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원주민 30%가 암환자…“지하수 때문?”
입력 2013.07.04 (08:34)
수정 2013.07.0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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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충남의 한 마을에서 지난 10년 동안 암에 걸려 사망하거나 투병 중인 사람이 34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지하수 오염이 그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오랫동안 이 마을에서 살아온 원주민이 100명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30%정도가 암에 걸렸다는 겁니다.
김기흥 기자 나와 있습니다.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한 조사는 필요해 보이는데요?
<기자 멘트>
그렇습니다.
일단 지하수가 오염돼 먹을 수 없다는 건 명백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암의 발생 원인이 이 지하수 때문인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문제는 마을에서 암환자가 이렇게 속출하고 있는데도 정작 역학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게다가 도청에서는 언론 취재가 시작한 뒤에야 부랴부랴 마을 주민들이 직접 조사해 작성한 암환자 명단을 확인하는 등 뒷북 행정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암 환자만 34명이 있는 충남의 한 작은 마을을 찾아가봤습니다.
<리포트>
평온해 보이는 이 마을에 때 아닌 ‘암공포’가 덮쳤습니다.
<녹취> 박용철 (마을주민/음성변조) : “(어머니가) 위암인데 (위) 절제 수술 받으시고, 지금 1년 조금 넘었죠. 항암제 지금 계속 복용하고 계시죠. 바로 아랫집 아주머니도 우리 어머니랑 동갑이신데, 대장암 수술 받으셨어요.“
74살 김모 할아버지도 두 달 전 위암 수술을 받았습니다.
<녹취> 위암 환자 (음성변조) : “술 먹었죠. 먹고 나서 구역질이 나와서 의료원가서 건강검진 받았는데, 거기서 위 내시경을 했는데, 위암 (이었어요.) 여러 사람이 암환자가 많이 생겼으니까... 보통 많은 것이 아니에요.“
유독 이 마을주민들이 많이 걸렸다는 암!
마을주민들은 지하수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주민들이 오랫동안 식수와 생활용수로 사용해온 이 물이 문제라는 겁니다.
<녹취> 이정희(마을주민) : “(물을) 통에다 하나 받아놨거든요. 사용하려고. 그런데 며칠이 지나서 통을 열어보니까 새카맣게 반 이상이 이끼가 끼고, 물이 아주 새카맸어요. 너털너털한 것이 있고, 이상하다, 이상하다 그랬거든요.“
이미 지난해 상수도사업소에서는 이 마을 지하수의 ‘먹는 물’ 이용을 금지했는데요.
동물의 배설물 등이 지하수에 유입돼 생기는 ‘질산성질소’ 가 기준치보다 높게 나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먹지 말라는 경고만 했을 뿐, 지하수를 대체할 대책은 전혀 내놓지 않았습니다.
<녹취> 전창환(마을주민) : “이 (경고판) 붙이기 전에는 이 물을 먹었어요. (질산소질소 적합기준 10mg/L 이하) 수치가 18mg/L 나온 후로 이 (경고판) 붙인 뒤로는 할 수 없이 (물을) 끓여서 먹기는 하죠.“
하지만 마을주민들이 최근 수질검사기관에 검사를 의뢰해본 결과.
질산성질소의 함량은 더 높아진 상태였습니다.
<녹취> 마을주민 : “충청남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결과입니다. (지하수의) 질산성질소가 기준치가 10mg/L 인데, 30~40mg/L 까지 나온 데가 있어요.“
<녹취> 수질연구기관 관계자 (음성변조) : “(질산성질소) 10ppm (10mg) 이하인 경우 저희들이 먹는 물로 적합하다는 기준치가 돼 있어요. 생활용수로는 20ppm (20mg) (이하인데,) (인체 유해성은) 그런 식의 유추는 가능하죠.“
이 마을 지하수 중 질산성질소 수치가 리터 당 30에서 40mg이 나온 곳은 설거지나 목욕으로도 쓰지 못할 만큼 오염됐다는 얘깁니다.
마을주민들은 이런 지하수 오염의 원인을 마을에 있는 축사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30년 가까이 축사에서 흘러나온 배설물이 땅속에 유입돼 지하수를 오염시켰고, 이 때문에 수십 년 동안 그 물을 마시고 살아온 토박이 주민들이 암에 걸렸을 거란 주장인데요.
<녹취> 홍재표(마을주민) : “(마을) 원 주민 59가구 중에 31가구가 암으로 사망 또는 투병 중에 계신분이 있다... 수질검사로 질산성질소 성분이 과도하게 검출됐고, (지하수) 반경 1킬로미터 내에는 원인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축사 시설 밖에 없어요.“
<녹취> 박용철(마을주민) : “원래 이 자리가 소 배설물을 20여 년 동안 그냥 방치하다시피 쌓아둔 자리예요. 거기서 생기는 불순물이 하늘로 올라가겠어요, 옆으로 가겠어요. 땅으로 계속 (들어가고) 있었다는 거죠.“
마을 주민들이 토박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10여 년 동안 암에 걸려 숨지거나 투병중인 주민은 34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원 주민이 100명 정도임을 감안하면, 원 주민 30퍼센트가 암에 걸렸다는 얘깁니다.
이런 마을 주민들의 주장에 곤혹스러운 건 축사를 운영하는 주민입니다.
<녹취> 축사관계자 (음성변조) : “저희가 억울하다고 해서 소용 있겠어요? 조사도 안 한 상태에서 그걸 (그렇게) 몰고 나가려고 하니까. 저희 목장을 못하게 (하려고) 하는 거죠.“
질산성질소는 어린아이가 섭취했을 때, 산소순환을 막아 피부를 파랗게 변하게 하는 청색증을 유발하는 성분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인체에 직접적으로 암을 유발하는 물질은 아니라고, 학계에서는 보고 있다고 합니다.
<녹취> 김기연(교수/부산가톨릭대학교 산업보건학과) : “질산성질소가 체내에서 화학반응을 통해서 ‘니트로사민’으로 생성되는데, 그 물질이 국제암연구소 (IARC)에서 2A물질 즉, 동물실험연구에서는 암을 유발하는 걸로 알려져 있지만, 인체에서는 명확한 증거가 없는 발암성추정 물질로 지정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물질을 장기간 섭취했을 경우, 조심스럽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녹취> 임종한(교수/인하대학교병원 직업환경의학과) : “질산성질소에 오염된 음용수를 (장기간) 계속 마셨다면, 위암 발생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습니다. (질산성질소가) 얼 만큼 영향을 줬느냐 하는 것은 성별, 연령이나 다른 지역의 위암발생 수준하고 비교를 해봐야 합니다.“
때문에 마을 주민들이 느끼는 암에 대한 공포와 지하수 오염에 대한 불안은 수그러들 줄 모릅니다.
당장 식수부터 걱정이지만 군청에서는 가구당 수돗물이 든 패트병을 2주 동안 6병씩, 세 차례 지급해 준 것이 고작입니다.
<녹취> 이정희(마을주민/음성변조) : “ 청에서 주는 물 가지고는 턱도 안 되고요. 날씨도 덥고 하니까. 집에 있는 물은 전혀 못 먹고, 이것 가지고는 어림도 없어요.“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 이 (오염되고) 그렇다니까 불안하고, 나도 암에 릴 것 같고요. 빨리 대책을 세워줘야지 살 수가 없어요.“
주민들은 암 발병에 대한 역학 조사를 실시하고, 지하수오염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민원을 해결해 줄 담당 부서와 담당자를 만나는 일부터 쉽지 않았는데요.
<녹취> 해당군청 관계자 (음성변조) : “계장님 출장 중이신데요... 출장 나가셨어요.”
<녹취> 해당군청 00과 관계자 (음성변조) : “역학조사를 어떻게 할 계획이다라는 말씀을 드리기는 좀 그런 사항이네요. 어느 부서를 참 안내해 드리기가 지금 상황에서는 그런데. 마치 ‘핑퐁’을 치는 것처럼 (책임을 미루는) 그런 느낌이 들면 더 (안 좋으니까요.)“
평온했던 마을을 덮친 지하수 오염과 암공포. 주민들의 불편과 불안을 하루빨리 해소할 수 있도록, 관계당국의 철저한 원인규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충남의 한 마을에서 지난 10년 동안 암에 걸려 사망하거나 투병 중인 사람이 34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지하수 오염이 그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오랫동안 이 마을에서 살아온 원주민이 100명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30%정도가 암에 걸렸다는 겁니다.
김기흥 기자 나와 있습니다.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한 조사는 필요해 보이는데요?
<기자 멘트>
그렇습니다.
일단 지하수가 오염돼 먹을 수 없다는 건 명백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암의 발생 원인이 이 지하수 때문인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문제는 마을에서 암환자가 이렇게 속출하고 있는데도 정작 역학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게다가 도청에서는 언론 취재가 시작한 뒤에야 부랴부랴 마을 주민들이 직접 조사해 작성한 암환자 명단을 확인하는 등 뒷북 행정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암 환자만 34명이 있는 충남의 한 작은 마을을 찾아가봤습니다.
<리포트>
평온해 보이는 이 마을에 때 아닌 ‘암공포’가 덮쳤습니다.
<녹취> 박용철 (마을주민/음성변조) : “(어머니가) 위암인데 (위) 절제 수술 받으시고, 지금 1년 조금 넘었죠. 항암제 지금 계속 복용하고 계시죠. 바로 아랫집 아주머니도 우리 어머니랑 동갑이신데, 대장암 수술 받으셨어요.“
74살 김모 할아버지도 두 달 전 위암 수술을 받았습니다.
<녹취> 위암 환자 (음성변조) : “술 먹었죠. 먹고 나서 구역질이 나와서 의료원가서 건강검진 받았는데, 거기서 위 내시경을 했는데, 위암 (이었어요.) 여러 사람이 암환자가 많이 생겼으니까... 보통 많은 것이 아니에요.“
유독 이 마을주민들이 많이 걸렸다는 암!
마을주민들은 지하수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주민들이 오랫동안 식수와 생활용수로 사용해온 이 물이 문제라는 겁니다.
<녹취> 이정희(마을주민) : “(물을) 통에다 하나 받아놨거든요. 사용하려고. 그런데 며칠이 지나서 통을 열어보니까 새카맣게 반 이상이 이끼가 끼고, 물이 아주 새카맸어요. 너털너털한 것이 있고, 이상하다, 이상하다 그랬거든요.“
이미 지난해 상수도사업소에서는 이 마을 지하수의 ‘먹는 물’ 이용을 금지했는데요.
동물의 배설물 등이 지하수에 유입돼 생기는 ‘질산성질소’ 가 기준치보다 높게 나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먹지 말라는 경고만 했을 뿐, 지하수를 대체할 대책은 전혀 내놓지 않았습니다.
<녹취> 전창환(마을주민) : “이 (경고판) 붙이기 전에는 이 물을 먹었어요. (질산소질소 적합기준 10mg/L 이하) 수치가 18mg/L 나온 후로 이 (경고판) 붙인 뒤로는 할 수 없이 (물을) 끓여서 먹기는 하죠.“
하지만 마을주민들이 최근 수질검사기관에 검사를 의뢰해본 결과.
질산성질소의 함량은 더 높아진 상태였습니다.
<녹취> 마을주민 : “충청남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결과입니다. (지하수의) 질산성질소가 기준치가 10mg/L 인데, 30~40mg/L 까지 나온 데가 있어요.“
<녹취> 수질연구기관 관계자 (음성변조) : “(질산성질소) 10ppm (10mg) 이하인 경우 저희들이 먹는 물로 적합하다는 기준치가 돼 있어요. 생활용수로는 20ppm (20mg) (이하인데,) (인체 유해성은) 그런 식의 유추는 가능하죠.“
이 마을 지하수 중 질산성질소 수치가 리터 당 30에서 40mg이 나온 곳은 설거지나 목욕으로도 쓰지 못할 만큼 오염됐다는 얘깁니다.
마을주민들은 이런 지하수 오염의 원인을 마을에 있는 축사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30년 가까이 축사에서 흘러나온 배설물이 땅속에 유입돼 지하수를 오염시켰고, 이 때문에 수십 년 동안 그 물을 마시고 살아온 토박이 주민들이 암에 걸렸을 거란 주장인데요.
<녹취> 홍재표(마을주민) : “(마을) 원 주민 59가구 중에 31가구가 암으로 사망 또는 투병 중에 계신분이 있다... 수질검사로 질산성질소 성분이 과도하게 검출됐고, (지하수) 반경 1킬로미터 내에는 원인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축사 시설 밖에 없어요.“
<녹취> 박용철(마을주민) : “원래 이 자리가 소 배설물을 20여 년 동안 그냥 방치하다시피 쌓아둔 자리예요. 거기서 생기는 불순물이 하늘로 올라가겠어요, 옆으로 가겠어요. 땅으로 계속 (들어가고) 있었다는 거죠.“
마을 주민들이 토박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10여 년 동안 암에 걸려 숨지거나 투병중인 주민은 34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원 주민이 100명 정도임을 감안하면, 원 주민 30퍼센트가 암에 걸렸다는 얘깁니다.
이런 마을 주민들의 주장에 곤혹스러운 건 축사를 운영하는 주민입니다.
<녹취> 축사관계자 (음성변조) : “저희가 억울하다고 해서 소용 있겠어요? 조사도 안 한 상태에서 그걸 (그렇게) 몰고 나가려고 하니까. 저희 목장을 못하게 (하려고) 하는 거죠.“
질산성질소는 어린아이가 섭취했을 때, 산소순환을 막아 피부를 파랗게 변하게 하는 청색증을 유발하는 성분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인체에 직접적으로 암을 유발하는 물질은 아니라고, 학계에서는 보고 있다고 합니다.
<녹취> 김기연(교수/부산가톨릭대학교 산업보건학과) : “질산성질소가 체내에서 화학반응을 통해서 ‘니트로사민’으로 생성되는데, 그 물질이 국제암연구소 (IARC)에서 2A물질 즉, 동물실험연구에서는 암을 유발하는 걸로 알려져 있지만, 인체에서는 명확한 증거가 없는 발암성추정 물질로 지정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물질을 장기간 섭취했을 경우, 조심스럽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녹취> 임종한(교수/인하대학교병원 직업환경의학과) : “질산성질소에 오염된 음용수를 (장기간) 계속 마셨다면, 위암 발생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습니다. (질산성질소가) 얼 만큼 영향을 줬느냐 하는 것은 성별, 연령이나 다른 지역의 위암발생 수준하고 비교를 해봐야 합니다.“
때문에 마을 주민들이 느끼는 암에 대한 공포와 지하수 오염에 대한 불안은 수그러들 줄 모릅니다.
당장 식수부터 걱정이지만 군청에서는 가구당 수돗물이 든 패트병을 2주 동안 6병씩, 세 차례 지급해 준 것이 고작입니다.
<녹취> 이정희(마을주민/음성변조) : “ 청에서 주는 물 가지고는 턱도 안 되고요. 날씨도 덥고 하니까. 집에 있는 물은 전혀 못 먹고, 이것 가지고는 어림도 없어요.“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 이 (오염되고) 그렇다니까 불안하고, 나도 암에 릴 것 같고요. 빨리 대책을 세워줘야지 살 수가 없어요.“
주민들은 암 발병에 대한 역학 조사를 실시하고, 지하수오염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민원을 해결해 줄 담당 부서와 담당자를 만나는 일부터 쉽지 않았는데요.
<녹취> 해당군청 관계자 (음성변조) : “계장님 출장 중이신데요... 출장 나가셨어요.”
<녹취> 해당군청 00과 관계자 (음성변조) : “역학조사를 어떻게 할 계획이다라는 말씀을 드리기는 좀 그런 사항이네요. 어느 부서를 참 안내해 드리기가 지금 상황에서는 그런데. 마치 ‘핑퐁’을 치는 것처럼 (책임을 미루는) 그런 느낌이 들면 더 (안 좋으니까요.)“
평온했던 마을을 덮친 지하수 오염과 암공포. 주민들의 불편과 불안을 하루빨리 해소할 수 있도록, 관계당국의 철저한 원인규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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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따라잡기] 원주민 30%가 암환자…“지하수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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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3-07-04 08:38:09
- 수정2013-07-04 09:21:36

<앵커 멘트>
충남의 한 마을에서 지난 10년 동안 암에 걸려 사망하거나 투병 중인 사람이 34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지하수 오염이 그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오랫동안 이 마을에서 살아온 원주민이 100명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30%정도가 암에 걸렸다는 겁니다.
김기흥 기자 나와 있습니다.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한 조사는 필요해 보이는데요?
<기자 멘트>
그렇습니다.
일단 지하수가 오염돼 먹을 수 없다는 건 명백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암의 발생 원인이 이 지하수 때문인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문제는 마을에서 암환자가 이렇게 속출하고 있는데도 정작 역학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게다가 도청에서는 언론 취재가 시작한 뒤에야 부랴부랴 마을 주민들이 직접 조사해 작성한 암환자 명단을 확인하는 등 뒷북 행정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암 환자만 34명이 있는 충남의 한 작은 마을을 찾아가봤습니다.
<리포트>
평온해 보이는 이 마을에 때 아닌 ‘암공포’가 덮쳤습니다.
<녹취> 박용철 (마을주민/음성변조) : “(어머니가) 위암인데 (위) 절제 수술 받으시고, 지금 1년 조금 넘었죠. 항암제 지금 계속 복용하고 계시죠. 바로 아랫집 아주머니도 우리 어머니랑 동갑이신데, 대장암 수술 받으셨어요.“
74살 김모 할아버지도 두 달 전 위암 수술을 받았습니다.
<녹취> 위암 환자 (음성변조) : “술 먹었죠. 먹고 나서 구역질이 나와서 의료원가서 건강검진 받았는데, 거기서 위 내시경을 했는데, 위암 (이었어요.) 여러 사람이 암환자가 많이 생겼으니까... 보통 많은 것이 아니에요.“
유독 이 마을주민들이 많이 걸렸다는 암!
마을주민들은 지하수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주민들이 오랫동안 식수와 생활용수로 사용해온 이 물이 문제라는 겁니다.
<녹취> 이정희(마을주민) : “(물을) 통에다 하나 받아놨거든요. 사용하려고. 그런데 며칠이 지나서 통을 열어보니까 새카맣게 반 이상이 이끼가 끼고, 물이 아주 새카맸어요. 너털너털한 것이 있고, 이상하다, 이상하다 그랬거든요.“
이미 지난해 상수도사업소에서는 이 마을 지하수의 ‘먹는 물’ 이용을 금지했는데요.
동물의 배설물 등이 지하수에 유입돼 생기는 ‘질산성질소’ 가 기준치보다 높게 나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먹지 말라는 경고만 했을 뿐, 지하수를 대체할 대책은 전혀 내놓지 않았습니다.
<녹취> 전창환(마을주민) : “이 (경고판) 붙이기 전에는 이 물을 먹었어요. (질산소질소 적합기준 10mg/L 이하) 수치가 18mg/L 나온 후로 이 (경고판) 붙인 뒤로는 할 수 없이 (물을) 끓여서 먹기는 하죠.“
하지만 마을주민들이 최근 수질검사기관에 검사를 의뢰해본 결과.
질산성질소의 함량은 더 높아진 상태였습니다.
<녹취> 마을주민 : “충청남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결과입니다. (지하수의) 질산성질소가 기준치가 10mg/L 인데, 30~40mg/L 까지 나온 데가 있어요.“
<녹취> 수질연구기관 관계자 (음성변조) : “(질산성질소) 10ppm (10mg) 이하인 경우 저희들이 먹는 물로 적합하다는 기준치가 돼 있어요. 생활용수로는 20ppm (20mg) (이하인데,) (인체 유해성은) 그런 식의 유추는 가능하죠.“
이 마을 지하수 중 질산성질소 수치가 리터 당 30에서 40mg이 나온 곳은 설거지나 목욕으로도 쓰지 못할 만큼 오염됐다는 얘깁니다.
마을주민들은 이런 지하수 오염의 원인을 마을에 있는 축사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30년 가까이 축사에서 흘러나온 배설물이 땅속에 유입돼 지하수를 오염시켰고, 이 때문에 수십 년 동안 그 물을 마시고 살아온 토박이 주민들이 암에 걸렸을 거란 주장인데요.
<녹취> 홍재표(마을주민) : “(마을) 원 주민 59가구 중에 31가구가 암으로 사망 또는 투병 중에 계신분이 있다... 수질검사로 질산성질소 성분이 과도하게 검출됐고, (지하수) 반경 1킬로미터 내에는 원인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축사 시설 밖에 없어요.“
<녹취> 박용철(마을주민) : “원래 이 자리가 소 배설물을 20여 년 동안 그냥 방치하다시피 쌓아둔 자리예요. 거기서 생기는 불순물이 하늘로 올라가겠어요, 옆으로 가겠어요. 땅으로 계속 (들어가고) 있었다는 거죠.“
마을 주민들이 토박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10여 년 동안 암에 걸려 숨지거나 투병중인 주민은 34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원 주민이 100명 정도임을 감안하면, 원 주민 30퍼센트가 암에 걸렸다는 얘깁니다.
이런 마을 주민들의 주장에 곤혹스러운 건 축사를 운영하는 주민입니다.
<녹취> 축사관계자 (음성변조) : “저희가 억울하다고 해서 소용 있겠어요? 조사도 안 한 상태에서 그걸 (그렇게) 몰고 나가려고 하니까. 저희 목장을 못하게 (하려고) 하는 거죠.“
질산성질소는 어린아이가 섭취했을 때, 산소순환을 막아 피부를 파랗게 변하게 하는 청색증을 유발하는 성분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인체에 직접적으로 암을 유발하는 물질은 아니라고, 학계에서는 보고 있다고 합니다.
<녹취> 김기연(교수/부산가톨릭대학교 산업보건학과) : “질산성질소가 체내에서 화학반응을 통해서 ‘니트로사민’으로 생성되는데, 그 물질이 국제암연구소 (IARC)에서 2A물질 즉, 동물실험연구에서는 암을 유발하는 걸로 알려져 있지만, 인체에서는 명확한 증거가 없는 발암성추정 물질로 지정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물질을 장기간 섭취했을 경우, 조심스럽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녹취> 임종한(교수/인하대학교병원 직업환경의학과) : “질산성질소에 오염된 음용수를 (장기간) 계속 마셨다면, 위암 발생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습니다. (질산성질소가) 얼 만큼 영향을 줬느냐 하는 것은 성별, 연령이나 다른 지역의 위암발생 수준하고 비교를 해봐야 합니다.“
때문에 마을 주민들이 느끼는 암에 대한 공포와 지하수 오염에 대한 불안은 수그러들 줄 모릅니다.
당장 식수부터 걱정이지만 군청에서는 가구당 수돗물이 든 패트병을 2주 동안 6병씩, 세 차례 지급해 준 것이 고작입니다.
<녹취> 이정희(마을주민/음성변조) : “ 청에서 주는 물 가지고는 턱도 안 되고요. 날씨도 덥고 하니까. 집에 있는 물은 전혀 못 먹고, 이것 가지고는 어림도 없어요.“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 이 (오염되고) 그렇다니까 불안하고, 나도 암에 릴 것 같고요. 빨리 대책을 세워줘야지 살 수가 없어요.“
주민들은 암 발병에 대한 역학 조사를 실시하고, 지하수오염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민원을 해결해 줄 담당 부서와 담당자를 만나는 일부터 쉽지 않았는데요.
<녹취> 해당군청 관계자 (음성변조) : “계장님 출장 중이신데요... 출장 나가셨어요.”
<녹취> 해당군청 00과 관계자 (음성변조) : “역학조사를 어떻게 할 계획이다라는 말씀을 드리기는 좀 그런 사항이네요. 어느 부서를 참 안내해 드리기가 지금 상황에서는 그런데. 마치 ‘핑퐁’을 치는 것처럼 (책임을 미루는) 그런 느낌이 들면 더 (안 좋으니까요.)“
평온했던 마을을 덮친 지하수 오염과 암공포. 주민들의 불편과 불안을 하루빨리 해소할 수 있도록, 관계당국의 철저한 원인규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충남의 한 마을에서 지난 10년 동안 암에 걸려 사망하거나 투병 중인 사람이 34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지하수 오염이 그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오랫동안 이 마을에서 살아온 원주민이 100명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30%정도가 암에 걸렸다는 겁니다.
김기흥 기자 나와 있습니다.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한 조사는 필요해 보이는데요?
<기자 멘트>
그렇습니다.
일단 지하수가 오염돼 먹을 수 없다는 건 명백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암의 발생 원인이 이 지하수 때문인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문제는 마을에서 암환자가 이렇게 속출하고 있는데도 정작 역학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게다가 도청에서는 언론 취재가 시작한 뒤에야 부랴부랴 마을 주민들이 직접 조사해 작성한 암환자 명단을 확인하는 등 뒷북 행정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암 환자만 34명이 있는 충남의 한 작은 마을을 찾아가봤습니다.
<리포트>
평온해 보이는 이 마을에 때 아닌 ‘암공포’가 덮쳤습니다.
<녹취> 박용철 (마을주민/음성변조) : “(어머니가) 위암인데 (위) 절제 수술 받으시고, 지금 1년 조금 넘었죠. 항암제 지금 계속 복용하고 계시죠. 바로 아랫집 아주머니도 우리 어머니랑 동갑이신데, 대장암 수술 받으셨어요.“
74살 김모 할아버지도 두 달 전 위암 수술을 받았습니다.
<녹취> 위암 환자 (음성변조) : “술 먹었죠. 먹고 나서 구역질이 나와서 의료원가서 건강검진 받았는데, 거기서 위 내시경을 했는데, 위암 (이었어요.) 여러 사람이 암환자가 많이 생겼으니까... 보통 많은 것이 아니에요.“
유독 이 마을주민들이 많이 걸렸다는 암!
마을주민들은 지하수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주민들이 오랫동안 식수와 생활용수로 사용해온 이 물이 문제라는 겁니다.
<녹취> 이정희(마을주민) : “(물을) 통에다 하나 받아놨거든요. 사용하려고. 그런데 며칠이 지나서 통을 열어보니까 새카맣게 반 이상이 이끼가 끼고, 물이 아주 새카맸어요. 너털너털한 것이 있고, 이상하다, 이상하다 그랬거든요.“
이미 지난해 상수도사업소에서는 이 마을 지하수의 ‘먹는 물’ 이용을 금지했는데요.
동물의 배설물 등이 지하수에 유입돼 생기는 ‘질산성질소’ 가 기준치보다 높게 나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먹지 말라는 경고만 했을 뿐, 지하수를 대체할 대책은 전혀 내놓지 않았습니다.
<녹취> 전창환(마을주민) : “이 (경고판) 붙이기 전에는 이 물을 먹었어요. (질산소질소 적합기준 10mg/L 이하) 수치가 18mg/L 나온 후로 이 (경고판) 붙인 뒤로는 할 수 없이 (물을) 끓여서 먹기는 하죠.“
하지만 마을주민들이 최근 수질검사기관에 검사를 의뢰해본 결과.
질산성질소의 함량은 더 높아진 상태였습니다.
<녹취> 마을주민 : “충청남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결과입니다. (지하수의) 질산성질소가 기준치가 10mg/L 인데, 30~40mg/L 까지 나온 데가 있어요.“
<녹취> 수질연구기관 관계자 (음성변조) : “(질산성질소) 10ppm (10mg) 이하인 경우 저희들이 먹는 물로 적합하다는 기준치가 돼 있어요. 생활용수로는 20ppm (20mg) (이하인데,) (인체 유해성은) 그런 식의 유추는 가능하죠.“
이 마을 지하수 중 질산성질소 수치가 리터 당 30에서 40mg이 나온 곳은 설거지나 목욕으로도 쓰지 못할 만큼 오염됐다는 얘깁니다.
마을주민들은 이런 지하수 오염의 원인을 마을에 있는 축사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30년 가까이 축사에서 흘러나온 배설물이 땅속에 유입돼 지하수를 오염시켰고, 이 때문에 수십 년 동안 그 물을 마시고 살아온 토박이 주민들이 암에 걸렸을 거란 주장인데요.
<녹취> 홍재표(마을주민) : “(마을) 원 주민 59가구 중에 31가구가 암으로 사망 또는 투병 중에 계신분이 있다... 수질검사로 질산성질소 성분이 과도하게 검출됐고, (지하수) 반경 1킬로미터 내에는 원인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축사 시설 밖에 없어요.“
<녹취> 박용철(마을주민) : “원래 이 자리가 소 배설물을 20여 년 동안 그냥 방치하다시피 쌓아둔 자리예요. 거기서 생기는 불순물이 하늘로 올라가겠어요, 옆으로 가겠어요. 땅으로 계속 (들어가고) 있었다는 거죠.“
마을 주민들이 토박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10여 년 동안 암에 걸려 숨지거나 투병중인 주민은 34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원 주민이 100명 정도임을 감안하면, 원 주민 30퍼센트가 암에 걸렸다는 얘깁니다.
이런 마을 주민들의 주장에 곤혹스러운 건 축사를 운영하는 주민입니다.
<녹취> 축사관계자 (음성변조) : “저희가 억울하다고 해서 소용 있겠어요? 조사도 안 한 상태에서 그걸 (그렇게) 몰고 나가려고 하니까. 저희 목장을 못하게 (하려고) 하는 거죠.“
질산성질소는 어린아이가 섭취했을 때, 산소순환을 막아 피부를 파랗게 변하게 하는 청색증을 유발하는 성분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인체에 직접적으로 암을 유발하는 물질은 아니라고, 학계에서는 보고 있다고 합니다.
<녹취> 김기연(교수/부산가톨릭대학교 산업보건학과) : “질산성질소가 체내에서 화학반응을 통해서 ‘니트로사민’으로 생성되는데, 그 물질이 국제암연구소 (IARC)에서 2A물질 즉, 동물실험연구에서는 암을 유발하는 걸로 알려져 있지만, 인체에서는 명확한 증거가 없는 발암성추정 물질로 지정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물질을 장기간 섭취했을 경우, 조심스럽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녹취> 임종한(교수/인하대학교병원 직업환경의학과) : “질산성질소에 오염된 음용수를 (장기간) 계속 마셨다면, 위암 발생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습니다. (질산성질소가) 얼 만큼 영향을 줬느냐 하는 것은 성별, 연령이나 다른 지역의 위암발생 수준하고 비교를 해봐야 합니다.“
때문에 마을 주민들이 느끼는 암에 대한 공포와 지하수 오염에 대한 불안은 수그러들 줄 모릅니다.
당장 식수부터 걱정이지만 군청에서는 가구당 수돗물이 든 패트병을 2주 동안 6병씩, 세 차례 지급해 준 것이 고작입니다.
<녹취> 이정희(마을주민/음성변조) : “ 청에서 주는 물 가지고는 턱도 안 되고요. 날씨도 덥고 하니까. 집에 있는 물은 전혀 못 먹고, 이것 가지고는 어림도 없어요.“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 이 (오염되고) 그렇다니까 불안하고, 나도 암에 릴 것 같고요. 빨리 대책을 세워줘야지 살 수가 없어요.“
주민들은 암 발병에 대한 역학 조사를 실시하고, 지하수오염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민원을 해결해 줄 담당 부서와 담당자를 만나는 일부터 쉽지 않았는데요.
<녹취> 해당군청 관계자 (음성변조) : “계장님 출장 중이신데요... 출장 나가셨어요.”
<녹취> 해당군청 00과 관계자 (음성변조) : “역학조사를 어떻게 할 계획이다라는 말씀을 드리기는 좀 그런 사항이네요. 어느 부서를 참 안내해 드리기가 지금 상황에서는 그런데. 마치 ‘핑퐁’을 치는 것처럼 (책임을 미루는) 그런 느낌이 들면 더 (안 좋으니까요.)“
평온했던 마을을 덮친 지하수 오염과 암공포. 주민들의 불편과 불안을 하루빨리 해소할 수 있도록, 관계당국의 철저한 원인규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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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흥 기자 he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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