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신입생 ‘어학교재 판매 피해’ 급증

<앵커 멘트>

매년 신학기만 되면 대학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영어 잡지나 어학 교재 판매 관련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일단 계약을 하고 나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계약를 취소해주지 않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윤영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대학에 입학한 이준희 군은 기숙사에 걸려온 전화를 받고 구두로 유명 영어 잡지를 계약했습니다.

전화를 끊자마자 마음이 바뀌어 계약 취소를 요청했지만 판매원의 답변은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뷰> 이준희(미성년 계약 취소자) : "전화 끊고 한 10분인가 20분인가 뒤에 취소 요청했는데 이미 요청이 미국 본사로 들어가서 물품 수령이 됐기 때문에 취소할 수 없다고..."

소비자원에 접수된 이같은 피해는 지난해 135건, 전년보다 55% 늘었습니다.

월별로는 3월에 전체의 22%가 몰려있는 등 새학기 시작을 전후해 집중적으로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연령별로는 대학 신입생 등 미성년자가 거의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판매원들은 강의실이나 대학 주변에서 교재 견본 등을 주겠다며 이들의 개인정보까지 알아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이렇게 얻은 정보를 이용해 전화로 계약을 유도하거나 일방적으로 교재 등을 발송했습니다.

<인터뷰> 이진숙(소비자원 피해구제1국 서비스팀장) : "일단 소비자가 개인정보를 알려주게 되면, 사업자는 자기 권유에 대해 소비자가 승락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개인정보를 알려주지 않는게 중요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만 20세 미만의 미성년자들의 경우 법적대리인을 통하지 않은 계약은 언제든 취소가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올 7월부터는, 미성년의 기준이 한 살 낮아지기 때문에 대학 신입생들도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KBS 뉴스 윤영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