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따라잡기] ‘쌍꺼풀 수술’ 받던 여대생, 8일 만에 숨져

입력 2013.03.29 (08:34) 수정 2013.03.2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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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성형수술을 받기 위해 수술대에 올랐던 환자가 수술 도중 숨지는 사고가 종종 일어나는데요.

이번에 청주에서 또 사고가 났습니다.

20대 여성이 수술을 받다가 의식을 잃었고, 8일 뒤 숨졌습니다.

그동안 있었던 성형수술 관련 사고는 전신마취나 수면마취를 하는 큰 수술 도중에 났었는데요.

이 여성은 쌍꺼풀 수술에 앞서 부분 마취를 했는데도 이상 증세를 보였고, 끝내 숨지고 말았습니다.

김기흥 기자, 쌍꺼풀 수술은 대개 아주 가벼운 수술로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이런 사고가 날 수 있군요.

<기자 멘트>

제가 성형수술로 인한 사망 사건을 여러 번 취재해봤는데요.

부분 마취 때문에 숨진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숨진 여성은 쌍꺼풀과 코 수술을 위해 성형외과를 찾았는데요 .

부분마취를 하고 쌍꺼풀 수술을 한 뒤 코 수술에 들어가려다

의식을 잃었다고 합니다.

마취제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민감한 반응을 나타낼 수 있는 만큼 전문의와의 상담과 전문의의 시술이 필요한데요.

하지만, 해당 병원은 이런 조치를 했는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예뻐지기 위해서는 목숨까지 담보해야 하는 위험천만한 성형수술,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011년.

청주에서 가슴성형수술을 받기 위해 수술대에 오른 30대 여성이 수술이 시작된 지 불과 5분 만에 숨졌습니다.

<녹취> 유족 (음성변조) : “전화가 와서 쇼크로 심장마비가 왔다고 해서 병원으로 갔더니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더라고요.”

부산의 성형외과에서는 지방흡입술과 가슴성형수술을 받은 2명의 여성이 잇따라 숨지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녹취> 병원관계자 (음성변조) : “저희 쪽에서 수술 상에 문제는 없었다고 생각하는데요.”

이 여성들의 목숨을 앗아간 것은 모두 수술 전 ‘마취’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20일, 청주에서 또 한 명의 여성이 성형수술을 받기 위해 마취를 받다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인터뷰> 오수영(형사계장/청주흥덕경찰서) : “성형외과에서 부분마취로 성형수술을 하던 중 환자가 이상 증세를 호소하여 종합병원으로 후송하여 응급실에 치료받던 중 사망한 일이 있었습니다.”

사건은 지난 20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오후 6시 쯤 청주의 한 종합병원에 응급환자 한 명이 급히 들어왔습니다.

<인터뷰> 김성훈(심장내과 전문의) : “2013년 3월 20일 수요일 오후 6시 10분에 우리 병원에 왔어요. 응급실 왔고, 119 구급차 타고 왔고. 의식이 없던 상태고. 심장 멎은 상태고요. ”

의식을 잃고 실려 온 여성은 22살 김모 씨.

심폐소생술로 겨우 호흡은 돌아왔지만 환자의 상태는 한치 앞을 가늠할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성훈(심장내과 전문의 ) : “사실은 기도하는 심정으로 환자를 봤는데 저희 의료진이 할 수 있는 거는 사실은 거의 의료진이 할 수 있는 상황이 없었어요. 많이 안 좋았어요. 전반적으로 뇌부종 상태고요. ”

다음 날부터 점점 심하게 뇌가 부어오른 김 씨.

그렇게 8일이 지난 뒤,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는데요.

하루아침에 차가운 시신이 된 딸 앞에서 유족들은 망연자실해 있었습니다.

<녹취> 유족 (음성변조) : “지금 시점에서 지금 저희가 얘기를 말씀 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고…. (병원 측이랑은 얘기를 끝내신 거예요?)“아니요, 이제 얘기를 해야죠.”

대체 김 씨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종합병원 의료진으로부터 처음 김 씨가 실려 왔을 때의 상황에 대해 자세히 들을 수 있었는데요.

<인터뷰> 김성훈(심장내과 전문의 ) : “쌍꺼풀 수술하고 코 수술 하려고 코에 리도카인(국소마취제) 이렇게 (투여한)그 때부터 의식을 잃었다고 하거든요.”

응급실에 오기 직전, 청주 시내의 한 성형외과에서 쌍꺼풀과 코 성형수술을 받기 위해 부분마취를 했다가 의식을 잃었다는 겁니다.

김 씨가 투여 받은 마취제는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국소마취제 리도카인.

하지만 환자의 상태에 따라 민감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인터뷰> 윤혜정(의료사고 전문 변호사) : “국소마취를 할 경우에 사용하는 약물은 리도케인이라는 국소마취제인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아나필락시스라고 굉장히극도의 알레르기 반응과 비슷한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

하지만 현행법상 일반 의사들이 마취시술을 하는 데 큰 제약이 없고 일선 병원에서도 비용 등을 문제로 전문의를 두는 경우는 거의 없는 실정인데요.

김 씨의 성형수술과 마취과정은 어땠을까, 해당 병원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녹취> 청주 A 성형외과 관계자 (음성변조) : “원장님이 안 계셔서 오늘은 힘드실 것 같은데. 급히 대전 가는 바람에 안 계세요.(다른 분이라도 관계자 얘기하실 분 있을까요?)오늘은 조금 힘드실 것 같아요. 수술방 안에서 어떠한 사건이 일어났는지 본 직원들이 없기 때문에 섣불리 말씀드릴 수도 없는 거고요.”

그날 김 씨의 수술과 관련해서는 어떤 대답도 시원스레 들을 수 없었는데요.

<녹취> 청주 A 성형외과 관계자 (음성변조) : “마취과 전문의가 일하시나요? 그것까지는 저희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지금 실장님 전화로 환자분 상담중이시고요, 취재에 응하지 않으신다고요. ”

병원에서는 마취과 전문의의 존재여부에 대해서 끝내 함구했습니다.

하지만 일선 병원 관계자들은 개인 성형외과에서는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의견을 보였는데요.

<녹취> 마취통증의학과 관계자 : “(마취 전문의가)거의 없죠. (개인)성형외과에서는 거의 안 하죠. 보통 조그만 쌍꺼풀 수술 하는 이런 건 같이 고용을 할 수가 없죠. 고용을 하면 월급을 줘야죠.”

실제 2011년 심사평가원의 조사 결과 성형외과 의원 700여 곳 가운데 마취과 의사가 상주하는 곳은 10군데에 불과하고 심장마비 때 쓰이는 심장 충격기를 갖춘 곳도 두 군데 밖에 없었습니다.

때문에 마취사고 등이 발생해도 손을 쓸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인터뷰> 윤혜정(변호사/의료사고 전문 변호사) : “아무래도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대처 능력에 있어서 미흡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대처가 늦어지게 되고 그런 것들이 환자에게 있어서 돌이킬 수 없는 악결과로 작용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예뻐지고 싶은 마음에 수술대에 올랐지만 끝내 깨어나지 못한 김 씨.

경찰에서는 김 씨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밝히기 추가 조사를 벌일 계획입니다.

<인터뷰> 오수영(형사계장/ 청주흥덕경찰서) : “부검은 오전에 다 끝났습니다. 의료 과실 여부에 대해서는 좀 더 확인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수술 받는 환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마취 시술을 누가 했는지 알 수 있는 ‘마취실명제’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에 앞서 환자들은 통증 없는 수술이나 저렴한 수술이 아니라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병원인지를 먼저 따져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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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3-29 08:37:11
    • 수정2013-03-29 09: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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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성형수술을 받기 위해 수술대에 올랐던 환자가 수술 도중 숨지는 사고가 종종 일어나는데요.

이번에 청주에서 또 사고가 났습니다.

20대 여성이 수술을 받다가 의식을 잃었고, 8일 뒤 숨졌습니다.

그동안 있었던 성형수술 관련 사고는 전신마취나 수면마취를 하는 큰 수술 도중에 났었는데요.

이 여성은 쌍꺼풀 수술에 앞서 부분 마취를 했는데도 이상 증세를 보였고, 끝내 숨지고 말았습니다.

김기흥 기자, 쌍꺼풀 수술은 대개 아주 가벼운 수술로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이런 사고가 날 수 있군요.

<기자 멘트>

제가 성형수술로 인한 사망 사건을 여러 번 취재해봤는데요.

부분 마취 때문에 숨진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숨진 여성은 쌍꺼풀과 코 수술을 위해 성형외과를 찾았는데요 .

부분마취를 하고 쌍꺼풀 수술을 한 뒤 코 수술에 들어가려다

의식을 잃었다고 합니다.

마취제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민감한 반응을 나타낼 수 있는 만큼 전문의와의 상담과 전문의의 시술이 필요한데요.

하지만, 해당 병원은 이런 조치를 했는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예뻐지기 위해서는 목숨까지 담보해야 하는 위험천만한 성형수술,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011년.

청주에서 가슴성형수술을 받기 위해 수술대에 오른 30대 여성이 수술이 시작된 지 불과 5분 만에 숨졌습니다.

<녹취> 유족 (음성변조) : “전화가 와서 쇼크로 심장마비가 왔다고 해서 병원으로 갔더니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더라고요.”

부산의 성형외과에서는 지방흡입술과 가슴성형수술을 받은 2명의 여성이 잇따라 숨지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녹취> 병원관계자 (음성변조) : “저희 쪽에서 수술 상에 문제는 없었다고 생각하는데요.”

이 여성들의 목숨을 앗아간 것은 모두 수술 전 ‘마취’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20일, 청주에서 또 한 명의 여성이 성형수술을 받기 위해 마취를 받다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인터뷰> 오수영(형사계장/청주흥덕경찰서) : “성형외과에서 부분마취로 성형수술을 하던 중 환자가 이상 증세를 호소하여 종합병원으로 후송하여 응급실에 치료받던 중 사망한 일이 있었습니다.”

사건은 지난 20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오후 6시 쯤 청주의 한 종합병원에 응급환자 한 명이 급히 들어왔습니다.

<인터뷰> 김성훈(심장내과 전문의) : “2013년 3월 20일 수요일 오후 6시 10분에 우리 병원에 왔어요. 응급실 왔고, 119 구급차 타고 왔고. 의식이 없던 상태고. 심장 멎은 상태고요. ”

의식을 잃고 실려 온 여성은 22살 김모 씨.

심폐소생술로 겨우 호흡은 돌아왔지만 환자의 상태는 한치 앞을 가늠할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성훈(심장내과 전문의 ) : “사실은 기도하는 심정으로 환자를 봤는데 저희 의료진이 할 수 있는 거는 사실은 거의 의료진이 할 수 있는 상황이 없었어요. 많이 안 좋았어요. 전반적으로 뇌부종 상태고요. ”

다음 날부터 점점 심하게 뇌가 부어오른 김 씨.

그렇게 8일이 지난 뒤,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는데요.

하루아침에 차가운 시신이 된 딸 앞에서 유족들은 망연자실해 있었습니다.

<녹취> 유족 (음성변조) : “지금 시점에서 지금 저희가 얘기를 말씀 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고…. (병원 측이랑은 얘기를 끝내신 거예요?)“아니요, 이제 얘기를 해야죠.”

대체 김 씨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종합병원 의료진으로부터 처음 김 씨가 실려 왔을 때의 상황에 대해 자세히 들을 수 있었는데요.

<인터뷰> 김성훈(심장내과 전문의 ) : “쌍꺼풀 수술하고 코 수술 하려고 코에 리도카인(국소마취제) 이렇게 (투여한)그 때부터 의식을 잃었다고 하거든요.”

응급실에 오기 직전, 청주 시내의 한 성형외과에서 쌍꺼풀과 코 성형수술을 받기 위해 부분마취를 했다가 의식을 잃었다는 겁니다.

김 씨가 투여 받은 마취제는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국소마취제 리도카인.

하지만 환자의 상태에 따라 민감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인터뷰> 윤혜정(의료사고 전문 변호사) : “국소마취를 할 경우에 사용하는 약물은 리도케인이라는 국소마취제인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아나필락시스라고 굉장히극도의 알레르기 반응과 비슷한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

하지만 현행법상 일반 의사들이 마취시술을 하는 데 큰 제약이 없고 일선 병원에서도 비용 등을 문제로 전문의를 두는 경우는 거의 없는 실정인데요.

김 씨의 성형수술과 마취과정은 어땠을까, 해당 병원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녹취> 청주 A 성형외과 관계자 (음성변조) : “원장님이 안 계셔서 오늘은 힘드실 것 같은데. 급히 대전 가는 바람에 안 계세요.(다른 분이라도 관계자 얘기하실 분 있을까요?)오늘은 조금 힘드실 것 같아요. 수술방 안에서 어떠한 사건이 일어났는지 본 직원들이 없기 때문에 섣불리 말씀드릴 수도 없는 거고요.”

그날 김 씨의 수술과 관련해서는 어떤 대답도 시원스레 들을 수 없었는데요.

<녹취> 청주 A 성형외과 관계자 (음성변조) : “마취과 전문의가 일하시나요? 그것까지는 저희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지금 실장님 전화로 환자분 상담중이시고요, 취재에 응하지 않으신다고요. ”

병원에서는 마취과 전문의의 존재여부에 대해서 끝내 함구했습니다.

하지만 일선 병원 관계자들은 개인 성형외과에서는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의견을 보였는데요.

<녹취> 마취통증의학과 관계자 : “(마취 전문의가)거의 없죠. (개인)성형외과에서는 거의 안 하죠. 보통 조그만 쌍꺼풀 수술 하는 이런 건 같이 고용을 할 수가 없죠. 고용을 하면 월급을 줘야죠.”

실제 2011년 심사평가원의 조사 결과 성형외과 의원 700여 곳 가운데 마취과 의사가 상주하는 곳은 10군데에 불과하고 심장마비 때 쓰이는 심장 충격기를 갖춘 곳도 두 군데 밖에 없었습니다.

때문에 마취사고 등이 발생해도 손을 쓸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인터뷰> 윤혜정(변호사/의료사고 전문 변호사) : “아무래도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대처 능력에 있어서 미흡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대처가 늦어지게 되고 그런 것들이 환자에게 있어서 돌이킬 수 없는 악결과로 작용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예뻐지고 싶은 마음에 수술대에 올랐지만 끝내 깨어나지 못한 김 씨.

경찰에서는 김 씨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밝히기 추가 조사를 벌일 계획입니다.

<인터뷰> 오수영(형사계장/ 청주흥덕경찰서) : “부검은 오전에 다 끝났습니다. 의료 과실 여부에 대해서는 좀 더 확인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수술 받는 환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마취 시술을 누가 했는지 알 수 있는 ‘마취실명제’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에 앞서 환자들은 통증 없는 수술이나 저렴한 수술이 아니라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병원인지를 먼저 따져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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