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가정 무너트리는 ‘치매’…예방법·대책은?

입력 2013.05.02 (21:24) 수정 2013.05.0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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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나이 드신 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병이 아마 치매일 겁니다.

최근 생을 마감한 철의 여인, 대처 전 영국 수상도 치매를 앓다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치매 때문에 가족 간에 참극이 일어나기도 했는데요.

오늘은 고령화 사회의 한 과제 치매에 대해서 자세히 짚어봅니다.

먼저,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와 가족을 박광식 의학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치매 환자는 자신이 치매인 줄 모르기 때문에, 보호자가 겪는 어려움은 상상을 초월할 정돕니다.

<인터뷰> 치매 환자 보호자 : "우리 아저씨는 그거 몰라요. 다 챙겨줘야 돼요. 유치원생보다 더해요. 유치원생은 희망이라도 있잖아요."

치매가 무서운 것은 자신의 비극이 가장 사랑하는 가족들에게도 전파된다는 겁니다.

<인터뷰> 정현강(고려대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병을 앓으면서도 자기가 자기를 잃어버리기 때문에 관계들 자체도 깨지게 됩니다."

지난해엔 수시로 퍼붓는 폭언을 견디다 못해 수년간 지극정성으로 돌보던 치매 아내를 살해한 70대 노인도 있었습니다.

치매는 기억상실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 성격변화와 환청, 망상 등으로 공격적 행동을 동반할 수도 있기 때문에 각별한 경각심이 필요합니다.

<앵커 멘트>

고령화 사회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치매 환자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65살 이상 노인 열 명 중 한 명꼴인데요.

급증하는 치매의 실태와 예방법을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치매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입니다.

치매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는데요.

독성물질이 뇌에 쌓여 뇌세포가 파괴되는 알츠하이머형 치매가 70%로 가장 많습니다.

미세한 뇌혈관이 막혀 뇌세포가 죽는 혈관성 치매가 20%로 그 다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65살 이상 노인 중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은 9.1%로 54만 명이 넘습니다.

여성 치매 환자가 남성보다 2.5배 많았습니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치매 환자도 계속 증가해 2030년에는 127만 명, 2050년에는 무려 271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치매의 전 단계인 경도 인지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도 27%로 65살 이상 노인의 1/4이 넘습니다.

그럼, 치매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혈관성 치매는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철저히 조절하면 막을 수 있습니다.

알츠하이머형 치매 예방의 특효는 운동입니다.

50대에 운동을 활발히 한 사람은 65세에 치매에 걸릴 위험이 36%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운동은 일주일에 세 번 이상, 30분가량 등에 땀이 날 정도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머리를 써야 치매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독서 습관, 시를 외우는 것 등이 좋습니다.

또, 사람들과 만나고 자주 어울려야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치매는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힘듭니다.

견디다 못해 가족을 살해하는 극단적인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는데요.

치매 환자를 가족에게만 맡길 게 아니라 이제는 국가가 나서야 합니다.

남승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가정에서 치매 환자 1명을 돌보는 데는 최소 한달에 17만원 정도 듭니다.

보호시설에 맡기면, 매달 150만원이 추가로 들어갑니다.

노인 장기요양보험이 있긴 하지만, 치매 환자 54만 명 중 혜택을 받는 경우는 30%에 못 미치는 15만 명에 불과합니다.

신체 상태를 중심으로 대상을 선정하다 보니, 겉으론 멀쩡한 치매 환자는 배제되기 쉽습니다.

<인터뷰> 서상원(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 "운동적인 기능은 정상이라고 하더라도 인지기능이 많이 떨어짐으로 인해서 장애가 오는 분들도 많으시거든요."

정부가 장기요양 대상을 가벼운 치매 환자까지 확대키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오는 7월부터 2만 3천여 명의 경증 치매 환자가 추가로 보호 시설을 월 30만 원에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내년엔 장애 등급처럼 치매만의 특별등급도 신설됩니다.

<인터뷰> 임을기(보건복지부 노인정책과장) : "치매 환자에 맞도록, 치매 환자가 더 많이 장기요양 혜택을 받으실 수 있도록 이 분들에게 맞는 등급을 신설을 하고요."

하지만 폭증하는 치매환자 수에 비해 정부대책은 뒤따라 가기 바쁜 실정...

시설확충과 전문 보호인력 양성, 조기 진단과 예방교육 강화 등 체계적인 대책을 서두를 땝니다.

KBS 뉴스 남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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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가정 무너트리는 ‘치매’…예방법·대책은?
    • 입력 2013-05-02 21:27:32
    • 수정2013-05-03 16: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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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나이 드신 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병이 아마 치매일 겁니다.

최근 생을 마감한 철의 여인, 대처 전 영국 수상도 치매를 앓다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치매 때문에 가족 간에 참극이 일어나기도 했는데요.

오늘은 고령화 사회의 한 과제 치매에 대해서 자세히 짚어봅니다.

먼저,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와 가족을 박광식 의학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치매 환자는 자신이 치매인 줄 모르기 때문에, 보호자가 겪는 어려움은 상상을 초월할 정돕니다.

<인터뷰> 치매 환자 보호자 : "우리 아저씨는 그거 몰라요. 다 챙겨줘야 돼요. 유치원생보다 더해요. 유치원생은 희망이라도 있잖아요."

치매가 무서운 것은 자신의 비극이 가장 사랑하는 가족들에게도 전파된다는 겁니다.

<인터뷰> 정현강(고려대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병을 앓으면서도 자기가 자기를 잃어버리기 때문에 관계들 자체도 깨지게 됩니다."

지난해엔 수시로 퍼붓는 폭언을 견디다 못해 수년간 지극정성으로 돌보던 치매 아내를 살해한 70대 노인도 있었습니다.

치매는 기억상실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 성격변화와 환청, 망상 등으로 공격적 행동을 동반할 수도 있기 때문에 각별한 경각심이 필요합니다.

<앵커 멘트>

고령화 사회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치매 환자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65살 이상 노인 열 명 중 한 명꼴인데요.

급증하는 치매의 실태와 예방법을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치매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입니다.

치매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는데요.

독성물질이 뇌에 쌓여 뇌세포가 파괴되는 알츠하이머형 치매가 70%로 가장 많습니다.

미세한 뇌혈관이 막혀 뇌세포가 죽는 혈관성 치매가 20%로 그 다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65살 이상 노인 중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은 9.1%로 54만 명이 넘습니다.

여성 치매 환자가 남성보다 2.5배 많았습니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치매 환자도 계속 증가해 2030년에는 127만 명, 2050년에는 무려 271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치매의 전 단계인 경도 인지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도 27%로 65살 이상 노인의 1/4이 넘습니다.

그럼, 치매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혈관성 치매는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철저히 조절하면 막을 수 있습니다.

알츠하이머형 치매 예방의 특효는 운동입니다.

50대에 운동을 활발히 한 사람은 65세에 치매에 걸릴 위험이 36%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운동은 일주일에 세 번 이상, 30분가량 등에 땀이 날 정도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머리를 써야 치매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독서 습관, 시를 외우는 것 등이 좋습니다.

또, 사람들과 만나고 자주 어울려야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치매는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힘듭니다.

견디다 못해 가족을 살해하는 극단적인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는데요.

치매 환자를 가족에게만 맡길 게 아니라 이제는 국가가 나서야 합니다.

남승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가정에서 치매 환자 1명을 돌보는 데는 최소 한달에 17만원 정도 듭니다.

보호시설에 맡기면, 매달 150만원이 추가로 들어갑니다.

노인 장기요양보험이 있긴 하지만, 치매 환자 54만 명 중 혜택을 받는 경우는 30%에 못 미치는 15만 명에 불과합니다.

신체 상태를 중심으로 대상을 선정하다 보니, 겉으론 멀쩡한 치매 환자는 배제되기 쉽습니다.

<인터뷰> 서상원(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 "운동적인 기능은 정상이라고 하더라도 인지기능이 많이 떨어짐으로 인해서 장애가 오는 분들도 많으시거든요."

정부가 장기요양 대상을 가벼운 치매 환자까지 확대키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오는 7월부터 2만 3천여 명의 경증 치매 환자가 추가로 보호 시설을 월 30만 원에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내년엔 장애 등급처럼 치매만의 특별등급도 신설됩니다.

<인터뷰> 임을기(보건복지부 노인정책과장) : "치매 환자에 맞도록, 치매 환자가 더 많이 장기요양 혜택을 받으실 수 있도록 이 분들에게 맞는 등급을 신설을 하고요."

하지만 폭증하는 치매환자 수에 비해 정부대책은 뒤따라 가기 바쁜 실정...

시설확충과 전문 보호인력 양성, 조기 진단과 예방교육 강화 등 체계적인 대책을 서두를 땝니다.

KBS 뉴스 남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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