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의 급감…농어촌 의료공백 심화

입력 2013.04.28 (07:12) 수정 2013.04.28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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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병원 가기가 힘든 농촌에서 공중보건의까지 급속히 줄면서 가뜩이나 취약한 농촌의 의료공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4년간 그 수가 4분의 1이나 줄었는데, 감소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가 더 큰 문제입니다.

송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충남의 한 농촌 보건지소.

진료실 한 곳이 불이 꺼진 채 비어 있습니다.

원래 한의사와 치과의사 등 공중보건의 3명이 있었지만 올해는 2명밖에 배치되지 않은 탓입니다.

노인이 대부분인 농촌 주민들은 멀리 읍내까지 나갈 수밖에 없어 진료에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수길(홍성군 갈산면/70살) : "시골엔 어른들만 많이 사세요. 젊은 분도 없고 노인들이 먼데 나가기가 어렵잖아요."

인근의 다른 보건지소 역시 공중보건의가 줄어 어렵긴 마찬가지,

특히 농촌의 특성상 교통비 부담이 크다 보니, 아예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상윤(홍성군 갈산면/83살) : "택시 타면 2만 원이에요. 그런 곳은 못 가죠. 가만히 앉아서 밥만 해먹는데 돈이 어서 생겨요."

올해 충남에 배치된 공중보건의는 모두 410여 명.

지난해보다 25명이 줄었습니다.

전국이 사정이 비슷해 2009년 5,280여 명에 달했던 전체 공중보건의 수는 해마다 감소를 거듭하더니, 4년 만에 1/4이 줄어 올해는 3,950명 선에 머물고 있습니다.

의대생의 여성비율이 늘면서 자원 자체가 부족해진 게 주된 이윱니다.

<인터뷰> 김현규(충청남도 보건행정과장) : "여학생수가 거의 50% 수준으로 늘어나 있고 의학전문대학원 제도가 시행되면서 학생들이 군대를 마치고 입학을 하기 때문에..."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앞으로 더욱 심해질 거란 점입니다.

실제 정부 스스로도 오는 2020년엔 전국의 공중보건의 수가 3천 백여 명 선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시진(보건지소장/공중보건의) : "지금 인턴세대들이 나중에 전문의 과정을 마치고 나오게 되면 그때 훨씬 더 감소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갈수록 악화되는 농촌의 의료 환경.

공중보건의에 의존하고 있는 의료정책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민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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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보의 급감…농어촌 의료공백 심화
    • 입력 2013-04-28 07:15:21
    • 수정2013-04-28 07:3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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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병원 가기가 힘든 농촌에서 공중보건의까지 급속히 줄면서 가뜩이나 취약한 농촌의 의료공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4년간 그 수가 4분의 1이나 줄었는데, 감소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가 더 큰 문제입니다.

송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충남의 한 농촌 보건지소.

진료실 한 곳이 불이 꺼진 채 비어 있습니다.

원래 한의사와 치과의사 등 공중보건의 3명이 있었지만 올해는 2명밖에 배치되지 않은 탓입니다.

노인이 대부분인 농촌 주민들은 멀리 읍내까지 나갈 수밖에 없어 진료에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수길(홍성군 갈산면/70살) : "시골엔 어른들만 많이 사세요. 젊은 분도 없고 노인들이 먼데 나가기가 어렵잖아요."

인근의 다른 보건지소 역시 공중보건의가 줄어 어렵긴 마찬가지,

특히 농촌의 특성상 교통비 부담이 크다 보니, 아예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상윤(홍성군 갈산면/83살) : "택시 타면 2만 원이에요. 그런 곳은 못 가죠. 가만히 앉아서 밥만 해먹는데 돈이 어서 생겨요."

올해 충남에 배치된 공중보건의는 모두 410여 명.

지난해보다 25명이 줄었습니다.

전국이 사정이 비슷해 2009년 5,280여 명에 달했던 전체 공중보건의 수는 해마다 감소를 거듭하더니, 4년 만에 1/4이 줄어 올해는 3,950명 선에 머물고 있습니다.

의대생의 여성비율이 늘면서 자원 자체가 부족해진 게 주된 이윱니다.

<인터뷰> 김현규(충청남도 보건행정과장) : "여학생수가 거의 50% 수준으로 늘어나 있고 의학전문대학원 제도가 시행되면서 학생들이 군대를 마치고 입학을 하기 때문에..."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앞으로 더욱 심해질 거란 점입니다.

실제 정부 스스로도 오는 2020년엔 전국의 공중보건의 수가 3천 백여 명 선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시진(보건지소장/공중보건의) : "지금 인턴세대들이 나중에 전문의 과정을 마치고 나오게 되면 그때 훨씬 더 감소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갈수록 악화되는 농촌의 의료 환경.

공중보건의에 의존하고 있는 의료정책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민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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