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나라’ 태국의 종교 전쟁

입력 2013.03.10 (09:30) 수정 2013.03.1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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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종교 분쟁, 테러하면 흔히 중동이 떠오르시죠? 그런데 불교의 나라로만 알려진 태국에서도 종교 분쟁이 극심하답니다.

말레이시아와 붙은 태국 남부지역인데, 이슬람 무장 조직과의 마찰이 잦아 10년이 채 안 된 새 5천3백 명 넘게 희생됐다고 합니다. 1904년 까지 말레이시아였다가 식민지 분할 과정에서 영국에 의해 태국에 편입됐고, 종교도 이슬람이니 태국과 떨어져서 따로 살겠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관광의 나라, 불교의 나라, 미소와 천사의 나라로 알려진 태국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죠? 종교가 문제겠습니까? 포용하는 마음이 문제겠지요!

한재호 특파원이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불교의 나라 태국에서 종교의 섬으로 불리는 최남단 이슬람 지역. 말레이시아와 붙어있는 3개 주는 주민 180만 명 가운데 80%가 이슬람교돕니다. 종교와 언어, 인종까지 말레이시아에 가까운 곳. 그래서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이슬람 무장 세력들의 테러가 계속되는 지역입니다.

지난달 13일, 나라티왓 주에 있는 태국 해군 기지가 한밤중에 무장 조직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중무장한 60여 명의 이슬람 반군들이 야간 기습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태국군은 사전에 공격 계획을 탐지했고 특수부대 네이비실 요원들을 곳곳에 배치해 17명을 사살했습니다.

반군들이 해군기지를 대규모로 공격한 건 처음. 무장 세력들의 준동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녹취>수쿰폰 우와나탓(태국 국방장관):"특정 지역뿐 아니라 모든 곳에서 경계를 늦춰선 안 됩니다. 생명을 지키는 게 우리의 임무입니다. 한시도 방심할 수 없습니다."

해군기지 공격에 실패한 이슬람 반군들은 즉시 보복 테러를 시작했습니다. 불과 일주일 새 60차례의 폭탄 테러가 집요하게 이어졌습니다. 빠따니 주 중심가에 있는 한 상가 건물이 누더기로 변했습니다.

지난달 17일 여기서 대형 폭탄 테러가 있었습니다. 누군가 폭발물로 가득찬 소화기를 가게 앞 커피 테이블 아래 감춰놓고 군인들이 지나가는 때를 기다려 원격 조종으로 터뜨렸습니다.

군인 3명이 현장에서 숨졌고, 주민 16명도 크게 다쳤습니다. 강력한 폭발에 맞은편 상가 유리창들이 박살났습니다. 1층 커피숍 양철 울타리도 파편에 구멍이 숭숭 뚫렸습니다.

<인터뷰>루스나니(테러 현장 목격자):"정오쯤 됐는데 갑자기 엄청나게 큰 폭발음이 들렸고 하얀 먼지가 일어나 쫙 퍼졌어요."

최남단 지역으로 들어가는 길목의 군경 합동 검문소. 군인과 경찰 특공대원들이 자동 소총에 실탄을 장전한 채 삼엄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도로 양편에 차단막을 겹겹이 쳐놓고 차량과 운전자를 일일이 검문합니다.

테러용 무기와 폭발물을 운반하는 지, 테러 용의자가 타고 있는 지 세밀하게 살핍니다. 소형 트럭은 요주의 대상. 무장 세력들이 훔치거나, 운전자를 살해한 뒤 탈취한 소형 트럭으로 폭탄 테러를 자행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빠린야(태국육군 4군사령부 신속대응부대):“용의 차량의 모양과 색깔, 제조사, 차량 번호 등의 정보를 토대로 모든 검문소에서 정밀 검문합니다.”

대낮..얄라 주의 한적한 도로. 탈취한 소형 트럭 석 대에 나눠탄 무장조직 20여 명이 도로가에 차를 붙이더니 갑자기 군인들에게 총을 난사합니다. 2인 1조로 오토바이를 타고 도로를 순찰하던 군인 4명이 현장에서 숨졌습니다.

차에서 내린 이들은 군인들을 확인 사살한 뒤 총기를 빼앗았습니다. 동시에 다른 테러범들이 도로 한 가운데로 나와 뒤에 오던 군 순찰대와 교전을 벌입니다. 이들의 대낮 테러 장면은 고스란히 CCTV에 찍혔고 범인 일부가체포 됐습니다.

현재 태국 최남단 3개주에서 활동 하는 이슬람 무장 세력들은 약 9천여 명인 것으로 태국군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고도로 조직화돼 있고 서로 긴밀히 연계해 각종 테러에 가담하고 있습니다.

태국군과 경찰은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곳에 CCTV를 다량 설치해 운용합니다.

현재 최남단 3개 주에 2천 여 대의 CCTV가 24시간 테러위험 현장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이 CCTV를 통해 테러 움직임을 어느 정도 감지해 낼 수 있습니다. 테러범을 정밀 추적해 체포하고, 숨겨둔 폭발물을 찾아내 제거하는 성과도 올립니다. 특히 분홍색 별표를 붙인 곳은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살핍니다.

<인터뷰>꼬신(대위/태국육군 제4군 신속대응부대):"이 길은 테러범들이 범행을 저지른 뒤 달아나는 도주로입니다. 그래서 특별히 집중해서 면밀히 살펴봅니다."

까만 히잡을 두른 여장 남자가 오토바이에서 내리더니 상가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잠시후 오토바이를 타고 다시 사라집니다. 이 장면은 그대로 CCTV에 찍혔습니다. 태국군은 즉시 폭발물 제거 반을 현장에 투입해 폭탄을 해체했습니다. 폭탄 테러로 인한 희생을 가까스로 차단한 겁니다.

이슬람 무장 세력들이 끊임없이 테러를 저지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태국 최남단 지역이 종교분쟁지역인 것처럼 국제사회에 인식시켜 분리 독립을 이루겠다는 것입니다.

최남단 분리 독립 테러는 지난 2004년 이슬람 반군들이 대규모로 군부대를 공격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5,300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군인과 경찰, 승려, 불교도 교사가 주요 표적이지만 이슬람 주민들도 무차별 테러에 희생되고 있습니다.

테러범은 단 번에 큰 피해를 낼 수 있는 장소, 즉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노립니다. 그래서 주민들은 시장이나 오토바이 주차장 등 공공장소에 있는 걸 극도로 꺼려합니다. 하루하루가 불안의 연속입니다.

<인터뷰>다오(이슬람 주민):"이런 상황이 정말 두려워요. 스스로 조심하지 않으면 안돼요. 좀 느낌이 이상할 땐 경계를 하게 돼요."

빠따니 주의 한 초등학교 앞.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교문을 나섭니다. 등하교 때와 수업시간 내내 이렇게 학교와 도로에서 무장 군인들이 경계를 섭니다. 불교도 교사들을 보호하기 위해섭니다. 이슬람 무장 조직은, 불교를 믿는 교사가 이슬람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것 자체를 용인하려 하지 않습니다. 모든 불교도를 이 지역에서 몰아내겠다는 겁니다.

<인터뷰>크리사나(일병/태국육군 제4군 신속대응부대):"교사들이 테러범들의 표적이 되기 때문에 보호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교사들은 민간인이고 무기도 없습니다.

무장 조직이 사용하는 무기는 군인이나 경찰을 공격해 살해 한 뒤 빼앗는 경우가 많습니다.
군경을 상대로 벌이는 테러는 바로 무기 탈취가 주목적 가운데 하납니다.

테러범들의 무장력은 소총이나 사제 폭탄이 거의 전부여서 더 많은 무기를 확보하려고 혈안입니다.

태국군은 이들의 움직임을 사전에 포착하기 위해 이슬람 주민들과의 관계증진에 안간힘을 쏟고 있습니다.

<인터뷰>타왓(소장/태국 육군 제4군 신속대응부대장):"주민과의 협력은 매우 긴요합니다. 주민들은 지난 10년 테러에 지쳤는데 이들이 결정적인 정보를 줍니다."

빠따니 주의 깊은 숲 속. 태국군 특수부대 요원과 경찰 특공대가 무장 조직의 은신처를 기습 포위했습니다. 다량의 무기와 폭발물을 은닉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직후, 최정예 요원들을 작전에 투입했습니다.

<녹취>태국 특수부대 요원:"너희들이 건물 안에 있는 걸 알고 있다. 뭘 하려는지도 다 알고 있다."

투항을 거절한 채 선제공격을 퍼붓는 무장 조직을 향해 태국군경도 일제히 응사를 시작합니다. 5시간 넘게 계속된 이 작전에서 태국 군과 경찰은 무장조직 6명을 사살했습니다. 태국군 2명도 교전 중에 총상을 입었습니다.

최남단 지역에선 테러가 일상화 돼 있습니다. 하루에도 곳곳에서 테러가 발생해 사람들이 죽고 다칩니다. 태국 정부는 군 단급 병력을 두고 테러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주민 소득 사업과 교육 지원에도 진력하고 있습니다. 채찍과 당근 양면책에도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습니다.

<인터뷰>콤(빠따니 주 주민):“여기는 이슬람 주민들이 서로 평화롭게 살고 있습니다. 진정한 평화가 하루 빨리 깃들기를 고대합니다.”

이 같은 바람을 반영하듯 태국 정부와 이슬람 무장 조직 간에 화해 분위기가 일고 있습니다. 평행선만을 긋던 양측이 사태 해결을 위해 비로소 테이블에 마주 앉기로 한 겁니다. 그러나 수많은 무장조직 가운데 한 곳과의 대화 시도일 뿐입니다. 도대체 테러는 줄어들 기미조차 보이질 않습니다. 며칠 전엔 하루 밤새 40곳 넘게 동시다발적으로 불을 질렀습니다.

군경을 상대로 폭탄 테러도 계속해 태국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매일 벌어지는 테러와 희생의 악순환. 태국 최남단은 '미소와 천사의 나라' 이미지 속에 도사리고 있는 태국의 뇌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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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사의 나라’ 태국의 종교 전쟁
    • 입력 2013-03-10 09:30:58
    • 수정2013-03-10 09:49:25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종교 분쟁, 테러하면 흔히 중동이 떠오르시죠? 그런데 불교의 나라로만 알려진 태국에서도 종교 분쟁이 극심하답니다.

말레이시아와 붙은 태국 남부지역인데, 이슬람 무장 조직과의 마찰이 잦아 10년이 채 안 된 새 5천3백 명 넘게 희생됐다고 합니다. 1904년 까지 말레이시아였다가 식민지 분할 과정에서 영국에 의해 태국에 편입됐고, 종교도 이슬람이니 태국과 떨어져서 따로 살겠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관광의 나라, 불교의 나라, 미소와 천사의 나라로 알려진 태국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죠? 종교가 문제겠습니까? 포용하는 마음이 문제겠지요!

한재호 특파원이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불교의 나라 태국에서 종교의 섬으로 불리는 최남단 이슬람 지역. 말레이시아와 붙어있는 3개 주는 주민 180만 명 가운데 80%가 이슬람교돕니다. 종교와 언어, 인종까지 말레이시아에 가까운 곳. 그래서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이슬람 무장 세력들의 테러가 계속되는 지역입니다.

지난달 13일, 나라티왓 주에 있는 태국 해군 기지가 한밤중에 무장 조직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중무장한 60여 명의 이슬람 반군들이 야간 기습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태국군은 사전에 공격 계획을 탐지했고 특수부대 네이비실 요원들을 곳곳에 배치해 17명을 사살했습니다.

반군들이 해군기지를 대규모로 공격한 건 처음. 무장 세력들의 준동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녹취>수쿰폰 우와나탓(태국 국방장관):"특정 지역뿐 아니라 모든 곳에서 경계를 늦춰선 안 됩니다. 생명을 지키는 게 우리의 임무입니다. 한시도 방심할 수 없습니다."

해군기지 공격에 실패한 이슬람 반군들은 즉시 보복 테러를 시작했습니다. 불과 일주일 새 60차례의 폭탄 테러가 집요하게 이어졌습니다. 빠따니 주 중심가에 있는 한 상가 건물이 누더기로 변했습니다.

지난달 17일 여기서 대형 폭탄 테러가 있었습니다. 누군가 폭발물로 가득찬 소화기를 가게 앞 커피 테이블 아래 감춰놓고 군인들이 지나가는 때를 기다려 원격 조종으로 터뜨렸습니다.

군인 3명이 현장에서 숨졌고, 주민 16명도 크게 다쳤습니다. 강력한 폭발에 맞은편 상가 유리창들이 박살났습니다. 1층 커피숍 양철 울타리도 파편에 구멍이 숭숭 뚫렸습니다.

<인터뷰>루스나니(테러 현장 목격자):"정오쯤 됐는데 갑자기 엄청나게 큰 폭발음이 들렸고 하얀 먼지가 일어나 쫙 퍼졌어요."

최남단 지역으로 들어가는 길목의 군경 합동 검문소. 군인과 경찰 특공대원들이 자동 소총에 실탄을 장전한 채 삼엄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도로 양편에 차단막을 겹겹이 쳐놓고 차량과 운전자를 일일이 검문합니다.

테러용 무기와 폭발물을 운반하는 지, 테러 용의자가 타고 있는 지 세밀하게 살핍니다. 소형 트럭은 요주의 대상. 무장 세력들이 훔치거나, 운전자를 살해한 뒤 탈취한 소형 트럭으로 폭탄 테러를 자행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빠린야(태국육군 4군사령부 신속대응부대):“용의 차량의 모양과 색깔, 제조사, 차량 번호 등의 정보를 토대로 모든 검문소에서 정밀 검문합니다.”

대낮..얄라 주의 한적한 도로. 탈취한 소형 트럭 석 대에 나눠탄 무장조직 20여 명이 도로가에 차를 붙이더니 갑자기 군인들에게 총을 난사합니다. 2인 1조로 오토바이를 타고 도로를 순찰하던 군인 4명이 현장에서 숨졌습니다.

차에서 내린 이들은 군인들을 확인 사살한 뒤 총기를 빼앗았습니다. 동시에 다른 테러범들이 도로 한 가운데로 나와 뒤에 오던 군 순찰대와 교전을 벌입니다. 이들의 대낮 테러 장면은 고스란히 CCTV에 찍혔고 범인 일부가체포 됐습니다.

현재 태국 최남단 3개주에서 활동 하는 이슬람 무장 세력들은 약 9천여 명인 것으로 태국군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고도로 조직화돼 있고 서로 긴밀히 연계해 각종 테러에 가담하고 있습니다.

태국군과 경찰은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곳에 CCTV를 다량 설치해 운용합니다.

현재 최남단 3개 주에 2천 여 대의 CCTV가 24시간 테러위험 현장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이 CCTV를 통해 테러 움직임을 어느 정도 감지해 낼 수 있습니다. 테러범을 정밀 추적해 체포하고, 숨겨둔 폭발물을 찾아내 제거하는 성과도 올립니다. 특히 분홍색 별표를 붙인 곳은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살핍니다.

<인터뷰>꼬신(대위/태국육군 제4군 신속대응부대):"이 길은 테러범들이 범행을 저지른 뒤 달아나는 도주로입니다. 그래서 특별히 집중해서 면밀히 살펴봅니다."

까만 히잡을 두른 여장 남자가 오토바이에서 내리더니 상가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잠시후 오토바이를 타고 다시 사라집니다. 이 장면은 그대로 CCTV에 찍혔습니다. 태국군은 즉시 폭발물 제거 반을 현장에 투입해 폭탄을 해체했습니다. 폭탄 테러로 인한 희생을 가까스로 차단한 겁니다.

이슬람 무장 세력들이 끊임없이 테러를 저지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태국 최남단 지역이 종교분쟁지역인 것처럼 국제사회에 인식시켜 분리 독립을 이루겠다는 것입니다.

최남단 분리 독립 테러는 지난 2004년 이슬람 반군들이 대규모로 군부대를 공격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5,300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군인과 경찰, 승려, 불교도 교사가 주요 표적이지만 이슬람 주민들도 무차별 테러에 희생되고 있습니다.

테러범은 단 번에 큰 피해를 낼 수 있는 장소, 즉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노립니다. 그래서 주민들은 시장이나 오토바이 주차장 등 공공장소에 있는 걸 극도로 꺼려합니다. 하루하루가 불안의 연속입니다.

<인터뷰>다오(이슬람 주민):"이런 상황이 정말 두려워요. 스스로 조심하지 않으면 안돼요. 좀 느낌이 이상할 땐 경계를 하게 돼요."

빠따니 주의 한 초등학교 앞.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교문을 나섭니다. 등하교 때와 수업시간 내내 이렇게 학교와 도로에서 무장 군인들이 경계를 섭니다. 불교도 교사들을 보호하기 위해섭니다. 이슬람 무장 조직은, 불교를 믿는 교사가 이슬람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것 자체를 용인하려 하지 않습니다. 모든 불교도를 이 지역에서 몰아내겠다는 겁니다.

<인터뷰>크리사나(일병/태국육군 제4군 신속대응부대):"교사들이 테러범들의 표적이 되기 때문에 보호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교사들은 민간인이고 무기도 없습니다.

무장 조직이 사용하는 무기는 군인이나 경찰을 공격해 살해 한 뒤 빼앗는 경우가 많습니다.
군경을 상대로 벌이는 테러는 바로 무기 탈취가 주목적 가운데 하납니다.

테러범들의 무장력은 소총이나 사제 폭탄이 거의 전부여서 더 많은 무기를 확보하려고 혈안입니다.

태국군은 이들의 움직임을 사전에 포착하기 위해 이슬람 주민들과의 관계증진에 안간힘을 쏟고 있습니다.

<인터뷰>타왓(소장/태국 육군 제4군 신속대응부대장):"주민과의 협력은 매우 긴요합니다. 주민들은 지난 10년 테러에 지쳤는데 이들이 결정적인 정보를 줍니다."

빠따니 주의 깊은 숲 속. 태국군 특수부대 요원과 경찰 특공대가 무장 조직의 은신처를 기습 포위했습니다. 다량의 무기와 폭발물을 은닉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직후, 최정예 요원들을 작전에 투입했습니다.

<녹취>태국 특수부대 요원:"너희들이 건물 안에 있는 걸 알고 있다. 뭘 하려는지도 다 알고 있다."

투항을 거절한 채 선제공격을 퍼붓는 무장 조직을 향해 태국군경도 일제히 응사를 시작합니다. 5시간 넘게 계속된 이 작전에서 태국 군과 경찰은 무장조직 6명을 사살했습니다. 태국군 2명도 교전 중에 총상을 입었습니다.

최남단 지역에선 테러가 일상화 돼 있습니다. 하루에도 곳곳에서 테러가 발생해 사람들이 죽고 다칩니다. 태국 정부는 군 단급 병력을 두고 테러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주민 소득 사업과 교육 지원에도 진력하고 있습니다. 채찍과 당근 양면책에도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습니다.

<인터뷰>콤(빠따니 주 주민):“여기는 이슬람 주민들이 서로 평화롭게 살고 있습니다. 진정한 평화가 하루 빨리 깃들기를 고대합니다.”

이 같은 바람을 반영하듯 태국 정부와 이슬람 무장 조직 간에 화해 분위기가 일고 있습니다. 평행선만을 긋던 양측이 사태 해결을 위해 비로소 테이블에 마주 앉기로 한 겁니다. 그러나 수많은 무장조직 가운데 한 곳과의 대화 시도일 뿐입니다. 도대체 테러는 줄어들 기미조차 보이질 않습니다. 며칠 전엔 하루 밤새 40곳 넘게 동시다발적으로 불을 질렀습니다.

군경을 상대로 폭탄 테러도 계속해 태국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매일 벌어지는 테러와 희생의 악순환. 태국 최남단은 '미소와 천사의 나라' 이미지 속에 도사리고 있는 태국의 뇌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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