고 좀 더 높이 더 빨리 그러다 보니까 굉장히 열패감도 많이 느끼고 그런 속에서 스트레스도 엄청 받고 다른 사람 다른 가정 남편 또 자식이 잘된 것을 보면 되게 자신이 패자 같고 이런 속에서 살다가 아 다른 것을 본거죠."
<인터뷰> 서명숙((사)제주올레 이사장) : "각 세대가 저마다 다른 고민과 자기 문제들을 가지고 오지만 그 공통의 키워드는 자기 삶에 대한 성찰인 것 같아요."
<인터뷰> 서명숙((사)제주올레 이사장) : "내가 이렇게 이제까지 달려온 이 삶이 이렇게 한번쯤 돌아 보는거죠. 이렇게 이방식대로 이 노선으로 달려야 할 것인지."
허능회씨는 틈날 때마다 제주에 내려와 올레길을 걷습니다.
제주에 올레길이 생긴 직후부터 걸었으니까 벌써 5년째입니다.
<인터뷰> 허능회(서울 북아현동) : "가가지고 다시 지지고 볶고 사는 삶을 살고 있지만 올레가 있으니까 아 거기 가서 또 이런 위로도 얻을 수 있고 또 살아가면서 쌓였던 여러 가지 울분 같은 것들 그런 것들을 해소할 수 있는 그런 길이 있다는 걸 생각하니까 충분히 견딜만하고.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제주올레는 그에게 자신을 되돌아보는 쉼터이자 탈출구입니다.
제주가 가진 아름다운 자연.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 속에서 그는 그동안 한국사회가 주지 못한 안식을 얻었습니다.
<인터뷰> 허능회(서울 북아현동) : "우리나라 사람들 진짜 제가 보더라도 열심히 살고 있어요. 그런데 도대체 무슨 의미를 갖고 사는지 왜 사는지. 우리나라는 각 개인이 자기의 가치 있는 보람 있는 삶을 살도록 하기가 너무 너무 힘들게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닌가?"
지난 한 해 제주올레를 다녀간 사람은 110만 명에 이릅니다.
<인터뷰> 백경옥(인천광역시 부평구) : "저는 후회 되는 건 없습니다. 그때 그 때 최선을 다해서 살았다고 생각해서 후회되는 건 없는데 조금 하는 게 너무 힘들게 치열하게. 살지 않았나 하는 생각."
제주올레는 지친 한국인들에게 자신을 되돌아보는 쉼터이자 탈출구입니다.
때로는 혼자서, 또 때로는 함께 걸으며 스스로를 치유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행복은 어떤 것을 통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냐하면 좋은 것을 가지고 난 다음에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죠. 대부분 우리는 안 좋은 것을 피하면서 무언가 안도하면서 살아갑니다. 그리고 경쟁이라던가 압박이라는 것은 특히나 그것을 더 가중을 시키죠."
<인터뷰>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무언가 탈출구가 없거나 아니면 쉬고 갈 공간이 부족하다면 탈진이라는 것이 오게 되어 있습니다. 탈진이라고 하는 것은 뭐냐 하면 이제 포기하는 것이죠."
<인터뷰>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그래서 우리로 하여금 이런 치유라던가 아니면 평화와 아니면 뭔가 탈출에 대한 어떤 시간이나 공간이 제공되지 않거나 아니면 우리가 가질 수 없게 되면 우리는 굉장히 중요한 뭔가를 포기하는 국면에 봉착하게 되는 거죠."
<인터뷰>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그러니까 나는 무엇을 하고 싶어 이런 얘기를 하는 분들보다 난 그냥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라고 하시는 분들이 더 많죠. 하루 중에 뭘 하고 싶어 라고 생각하는 시간보다 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좀 쉬고 싶어 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것을 피로라고 정의를 한다면 우리 사회가 굉장히 심각한 수준의 피로 사회인 것이죠."
제주올레는 한국사회가 풀지 못한 숙제가 담겨 있습니다.
<인터뷰> 허능회(서울 북아현동) : "다른 나라들도 경쟁이 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 경쟁을 넘어서 완전히 전쟁이 아니냐. 견디다 못한 사람들은 스스로 세상을 떠나고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고."
<인터뷰> 서명숙((사)제주올레 이사장) : "내가 잘 살고 있는 것일까? 제대로 사는 것일까.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이 이런 거였나? 다른 사람의 혹시 기대대로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춰서 살았던 것은 아닐까?"
<인터뷰> 서명숙((사)제주올레 이사장) : "우리 사회가 그만큼 피로사회였기 때문에 이것은 정말 힐링을 받을 수 있는 자연 속에서 걷는다는 게 열광적인 반응을 받은 거죠. 사회가 원하는 지점이 있었는데 그것이 길이라는 것으로 하나 나타 난거죠."
<기자 멘트>
2007년 9년 제주도에 걷기 좋은 길이 하나 생겼습니다.
올레 1코스였습니다.
그로부터 5년2개월만인 어제 제주올레의 마지막코스인 21코스가 문을 열었습니다.
이로써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벗삼아 걸어서 제주도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틈날 때마다 제주도를 찾아 올레길을 걷는 올레폐인이 생겨났고.
제주올레를 걷다 아예 제주도에 정착하는 올레 이주민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올레의 성공에는 역설적으로 한국사회의 문제점이 투영돼 있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지나친 경쟁과 획일화, 그리고 압박감에서 벗어나 자기걸음의 속도대로 걸으며 자연 속에서 위로받고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제주올레는 한국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혹자는 이제 한국사회가 성찰의 시대에 접어들었다고도 이야기 합니다.
한국인들에게 제주올레는 어떤 의미일까요?
제주올레의 완성을 계기로 한국사회에서 제주올레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
또 앞으로 한국사회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인터뷰> 백경옥(인천광역시 부평구) : "아무 생각 안 하고 걸을 때가 많아요. 생각을 안 하게 되더라고요. 편안하게. 내가 무슨 생각을 해야겠다 그런 게 아니라 가만있다 보면 자연 하고 하나가 되면서 걷게 되는 거거든요. 흘러가는 대로 그냥 같이 걷게 되죠."
<인터뷰> 백경옥(인천광역시 부평구) : "제일 좋았던 순간이요? 저는 오늘 걸었던 코스. 숲에 가가지고 그 숲에서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 들렸을 때 정말 좋았어요. 마음이 정말 편안해지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백경옥씨는 지난해 말 20년 동안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인터뷰> 백경옥(인천광역시 부평구) : "너무 오래 일을 했으니까 저한테도 쉼이 필요하잖아요. 2년 정도 좀 쉬고싶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인터뷰> 백경옥(인천광역시 부평구) : "마음으로 여유를 찾기가 힘들었던 것 같아요. 틀이라는 거 있잖아요. 틀 속에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인터뷰> 백경옥(인천광역시 부평구) : "여기는 제가 걷고 싶을 때 걷고 생각하기 싫으면 안 하고 자유롭잖아요. 생각이란 걸 놓아버릴 수 있고 그러니까."
<인터뷰> 백경옥(인천광역시 부평구) : "지금 제가 1년 가까이 하면서 길을 걷고 하다보니까 생각의 폭도 넓어진 것 같고요. 저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도 된 것 같아요."
<인터뷰> 김환욱(서울 문정동) : "내가 취직하기 전부터 하고 싶었었던 게 있었을 텐데 내가 그것을 하고 살았을까 그런 것도 생각을 해보고."
<인터뷰> 김환욱(서울 문정동) : "여기서는 시간이 서울처럼 막 시계를 자주 보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고요.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으니까 마음도 더 편해지고 더 좋은 것 같아요."
김환욱씨는 지금 닷새째 제주올레를 걷고 있습니다.
환욱씨 역시 얼마 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둬야했습니다.
건강이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환욱(서울 문정동) : "뭐 밤도 많이 새고 야근도 맨날 있어서 몸이 좀 많이 망가져서 병 근원이 스트레스라서 스트레스를 풀면 없어질 것 같아서 지금 내려왔어요."
<인터뷰> 김환욱(서울 문정동) : "정신적으로도 힘들죠. 그냥 맨날 가족하고 보내지 못하면서 회사에 시간을 많이 보내니까."
<인터뷰> 김환욱(서울 문정동) : "그리고 밑에 직원들하고도 지내고 하려면 풀어줘야 되잖아요. 풀어주는 것은 술로 많이 풀었어요. 가족들하고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가족들한테 너무 미안하고."
<인터뷰> 김환욱(서울 문정동) : "그런데 그렇게 살고 싶어서 사는 것은 아니잖아요. 좀 더 여유를 갖고 좋은 환경에서 가족들하고도 시간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내가 하고 싶은 것도 하고 그렇게 살고 싶지 않겠어요? 다."
<인터뷰> 박은경(올레이주민) : "처음에 내려와서 정착하기 전에 제주도 올레길을 정말 미친 듯이 걸었던 몇 달이 있었거든요. 자연스럽다는 말이 있잖아요. 결국엔 사람도 자연의 일부인데 육지에 있으면 사람이 만들어놓은 시계? 사람이 만들어 놓은 싸이클에 맞추어 사는데 여기에 오면 자연이 만들어 준 싸이클에 자연스럽게 흡수가 되는 것이죠."
박은경씨는 제주올레가 만든 이주민입니다.
제주올레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던 그녀는 4년 전.
여행사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와 함께 제주에 정착했습니다.
그리고 꿈을 이뤘습니다.
<인터뷰> 박은경(올레이주민) : "산이 아름다운 곳 물이 아름다운 곳에서 게스트 하우스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어느 날 보니까 꿈을 이루었더라고요. 아 그런데 제일 좋은 건 자연스러워 지는 것? 자연스러워 지는 게 웃길 때 웃고 슬플 때 슬프고 그냥 그 것. 감정에 솔직해 지는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자연을 좀 닮아가나?"
<인터뷰> 박은경(올레이주민) : "올레를 걸으러 오는 친구들이 대부분 사연이 있어요. 생각을 정리해서 가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많이 오는데 생각이라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허상이잖아요. 허상. 허상을 막 부여잡고 고민을 하다가 정말 이렇게 커다란 자연 속에서 바람맞고 바다보고 풀보고 꽃보고 이렇게 걸으면 좀 많이 내려놓고 가는 것. 그 허상이 좀 가벼워지는 듯한 그런 기분. 그것인 것 같아요."
<인터뷰> 박은경(올레이주민) : "사회가치가 좀 자본주의 사회이다 보니까 그렇게 흐르는데 그런 것보다는 자기안의 소리를 듣고 자연의 소리를 듣고 서로 오해하지 않고 내가 말하는 것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냥 바람소리 듣는 것처럼 새소리 듣는 것처럼 그렇게 좀 편안해졌으면 좋겠다는 것? 저는 개인적으로는 지금이 제일 좋아요."
<인터뷰> 안은주((사)제주올레 사무국장) : "한국사회는 참 살기가 팍팍한 사회에요. 제주올레가 걸으러 사람들이 많이 오는 이유 중에 하나는 한국사회가 유난히 피로가 많은 사회이기 때문에 걸으러 이렇게 사람들이 오는구나. 이런 생각 할 때가 많거든요. 그만큼 지치고 힘들어서 오는 분들이 많아요. 정말로"
<인터뷰> 안은주((사)제주올레 사무국장) : "그런 욕구가 거의 목에 차 있었던 것 같아요."
<인터뷰> 안은주((사)제주올레 사무국장) : "전 세계적으로 어디를 봐도 한국 사회처럼 일단은 스트레스가 집약되어 있는 사회가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인터뷰> 서명숙((사)제주올레 이사장) : "우리나라가 너무 그동안 앞만 보고 빨리빨리 너무 과도하게 성취 성적 승진 뭐 더 넓은 아파트. 너무 가파르게 살아왔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뒤돌아보지도 못하고 옆도 못보고 거의 앞만 보고 좀 더 높이 더 빨리 그러다 보니까 굉장히 열패감도 많이 느끼고 그런 속에서 스트레스도 엄청 받고 다른 사람 다른 가정 남편 또 자식이 잘된 것을 보면 되게 자신이 패자 같고 이런 속에서 살다가 아 다른 것을 본거죠."
<인터뷰> 서명숙((사)제주올레 이사장) : "각 세대가 저마다 다른 고민과 자기 문제들을 가지고 오지만 그 공통의 키워드는 자기 삶에 대한 성찰인 것 같아요."
<인터뷰> 서명숙((사)제주올레 이사장) : "내가 이렇게 이제까지 달려온 이 삶이 이렇게 한번쯤 돌아 보는거죠. 이렇게 이방식대로 이 노선으로 달려야 할 것인지."
허능회씨는 틈날 때마다 제주에 내려와 올레길을 걷습니다.
제주에 올레길이 생긴 직후부터 걸었으니까 벌써 5년째입니다.
<인터뷰> 허능회(서울 북아현동) : "가가지고 다시 지지고 볶고 사는 삶을 살고 있지만 올레가 있으니까 아 거기 가서 또 이런 위로도 얻을 수 있고 또 살아가면서 쌓였던 여러 가지 울분 같은 것들 그런 것들을 해소할 수 있는 그런 길이 있다는 걸 생각하니까 충분히 견딜만하고.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제주올레는 그에게 자신을 되돌아보는 쉼터이자 탈출구입니다.
제주가 가진 아름다운 자연.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 속에서 그는 그동안 한국사회가 주지 못한 안식을 얻었습니다.
<인터뷰> 허능회(서울 북아현동) : "우리나라 사람들 진짜 제가 보더라도 열심히 살고 있어요. 그런데 도대체 무슨 의미를 갖고 사는지 왜 사는지. 우리나라는 각 개인이 자기의 가치 있는 보람 있는 삶을 살도록 하기가 너무 너무 힘들게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닌가?"
지난 한 해 제주올레를 다녀간 사람은 110만 명에 이릅니다.
<인터뷰> 백경옥(인천광역시 부평구) : "저는 후회 되는 건 없습니다. 그때 그 때 최선을 다해서 살았다고 생각해서 후회되는 건 없는데 조금 하는 게 너무 힘들게 치열하게. 살지 않았나 하는 생각."
제주올레는 지친 한국인들에게 자신을 되돌아보는 쉼터이자 탈출구입니다.
때로는 혼자서, 또 때로는 함께 걸으며 스스로를 치유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행복은 어떤 것을 통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냐하면 좋은 것을 가지고 난 다음에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죠. 대부분 우리는 안 좋은 것을 피하면서 무언가 안도하면서 살아갑니다. 그리고 경쟁이라던가 압박이라는 것은 특히나 그것을 더 가중을 시키죠."
<인터뷰>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무언가 탈출구가 없거나 아니면 쉬고 갈 공간이 부족하다면 탈진이라는 것이 오게 되어 있습니다. 탈진이라고 하는 것은 뭐냐 하면 이제 포기하는 것이죠."
<인터뷰>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그래서 우리로 하여금 이런 치유라던가 아니면 평화와 아니면 뭔가 탈출에 대한 어떤 시간이나 공간이 제공되지 않거나 아니면 우리가 가질 수 없게 되면 우리는 굉장히 중요한 뭔가를 포기하는 국면에 봉착하게 되는 거죠."
<인터뷰>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그러니까 나는 무엇을 하고 싶어 이런 얘기를 하는 분들보다 난 그냥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라고 하시는 분들이 더 많죠. 하루 중에 뭘 하고 싶어 라고 생각하는 시간보다 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좀 쉬고 싶어 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것을 피로라고 정의를 한다면 우리 사회가 굉장히 심각한 수준의 피로 사회인 것이죠."
제주올레는 한국사회가 풀지 못한 숙제가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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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걷는 이유
-
- 입력 2012-11-26 07:48:44
- 수정2012-11-28 10:20:28
<인터뷰> 허능회(서울 북아현동) : "우리나라가 얼마나 경쟁이 다른 나라 못지않게 심합니까. 얼마나 자기를 억누르면서 참으면서 견디면서 살아가야 됩니까."
<인터뷰> 허능회(서울 북아현동) : "다른 나라들도 경쟁이 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 경쟁을 넘어서 완전히 전쟁이 아니냐. 견디다 못한 사람들은 스스로 세상을 떠나고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고."
<인터뷰> 서명숙((사)제주올레 이사장) : "내가 잘 살고 있는 것일까? 제대로 사는 것일까.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이 이런 거였나? 다른 사람의 혹시 기대대로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춰서 살았던 것은 아닐까?"
<인터뷰> 서명숙((사)제주올레 이사장) : "우리 사회가 그만큼 피로사회였기 때문에 이것은 정말 힐링을 받을 수 있는 자연 속에서 걷는다는 게 열광적인 반응을 받은 거죠. 사회가 원하는 지점이 있었는데 그것이 길이라는 것으로 하나 나타 난거죠."
<기자 멘트>
2007년 9년 제주도에 걷기 좋은 길이 하나 생겼습니다.
올레 1코스였습니다.
그로부터 5년2개월만인 어제 제주올레의 마지막코스인 21코스가 문을 열었습니다.
이로써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벗삼아 걸어서 제주도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틈날 때마다 제주도를 찾아 올레길을 걷는 올레폐인이 생겨났고.
제주올레를 걷다 아예 제주도에 정착하는 올레 이주민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올레의 성공에는 역설적으로 한국사회의 문제점이 투영돼 있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지나친 경쟁과 획일화, 그리고 압박감에서 벗어나 자기걸음의 속도대로 걸으며 자연 속에서 위로받고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제주올레는 한국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혹자는 이제 한국사회가 성찰의 시대에 접어들었다고도 이야기 합니다.
한국인들에게 제주올레는 어떤 의미일까요?
제주올레의 완성을 계기로 한국사회에서 제주올레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
또 앞으로 한국사회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인터뷰> 백경옥(인천광역시 부평구) : "아무 생각 안 하고 걸을 때가 많아요. 생각을 안 하게 되더라고요. 편안하게. 내가 무슨 생각을 해야겠다 그런 게 아니라 가만있다 보면 자연 하고 하나가 되면서 걷게 되는 거거든요. 흘러가는 대로 그냥 같이 걷게 되죠."
<인터뷰> 백경옥(인천광역시 부평구) : "제일 좋았던 순간이요? 저는 오늘 걸었던 코스. 숲에 가가지고 그 숲에서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 들렸을 때 정말 좋았어요. 마음이 정말 편안해지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백경옥씨는 지난해 말 20년 동안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인터뷰> 백경옥(인천광역시 부평구) : "너무 오래 일을 했으니까 저한테도 쉼이 필요하잖아요. 2년 정도 좀 쉬고싶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인터뷰> 백경옥(인천광역시 부평구) : "마음으로 여유를 찾기가 힘들었던 것 같아요. 틀이라는 거 있잖아요. 틀 속에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인터뷰> 백경옥(인천광역시 부평구) : "여기는 제가 걷고 싶을 때 걷고 생각하기 싫으면 안 하고 자유롭잖아요. 생각이란 걸 놓아버릴 수 있고 그러니까."
<인터뷰> 백경옥(인천광역시 부평구) : "지금 제가 1년 가까이 하면서 길을 걷고 하다보니까 생각의 폭도 넓어진 것 같고요. 저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도 된 것 같아요."
<인터뷰> 김환욱(서울 문정동) : "내가 취직하기 전부터 하고 싶었었던 게 있었을 텐데 내가 그것을 하고 살았을까 그런 것도 생각을 해보고."
<인터뷰> 김환욱(서울 문정동) : "여기서는 시간이 서울처럼 막 시계를 자주 보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고요.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으니까 마음도 더 편해지고 더 좋은 것 같아요."
김환욱씨는 지금 닷새째 제주올레를 걷고 있습니다.
환욱씨 역시 얼마 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둬야했습니다.
건강이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환욱(서울 문정동) : "뭐 밤도 많이 새고 야근도 맨날 있어서 몸이 좀 많이 망가져서 병 근원이 스트레스라서 스트레스를 풀면 없어질 것 같아서 지금 내려왔어요."
<인터뷰> 김환욱(서울 문정동) : "정신적으로도 힘들죠. 그냥 맨날 가족하고 보내지 못하면서 회사에 시간을 많이 보내니까."
<인터뷰> 김환욱(서울 문정동) : "그리고 밑에 직원들하고도 지내고 하려면 풀어줘야 되잖아요. 풀어주는 것은 술로 많이 풀었어요. 가족들하고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가족들한테 너무 미안하고."
<인터뷰> 김환욱(서울 문정동) : "그런데 그렇게 살고 싶어서 사는 것은 아니잖아요. 좀 더 여유를 갖고 좋은 환경에서 가족들하고도 시간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내가 하고 싶은 것도 하고 그렇게 살고 싶지 않겠어요? 다."
<인터뷰> 박은경(올레이주민) : "처음에 내려와서 정착하기 전에 제주도 올레길을 정말 미친 듯이 걸었던 몇 달이 있었거든요. 자연스럽다는 말이 있잖아요. 결국엔 사람도 자연의 일부인데 육지에 있으면 사람이 만들어놓은 시계? 사람이 만들어 놓은 싸이클에 맞추어 사는데 여기에 오면 자연이 만들어 준 싸이클에 자연스럽게 흡수가 되는 것이죠."
박은경씨는 제주올레가 만든 이주민입니다.
제주올레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던 그녀는 4년 전.
여행사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와 함께 제주에 정착했습니다.
그리고 꿈을 이뤘습니다.
<인터뷰> 박은경(올레이주민) : "산이 아름다운 곳 물이 아름다운 곳에서 게스트 하우스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어느 날 보니까 꿈을 이루었더라고요. 아 그런데 제일 좋은 건 자연스러워 지는 것? 자연스러워 지는 게 웃길 때 웃고 슬플 때 슬프고 그냥 그 것. 감정에 솔직해 지는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자연을 좀 닮아가나?"
<인터뷰> 박은경(올레이주민) : "올레를 걸으러 오는 친구들이 대부분 사연이 있어요. 생각을 정리해서 가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많이 오는데 생각이라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허상이잖아요. 허상. 허상을 막 부여잡고 고민을 하다가 정말 이렇게 커다란 자연 속에서 바람맞고 바다보고 풀보고 꽃보고 이렇게 걸으면 좀 많이 내려놓고 가는 것. 그 허상이 좀 가벼워지는 듯한 그런 기분. 그것인 것 같아요."
<인터뷰> 박은경(올레이주민) : "사회가치가 좀 자본주의 사회이다 보니까 그렇게 흐르는데 그런 것보다는 자기안의 소리를 듣고 자연의 소리를 듣고 서로 오해하지 않고 내가 말하는 것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냥 바람소리 듣는 것처럼 새소리 듣는 것처럼 그렇게 좀 편안해졌으면 좋겠다는 것? 저는 개인적으로는 지금이 제일 좋아요."
<인터뷰> 안은주((사)제주올레 사무국장) : "한국사회는 참 살기가 팍팍한 사회에요. 제주올레가 걸으러 사람들이 많이 오는 이유 중에 하나는 한국사회가 유난히 피로가 많은 사회이기 때문에 걸으러 이렇게 사람들이 오는구나. 이런 생각 할 때가 많거든요. 그만큼 지치고 힘들어서 오는 분들이 많아요. 정말로"
<인터뷰> 안은주((사)제주올레 사무국장) : "그런 욕구가 거의 목에 차 있었던 것 같아요."
<인터뷰> 안은주((사)제주올레 사무국장) : "전 세계적으로 어디를 봐도 한국 사회처럼 일단은 스트레스가 집약되어 있는 사회가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인터뷰> 서명숙((사)제주올레 이사장) : "우리나라가 너무 그동안 앞만 보고 빨리빨리 너무 과도하게 성취 성적 승진 뭐 더 넓은 아파트. 너무 가파르게 살아왔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뒤돌아보지도 못하고 옆도 못보고 거의 앞만 보고 좀 더 높이 더 빨리 그러다 보니까 굉장히 열패감도 많이 느끼고 그런 속에서 스트레스도 엄청 받고 다른 사람 다른 가정 남편 또 자식이 잘된 것을 보면 되게 자신이 패자 같고 이런 속에서 살다가 아 다른 것을 본거죠."
<인터뷰> 서명숙((사)제주올레 이사장) : "각 세대가 저마다 다른 고민과 자기 문제들을 가지고 오지만 그 공통의 키워드는 자기 삶에 대한 성찰인 것 같아요."
<인터뷰> 서명숙((사)제주올레 이사장) : "내가 이렇게 이제까지 달려온 이 삶이 이렇게 한번쯤 돌아 보는거죠. 이렇게 이방식대로 이 노선으로 달려야 할 것인지."
허능회씨는 틈날 때마다 제주에 내려와 올레길을 걷습니다.
제주에 올레길이 생긴 직후부터 걸었으니까 벌써 5년째입니다.
<인터뷰> 허능회(서울 북아현동) : "가가지고 다시 지지고 볶고 사는 삶을 살고 있지만 올레가 있으니까 아 거기 가서 또 이런 위로도 얻을 수 있고 또 살아가면서 쌓였던 여러 가지 울분 같은 것들 그런 것들을 해소할 수 있는 그런 길이 있다는 걸 생각하니까 충분히 견딜만하고.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제주올레는 그에게 자신을 되돌아보는 쉼터이자 탈출구입니다.
제주가 가진 아름다운 자연.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 속에서 그는 그동안 한국사회가 주지 못한 안식을 얻었습니다.
<인터뷰> 허능회(서울 북아현동) : "우리나라 사람들 진짜 제가 보더라도 열심히 살고 있어요. 그런데 도대체 무슨 의미를 갖고 사는지 왜 사는지. 우리나라는 각 개인이 자기의 가치 있는 보람 있는 삶을 살도록 하기가 너무 너무 힘들게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닌가?"
지난 한 해 제주올레를 다녀간 사람은 110만 명에 이릅니다.
<인터뷰> 백경옥(인천광역시 부평구) : "저는 후회 되는 건 없습니다. 그때 그 때 최선을 다해서 살았다고 생각해서 후회되는 건 없는데 조금 하는 게 너무 힘들게 치열하게. 살지 않았나 하는 생각."
제주올레는 지친 한국인들에게 자신을 되돌아보는 쉼터이자 탈출구입니다.
때로는 혼자서, 또 때로는 함께 걸으며 스스로를 치유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행복은 어떤 것을 통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냐하면 좋은 것을 가지고 난 다음에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죠. 대부분 우리는 안 좋은 것을 피하면서 무언가 안도하면서 살아갑니다. 그리고 경쟁이라던가 압박이라는 것은 특히나 그것을 더 가중을 시키죠."
<인터뷰>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무언가 탈출구가 없거나 아니면 쉬고 갈 공간이 부족하다면 탈진이라는 것이 오게 되어 있습니다. 탈진이라고 하는 것은 뭐냐 하면 이제 포기하는 것이죠."
<인터뷰>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그래서 우리로 하여금 이런 치유라던가 아니면 평화와 아니면 뭔가 탈출에 대한 어떤 시간이나 공간이 제공되지 않거나 아니면 우리가 가질 수 없게 되면 우리는 굉장히 중요한 뭔가를 포기하는 국면에 봉착하게 되는 거죠."
<인터뷰>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그러니까 나는 무엇을 하고 싶어 이런 얘기를 하는 분들보다 난 그냥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라고 하시는 분들이 더 많죠. 하루 중에 뭘 하고 싶어 라고 생각하는 시간보다 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좀 쉬고 싶어 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것을 피로라고 정의를 한다면 우리 사회가 굉장히 심각한 수준의 피로 사회인 것이죠."
제주올레는 한국사회가 풀지 못한 숙제가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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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서 기자 ps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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