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피해자도 과실?…“할증 노린 보험사 꼼수”

<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은 이 사고에서 누가 잘못한 걸로 보이십니까?

당연히 트럭이 100% 잘못한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 보험사는 80 : 20 이나 90 : 10 이렇게 과실을 나누고 있습니다.

여기에 숨어있는 보험사의 꼼수는 뭔지, 그리고 억울한 피해는 어떻게 막을수 있는지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손서영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국도를 달리던 승용차,

나란히 달리던 트럭이 갑자기 옆을 들이받아 파편이 튑니다.

그런데 보험사는 과실이 없는 승용차 운전자에게도 20% 책임이 있다고 판정합니다.

<인터뷰> 이수영(피해자) : "저희 쪽에 왜 과실이 잡히느냐 그 부분을 설명해 달라고 하니까 바퀴만 굴러가면 과실이 잡힌다는 그런 황당한 이야기를 했어요."

근거는 보험사들이 만든 과실기준표.

운행중에는 누구나 약간의 부주의가 있다고 보고 10%에서 20%의 책임을 지우는 겁니다.

<녹취> 보험사 관계자 : "주차돼있는 차량이거나 그런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운전자에게도 어느 정도 과실을 좀 부여하고 있는게 보상, 손해 실정입니다"

사고 당사자 양측의 과실이 모두 인정되면 결국 득을 보는건 보험회사들,

장기적으로 양측 모두의 보험료가 할증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다 당장 한 보험사가 내야 할 큰 액수의 보험금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어 관행처럼 책임 나누기를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한문철(교통사고전문 변호사) : "지금은 우리가 20%를 양보했지만 나중에 다른 보험사에서 거꾸로 될 수도 있는데 그때 20%를 받아올 수 있어서 그만큼 구상금 청구에 대한 실적을 올릴 수 있습니다."

운전자들은 이해를 할 수 없으면서도 복잡한 보험관계를 잘 모르기 때문에 대부분 보험사 판정을 따릅니다.

이러한 보험사의 판정은 법원에서 뒤집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상적으로 달리던 차의 앞쪽으로 피할 틈도 없이 차량이 들어와 들이받았을 경우나 방향 지시등을 켰다 하더라도 다른 차량의 통행을 방해하면서 진로를 바꾸다 사고가 난 경우처럼 가해차량 잘못이 명백할 때 법원은 가해자의 과실 비율을 100% 인정하고 있습니다.

보험사의 판정에 납득할 수 없다면 소송 외에도 손해보험협회에 심의를 요청하면 책임 여부를 따져 볼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손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