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음란 전단’ 단속 현장 동행해 보니…

입력 2013.02.13 (08:42) 수정 2013.02.1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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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밤마다 유흥가를 비롯해 도심 여기저기를 뒤덮는 선정적인 전단지 종종 보시죠?

노골적인 사진과 글귀가 참 민망하던데요.

이게 아침에 아이들 등교할 때까지 남아있기도 하고요, 치우는 환경미화원들도 여간 고생이 아닙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게 실제로 불법 성매매를 부추긴다는 겁니다.

고민 끝에 경찰과 구청이 합동단속에 나선 소식도 전해드렸는데요.

양영은 기자, 그 현장에 화제포착 카메라가 출동했다고요?

<기자 멘트>

네, 그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지, 또 뿌리는 수법은 얼마나 교묘한지 등을 좀 더 상세히 파악해보기 위해 화제포착팀이 동행했습니다.

선정성 전단을 뿌리는 것도 엄연한 불법이지만, 전에는 단속이라고 하면 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장을 잡는데에 더 초점을 두었거든요.

그런데 최근엔 성매매 업소로 유혹하는 홍보 수단을 단속하는데도 더욱 힘을 쏟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이런 단속이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뤄지길 바라고 있는데요.

그 현장으로 가봅니다.

<리포트>

24시간 잠들지 않는 곳.

유흥업소가 밀집되어 있는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일대입니다.

<녹취> 최승덕(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 "기분이 별로 안 좋죠 여자 입장에서 봐도 그렇고 젊은 사람들 많이 왔다 갔다 하는데"

<녹취> 권혜진(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분당동) : "주로 성인 이런 내용도 많고 보기에 불쾌하고 안 좋아요"

길거리에 너저분하게 뿌려져 있는 색색깔의 종이들. 바로 성매매를 유혹하는 불법 광고 전단지들입니다.

반라의 여성사진 등 낯 뜨거운 내용들로 눈을 어디다 두어야 할 지 모를 지경인데요.

이런 전단지를 공공장소에 아무렇게나 살포하는 건 엄연한 불법입니다.

하지만 좀처럼 줄지 않자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이 합동으로 단속에 나섰습니다.

서울 강남에서 벌인 '음란 전단지' 단속 현장에 취재진이 동행했습니다.

자정에 가까운 시각, 성매매 업소를 단속하는 강남구청의 불법 퇴폐업소 단속팀이 길거리로 나섭니다.

<녹취> "보세요, 저렇게 밑으로 뿌리고 가는 겁니다"

골목길을 서행하면서 불법 전단지를 뿌리고 있는 차량이 보이는데요.

차 밑에 구멍을 뚫어 전단지를 뿌리고 있습니다.

눈에 띄기 쉬운 낮에는 오토바이를 이용해 골목골목에도 무차별하게 살포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나이 많은 노인까지 고용해 성매매를 유혹하는 노골적인 전단지를 대량으로 배포하고 있었는데요.

<녹취> 이희현(강남구청 불법퇴폐행위근절 특별전담팀 팀장) : "도로에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이용해서 이런 식으로 무차별로 살포하고 있습니다 체포해서 청소년보호법으로 처벌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엄연한 불법임에도 불법 성매매 전단지는 밤마다 거리에 뿌려집니다.

이 주변이 유흥업소와 성매매업소가 밀집되어 있는 곳이기 때문인데요.

<녹취> 이희현(강남구청 불법퇴폐행위근절 특별전담팀 팀장) : "여기 유동인구가 가장 많습니다 그리고 오피스텔에서 유사성행위하는 업소 또는 (퇴폐) 마사지 업소가 주변에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불법 선정성 전단이) 많이 뿌려지고 있습니다."

경찰과 구청의 합동 단속팀이 입수한 정보로 한 오피스텔을 급습했습니다.

그랬더니 이곳에선 불법 선정성 전단지가 무더기로 발견됩니다.

이렇게 이날 하루 압수된 불법 전단만 무려 28만 장.

경찰은 과태료 가중부과 등을 추진하며 단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녹취> 우성욱(서울 수서경찰서 생활질서계 형사) : "보통 전단은 (하루에) 5000~10000매 정도 수거하고 있고요 과태료는 장당 5000원에서 15000원 정도 부과하는데 경제적 압박을 통해 자연스럽게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입니다."

불법 전단지에 적힌 번호로 경찰이 찾아간 또 다른 오피스텔, 이곳은 성매매 업소였습니다.

불법 전단지 홍보는 이처럼 실제 성매매로 이어질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그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는데요.

<녹취> 조해용(서울 수서경찰서 생활질서계 형사) : "(불법 선정성 전단) 살포하는 사람은 경찰서 담당 관내에서 오피스텔 성매매 업주들이 남자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홍보를 하는 거죠 전단을 통해서 손님에게 호객행위를 하는 거죠..."

하지만 강화되는 단속 만큼, 이들의 수법도 지능화되고 있습니다.

최근엔 불법 업소를 단속하는 경찰차를 미행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다 적발되기도 했는데요.

<녹취>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합니다"

<녹취> "이걸로 무전기 사용한다는 거예요 어플리케이션으로"

이런 이유로 경찰은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생각하게 된 겁니다.

<녹취> 우성욱(서울 수서경찰서 생활질서계 형사) : "집중 단속할 때만 다른 곳으로 가서 피해있거나 (단속이) 끝나면 다시 3개월이나 6개월 단위로 오피스텔을 계약해서 성매매업소 영업을 하니까요 광고 수단인 성매매 전단을 단속하면 광고 효과가 떨어지면서 성매매업소가 자연스럽게 감소할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관할 경찰과 담당 구청에서는 성매매 현장 단속의 어려움을 보완하고자 앞으로도 불법 전단 단속에 더 힘을 쏟을 예정인데요.

<녹취> 김외자(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 "오후만 되면 아주 지저분했었는데 요즘 단속을 많이 하셨는지 길거리가 깨끗해졌습니다."

<녹취> 윤성경(경기도 안양시 호계동) : "음란한 광고가 뿌려져 있는 게 예전에는 굉장히 수북하게 많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띄엄띄엄 있는 정도"

게다가 앞으로는 유흥가 주변에 성매매 전단 배포차 검거용 CCTV도 설치할 계획입니다.

<녹취> 조해용(서울 수서경찰서 생활질서계 형사) : "청소년에게 유해한 불법 전단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도록 경찰과 구청이 협조해서 강력하게 단속활동을 펼치도록 하겠습니다."

성매매 전단을 뿌리는 건 청소년 보호법 위반입니다.

그동안 사법권이 없어 단속에 한계를 느끼던 구청 등 지자체는 그래서 경찰과의 합동 단속을 반기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주민들도 반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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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음란 전단’ 단속 현장 동행해 보니…
    • 입력 2013-02-13 08:46:26
    • 수정2013-02-13 10: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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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밤마다 유흥가를 비롯해 도심 여기저기를 뒤덮는 선정적인 전단지 종종 보시죠? 노골적인 사진과 글귀가 참 민망하던데요. 이게 아침에 아이들 등교할 때까지 남아있기도 하고요, 치우는 환경미화원들도 여간 고생이 아닙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게 실제로 불법 성매매를 부추긴다는 겁니다. 고민 끝에 경찰과 구청이 합동단속에 나선 소식도 전해드렸는데요. 양영은 기자, 그 현장에 화제포착 카메라가 출동했다고요? <기자 멘트> 네, 그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지, 또 뿌리는 수법은 얼마나 교묘한지 등을 좀 더 상세히 파악해보기 위해 화제포착팀이 동행했습니다. 선정성 전단을 뿌리는 것도 엄연한 불법이지만, 전에는 단속이라고 하면 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장을 잡는데에 더 초점을 두었거든요. 그런데 최근엔 성매매 업소로 유혹하는 홍보 수단을 단속하는데도 더욱 힘을 쏟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이런 단속이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뤄지길 바라고 있는데요. 그 현장으로 가봅니다. <리포트> 24시간 잠들지 않는 곳. 유흥업소가 밀집되어 있는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일대입니다. <녹취> 최승덕(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 "기분이 별로 안 좋죠 여자 입장에서 봐도 그렇고 젊은 사람들 많이 왔다 갔다 하는데" <녹취> 권혜진(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분당동) : "주로 성인 이런 내용도 많고 보기에 불쾌하고 안 좋아요" 길거리에 너저분하게 뿌려져 있는 색색깔의 종이들. 바로 성매매를 유혹하는 불법 광고 전단지들입니다. 반라의 여성사진 등 낯 뜨거운 내용들로 눈을 어디다 두어야 할 지 모를 지경인데요. 이런 전단지를 공공장소에 아무렇게나 살포하는 건 엄연한 불법입니다. 하지만 좀처럼 줄지 않자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이 합동으로 단속에 나섰습니다. 서울 강남에서 벌인 '음란 전단지' 단속 현장에 취재진이 동행했습니다. 자정에 가까운 시각, 성매매 업소를 단속하는 강남구청의 불법 퇴폐업소 단속팀이 길거리로 나섭니다. <녹취> "보세요, 저렇게 밑으로 뿌리고 가는 겁니다" 골목길을 서행하면서 불법 전단지를 뿌리고 있는 차량이 보이는데요. 차 밑에 구멍을 뚫어 전단지를 뿌리고 있습니다. 눈에 띄기 쉬운 낮에는 오토바이를 이용해 골목골목에도 무차별하게 살포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나이 많은 노인까지 고용해 성매매를 유혹하는 노골적인 전단지를 대량으로 배포하고 있었는데요. <녹취> 이희현(강남구청 불법퇴폐행위근절 특별전담팀 팀장) : "도로에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이용해서 이런 식으로 무차별로 살포하고 있습니다 체포해서 청소년보호법으로 처벌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엄연한 불법임에도 불법 성매매 전단지는 밤마다 거리에 뿌려집니다. 이 주변이 유흥업소와 성매매업소가 밀집되어 있는 곳이기 때문인데요. <녹취> 이희현(강남구청 불법퇴폐행위근절 특별전담팀 팀장) : "여기 유동인구가 가장 많습니다 그리고 오피스텔에서 유사성행위하는 업소 또는 (퇴폐) 마사지 업소가 주변에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불법 선정성 전단이) 많이 뿌려지고 있습니다." 경찰과 구청의 합동 단속팀이 입수한 정보로 한 오피스텔을 급습했습니다. 그랬더니 이곳에선 불법 선정성 전단지가 무더기로 발견됩니다. 이렇게 이날 하루 압수된 불법 전단만 무려 28만 장. 경찰은 과태료 가중부과 등을 추진하며 단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녹취> 우성욱(서울 수서경찰서 생활질서계 형사) : "보통 전단은 (하루에) 5000~10000매 정도 수거하고 있고요 과태료는 장당 5000원에서 15000원 정도 부과하는데 경제적 압박을 통해 자연스럽게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입니다." 불법 전단지에 적힌 번호로 경찰이 찾아간 또 다른 오피스텔, 이곳은 성매매 업소였습니다. 불법 전단지 홍보는 이처럼 실제 성매매로 이어질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그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는데요. <녹취> 조해용(서울 수서경찰서 생활질서계 형사) : "(불법 선정성 전단) 살포하는 사람은 경찰서 담당 관내에서 오피스텔 성매매 업주들이 남자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홍보를 하는 거죠 전단을 통해서 손님에게 호객행위를 하는 거죠..." 하지만 강화되는 단속 만큼, 이들의 수법도 지능화되고 있습니다. 최근엔 불법 업소를 단속하는 경찰차를 미행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다 적발되기도 했는데요. <녹취>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합니다" <녹취> "이걸로 무전기 사용한다는 거예요 어플리케이션으로" 이런 이유로 경찰은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생각하게 된 겁니다. <녹취> 우성욱(서울 수서경찰서 생활질서계 형사) : "집중 단속할 때만 다른 곳으로 가서 피해있거나 (단속이) 끝나면 다시 3개월이나 6개월 단위로 오피스텔을 계약해서 성매매업소 영업을 하니까요 광고 수단인 성매매 전단을 단속하면 광고 효과가 떨어지면서 성매매업소가 자연스럽게 감소할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관할 경찰과 담당 구청에서는 성매매 현장 단속의 어려움을 보완하고자 앞으로도 불법 전단 단속에 더 힘을 쏟을 예정인데요. <녹취> 김외자(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 "오후만 되면 아주 지저분했었는데 요즘 단속을 많이 하셨는지 길거리가 깨끗해졌습니다." <녹취> 윤성경(경기도 안양시 호계동) : "음란한 광고가 뿌려져 있는 게 예전에는 굉장히 수북하게 많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띄엄띄엄 있는 정도" 게다가 앞으로는 유흥가 주변에 성매매 전단 배포차 검거용 CCTV도 설치할 계획입니다. <녹취> 조해용(서울 수서경찰서 생활질서계 형사) : "청소년에게 유해한 불법 전단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도록 경찰과 구청이 협조해서 강력하게 단속활동을 펼치도록 하겠습니다." 성매매 전단을 뿌리는 건 청소년 보호법 위반입니다. 그동안 사법권이 없어 단속에 한계를 느끼던 구청 등 지자체는 그래서 경찰과의 합동 단속을 반기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주민들도 반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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