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소외감에…” 살인 부른 직장 따돌림
입력 2013.04.04 (08:34)
수정 2013.04.0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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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직장 동료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최근 또 일어났습니다.
한 명이 숨지고, 한 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자신을 이른바 왕따로 만들었다는 게 이유였는데요.
김기흥 기자, 직장 동료를 상대로 하는 이런 사건이 잊을만하면 생기는 것 같아요.
<기자 멘트>
네, 지난해 여름에 발생한 여의도 흉기 난동 사건에 대한 기억이 여전히 생생한데요.
3년 전 자신을 험담한 전 직장동료들을 찾아가 살해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런 만큼 이제는 직장 내 왕따를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데요.
특히 직장 내 왕따는 학생들의 문제보다 복잡하고 피해자가 그 사실을 감추려고 해 방치하면 살인 등의 극단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합니다.
직장 내 왕따가 불러온 비극적인 살인 사건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료가 휘두른 흉기에 두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 현장을 찾아갔습니다.
취재진을 보자 출입문을 닫는데요.
결국 출입은 허락되지 않았는데요.
<녹취> 회사관계자(음성변조) : “(취재) 와서 다 그냥 갔습니다. 아무 할 얘기 없습니다. ”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하루 종일 얼굴을 마주하며 함께 일했던 동료들은, 백주대낮 바로 옆 공장 안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녹취> 직장동료(음성변조) : “상황은 우리도 잘 몰라요. 점심시간에 그랬기 때문에 우리도 답답해서 와 본 겁니다.”
<녹취> 직장동료(음성변조) : “(유 씨가) 순간적으로 욱했는가, 그건 모르겠고요... 다른데도 아니고 (동료가) 바로 목이 찔리는 바람에 여기에 쓰러져 있었고, 그 옆에서 동료가 지혈한다고 잡고 있었고...”
같은 작업장에서 일하는 동료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45살 유모 씨.
유 씨는 왜 이런 일을 저지른 걸까요?
지난 2일 오후 1시쯤, 사건이 일어난 그 때 현장에 있었던 유 씨의 동료들을 만나 그 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어봤습니다.
<녹취> 직장동료(음성변조) : “커피 한 잔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굉장히 좁고, 한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그런 (곳인데), (유 씨가) 갑자기 할 말이 있다고 모여보라고 그래서 모였죠. 모였는데, 왜 자기를 왕따를 시키냐 (했어요.)”
<녹취> 직장동료(음성변조) : “화도 안내고 평상시 얘기하는 대로 처음에는 그랬어요. (유 씨가 자기를) 왕따 시킨다고 하니까, 망자께서 왕따 시킬 이유도 없고, 왕따 시킨 게 아니다. 그렇게 여기 있는 분들도 그렇게 설명을 했고요.”
그런데도 유 씨가 계속 따져 묻자, 서로 언성이 높아졌습니다.
문제는 바로 그 다음이었습니다.
유 씨는 언제 준비했는지 흉기를 꺼내들었고, 바로 동료들에게 마구 휘두르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직장동료(음성변조) : “흉기를 그렇게 숨기고 온 것도 몰랐죠. 전혀 몰랐죠. 옷 속에 숨겨온 거예요. 이게 흉기가 워낙 기니까 제 옆구리를 찔렀거든요. 이렇게 막았는데요. 그 좁은 공간에 다 모아놓고, 다 죽이려고 작정한 거죠.”
작업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돼 버렸습니다.
근처에 있던 동료들이 모두 달려들어 유 씨를 저지하고, 경찰과 119구조대가 출동한 후에야 사건은 일단락 됐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유 씨가 휘두른 흉기에 51살 김모 씨가 숨지고, 유 씨를 말리던 38살 박모 씨까지 크게 다쳤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유 씨는 1년 전부터 자신이 동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해왔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유 00(피의자/음성변조) : “(동료들하고 다툰 적 있어요?) 아니요. 다툰 적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된 거죠?) .....”
사건이 일어난 날에는 평소 자신을 따돌리는 동료들에게 화가 나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습니다.
<녹취> 김영삼(팀장/창원중부경찰서 강력6팀) : “피의자가 직장 동료들로부터 평소에 약간의 따돌림을 당했다, 직장 동료들하고 이야기를 잘 나누지 않고, 자기가 이제 말을 잘 걸지 않는 그런 상태에서 소외감을 느낀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유 씨의 동료들의 말은 조금 달랐습니다.
유 씨는 동료들이 왕따를 시키는 등 함부로 대할 수 있는 동료가 아니라 오히려 두려움의 대상이었다는 겁니다.
<녹취> 직장동료(음성변조) : “평소에 말을 좀 과격하게 많이 했어요. 조금 수틀리면 다 죽이겠다 이런 말 많이 (하고요.) 현장에서 휘젓고 다니는 사람인데, 우리가 어떻게 왕따를 시키겠습니까. 아무도 건드리지 못했는데요. ”
<녹취> 직장동료(음성변조) : “(피의자는) 급한 편이고, 말 꼬리가 좀 길어지고 그러다보니까 (동료들이) 피하는 부분을 좀 싫어했겠죠. 그러니까 왕따 시켰다 그렇게 오해를 해버리고요. 제가 충고를 했거든요. (그런데) 못 고치더라고요. (충고를 하면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아주 안 좋아하죠. 아주 안 좋아해요.”
동료들이 자신을 피하는 행동만 부당하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직장 내 왕따’ 피해자로 규정해 버린 유 씨.
결국 극단적인 선택으로 안타까운 동료의 목숨을 앗아가 버리고 말았는데요.
최근 직장 동료들을 상대로 한 강력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해 8월 저녁 퇴근시간, 도로 한복판에서 전 직장동료와 행인 등 4명에게 중상을 입힌 이른바 ‘여의도 흉기난동 사건’.
당시 실직상태였던 31살 김모 씨는 3년 전 자신을 험담한 전 직장동료 6명을 찾아가 살해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는데요.
<녹취> 김00(여의도 흉기난동 피의자 ) : "저를 주변에서 힘들게 했던 (전 직장동료) 분들도 있었다는 게 생각나서..."
그보다 앞선 지난해 2월 충남 서산에서는 31살 성모 씨가 3년 전 일했던 전 회사를 찾아가 엽총을 난사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총격 피해자(음성변조) : "땅땅땅 하고, 천장에서 뭐가 쏟아지는 거예요. 나중에 보니까 (총알이) 뚫고 피가 나서 옷에 구멍이 난 거예요."
자신을 괴롭혔던 직장동료를 찾아가 복수를 했다는 성 씨.
3명의 사상자를 낸 이 사건, 성 씨마저 나흘 만에 숨지는 비극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직장 내의 이런 문제에 대해 기업이 적극적으로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데요.
<녹취> 신영철(교수/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 : “(직장 내) 문제를 직장동료나 상사와 의논하기는 대단히 어렵거든요. 마음을 터놓고 의논할 수 있는 상담소가 (있어서) 자발적으로 와서 상담을 받고, 힘을 얻어 갈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직장에서 한 번이라도 왕따를 당해 본 사람이 10명 가운데 8명에 달한다는 조사도 있는데요.
그런 만큼 직장 내 왕따 문제를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제도적인 대책을 모색해야할 시점입니다.
직장 동료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최근 또 일어났습니다.
한 명이 숨지고, 한 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자신을 이른바 왕따로 만들었다는 게 이유였는데요.
김기흥 기자, 직장 동료를 상대로 하는 이런 사건이 잊을만하면 생기는 것 같아요.
<기자 멘트>
네, 지난해 여름에 발생한 여의도 흉기 난동 사건에 대한 기억이 여전히 생생한데요.
3년 전 자신을 험담한 전 직장동료들을 찾아가 살해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런 만큼 이제는 직장 내 왕따를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데요.
특히 직장 내 왕따는 학생들의 문제보다 복잡하고 피해자가 그 사실을 감추려고 해 방치하면 살인 등의 극단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합니다.
직장 내 왕따가 불러온 비극적인 살인 사건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료가 휘두른 흉기에 두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 현장을 찾아갔습니다.
취재진을 보자 출입문을 닫는데요.
결국 출입은 허락되지 않았는데요.
<녹취> 회사관계자(음성변조) : “(취재) 와서 다 그냥 갔습니다. 아무 할 얘기 없습니다. ”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하루 종일 얼굴을 마주하며 함께 일했던 동료들은, 백주대낮 바로 옆 공장 안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녹취> 직장동료(음성변조) : “상황은 우리도 잘 몰라요. 점심시간에 그랬기 때문에 우리도 답답해서 와 본 겁니다.”
<녹취> 직장동료(음성변조) : “(유 씨가) 순간적으로 욱했는가, 그건 모르겠고요... 다른데도 아니고 (동료가) 바로 목이 찔리는 바람에 여기에 쓰러져 있었고, 그 옆에서 동료가 지혈한다고 잡고 있었고...”
같은 작업장에서 일하는 동료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45살 유모 씨.
유 씨는 왜 이런 일을 저지른 걸까요?
지난 2일 오후 1시쯤, 사건이 일어난 그 때 현장에 있었던 유 씨의 동료들을 만나 그 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어봤습니다.
<녹취> 직장동료(음성변조) : “커피 한 잔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굉장히 좁고, 한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그런 (곳인데), (유 씨가) 갑자기 할 말이 있다고 모여보라고 그래서 모였죠. 모였는데, 왜 자기를 왕따를 시키냐 (했어요.)”
<녹취> 직장동료(음성변조) : “화도 안내고 평상시 얘기하는 대로 처음에는 그랬어요. (유 씨가 자기를) 왕따 시킨다고 하니까, 망자께서 왕따 시킬 이유도 없고, 왕따 시킨 게 아니다. 그렇게 여기 있는 분들도 그렇게 설명을 했고요.”
그런데도 유 씨가 계속 따져 묻자, 서로 언성이 높아졌습니다.
문제는 바로 그 다음이었습니다.
유 씨는 언제 준비했는지 흉기를 꺼내들었고, 바로 동료들에게 마구 휘두르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직장동료(음성변조) : “흉기를 그렇게 숨기고 온 것도 몰랐죠. 전혀 몰랐죠. 옷 속에 숨겨온 거예요. 이게 흉기가 워낙 기니까 제 옆구리를 찔렀거든요. 이렇게 막았는데요. 그 좁은 공간에 다 모아놓고, 다 죽이려고 작정한 거죠.”
작업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돼 버렸습니다.
근처에 있던 동료들이 모두 달려들어 유 씨를 저지하고, 경찰과 119구조대가 출동한 후에야 사건은 일단락 됐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유 씨가 휘두른 흉기에 51살 김모 씨가 숨지고, 유 씨를 말리던 38살 박모 씨까지 크게 다쳤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유 씨는 1년 전부터 자신이 동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해왔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유 00(피의자/음성변조) : “(동료들하고 다툰 적 있어요?) 아니요. 다툰 적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된 거죠?) .....”
사건이 일어난 날에는 평소 자신을 따돌리는 동료들에게 화가 나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습니다.
<녹취> 김영삼(팀장/창원중부경찰서 강력6팀) : “피의자가 직장 동료들로부터 평소에 약간의 따돌림을 당했다, 직장 동료들하고 이야기를 잘 나누지 않고, 자기가 이제 말을 잘 걸지 않는 그런 상태에서 소외감을 느낀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유 씨의 동료들의 말은 조금 달랐습니다.
유 씨는 동료들이 왕따를 시키는 등 함부로 대할 수 있는 동료가 아니라 오히려 두려움의 대상이었다는 겁니다.
<녹취> 직장동료(음성변조) : “평소에 말을 좀 과격하게 많이 했어요. 조금 수틀리면 다 죽이겠다 이런 말 많이 (하고요.) 현장에서 휘젓고 다니는 사람인데, 우리가 어떻게 왕따를 시키겠습니까. 아무도 건드리지 못했는데요. ”
<녹취> 직장동료(음성변조) : “(피의자는) 급한 편이고, 말 꼬리가 좀 길어지고 그러다보니까 (동료들이) 피하는 부분을 좀 싫어했겠죠. 그러니까 왕따 시켰다 그렇게 오해를 해버리고요. 제가 충고를 했거든요. (그런데) 못 고치더라고요. (충고를 하면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아주 안 좋아하죠. 아주 안 좋아해요.”
동료들이 자신을 피하는 행동만 부당하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직장 내 왕따’ 피해자로 규정해 버린 유 씨.
결국 극단적인 선택으로 안타까운 동료의 목숨을 앗아가 버리고 말았는데요.
최근 직장 동료들을 상대로 한 강력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해 8월 저녁 퇴근시간, 도로 한복판에서 전 직장동료와 행인 등 4명에게 중상을 입힌 이른바 ‘여의도 흉기난동 사건’.
당시 실직상태였던 31살 김모 씨는 3년 전 자신을 험담한 전 직장동료 6명을 찾아가 살해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는데요.
<녹취> 김00(여의도 흉기난동 피의자 ) : "저를 주변에서 힘들게 했던 (전 직장동료) 분들도 있었다는 게 생각나서..."
그보다 앞선 지난해 2월 충남 서산에서는 31살 성모 씨가 3년 전 일했던 전 회사를 찾아가 엽총을 난사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총격 피해자(음성변조) : "땅땅땅 하고, 천장에서 뭐가 쏟아지는 거예요. 나중에 보니까 (총알이) 뚫고 피가 나서 옷에 구멍이 난 거예요."
자신을 괴롭혔던 직장동료를 찾아가 복수를 했다는 성 씨.
3명의 사상자를 낸 이 사건, 성 씨마저 나흘 만에 숨지는 비극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직장 내의 이런 문제에 대해 기업이 적극적으로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데요.
<녹취> 신영철(교수/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 : “(직장 내) 문제를 직장동료나 상사와 의논하기는 대단히 어렵거든요. 마음을 터놓고 의논할 수 있는 상담소가 (있어서) 자발적으로 와서 상담을 받고, 힘을 얻어 갈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직장에서 한 번이라도 왕따를 당해 본 사람이 10명 가운데 8명에 달한다는 조사도 있는데요.
그런 만큼 직장 내 왕따 문제를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제도적인 대책을 모색해야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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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3-04-04 08:35:50
- 수정2013-04-04 09:18:32
<앵커 멘트>
직장 동료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최근 또 일어났습니다.
한 명이 숨지고, 한 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자신을 이른바 왕따로 만들었다는 게 이유였는데요.
김기흥 기자, 직장 동료를 상대로 하는 이런 사건이 잊을만하면 생기는 것 같아요.
<기자 멘트>
네, 지난해 여름에 발생한 여의도 흉기 난동 사건에 대한 기억이 여전히 생생한데요.
3년 전 자신을 험담한 전 직장동료들을 찾아가 살해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런 만큼 이제는 직장 내 왕따를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데요.
특히 직장 내 왕따는 학생들의 문제보다 복잡하고 피해자가 그 사실을 감추려고 해 방치하면 살인 등의 극단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합니다.
직장 내 왕따가 불러온 비극적인 살인 사건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료가 휘두른 흉기에 두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 현장을 찾아갔습니다.
취재진을 보자 출입문을 닫는데요.
결국 출입은 허락되지 않았는데요.
<녹취> 회사관계자(음성변조) : “(취재) 와서 다 그냥 갔습니다. 아무 할 얘기 없습니다. ”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하루 종일 얼굴을 마주하며 함께 일했던 동료들은, 백주대낮 바로 옆 공장 안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녹취> 직장동료(음성변조) : “상황은 우리도 잘 몰라요. 점심시간에 그랬기 때문에 우리도 답답해서 와 본 겁니다.”
<녹취> 직장동료(음성변조) : “(유 씨가) 순간적으로 욱했는가, 그건 모르겠고요... 다른데도 아니고 (동료가) 바로 목이 찔리는 바람에 여기에 쓰러져 있었고, 그 옆에서 동료가 지혈한다고 잡고 있었고...”
같은 작업장에서 일하는 동료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45살 유모 씨.
유 씨는 왜 이런 일을 저지른 걸까요?
지난 2일 오후 1시쯤, 사건이 일어난 그 때 현장에 있었던 유 씨의 동료들을 만나 그 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어봤습니다.
<녹취> 직장동료(음성변조) : “커피 한 잔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굉장히 좁고, 한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그런 (곳인데), (유 씨가) 갑자기 할 말이 있다고 모여보라고 그래서 모였죠. 모였는데, 왜 자기를 왕따를 시키냐 (했어요.)”
<녹취> 직장동료(음성변조) : “화도 안내고 평상시 얘기하는 대로 처음에는 그랬어요. (유 씨가 자기를) 왕따 시킨다고 하니까, 망자께서 왕따 시킬 이유도 없고, 왕따 시킨 게 아니다. 그렇게 여기 있는 분들도 그렇게 설명을 했고요.”
그런데도 유 씨가 계속 따져 묻자, 서로 언성이 높아졌습니다.
문제는 바로 그 다음이었습니다.
유 씨는 언제 준비했는지 흉기를 꺼내들었고, 바로 동료들에게 마구 휘두르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직장동료(음성변조) : “흉기를 그렇게 숨기고 온 것도 몰랐죠. 전혀 몰랐죠. 옷 속에 숨겨온 거예요. 이게 흉기가 워낙 기니까 제 옆구리를 찔렀거든요. 이렇게 막았는데요. 그 좁은 공간에 다 모아놓고, 다 죽이려고 작정한 거죠.”
작업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돼 버렸습니다.
근처에 있던 동료들이 모두 달려들어 유 씨를 저지하고, 경찰과 119구조대가 출동한 후에야 사건은 일단락 됐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유 씨가 휘두른 흉기에 51살 김모 씨가 숨지고, 유 씨를 말리던 38살 박모 씨까지 크게 다쳤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유 씨는 1년 전부터 자신이 동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해왔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유 00(피의자/음성변조) : “(동료들하고 다툰 적 있어요?) 아니요. 다툰 적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된 거죠?) .....”
사건이 일어난 날에는 평소 자신을 따돌리는 동료들에게 화가 나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습니다.
<녹취> 김영삼(팀장/창원중부경찰서 강력6팀) : “피의자가 직장 동료들로부터 평소에 약간의 따돌림을 당했다, 직장 동료들하고 이야기를 잘 나누지 않고, 자기가 이제 말을 잘 걸지 않는 그런 상태에서 소외감을 느낀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유 씨의 동료들의 말은 조금 달랐습니다.
유 씨는 동료들이 왕따를 시키는 등 함부로 대할 수 있는 동료가 아니라 오히려 두려움의 대상이었다는 겁니다.
<녹취> 직장동료(음성변조) : “평소에 말을 좀 과격하게 많이 했어요. 조금 수틀리면 다 죽이겠다 이런 말 많이 (하고요.) 현장에서 휘젓고 다니는 사람인데, 우리가 어떻게 왕따를 시키겠습니까. 아무도 건드리지 못했는데요. ”
<녹취> 직장동료(음성변조) : “(피의자는) 급한 편이고, 말 꼬리가 좀 길어지고 그러다보니까 (동료들이) 피하는 부분을 좀 싫어했겠죠. 그러니까 왕따 시켰다 그렇게 오해를 해버리고요. 제가 충고를 했거든요. (그런데) 못 고치더라고요. (충고를 하면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아주 안 좋아하죠. 아주 안 좋아해요.”
동료들이 자신을 피하는 행동만 부당하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직장 내 왕따’ 피해자로 규정해 버린 유 씨.
결국 극단적인 선택으로 안타까운 동료의 목숨을 앗아가 버리고 말았는데요.
최근 직장 동료들을 상대로 한 강력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해 8월 저녁 퇴근시간, 도로 한복판에서 전 직장동료와 행인 등 4명에게 중상을 입힌 이른바 ‘여의도 흉기난동 사건’.
당시 실직상태였던 31살 김모 씨는 3년 전 자신을 험담한 전 직장동료 6명을 찾아가 살해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는데요.
<녹취> 김00(여의도 흉기난동 피의자 ) : "저를 주변에서 힘들게 했던 (전 직장동료) 분들도 있었다는 게 생각나서..."
그보다 앞선 지난해 2월 충남 서산에서는 31살 성모 씨가 3년 전 일했던 전 회사를 찾아가 엽총을 난사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총격 피해자(음성변조) : "땅땅땅 하고, 천장에서 뭐가 쏟아지는 거예요. 나중에 보니까 (총알이) 뚫고 피가 나서 옷에 구멍이 난 거예요."
자신을 괴롭혔던 직장동료를 찾아가 복수를 했다는 성 씨.
3명의 사상자를 낸 이 사건, 성 씨마저 나흘 만에 숨지는 비극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직장 내의 이런 문제에 대해 기업이 적극적으로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데요.
<녹취> 신영철(교수/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 : “(직장 내) 문제를 직장동료나 상사와 의논하기는 대단히 어렵거든요. 마음을 터놓고 의논할 수 있는 상담소가 (있어서) 자발적으로 와서 상담을 받고, 힘을 얻어 갈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직장에서 한 번이라도 왕따를 당해 본 사람이 10명 가운데 8명에 달한다는 조사도 있는데요.
그런 만큼 직장 내 왕따 문제를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제도적인 대책을 모색해야할 시점입니다.
직장 동료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최근 또 일어났습니다.
한 명이 숨지고, 한 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자신을 이른바 왕따로 만들었다는 게 이유였는데요.
김기흥 기자, 직장 동료를 상대로 하는 이런 사건이 잊을만하면 생기는 것 같아요.
<기자 멘트>
네, 지난해 여름에 발생한 여의도 흉기 난동 사건에 대한 기억이 여전히 생생한데요.
3년 전 자신을 험담한 전 직장동료들을 찾아가 살해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런 만큼 이제는 직장 내 왕따를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데요.
특히 직장 내 왕따는 학생들의 문제보다 복잡하고 피해자가 그 사실을 감추려고 해 방치하면 살인 등의 극단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합니다.
직장 내 왕따가 불러온 비극적인 살인 사건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료가 휘두른 흉기에 두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 현장을 찾아갔습니다.
취재진을 보자 출입문을 닫는데요.
결국 출입은 허락되지 않았는데요.
<녹취> 회사관계자(음성변조) : “(취재) 와서 다 그냥 갔습니다. 아무 할 얘기 없습니다. ”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하루 종일 얼굴을 마주하며 함께 일했던 동료들은, 백주대낮 바로 옆 공장 안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녹취> 직장동료(음성변조) : “상황은 우리도 잘 몰라요. 점심시간에 그랬기 때문에 우리도 답답해서 와 본 겁니다.”
<녹취> 직장동료(음성변조) : “(유 씨가) 순간적으로 욱했는가, 그건 모르겠고요... 다른데도 아니고 (동료가) 바로 목이 찔리는 바람에 여기에 쓰러져 있었고, 그 옆에서 동료가 지혈한다고 잡고 있었고...”
같은 작업장에서 일하는 동료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45살 유모 씨.
유 씨는 왜 이런 일을 저지른 걸까요?
지난 2일 오후 1시쯤, 사건이 일어난 그 때 현장에 있었던 유 씨의 동료들을 만나 그 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어봤습니다.
<녹취> 직장동료(음성변조) : “커피 한 잔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굉장히 좁고, 한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그런 (곳인데), (유 씨가) 갑자기 할 말이 있다고 모여보라고 그래서 모였죠. 모였는데, 왜 자기를 왕따를 시키냐 (했어요.)”
<녹취> 직장동료(음성변조) : “화도 안내고 평상시 얘기하는 대로 처음에는 그랬어요. (유 씨가 자기를) 왕따 시킨다고 하니까, 망자께서 왕따 시킬 이유도 없고, 왕따 시킨 게 아니다. 그렇게 여기 있는 분들도 그렇게 설명을 했고요.”
그런데도 유 씨가 계속 따져 묻자, 서로 언성이 높아졌습니다.
문제는 바로 그 다음이었습니다.
유 씨는 언제 준비했는지 흉기를 꺼내들었고, 바로 동료들에게 마구 휘두르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직장동료(음성변조) : “흉기를 그렇게 숨기고 온 것도 몰랐죠. 전혀 몰랐죠. 옷 속에 숨겨온 거예요. 이게 흉기가 워낙 기니까 제 옆구리를 찔렀거든요. 이렇게 막았는데요. 그 좁은 공간에 다 모아놓고, 다 죽이려고 작정한 거죠.”
작업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돼 버렸습니다.
근처에 있던 동료들이 모두 달려들어 유 씨를 저지하고, 경찰과 119구조대가 출동한 후에야 사건은 일단락 됐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유 씨가 휘두른 흉기에 51살 김모 씨가 숨지고, 유 씨를 말리던 38살 박모 씨까지 크게 다쳤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유 씨는 1년 전부터 자신이 동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해왔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유 00(피의자/음성변조) : “(동료들하고 다툰 적 있어요?) 아니요. 다툰 적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된 거죠?) .....”
사건이 일어난 날에는 평소 자신을 따돌리는 동료들에게 화가 나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습니다.
<녹취> 김영삼(팀장/창원중부경찰서 강력6팀) : “피의자가 직장 동료들로부터 평소에 약간의 따돌림을 당했다, 직장 동료들하고 이야기를 잘 나누지 않고, 자기가 이제 말을 잘 걸지 않는 그런 상태에서 소외감을 느낀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유 씨의 동료들의 말은 조금 달랐습니다.
유 씨는 동료들이 왕따를 시키는 등 함부로 대할 수 있는 동료가 아니라 오히려 두려움의 대상이었다는 겁니다.
<녹취> 직장동료(음성변조) : “평소에 말을 좀 과격하게 많이 했어요. 조금 수틀리면 다 죽이겠다 이런 말 많이 (하고요.) 현장에서 휘젓고 다니는 사람인데, 우리가 어떻게 왕따를 시키겠습니까. 아무도 건드리지 못했는데요. ”
<녹취> 직장동료(음성변조) : “(피의자는) 급한 편이고, 말 꼬리가 좀 길어지고 그러다보니까 (동료들이) 피하는 부분을 좀 싫어했겠죠. 그러니까 왕따 시켰다 그렇게 오해를 해버리고요. 제가 충고를 했거든요. (그런데) 못 고치더라고요. (충고를 하면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아주 안 좋아하죠. 아주 안 좋아해요.”
동료들이 자신을 피하는 행동만 부당하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직장 내 왕따’ 피해자로 규정해 버린 유 씨.
결국 극단적인 선택으로 안타까운 동료의 목숨을 앗아가 버리고 말았는데요.
최근 직장 동료들을 상대로 한 강력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해 8월 저녁 퇴근시간, 도로 한복판에서 전 직장동료와 행인 등 4명에게 중상을 입힌 이른바 ‘여의도 흉기난동 사건’.
당시 실직상태였던 31살 김모 씨는 3년 전 자신을 험담한 전 직장동료 6명을 찾아가 살해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는데요.
<녹취> 김00(여의도 흉기난동 피의자 ) : "저를 주변에서 힘들게 했던 (전 직장동료) 분들도 있었다는 게 생각나서..."
그보다 앞선 지난해 2월 충남 서산에서는 31살 성모 씨가 3년 전 일했던 전 회사를 찾아가 엽총을 난사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총격 피해자(음성변조) : "땅땅땅 하고, 천장에서 뭐가 쏟아지는 거예요. 나중에 보니까 (총알이) 뚫고 피가 나서 옷에 구멍이 난 거예요."
자신을 괴롭혔던 직장동료를 찾아가 복수를 했다는 성 씨.
3명의 사상자를 낸 이 사건, 성 씨마저 나흘 만에 숨지는 비극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직장 내의 이런 문제에 대해 기업이 적극적으로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데요.
<녹취> 신영철(교수/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 : “(직장 내) 문제를 직장동료나 상사와 의논하기는 대단히 어렵거든요. 마음을 터놓고 의논할 수 있는 상담소가 (있어서) 자발적으로 와서 상담을 받고, 힘을 얻어 갈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직장에서 한 번이라도 왕따를 당해 본 사람이 10명 가운데 8명에 달한다는 조사도 있는데요.
그런 만큼 직장 내 왕따 문제를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제도적인 대책을 모색해야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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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흥 기자 he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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