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 그 아름다운 도전
입력 2013.07.13 (08:32)
수정 2013.07.13 (17:4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전 세계 대학생들의 축제인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지금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대학생 축제인 만큼 출전자들 면면을 보면 재밌습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경력이 있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가 있는가 하면요.
말 그대로 참가에만 의의를 두는 순수 아마추어도 많습니다.
하지만 현격한 실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최선을 다 하는 게 스포츠 정신이죠.
그래서 오늘보다는 내일을 위해 젊음을 불태우는 열정과 패기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2년 뒤 다음 대회는 우리 광주광역시에서 열립니다.
대학생 선수들의 아름다운 도전기를 연규선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복싱 남자 91킬로그램급 예선 경기가 시작됐습니다.
붉은 옷의 러시아 선수와 검은 옷의 우크라이나 선수.
러시아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계속됩니다.
서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두 나라는 한때 사회주의 형제 국 으로 무척 가까운 사이였습니다.
하지만 이른바 '오렌지혁명' 이후, 우크라이나가 EU 가입을 추진하면서 지금은 사사건건 갈등하는 관계로 악화됐습니다.
국가 간의 자존심이 걸린 데다 묘한 국민감정까지 뒤섞여서 일까.
한치 양보가 없는 난타전이 뜨겁습니다.
두 선수의 코치들 역시 끊임없이 무언가를 주문하느라 정신없어 보입니다.
결과는 우크라이나의 판정패.
예선전 첫 경기에서 떨어진 게보르크 선수는 못내 아쉬운 듯 한 모습입니다.
선수 대기실로 돌아가는 내내 안타까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뷰에 나선 올해 20살의 대학생 선수, 젊음이 묻어나는 씩씩한 속내를 털어놨습니다.
<인터뷰> 게보르크(우크라이나 복싱선수) :"오늘 참 힘든 경기였어요. 상대 선수는 아주 만만치 않은 상대였고요."
"저는 오늘 경기에 져서 예선 탈락, 집으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앞으로 더 좋은 경기를 위해 많은 연습을 해야죠."
머리에 히잡을 쓴 채 출전한 이집트의 여자 배드민턴 선수 역시 복식 예선 1회전에서 탈락했습니다.
배드민턴 최강국인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끝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실력의 한계를 넘지 못했습니다.
최근 정치적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서 대학에 다닌다는 아쉬라프 선수, 미련이 클 것도 같은데 의외로 담담한 답변을 내놨습니다.
<인터뷰> 아쉬라프(이집트 배트민턴 선수) : "오늘 경기 어떻느냐고 묻는데요. (좋은 경험이었어요) 저도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해요."
"이집트에서 배드민턴 인기있나요?" "(별로 인기 없어요") "그럼 왜 배드민턴 선수가 됐어요?" ("운동하는 게 좋아서요")
대학생 선수들의 투혼과 열정은 부상을 무릅쓰고도 최선을 다할 때 더욱 빛이 납니다.
유도 남자 90킬로그램 급에 출전한 미란다 선수는 이탈리아 북부에 있는 볼로냐 대학 3학생.
머리 부상 때문에 붕대를 감고 경기를 하고 있습니다.
결과는 예선 탈락. 승부 보다는 자신과의 싸움에서는 결코 지지 않았다는 방점을 뒀습니다.
<인터뷰> 미란다(이탈리아 유도선수) : "부상을 입었지만 괜찮습니다." "(큰 부상은 아닌가요?)" "네 문제없어요. 턱 아래가 다쳤지만 견딜만 합니다."
육상 여자 400미터 허들에 준결승에 출전한 미국의 버클리 선수 역시 발목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중간에 경기를 포기해야 했지만, 대학생답게 건강한 미소를 잃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버클리(미국 육상선수) : "허들을 넘다가 세게 부딪혔어요. 그래서 레인에서 나와 경기를 포기하게 됐죠. 발에서 피가 나는 것 같아요"
이번 러시아 카잔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 가운데는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도 포함돼 있습니다.
반면 정부 지원이나 유력 스폰서의 후원이 없는 이른바 '아마추어급' 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러한 현격한 실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최선을 다하는 스포츠 정신, 현재보다는 내일을 위해 젊음을 불태우는 패기는 결코 뒤지지 않아 보입니다.
이번 유니버시아드 대회의 메달 숫자는 351개. 참가 선수는 만 4백여명이 넘습니다.
대부분의 선수는 메달보다 대회 참가에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남자 육상 천 5백 미터 결승전. 선수들이 운동장 네 바퀴를 도는 동안 12명 가운데 줄 곳 꼴찌로 달리는 선수가 있습니다.
최종 기록은 3분 53초. 1등을 한 선수보다 6초 이상 뒤진 최하위 성적입니다.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는 요한 씨는 말 그대로 아마추어 선수.
달리는 게 즐거워 짬짬이 시간을 내 연습을 할 뿐 경제학자가 되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출전 선수의 나이 제한이 있는 유니버시아드 대회는 요한 씨가 같은 비전문 운동선수가 출전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
젊다는 것을 무기로 자신의 한계에 도전해 보기 위해 이렇게 굵은 땀방울을 흘렸습니다.
<인터뷰> 요한(노르웨이 육상선수) : "이번 대회 출전하기 두 달 전에 부상을 입었어요. 올해는 훈련도 많이 못하고 힘든 일이 많았지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달렸습니다."
역도 남자 69킬로그램 급에 출전한 스리랑카의 네와네 씨 역시 동물병리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입니다.
번번히 실패하던 네와네 씨.
용상부분에서 백 킬로그램을 들어 올렸지만, 출전자 16명 가운데 가장 낮은 기록이었습니다.
3년 전 부터 취미 삼아 역도를 시작했고 수의사가 꿈이라는 그에게 국제대회 출전은 처음부터 무리한 도전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인터뷰> 네와네(스리랑카 선수) : "음... 저는 제가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싶어요. 다방면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 플루트 같은 악기도 잘 다루고 운동도 잘하는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
이번 카잔 유니버시아드 대회의 모토는 유 아 더 월드(U are the world).
알파벳 U는 대학교를 뜻하는 영어 유니버시티의 머릿 글자.
대학생들은 차세대 리더이자 세상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미래를 위해 몸을 던지는 학생 선수들.
이런 신선한 도전이 있기 때문에 유니버시아 대회는 어떤 대회보다 아름다워 보입니다.
전 세계 대학생들의 축제인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지금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대학생 축제인 만큼 출전자들 면면을 보면 재밌습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경력이 있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가 있는가 하면요.
말 그대로 참가에만 의의를 두는 순수 아마추어도 많습니다.
하지만 현격한 실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최선을 다 하는 게 스포츠 정신이죠.
그래서 오늘보다는 내일을 위해 젊음을 불태우는 열정과 패기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2년 뒤 다음 대회는 우리 광주광역시에서 열립니다.
대학생 선수들의 아름다운 도전기를 연규선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복싱 남자 91킬로그램급 예선 경기가 시작됐습니다.
붉은 옷의 러시아 선수와 검은 옷의 우크라이나 선수.
러시아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계속됩니다.
서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두 나라는 한때 사회주의 형제 국 으로 무척 가까운 사이였습니다.
하지만 이른바 '오렌지혁명' 이후, 우크라이나가 EU 가입을 추진하면서 지금은 사사건건 갈등하는 관계로 악화됐습니다.
국가 간의 자존심이 걸린 데다 묘한 국민감정까지 뒤섞여서 일까.
한치 양보가 없는 난타전이 뜨겁습니다.
두 선수의 코치들 역시 끊임없이 무언가를 주문하느라 정신없어 보입니다.
결과는 우크라이나의 판정패.
예선전 첫 경기에서 떨어진 게보르크 선수는 못내 아쉬운 듯 한 모습입니다.
선수 대기실로 돌아가는 내내 안타까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뷰에 나선 올해 20살의 대학생 선수, 젊음이 묻어나는 씩씩한 속내를 털어놨습니다.
<인터뷰> 게보르크(우크라이나 복싱선수) :"오늘 참 힘든 경기였어요. 상대 선수는 아주 만만치 않은 상대였고요."
"저는 오늘 경기에 져서 예선 탈락, 집으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앞으로 더 좋은 경기를 위해 많은 연습을 해야죠."
머리에 히잡을 쓴 채 출전한 이집트의 여자 배드민턴 선수 역시 복식 예선 1회전에서 탈락했습니다.
배드민턴 최강국인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끝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실력의 한계를 넘지 못했습니다.
최근 정치적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서 대학에 다닌다는 아쉬라프 선수, 미련이 클 것도 같은데 의외로 담담한 답변을 내놨습니다.
<인터뷰> 아쉬라프(이집트 배트민턴 선수) : "오늘 경기 어떻느냐고 묻는데요. (좋은 경험이었어요) 저도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해요."
"이집트에서 배드민턴 인기있나요?" "(별로 인기 없어요") "그럼 왜 배드민턴 선수가 됐어요?" ("운동하는 게 좋아서요")
대학생 선수들의 투혼과 열정은 부상을 무릅쓰고도 최선을 다할 때 더욱 빛이 납니다.
유도 남자 90킬로그램 급에 출전한 미란다 선수는 이탈리아 북부에 있는 볼로냐 대학 3학생.
머리 부상 때문에 붕대를 감고 경기를 하고 있습니다.
결과는 예선 탈락. 승부 보다는 자신과의 싸움에서는 결코 지지 않았다는 방점을 뒀습니다.
<인터뷰> 미란다(이탈리아 유도선수) : "부상을 입었지만 괜찮습니다." "(큰 부상은 아닌가요?)" "네 문제없어요. 턱 아래가 다쳤지만 견딜만 합니다."
육상 여자 400미터 허들에 준결승에 출전한 미국의 버클리 선수 역시 발목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중간에 경기를 포기해야 했지만, 대학생답게 건강한 미소를 잃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버클리(미국 육상선수) : "허들을 넘다가 세게 부딪혔어요. 그래서 레인에서 나와 경기를 포기하게 됐죠. 발에서 피가 나는 것 같아요"
이번 러시아 카잔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 가운데는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도 포함돼 있습니다.
반면 정부 지원이나 유력 스폰서의 후원이 없는 이른바 '아마추어급' 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러한 현격한 실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최선을 다하는 스포츠 정신, 현재보다는 내일을 위해 젊음을 불태우는 패기는 결코 뒤지지 않아 보입니다.
이번 유니버시아드 대회의 메달 숫자는 351개. 참가 선수는 만 4백여명이 넘습니다.
대부분의 선수는 메달보다 대회 참가에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남자 육상 천 5백 미터 결승전. 선수들이 운동장 네 바퀴를 도는 동안 12명 가운데 줄 곳 꼴찌로 달리는 선수가 있습니다.
최종 기록은 3분 53초. 1등을 한 선수보다 6초 이상 뒤진 최하위 성적입니다.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는 요한 씨는 말 그대로 아마추어 선수.
달리는 게 즐거워 짬짬이 시간을 내 연습을 할 뿐 경제학자가 되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출전 선수의 나이 제한이 있는 유니버시아드 대회는 요한 씨가 같은 비전문 운동선수가 출전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
젊다는 것을 무기로 자신의 한계에 도전해 보기 위해 이렇게 굵은 땀방울을 흘렸습니다.
<인터뷰> 요한(노르웨이 육상선수) : "이번 대회 출전하기 두 달 전에 부상을 입었어요. 올해는 훈련도 많이 못하고 힘든 일이 많았지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달렸습니다."
역도 남자 69킬로그램 급에 출전한 스리랑카의 네와네 씨 역시 동물병리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입니다.
번번히 실패하던 네와네 씨.
용상부분에서 백 킬로그램을 들어 올렸지만, 출전자 16명 가운데 가장 낮은 기록이었습니다.
3년 전 부터 취미 삼아 역도를 시작했고 수의사가 꿈이라는 그에게 국제대회 출전은 처음부터 무리한 도전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인터뷰> 네와네(스리랑카 선수) : "음... 저는 제가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싶어요. 다방면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 플루트 같은 악기도 잘 다루고 운동도 잘하는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
이번 카잔 유니버시아드 대회의 모토는 유 아 더 월드(U are the world).
알파벳 U는 대학교를 뜻하는 영어 유니버시티의 머릿 글자.
대학생들은 차세대 리더이자 세상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미래를 위해 몸을 던지는 학생 선수들.
이런 신선한 도전이 있기 때문에 유니버시아 대회는 어떤 대회보다 아름다워 보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젊음! 그 아름다운 도전
-
- 입력 2013-07-13 10:53:28
- 수정2013-07-13 17:42:12
<앵커 멘트>
전 세계 대학생들의 축제인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지금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대학생 축제인 만큼 출전자들 면면을 보면 재밌습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경력이 있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가 있는가 하면요.
말 그대로 참가에만 의의를 두는 순수 아마추어도 많습니다.
하지만 현격한 실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최선을 다 하는 게 스포츠 정신이죠.
그래서 오늘보다는 내일을 위해 젊음을 불태우는 열정과 패기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2년 뒤 다음 대회는 우리 광주광역시에서 열립니다.
대학생 선수들의 아름다운 도전기를 연규선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복싱 남자 91킬로그램급 예선 경기가 시작됐습니다.
붉은 옷의 러시아 선수와 검은 옷의 우크라이나 선수.
러시아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계속됩니다.
서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두 나라는 한때 사회주의 형제 국 으로 무척 가까운 사이였습니다.
하지만 이른바 '오렌지혁명' 이후, 우크라이나가 EU 가입을 추진하면서 지금은 사사건건 갈등하는 관계로 악화됐습니다.
국가 간의 자존심이 걸린 데다 묘한 국민감정까지 뒤섞여서 일까.
한치 양보가 없는 난타전이 뜨겁습니다.
두 선수의 코치들 역시 끊임없이 무언가를 주문하느라 정신없어 보입니다.
결과는 우크라이나의 판정패.
예선전 첫 경기에서 떨어진 게보르크 선수는 못내 아쉬운 듯 한 모습입니다.
선수 대기실로 돌아가는 내내 안타까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뷰에 나선 올해 20살의 대학생 선수, 젊음이 묻어나는 씩씩한 속내를 털어놨습니다.
<인터뷰> 게보르크(우크라이나 복싱선수) :"오늘 참 힘든 경기였어요. 상대 선수는 아주 만만치 않은 상대였고요."
"저는 오늘 경기에 져서 예선 탈락, 집으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앞으로 더 좋은 경기를 위해 많은 연습을 해야죠."
머리에 히잡을 쓴 채 출전한 이집트의 여자 배드민턴 선수 역시 복식 예선 1회전에서 탈락했습니다.
배드민턴 최강국인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끝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실력의 한계를 넘지 못했습니다.
최근 정치적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서 대학에 다닌다는 아쉬라프 선수, 미련이 클 것도 같은데 의외로 담담한 답변을 내놨습니다.
<인터뷰> 아쉬라프(이집트 배트민턴 선수) : "오늘 경기 어떻느냐고 묻는데요. (좋은 경험이었어요) 저도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해요."
"이집트에서 배드민턴 인기있나요?" "(별로 인기 없어요") "그럼 왜 배드민턴 선수가 됐어요?" ("운동하는 게 좋아서요")
대학생 선수들의 투혼과 열정은 부상을 무릅쓰고도 최선을 다할 때 더욱 빛이 납니다.
유도 남자 90킬로그램 급에 출전한 미란다 선수는 이탈리아 북부에 있는 볼로냐 대학 3학생.
머리 부상 때문에 붕대를 감고 경기를 하고 있습니다.
결과는 예선 탈락. 승부 보다는 자신과의 싸움에서는 결코 지지 않았다는 방점을 뒀습니다.
<인터뷰> 미란다(이탈리아 유도선수) : "부상을 입었지만 괜찮습니다." "(큰 부상은 아닌가요?)" "네 문제없어요. 턱 아래가 다쳤지만 견딜만 합니다."
육상 여자 400미터 허들에 준결승에 출전한 미국의 버클리 선수 역시 발목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중간에 경기를 포기해야 했지만, 대학생답게 건강한 미소를 잃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버클리(미국 육상선수) : "허들을 넘다가 세게 부딪혔어요. 그래서 레인에서 나와 경기를 포기하게 됐죠. 발에서 피가 나는 것 같아요"
이번 러시아 카잔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 가운데는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도 포함돼 있습니다.
반면 정부 지원이나 유력 스폰서의 후원이 없는 이른바 '아마추어급' 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러한 현격한 실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최선을 다하는 스포츠 정신, 현재보다는 내일을 위해 젊음을 불태우는 패기는 결코 뒤지지 않아 보입니다.
이번 유니버시아드 대회의 메달 숫자는 351개. 참가 선수는 만 4백여명이 넘습니다.
대부분의 선수는 메달보다 대회 참가에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남자 육상 천 5백 미터 결승전. 선수들이 운동장 네 바퀴를 도는 동안 12명 가운데 줄 곳 꼴찌로 달리는 선수가 있습니다.
최종 기록은 3분 53초. 1등을 한 선수보다 6초 이상 뒤진 최하위 성적입니다.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는 요한 씨는 말 그대로 아마추어 선수.
달리는 게 즐거워 짬짬이 시간을 내 연습을 할 뿐 경제학자가 되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출전 선수의 나이 제한이 있는 유니버시아드 대회는 요한 씨가 같은 비전문 운동선수가 출전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
젊다는 것을 무기로 자신의 한계에 도전해 보기 위해 이렇게 굵은 땀방울을 흘렸습니다.
<인터뷰> 요한(노르웨이 육상선수) : "이번 대회 출전하기 두 달 전에 부상을 입었어요. 올해는 훈련도 많이 못하고 힘든 일이 많았지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달렸습니다."
역도 남자 69킬로그램 급에 출전한 스리랑카의 네와네 씨 역시 동물병리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입니다.
번번히 실패하던 네와네 씨.
용상부분에서 백 킬로그램을 들어 올렸지만, 출전자 16명 가운데 가장 낮은 기록이었습니다.
3년 전 부터 취미 삼아 역도를 시작했고 수의사가 꿈이라는 그에게 국제대회 출전은 처음부터 무리한 도전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인터뷰> 네와네(스리랑카 선수) : "음... 저는 제가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싶어요. 다방면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 플루트 같은 악기도 잘 다루고 운동도 잘하는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
이번 카잔 유니버시아드 대회의 모토는 유 아 더 월드(U are the world).
알파벳 U는 대학교를 뜻하는 영어 유니버시티의 머릿 글자.
대학생들은 차세대 리더이자 세상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미래를 위해 몸을 던지는 학생 선수들.
이런 신선한 도전이 있기 때문에 유니버시아 대회는 어떤 대회보다 아름다워 보입니다.
전 세계 대학생들의 축제인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지금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대학생 축제인 만큼 출전자들 면면을 보면 재밌습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경력이 있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가 있는가 하면요.
말 그대로 참가에만 의의를 두는 순수 아마추어도 많습니다.
하지만 현격한 실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최선을 다 하는 게 스포츠 정신이죠.
그래서 오늘보다는 내일을 위해 젊음을 불태우는 열정과 패기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2년 뒤 다음 대회는 우리 광주광역시에서 열립니다.
대학생 선수들의 아름다운 도전기를 연규선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복싱 남자 91킬로그램급 예선 경기가 시작됐습니다.
붉은 옷의 러시아 선수와 검은 옷의 우크라이나 선수.
러시아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계속됩니다.
서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두 나라는 한때 사회주의 형제 국 으로 무척 가까운 사이였습니다.
하지만 이른바 '오렌지혁명' 이후, 우크라이나가 EU 가입을 추진하면서 지금은 사사건건 갈등하는 관계로 악화됐습니다.
국가 간의 자존심이 걸린 데다 묘한 국민감정까지 뒤섞여서 일까.
한치 양보가 없는 난타전이 뜨겁습니다.
두 선수의 코치들 역시 끊임없이 무언가를 주문하느라 정신없어 보입니다.
결과는 우크라이나의 판정패.
예선전 첫 경기에서 떨어진 게보르크 선수는 못내 아쉬운 듯 한 모습입니다.
선수 대기실로 돌아가는 내내 안타까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뷰에 나선 올해 20살의 대학생 선수, 젊음이 묻어나는 씩씩한 속내를 털어놨습니다.
<인터뷰> 게보르크(우크라이나 복싱선수) :"오늘 참 힘든 경기였어요. 상대 선수는 아주 만만치 않은 상대였고요."
"저는 오늘 경기에 져서 예선 탈락, 집으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앞으로 더 좋은 경기를 위해 많은 연습을 해야죠."
머리에 히잡을 쓴 채 출전한 이집트의 여자 배드민턴 선수 역시 복식 예선 1회전에서 탈락했습니다.
배드민턴 최강국인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끝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실력의 한계를 넘지 못했습니다.
최근 정치적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서 대학에 다닌다는 아쉬라프 선수, 미련이 클 것도 같은데 의외로 담담한 답변을 내놨습니다.
<인터뷰> 아쉬라프(이집트 배트민턴 선수) : "오늘 경기 어떻느냐고 묻는데요. (좋은 경험이었어요) 저도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해요."
"이집트에서 배드민턴 인기있나요?" "(별로 인기 없어요") "그럼 왜 배드민턴 선수가 됐어요?" ("운동하는 게 좋아서요")
대학생 선수들의 투혼과 열정은 부상을 무릅쓰고도 최선을 다할 때 더욱 빛이 납니다.
유도 남자 90킬로그램 급에 출전한 미란다 선수는 이탈리아 북부에 있는 볼로냐 대학 3학생.
머리 부상 때문에 붕대를 감고 경기를 하고 있습니다.
결과는 예선 탈락. 승부 보다는 자신과의 싸움에서는 결코 지지 않았다는 방점을 뒀습니다.
<인터뷰> 미란다(이탈리아 유도선수) : "부상을 입었지만 괜찮습니다." "(큰 부상은 아닌가요?)" "네 문제없어요. 턱 아래가 다쳤지만 견딜만 합니다."
육상 여자 400미터 허들에 준결승에 출전한 미국의 버클리 선수 역시 발목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중간에 경기를 포기해야 했지만, 대학생답게 건강한 미소를 잃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버클리(미국 육상선수) : "허들을 넘다가 세게 부딪혔어요. 그래서 레인에서 나와 경기를 포기하게 됐죠. 발에서 피가 나는 것 같아요"
이번 러시아 카잔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 가운데는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도 포함돼 있습니다.
반면 정부 지원이나 유력 스폰서의 후원이 없는 이른바 '아마추어급' 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러한 현격한 실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최선을 다하는 스포츠 정신, 현재보다는 내일을 위해 젊음을 불태우는 패기는 결코 뒤지지 않아 보입니다.
이번 유니버시아드 대회의 메달 숫자는 351개. 참가 선수는 만 4백여명이 넘습니다.
대부분의 선수는 메달보다 대회 참가에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남자 육상 천 5백 미터 결승전. 선수들이 운동장 네 바퀴를 도는 동안 12명 가운데 줄 곳 꼴찌로 달리는 선수가 있습니다.
최종 기록은 3분 53초. 1등을 한 선수보다 6초 이상 뒤진 최하위 성적입니다.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는 요한 씨는 말 그대로 아마추어 선수.
달리는 게 즐거워 짬짬이 시간을 내 연습을 할 뿐 경제학자가 되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출전 선수의 나이 제한이 있는 유니버시아드 대회는 요한 씨가 같은 비전문 운동선수가 출전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
젊다는 것을 무기로 자신의 한계에 도전해 보기 위해 이렇게 굵은 땀방울을 흘렸습니다.
<인터뷰> 요한(노르웨이 육상선수) : "이번 대회 출전하기 두 달 전에 부상을 입었어요. 올해는 훈련도 많이 못하고 힘든 일이 많았지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달렸습니다."
역도 남자 69킬로그램 급에 출전한 스리랑카의 네와네 씨 역시 동물병리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입니다.
번번히 실패하던 네와네 씨.
용상부분에서 백 킬로그램을 들어 올렸지만, 출전자 16명 가운데 가장 낮은 기록이었습니다.
3년 전 부터 취미 삼아 역도를 시작했고 수의사가 꿈이라는 그에게 국제대회 출전은 처음부터 무리한 도전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인터뷰> 네와네(스리랑카 선수) : "음... 저는 제가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싶어요. 다방면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 플루트 같은 악기도 잘 다루고 운동도 잘하는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
이번 카잔 유니버시아드 대회의 모토는 유 아 더 월드(U are the world).
알파벳 U는 대학교를 뜻하는 영어 유니버시티의 머릿 글자.
대학생들은 차세대 리더이자 세상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미래를 위해 몸을 던지는 학생 선수들.
이런 신선한 도전이 있기 때문에 유니버시아 대회는 어떤 대회보다 아름다워 보입니다.
-
-
연규선 기자 jeibee@kbs.co.kr
연규선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