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동생·사돈 대신 냈나? 우여곡절 ‘합의 막후’

입력 2013.08.21 (21:01) 수정 2013.08.21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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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거액의 남은 추징금을 왜 노태우 전 대통령 본인이 아닌 동생과 전 사돈이 대신 내게 됐을까요?

여기에는 복잡한 뒷사정이 있었습니다.

검찰의 중재 아래 비밀리에 진행된 합의 과정을 김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노태우, 노재우, 신명수 세 사람의 복잡한 관계는 노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노 전 대통령은 임기 초반인 1988년과 1991년 동생 재우 씨에게 비자금 120억 원을 맡기고, 이 돈은 냉장업체의 설립 자금이 됩니다.

신명수 씨에게도 1990년에 비자금 230억 원을 건넵니다.

신 씨는 이 돈을 대형 빌딩 매입 등에 썼습니다.

노 전 대통령이 동생과 사돈에게 돈을 받아 추징금을 내겠다고 고집했던 이유입니다.

하지만, 아들 노재헌 씨도 수백억 대의 자산가로 알려져, '노태우 비자금'과 무관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

이 때문에 남은 추징금 230억여 원을 내지 않겠다고 서로 신경전을 벌여왔습니다.

상황은 지난해부터 변합니다.

지난해 6월, 신명수씨는 노 전 대통령측으로부터 배임 혐의로 검찰에 진정 당하면서 비자금 반환을 압박받았습니다.

동생 노재우 씨도 비자금 일부를 노 전 대통령에게 돌려주라는 판결을 잇따라 받습니다.

또, '전두환 추징법'이 발효되면서 노재헌 씨 등 노태우 일가 역시 전 전 대통령 처럼 전방위 수사를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습니다.

이 때문에 세 사람은 지난 5월부터 변호사를 내세워 물밑 합의를 시작했습니다.

'전두환 추징금' 환수에 나선 검찰도 노태우 추징금 완납이라는 성과를 먼저 얻기 위해 이례적으로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습니다.

이렇게 16년 넘게 지속된 노태우 추징금은 종지부를 찍게 됐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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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8-21 21:02:57
    • 수정2013-08-21 21: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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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거액의 남은 추징금을 왜 노태우 전 대통령 본인이 아닌 동생과 전 사돈이 대신 내게 됐을까요?

여기에는 복잡한 뒷사정이 있었습니다.

검찰의 중재 아래 비밀리에 진행된 합의 과정을 김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노태우, 노재우, 신명수 세 사람의 복잡한 관계는 노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노 전 대통령은 임기 초반인 1988년과 1991년 동생 재우 씨에게 비자금 120억 원을 맡기고, 이 돈은 냉장업체의 설립 자금이 됩니다.

신명수 씨에게도 1990년에 비자금 230억 원을 건넵니다.

신 씨는 이 돈을 대형 빌딩 매입 등에 썼습니다.

노 전 대통령이 동생과 사돈에게 돈을 받아 추징금을 내겠다고 고집했던 이유입니다.

하지만, 아들 노재헌 씨도 수백억 대의 자산가로 알려져, '노태우 비자금'과 무관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

이 때문에 남은 추징금 230억여 원을 내지 않겠다고 서로 신경전을 벌여왔습니다.

상황은 지난해부터 변합니다.

지난해 6월, 신명수씨는 노 전 대통령측으로부터 배임 혐의로 검찰에 진정 당하면서 비자금 반환을 압박받았습니다.

동생 노재우 씨도 비자금 일부를 노 전 대통령에게 돌려주라는 판결을 잇따라 받습니다.

또, '전두환 추징법'이 발효되면서 노재헌 씨 등 노태우 일가 역시 전 전 대통령 처럼 전방위 수사를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습니다.

이 때문에 세 사람은 지난 5월부터 변호사를 내세워 물밑 합의를 시작했습니다.

'전두환 추징금' 환수에 나선 검찰도 노태우 추징금 완납이라는 성과를 먼저 얻기 위해 이례적으로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습니다.

이렇게 16년 넘게 지속된 노태우 추징금은 종지부를 찍게 됐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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