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60대 남성, 내연녀 엽총 살해 뒤 자살

입력 2013.05.20 (08:35) 수정 2013.05.20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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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연휴에 경기도 하남시에서 60대 남성과 50대 여성이 엽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자세한 사건 내용을 알아보죠.

김기흥 기자, 남성이 여성을 먼저 살해하고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알려졌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가요?

<기자 멘트>

우선 차 안에는 외부 침입의 흔적이 전혀 없고 숨진 남성은 이미 하루 전에 엽총을 빼돌린 혐의로 경찰의 추적을 받은 상태였는데요.

그래서 경찰은 이 남성이 사격장에서 빼돌린 엽총으로 여성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은 1년 전부터 내연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남성은 집을 나서기 전에 가족들에게 평소와는 좀 다른 모습을 보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집 밖에서 전화를 걸어 나 없이 살 수 있냐며 묻기까지 했다고 하는데요.

내연녀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까지 끊은 이 사건, 자세한 내용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하남시 미사동의 한 공터.

지난 18일 오전 9시쯤.

밭에 가기 위해 이곳을 지나던 주민은 수상한 차 한 대를 발견했습니다.

<녹취> 목격자 (음성변조) : "차량이 그 시간까지 머물고 있었고 소주병 같은 경우는 (차량)밖에 (있었어요)"

차량 주변엔 술병이 나뒹굴고 있었는데요.

주민은 차량 주인이 술에 취해 잠든 것으로 생각하고, 깨우기 위해 다가갔습니다.

<녹취> 목격자 (음성변조) : "(차)문을 두들겨서 그냥 불러만 봤는데 아무 인기척이 없어서 혹시나 무슨 일이 있었나 싶어서 노파심에 이제 제가 신고를 했던 (겁니다)"

차 안의 모습은 참혹했습니다.

앞좌석에는 50대 여성이, 뒷자석에는 60대 남성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었습니다.

<인터뷰> 김선기(수사과장/하남경찰서) : "조수석에 있던 여성은 등에 총상이 있었고 뒷좌석에 있던 남자는 가슴에 총상이 하나 었습니다."

경찰조사 결과, 총을 맞고 쓰러져있던 남성은 63살 이모씨였습니다.

이씨는 전날 사격장에서 엽총을 가지고 사라져 경찰 수배가 내려진 상황이었는데요.

하루가 지나, 내연녀로 추정되는 52살의 박모씨와 함께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것입니다.

경찰은 이씨가 박씨를 총으로 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선기(수사과장/하남경찰서) : "여성은 남자가 뒤에서 엽총을 쏴서 사망하게 하고 (이씨)본인은 신발을 벗고 방아쇠를 당겨서 자살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17일 오전, 집을 나선 이씨는 평소와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는데요.

<녹취> 이씨의 동거인 (음성변조) : "나 밖에 나가서 볼일보고 빨리 들어올게 하면서 나를 한번 안아주고 가더라고(요)..그러기에 이 사람이 왜 안 하던 짓을 하나 (생각했습니다)"

오후 한시쯤, 이씨는 집에 다시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녹취> 이씨의 동거인 (음성변조) : "나 없이도 혼자 살 수 있지, 혼자 살 수 있지 그러기에 나는 농담하는 줄 알았죠. 여자가 있었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았기 때문에 오늘 집에 들어오기 싫어서 그러는 거냐고 (물었습니다)"

당시 이씨는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한 사격장에 있었습니다.

범행에 사용할 엽총을 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권총과 엽총 등 백여 정의 총기가 보관돼 있는 제법 큰 규모의 사격장이었는데요.

하지만 이씨가 엽총을 손에 넣는데 별다른 제약은 없었습니다.

<녹취> 사격장 관계자 (음성변조) : "17일 날 (이씨가 아는 총포상 사장에게) 전화가 온 거예요 저희 직원한테 전화가 와서 B(이씨)라는 사람이 올라가니 C라는 지인의 총을 좀 내줘라 그러니까 별 의심 없이 (총을 내줬습니다)"

현행법상, 총기 소유자가 직접 찾아와 총기소지허가증을 확인시켜줘야만 총기를 내줄 수 있습니다.

총포사 사장의 전화를 받고 절차를 어기고 총을 내줬다는 것입니다.

<녹취> 사격장 관계자 (음성변조) : "(이씨가) 사격장에 왔었고 같은 동호회의 회원입니다. 총기소지자하고, 동호회 회장도 역임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아마 믿었겠죠.."

이씨는 빌린 엽총을 가지고 몰래 사격장을 빠져나왔지만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는데요.

그로부터 6시간여 흐른 저녁 7시 반쯤.

사격장 직원들은 뒤늦게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이씨가 총기입고시간으로부터 한시간 반이 지나도록 연락이 닿질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녹취> 화성경찰서 관계자 (음성변조) : "(사격장에서) 저녁 7시 30분 정도에 전화로 신고했고..그 총을 가지고 온 사람의 인적사항이 나왔기 때문에 그 주소로 (경찰이 찾아갔습니다)"

경찰은 이씨의 집을 수색하는 등 이씨를 뒤쫒기 시작했지만 행방은 묘연했습니다.

<녹취> 화성경찰서 관계자 (음성변조) : "이 사람이 발견이 안 되니까, 집에도 없(었)어요. 총을 가지고 나왔기 때문에 시간도 없고 그래서 다들 총기비상소집(을) (시켰습니다). "

그때, 단서하나가 포착됐습니다.

이씨의 지인으로부터 이씨에게 내연녀가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게 된 건데요.

<녹취> 화성경찰서 관계자 (음성변조) : "내연녀가 있다는 것을 알아서 우리가 통보를 받아서 거기에 그 내연녀의 위치추적을 우리가 한 거거든요."

경찰은 이씨가 내연녀 박씨를 찾아간 것으로 보고 박씨 거주지로 경찰을 급파했지만 박씨 역시 사라진 뒤였습니다.

휴대전화 위치추적도 소용 없었습니다.

이미 몇 시간 전부터 두 사람의 휴대전화가 꺼져있었고, 마지막으로 포착된 경기도 구리에서도 두 사람의 행방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새벽 무렵.

<녹취> 마을 주민 (음성변조) : "새벽에 싸우는 소리가 (들렸어요) 뭐라고 소리소리 질렀대요. 서로가..."

새벽까지만 해도 이씨의 차안에서 인기척이 들려왔지만 오전 9시, 두 사람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것입니다.

과연 두 사람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씨와 박씨의 만남은 1년 전부터 시작됐다고 합니다.

<녹취> 이씨의 동거인 (음성변조) : "(이씨)친구 말로는 총 쏘는데도 데리고 가고 대회 나갈 때도 데리고 가고 여행을 많이 다닌 것 같아(요)"

하지만 몇 개월 전부터 이씨가 이상한 모습을 보였다고 합니다.

술도 마시지 못하는 이씨가 만취한 모습으로 집에 들어오는 일이 잦았다는 겁니다.

<녹취> 이씨의 동거인 (음성변조) : "한번 술을 먹고 헛소리 비슷하게 내가 이(여자)를 어떻게 죽이지 때려죽일 수도 없고 당신 지금 누구한테 욕 하냐고 그랬더니 아니라고 막 (그랬습니다)"

게다가 이씨는 아끼던 엽총과 애견까지 팔아야 할 정도로 카드빚에 시달렸다고 하는데요.

<녹취> 이씨의 동거인 (음성변조) : "돈 때문에 너무 힘들어했고 나한테 돈 좀 빌려다달라고 그랬을 정도니까 카드가 막 (연체되고) 이랬으니까.."

경찰은 어떤 이유로 내연녀를 살해하고 자신마저 목숨을 끊은 건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사격장 관계자를 상대로 총기관리에 문제가 없었는지 수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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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60대 남성, 내연녀 엽총 살해 뒤 자살
    • 입력 2013-05-20 08:36:53
    • 수정2013-05-20 09: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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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연휴에 경기도 하남시에서 60대 남성과 50대 여성이 엽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자세한 사건 내용을 알아보죠.

김기흥 기자, 남성이 여성을 먼저 살해하고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알려졌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가요?

<기자 멘트>

우선 차 안에는 외부 침입의 흔적이 전혀 없고 숨진 남성은 이미 하루 전에 엽총을 빼돌린 혐의로 경찰의 추적을 받은 상태였는데요.

그래서 경찰은 이 남성이 사격장에서 빼돌린 엽총으로 여성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은 1년 전부터 내연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남성은 집을 나서기 전에 가족들에게 평소와는 좀 다른 모습을 보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집 밖에서 전화를 걸어 나 없이 살 수 있냐며 묻기까지 했다고 하는데요.

내연녀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까지 끊은 이 사건, 자세한 내용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하남시 미사동의 한 공터.

지난 18일 오전 9시쯤.

밭에 가기 위해 이곳을 지나던 주민은 수상한 차 한 대를 발견했습니다.

<녹취> 목격자 (음성변조) : "차량이 그 시간까지 머물고 있었고 소주병 같은 경우는 (차량)밖에 (있었어요)"

차량 주변엔 술병이 나뒹굴고 있었는데요.

주민은 차량 주인이 술에 취해 잠든 것으로 생각하고, 깨우기 위해 다가갔습니다.

<녹취> 목격자 (음성변조) : "(차)문을 두들겨서 그냥 불러만 봤는데 아무 인기척이 없어서 혹시나 무슨 일이 있었나 싶어서 노파심에 이제 제가 신고를 했던 (겁니다)"

차 안의 모습은 참혹했습니다.

앞좌석에는 50대 여성이, 뒷자석에는 60대 남성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었습니다.

<인터뷰> 김선기(수사과장/하남경찰서) : "조수석에 있던 여성은 등에 총상이 있었고 뒷좌석에 있던 남자는 가슴에 총상이 하나 었습니다."

경찰조사 결과, 총을 맞고 쓰러져있던 남성은 63살 이모씨였습니다.

이씨는 전날 사격장에서 엽총을 가지고 사라져 경찰 수배가 내려진 상황이었는데요.

하루가 지나, 내연녀로 추정되는 52살의 박모씨와 함께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것입니다.

경찰은 이씨가 박씨를 총으로 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선기(수사과장/하남경찰서) : "여성은 남자가 뒤에서 엽총을 쏴서 사망하게 하고 (이씨)본인은 신발을 벗고 방아쇠를 당겨서 자살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17일 오전, 집을 나선 이씨는 평소와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는데요.

<녹취> 이씨의 동거인 (음성변조) : "나 밖에 나가서 볼일보고 빨리 들어올게 하면서 나를 한번 안아주고 가더라고(요)..그러기에 이 사람이 왜 안 하던 짓을 하나 (생각했습니다)"

오후 한시쯤, 이씨는 집에 다시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녹취> 이씨의 동거인 (음성변조) : "나 없이도 혼자 살 수 있지, 혼자 살 수 있지 그러기에 나는 농담하는 줄 알았죠. 여자가 있었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았기 때문에 오늘 집에 들어오기 싫어서 그러는 거냐고 (물었습니다)"

당시 이씨는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한 사격장에 있었습니다.

범행에 사용할 엽총을 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권총과 엽총 등 백여 정의 총기가 보관돼 있는 제법 큰 규모의 사격장이었는데요.

하지만 이씨가 엽총을 손에 넣는데 별다른 제약은 없었습니다.

<녹취> 사격장 관계자 (음성변조) : "17일 날 (이씨가 아는 총포상 사장에게) 전화가 온 거예요 저희 직원한테 전화가 와서 B(이씨)라는 사람이 올라가니 C라는 지인의 총을 좀 내줘라 그러니까 별 의심 없이 (총을 내줬습니다)"

현행법상, 총기 소유자가 직접 찾아와 총기소지허가증을 확인시켜줘야만 총기를 내줄 수 있습니다.

총포사 사장의 전화를 받고 절차를 어기고 총을 내줬다는 것입니다.

<녹취> 사격장 관계자 (음성변조) : "(이씨가) 사격장에 왔었고 같은 동호회의 회원입니다. 총기소지자하고, 동호회 회장도 역임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아마 믿었겠죠.."

이씨는 빌린 엽총을 가지고 몰래 사격장을 빠져나왔지만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는데요.

그로부터 6시간여 흐른 저녁 7시 반쯤.

사격장 직원들은 뒤늦게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이씨가 총기입고시간으로부터 한시간 반이 지나도록 연락이 닿질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녹취> 화성경찰서 관계자 (음성변조) : "(사격장에서) 저녁 7시 30분 정도에 전화로 신고했고..그 총을 가지고 온 사람의 인적사항이 나왔기 때문에 그 주소로 (경찰이 찾아갔습니다)"

경찰은 이씨의 집을 수색하는 등 이씨를 뒤쫒기 시작했지만 행방은 묘연했습니다.

<녹취> 화성경찰서 관계자 (음성변조) : "이 사람이 발견이 안 되니까, 집에도 없(었)어요. 총을 가지고 나왔기 때문에 시간도 없고 그래서 다들 총기비상소집(을) (시켰습니다). "

그때, 단서하나가 포착됐습니다.

이씨의 지인으로부터 이씨에게 내연녀가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게 된 건데요.

<녹취> 화성경찰서 관계자 (음성변조) : "내연녀가 있다는 것을 알아서 우리가 통보를 받아서 거기에 그 내연녀의 위치추적을 우리가 한 거거든요."

경찰은 이씨가 내연녀 박씨를 찾아간 것으로 보고 박씨 거주지로 경찰을 급파했지만 박씨 역시 사라진 뒤였습니다.

휴대전화 위치추적도 소용 없었습니다.

이미 몇 시간 전부터 두 사람의 휴대전화가 꺼져있었고, 마지막으로 포착된 경기도 구리에서도 두 사람의 행방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새벽 무렵.

<녹취> 마을 주민 (음성변조) : "새벽에 싸우는 소리가 (들렸어요) 뭐라고 소리소리 질렀대요. 서로가..."

새벽까지만 해도 이씨의 차안에서 인기척이 들려왔지만 오전 9시, 두 사람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것입니다.

과연 두 사람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씨와 박씨의 만남은 1년 전부터 시작됐다고 합니다.

<녹취> 이씨의 동거인 (음성변조) : "(이씨)친구 말로는 총 쏘는데도 데리고 가고 대회 나갈 때도 데리고 가고 여행을 많이 다닌 것 같아(요)"

하지만 몇 개월 전부터 이씨가 이상한 모습을 보였다고 합니다.

술도 마시지 못하는 이씨가 만취한 모습으로 집에 들어오는 일이 잦았다는 겁니다.

<녹취> 이씨의 동거인 (음성변조) : "한번 술을 먹고 헛소리 비슷하게 내가 이(여자)를 어떻게 죽이지 때려죽일 수도 없고 당신 지금 누구한테 욕 하냐고 그랬더니 아니라고 막 (그랬습니다)"

게다가 이씨는 아끼던 엽총과 애견까지 팔아야 할 정도로 카드빚에 시달렸다고 하는데요.

<녹취> 이씨의 동거인 (음성변조) : "돈 때문에 너무 힘들어했고 나한테 돈 좀 빌려다달라고 그랬을 정도니까 카드가 막 (연체되고) 이랬으니까.."

경찰은 어떤 이유로 내연녀를 살해하고 자신마저 목숨을 끊은 건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사격장 관계자를 상대로 총기관리에 문제가 없었는지 수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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