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CCTV 돌리고 블랙박스 뜯어갔지만…

입력 2013.05.03 (08:35) 수정 2013.05.0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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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영화 오션스 일레븐이나 우리영화 도둑들을 보면 범죄수법이 치밀하고 심지어 도둑들이 멋져 보이게 묘사되기도 하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오늘 김기흥 기자가 보여드리는 영상들 보시면 현실에서는 어수룩한 도둑들이 많다는 걸 느끼실 겁니다.

김기흥 기자, 요즘은 완전범죄가 거의 불가능해 보이네요!

<기자 멘트>

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답은 현장에 있다, 이런 말들이 있는데요.

그런 만큼 절도범들은 저마다 범행현장에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CCTV를 의식해 치밀하게 범행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CCTV를 너무 의식하다 보니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결정적인 단서를 남기거나 황당한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는데요.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간 절도범들의 어설픈 범행을 CCTV를 통해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건물 외벽을 오르는 건 기본!

아슬아슬 담을 넘는가 하면 CCTV를 향해 다가오더니 스프레이를 마구 뿌려 댑니다.

어딘지 수상쩍은 화면 속 인물들.

저마다 행동은 제각각이만 목표는 하나입니다.

바로 완전범죄를 위해 증거를 인멸하는 겁니다.

서울 은평구의 주택가.

얼마 전 이곳엔 황당한 절도범이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목격자 (음성변조) : “애하고 여기서 둘이 먼지 털다가 저기 사람이 올라가서 뭐 하려고 하기에 ‘누구냐’ 그러니까 도망갔거든요. 이것(방범창)을 뜯으려고 하니까 신고를 한 거죠.”

방범창을 뜯고 있는 수상한 남자가 있다는 주민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

먼저 사라진 남자의 도주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주변의 CCTV부터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김지수(경감/은평경찰서 강력1팀) : “주민한테 협조를 받아서 CCTV 좀 보겠다, 그래서 주민이 나와서 우리 형사들과 같이 보고 있었어요. 보고 있는데 갑자기 4번 CCTV가 딱 꺾어지는 거예요.”

갑자기 방향을 튼 CCTV.

화면 속에는 한 남성이 CCTV를 손으로 돌리는 장면이 고스란히 찍혔는데요.

50m 가량 떨어진 화면 속 장소로 달려가 보니 아니나 다를까, 사라졌던 빈집털이범이 방범창을 뜯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지수(경감/은평경찰서 강력1팀) : “현행범 이렇게 잡는 경우는 참 진짜 특이한 경우거든요. 직원들 앉아서 그런 얘기를 했다니까요. 운 진짜 없는 사람이라고. 얼마나 황당했겠어요. 이렇게 들어가 보지도 못 하고 CCTV 때문에 걸렸으니까요.”

범행하는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다 도리어 자신의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찍혀버린 어설픈 절도범.

동종전과 17범의 이 남자는 결국 자기 꾀에 넘어가 철창신세를 지게 됐습니다.

CCTV에 발목을 잡힌 절도범은 또 있습니다.

주택 앞을 어슬렁거리던 50대 남성이 주위를 살피더니 집안으로 들어가는데요.

불과 3분 만에 수백 만 원 어치의 귀중품을 턴 뒤 유유히 사라진 남자!

그런데 20분 뒤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CCTV가 자신을 비추고 있었다는 사실에 발길을 뗄 수 없었기 때문인데요.

증거를 없애기 위해 다시 담을 넘은 남자는 거실에 있던 CCTV 모니터를 훔쳐 나왔습니다.

하지만 정작 CCTV 본체는 놔두고 모니터만 뜯은 ‘컴맹’이었던 남자는 결국 범행 열 달 만에 경찰에 붙잡히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모니터 갖고 나오면 CCTV 기록이 없어질 줄 아셨던 거에요?)..."

이처럼 CCTV는 절도범들에겐 가장 두려운 존재인데요.

증거를 없애기 위해 CCTV의 시야를 스프레이로 가리고 또 CCTV를 없애기 위해 범행 현장에 불을 지르고 달아나기까지 합니다.

완전범죄를 꿈꾸는 절도범들에게 요즘 CCTV 만큼 무서운 게 있죠.

바로,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입니다.

지난달 중순, 아파트에 사는 50대 김모 씨는 아침 출근길에 황당한 경우를 당했습니다.

<인터뷰> 피해자 (음성변조) : “저 뒤에 차하고 4대가 유리를 다 깼더라고요. 이 차는 타이어가 빠져버렸고. ”

자신의 차는 물론 주변 차량 4대의 앞 유리가 모두 산산조각이 나 있는 상황.

파손된 차량의 공통점은 모두 블랙박스가 설치되어 있었다는 건데요.

<인터뷰> 홍진양(노원경찰서 강력2팀) : “범행하면서 그 주변에 주차되어 있던 차량의 블랙박스, 블랙박스 영상이 좋으니까 그런 거 역시 다 손괴를 해서 증거를 전혀 남기지 않는 수법이었습니다.”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차량 내 블랙박스 메모리칩을 가져간 절도범.

그가 노린 건 바로 승용차의 바퀴였습니다.

<인터뷰> 피해자 (음성변조) : “벽돌을 네 장, 딱 네 장씩 끼웠더라고요. 네 장을 괴면 저 바퀴가 들리나 봐요. 나는 꿈에도 상상 못했어요. 굉장히 황당하더라고요. 이걸 어떻게 혼자 할 수 있나 싶어가지고.”

이런 식으로 15차례에 걸쳐 절도범이 훔친 타이어와 휠은 시가 3500만원에 이르는데요.

상태가 좋은 바퀴와 휠은 중고시장에서도 최고 200만원까지 거래되기 때문에 고급차의 휠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겁니다.

블랙박스 기록까지 없애가며 신출귀몰한 절도 행각을 벌였지만 주차장 입구 CCTV에 꼬리가 밟혔습니다.

<인터뷰> 홍진양(노원경찰서 강력2팀) : “피의자가 범행을 하기 위해서 피해자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들어오는 모습이고요. 차량을 이용해서. 이 모습은 피의자가 CCTV 카메라 방향을 돌림으로서 자신의 범행 모습을 감추려고 하는 모습입니다.”

범행현장 주변의 CCTV에 찍힌 절도범의 모습을 단서로 경찰이 그가 동종전과범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겁니다.

<인터뷰> 홍진양(노원경찰서 강력2팀) : “경찰청에서 보관하고 있는 동일수법 전과자 제도가 있습니다. 거기서 검색을 하다 보니까 수법이 너무도 똑같고 동일 수법 전과자는 사진도 찍어놓거든요. 체형이나 신장 그런 걸 봤을 때 같은 동일범이라는 생각에 그쪽 방향으로 해서 수사를 했는데….”

황당한 방법들로 범행의 흔적을 지우며 완전 범죄를 꿈꾼 절도범들!

하지만 그들의 절도극은 결국 전과기록만 얻은 채 막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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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CCTV 돌리고 블랙박스 뜯어갔지만…
    • 입력 2013-05-03 08:38:40
    • 수정2013-05-03 09:09:48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영화 오션스 일레븐이나 우리영화 도둑들을 보면 범죄수법이 치밀하고 심지어 도둑들이 멋져 보이게 묘사되기도 하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오늘 김기흥 기자가 보여드리는 영상들 보시면 현실에서는 어수룩한 도둑들이 많다는 걸 느끼실 겁니다.

김기흥 기자, 요즘은 완전범죄가 거의 불가능해 보이네요!

<기자 멘트>

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답은 현장에 있다, 이런 말들이 있는데요.

그런 만큼 절도범들은 저마다 범행현장에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CCTV를 의식해 치밀하게 범행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CCTV를 너무 의식하다 보니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결정적인 단서를 남기거나 황당한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는데요.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간 절도범들의 어설픈 범행을 CCTV를 통해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건물 외벽을 오르는 건 기본!

아슬아슬 담을 넘는가 하면 CCTV를 향해 다가오더니 스프레이를 마구 뿌려 댑니다.

어딘지 수상쩍은 화면 속 인물들.

저마다 행동은 제각각이만 목표는 하나입니다.

바로 완전범죄를 위해 증거를 인멸하는 겁니다.

서울 은평구의 주택가.

얼마 전 이곳엔 황당한 절도범이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목격자 (음성변조) : “애하고 여기서 둘이 먼지 털다가 저기 사람이 올라가서 뭐 하려고 하기에 ‘누구냐’ 그러니까 도망갔거든요. 이것(방범창)을 뜯으려고 하니까 신고를 한 거죠.”

방범창을 뜯고 있는 수상한 남자가 있다는 주민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

먼저 사라진 남자의 도주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주변의 CCTV부터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김지수(경감/은평경찰서 강력1팀) : “주민한테 협조를 받아서 CCTV 좀 보겠다, 그래서 주민이 나와서 우리 형사들과 같이 보고 있었어요. 보고 있는데 갑자기 4번 CCTV가 딱 꺾어지는 거예요.”

갑자기 방향을 튼 CCTV.

화면 속에는 한 남성이 CCTV를 손으로 돌리는 장면이 고스란히 찍혔는데요.

50m 가량 떨어진 화면 속 장소로 달려가 보니 아니나 다를까, 사라졌던 빈집털이범이 방범창을 뜯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지수(경감/은평경찰서 강력1팀) : “현행범 이렇게 잡는 경우는 참 진짜 특이한 경우거든요. 직원들 앉아서 그런 얘기를 했다니까요. 운 진짜 없는 사람이라고. 얼마나 황당했겠어요. 이렇게 들어가 보지도 못 하고 CCTV 때문에 걸렸으니까요.”

범행하는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다 도리어 자신의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찍혀버린 어설픈 절도범.

동종전과 17범의 이 남자는 결국 자기 꾀에 넘어가 철창신세를 지게 됐습니다.

CCTV에 발목을 잡힌 절도범은 또 있습니다.

주택 앞을 어슬렁거리던 50대 남성이 주위를 살피더니 집안으로 들어가는데요.

불과 3분 만에 수백 만 원 어치의 귀중품을 턴 뒤 유유히 사라진 남자!

그런데 20분 뒤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CCTV가 자신을 비추고 있었다는 사실에 발길을 뗄 수 없었기 때문인데요.

증거를 없애기 위해 다시 담을 넘은 남자는 거실에 있던 CCTV 모니터를 훔쳐 나왔습니다.

하지만 정작 CCTV 본체는 놔두고 모니터만 뜯은 ‘컴맹’이었던 남자는 결국 범행 열 달 만에 경찰에 붙잡히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모니터 갖고 나오면 CCTV 기록이 없어질 줄 아셨던 거에요?)..."

이처럼 CCTV는 절도범들에겐 가장 두려운 존재인데요.

증거를 없애기 위해 CCTV의 시야를 스프레이로 가리고 또 CCTV를 없애기 위해 범행 현장에 불을 지르고 달아나기까지 합니다.

완전범죄를 꿈꾸는 절도범들에게 요즘 CCTV 만큼 무서운 게 있죠.

바로,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입니다.

지난달 중순, 아파트에 사는 50대 김모 씨는 아침 출근길에 황당한 경우를 당했습니다.

<인터뷰> 피해자 (음성변조) : “저 뒤에 차하고 4대가 유리를 다 깼더라고요. 이 차는 타이어가 빠져버렸고. ”

자신의 차는 물론 주변 차량 4대의 앞 유리가 모두 산산조각이 나 있는 상황.

파손된 차량의 공통점은 모두 블랙박스가 설치되어 있었다는 건데요.

<인터뷰> 홍진양(노원경찰서 강력2팀) : “범행하면서 그 주변에 주차되어 있던 차량의 블랙박스, 블랙박스 영상이 좋으니까 그런 거 역시 다 손괴를 해서 증거를 전혀 남기지 않는 수법이었습니다.”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차량 내 블랙박스 메모리칩을 가져간 절도범.

그가 노린 건 바로 승용차의 바퀴였습니다.

<인터뷰> 피해자 (음성변조) : “벽돌을 네 장, 딱 네 장씩 끼웠더라고요. 네 장을 괴면 저 바퀴가 들리나 봐요. 나는 꿈에도 상상 못했어요. 굉장히 황당하더라고요. 이걸 어떻게 혼자 할 수 있나 싶어가지고.”

이런 식으로 15차례에 걸쳐 절도범이 훔친 타이어와 휠은 시가 3500만원에 이르는데요.

상태가 좋은 바퀴와 휠은 중고시장에서도 최고 200만원까지 거래되기 때문에 고급차의 휠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겁니다.

블랙박스 기록까지 없애가며 신출귀몰한 절도 행각을 벌였지만 주차장 입구 CCTV에 꼬리가 밟혔습니다.

<인터뷰> 홍진양(노원경찰서 강력2팀) : “피의자가 범행을 하기 위해서 피해자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들어오는 모습이고요. 차량을 이용해서. 이 모습은 피의자가 CCTV 카메라 방향을 돌림으로서 자신의 범행 모습을 감추려고 하는 모습입니다.”

범행현장 주변의 CCTV에 찍힌 절도범의 모습을 단서로 경찰이 그가 동종전과범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겁니다.

<인터뷰> 홍진양(노원경찰서 강력2팀) : “경찰청에서 보관하고 있는 동일수법 전과자 제도가 있습니다. 거기서 검색을 하다 보니까 수법이 너무도 똑같고 동일 수법 전과자는 사진도 찍어놓거든요. 체형이나 신장 그런 걸 봤을 때 같은 동일범이라는 생각에 그쪽 방향으로 해서 수사를 했는데….”

황당한 방법들로 범행의 흔적을 지우며 완전 범죄를 꿈꾼 절도범들!

하지만 그들의 절도극은 결국 전과기록만 얻은 채 막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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