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항공사 직원 폭행, 이번엔 ‘신문지 회장’

입력 2013.10.01 (08:35) 수정 2013.10.0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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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른바 갑의 횡포 논란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된 것이 바로 얼마 전의 일인데요.

이번에는 유명 아웃도어 의류업체 회장이 항공사 직원을 신문지로 폭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비행기 출발 1분 전에 탑승구에 도착해 탑승을 거부당하자 이런 일을 저지른 건데요.

김기흥 기자와 얘기 나눠봅니다.

사건 당사자가 공식적으로 사과는 했다는데요.

누리꾼들이 이번 사건을 두고 '신문지 회장'이라는 말을 만들어냈네요?

<기자 멘트>

이른바 라면 상무 사건이 불거진 지 몇 달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이런 사건이 벌어져 저도 참 씁쓸합니다.

'신문지 회장' 측은 이 사건이 알려지자 직원과 말다툼을 벌이다, 들고 있던 신문을 항공사 직원에게 던졌을 뿐 때린 건 아니라고 해명했는데요.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신문을 던졌다, 신문으로 때렸다가 아니라 자신은 특별하기 때문에 무엇이든 해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이 신문지 회장은 사건 발생 하루 전날에 "이름을 걸고 책임감을 갖겠다"며 복지재단을 출범시켰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까요?

자세한 내용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건이 알려진 어제, 김포공항을 찾았습니다.

항공사 측은 말을 아꼈습니다.

<녹취>아시아나 항공 관계자 : "섣불리 말씀 드리기가..."

<녹취>아시아나 항공 관계자 : "따로 드릴 말씀이 없어요. 저희는 모릅니다."

사건은 지난달 27일 오후에 벌어졌습니다.

공항 안에 있는 공항경찰대로 신고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녹취>공항경찰대 관계자 : "신고가 들어온 것은 오후 3시 34분이에요. 저희가 (현장에) 도착해서 그분(신고자)하고 통화한 게 37분이었거든요."

하지만 경찰이 도착했을 땐 이미 모든 상황이 정리된 뒤.

<녹취>공항경찰대 관계자 (음성변조) : "3층이라고 해서 3층으로 갔더니 아무도 없어요. 그런 와중에 우리한테 무전이 '금방 신고된 것 취소됐습니다'라고 (왔어요.) 그것으로 끝난 거예요."

소동으로 끝나는 듯 했던 사건.

하지만 3일 만인 어제 그 내막이 밝혀졌는데요.

비행기를 타려던 승객이 항공사 직원을 때렸다는 것!

문제의 승객은 국내 유명 아웃도어 의류업체, 블랙야크의 강태선 회장이었습니다.

여수행 비행기를 타려던 강 회장 일행이 탑승 시간을 놓치면서 문제가 시작됐는데요.

<녹취>블랙야크 관계자 (음성변조) : "화장실도 다녀오고 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걸렸던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저희가 일행이 3명인데 2명이 좀 늦게 갈 수밖에 없었고 그런 과정에 있었습니다."

항공편을 이용하려면 승객은 출발시간 5분 전 탑승구에 도착해야 합니다.

이후 셔틀버스를 타고 비행기까지 이동하게 되는데요.

강 회장 일행은 비행기가 출발하기 1분 전에야 탑승구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결국 탑승을 거부당했습니다.

<녹취>아시아나 항공 관계자 (음성변조) : "'시간이 지나서 못 타신다' 이렇게 안내가 된 것이죠. 그분이 다시 타려고 하면 시간이 지연되잖아요. 비행기를 그분 혼자만 이용하는 것은 아니니까, 다른 승객들도 타고 계신데..."

그러자 강 회장은 욕설을 하며 강하게 항의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생방송 행사 참석을 앞두고 있어 꼭 비행기를 타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녹취>블랙야크 관계자 (음성변조) : "5시 30분까지는 (여수에) 도착해야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항공사 직원에게) 부당하게 대우를 받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서비스에 대해 불만스러웠던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항의를 하던 강 회장은 급기야 들고 있던 신문으로 항공사 직원을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블랙야크 관계자 (음성변조) : "어깨 정도를 좀 친 것이죠, 때렸다기보다는. 조금 많이 과장된 부분이 있습니다. 넓은 범위의 폭행으로 간주한다면 저희가 할 말이 없기 때문에 변명할 여지는 없는 것 같습니다."

강 회장 측은 처음엔 신문을 던졌을 뿐 때린 건 아니라고 해명했는데요.

하지만 당시 경찰에는 ‘폭행 사건’으로 신고가 들어왔다고 합니다.

신고는 해당 항공사 직원이 직접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녹취>공항경찰대 관계자 (음성변조) : "신고는 국내선 (탑승장) 3층에서 항공사 직원이 승객으로부터 맞았다, 그런 식으로..."

<녹취>아시아나 항공 관계자 (음성변조) : "신고는 처음에 당사자(직원이)가 한 것 같아요. 맞았으면 그럴 수 있잖아요."

사건은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강 회장이 직원에게 사과를 하면서 일단락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 회장은 사회 공헌활동을 인정받아 지난해 국민훈장을 받았고, 얼마 전 자신의 이름을 건 복지재단을 설립했습니다.

이제까지 알려진 강 회장의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이기에 파문은 더욱 크게 일고 있는데요.

<인터뷰>권희섭 (시민) : "일반 서민들보다 위에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자기네들을 우선시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아요."

<인터뷰>구철호 : "당연히 화가 나죠. 가진 사람으로서 아량과 사회적 책임 그런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해요."

기업 회장이나 임원의 폭행 사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4월 해외출장을 가던 대기업 임원이 기내식이 맛이 없다며 승무원을 폭행한 이른바 ‘라면 상무’ 사건.

제빵업체 회장이 주차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다 호텔 직원을 때린 ‘빵 회장’ 사건도 있었는데요.

<인터뷰>최항섭 (교수 / 국민대 사회학과) : "한국사회에서 지도층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잘못 가지고 있는 인식 중 하나는 '다른 사람은 다 안 돼도 나는 되겠지'라는 인식입니다. '무엇이든 해도 된다'는 잘못된 착각에 빠지는 것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다양한 형태의 탈규범적인 일들을 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이러한 이른바 ‘갑의 횡포’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더 이상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인터넷 등을 통한 비판의 목소리는 특히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데요.

승무원을 폭행했던 임원은 해임됐고, ‘빵 회장’ 사건의 업체는 불매운동으로 주 거래처를 잃었습니다.

<녹취>해당 제빵회사 거래처 관계자 :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기업 제품이다 보니까 저희가 그것에 대해 묵인한다거나 사회 통념상 그것을 좀 그냥 묵과하기에는.."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의식한 듯 논란이 불거지자 강 회장은 곧바로 성명을 내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녹취>신재훈 (이사 / 블랙야크) : "본인의 잘못으로 인해서 이런 문제가 빚어진 것에 대해서는 본인이 책임을 지고 공식적으로 사과한다고 말했습니다."

공식 사과에도 불구하고 누리꾼들은 이번엔 ’신문지 회장‘이 등장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인데요.

일부에서는 불매운동 조짐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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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항공사 직원 폭행, 이번엔 ‘신문지 회장’
    • 입력 2013-10-01 08:38:42
    • 수정2013-10-01 09: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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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갑의 횡포 논란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된 것이 바로 얼마 전의 일인데요.

이번에는 유명 아웃도어 의류업체 회장이 항공사 직원을 신문지로 폭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비행기 출발 1분 전에 탑승구에 도착해 탑승을 거부당하자 이런 일을 저지른 건데요.

김기흥 기자와 얘기 나눠봅니다.

사건 당사자가 공식적으로 사과는 했다는데요.

누리꾼들이 이번 사건을 두고 '신문지 회장'이라는 말을 만들어냈네요?

<기자 멘트>

이른바 라면 상무 사건이 불거진 지 몇 달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이런 사건이 벌어져 저도 참 씁쓸합니다.

'신문지 회장' 측은 이 사건이 알려지자 직원과 말다툼을 벌이다, 들고 있던 신문을 항공사 직원에게 던졌을 뿐 때린 건 아니라고 해명했는데요.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신문을 던졌다, 신문으로 때렸다가 아니라 자신은 특별하기 때문에 무엇이든 해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이 신문지 회장은 사건 발생 하루 전날에 "이름을 걸고 책임감을 갖겠다"며 복지재단을 출범시켰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까요?

자세한 내용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건이 알려진 어제, 김포공항을 찾았습니다.

항공사 측은 말을 아꼈습니다.

<녹취>아시아나 항공 관계자 : "섣불리 말씀 드리기가..."

<녹취>아시아나 항공 관계자 : "따로 드릴 말씀이 없어요. 저희는 모릅니다."

사건은 지난달 27일 오후에 벌어졌습니다.

공항 안에 있는 공항경찰대로 신고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녹취>공항경찰대 관계자 : "신고가 들어온 것은 오후 3시 34분이에요. 저희가 (현장에) 도착해서 그분(신고자)하고 통화한 게 37분이었거든요."

하지만 경찰이 도착했을 땐 이미 모든 상황이 정리된 뒤.

<녹취>공항경찰대 관계자 (음성변조) : "3층이라고 해서 3층으로 갔더니 아무도 없어요. 그런 와중에 우리한테 무전이 '금방 신고된 것 취소됐습니다'라고 (왔어요.) 그것으로 끝난 거예요."

소동으로 끝나는 듯 했던 사건.

하지만 3일 만인 어제 그 내막이 밝혀졌는데요.

비행기를 타려던 승객이 항공사 직원을 때렸다는 것!

문제의 승객은 국내 유명 아웃도어 의류업체, 블랙야크의 강태선 회장이었습니다.

여수행 비행기를 타려던 강 회장 일행이 탑승 시간을 놓치면서 문제가 시작됐는데요.

<녹취>블랙야크 관계자 (음성변조) : "화장실도 다녀오고 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걸렸던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저희가 일행이 3명인데 2명이 좀 늦게 갈 수밖에 없었고 그런 과정에 있었습니다."

항공편을 이용하려면 승객은 출발시간 5분 전 탑승구에 도착해야 합니다.

이후 셔틀버스를 타고 비행기까지 이동하게 되는데요.

강 회장 일행은 비행기가 출발하기 1분 전에야 탑승구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결국 탑승을 거부당했습니다.

<녹취>아시아나 항공 관계자 (음성변조) : "'시간이 지나서 못 타신다' 이렇게 안내가 된 것이죠. 그분이 다시 타려고 하면 시간이 지연되잖아요. 비행기를 그분 혼자만 이용하는 것은 아니니까, 다른 승객들도 타고 계신데..."

그러자 강 회장은 욕설을 하며 강하게 항의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생방송 행사 참석을 앞두고 있어 꼭 비행기를 타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녹취>블랙야크 관계자 (음성변조) : "5시 30분까지는 (여수에) 도착해야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항공사 직원에게) 부당하게 대우를 받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서비스에 대해 불만스러웠던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항의를 하던 강 회장은 급기야 들고 있던 신문으로 항공사 직원을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블랙야크 관계자 (음성변조) : "어깨 정도를 좀 친 것이죠, 때렸다기보다는. 조금 많이 과장된 부분이 있습니다. 넓은 범위의 폭행으로 간주한다면 저희가 할 말이 없기 때문에 변명할 여지는 없는 것 같습니다."

강 회장 측은 처음엔 신문을 던졌을 뿐 때린 건 아니라고 해명했는데요.

하지만 당시 경찰에는 ‘폭행 사건’으로 신고가 들어왔다고 합니다.

신고는 해당 항공사 직원이 직접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녹취>공항경찰대 관계자 (음성변조) : "신고는 국내선 (탑승장) 3층에서 항공사 직원이 승객으로부터 맞았다, 그런 식으로..."

<녹취>아시아나 항공 관계자 (음성변조) : "신고는 처음에 당사자(직원이)가 한 것 같아요. 맞았으면 그럴 수 있잖아요."

사건은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강 회장이 직원에게 사과를 하면서 일단락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 회장은 사회 공헌활동을 인정받아 지난해 국민훈장을 받았고, 얼마 전 자신의 이름을 건 복지재단을 설립했습니다.

이제까지 알려진 강 회장의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이기에 파문은 더욱 크게 일고 있는데요.

<인터뷰>권희섭 (시민) : "일반 서민들보다 위에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자기네들을 우선시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아요."

<인터뷰>구철호 : "당연히 화가 나죠. 가진 사람으로서 아량과 사회적 책임 그런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해요."

기업 회장이나 임원의 폭행 사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4월 해외출장을 가던 대기업 임원이 기내식이 맛이 없다며 승무원을 폭행한 이른바 ‘라면 상무’ 사건.

제빵업체 회장이 주차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다 호텔 직원을 때린 ‘빵 회장’ 사건도 있었는데요.

<인터뷰>최항섭 (교수 / 국민대 사회학과) : "한국사회에서 지도층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잘못 가지고 있는 인식 중 하나는 '다른 사람은 다 안 돼도 나는 되겠지'라는 인식입니다. '무엇이든 해도 된다'는 잘못된 착각에 빠지는 것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다양한 형태의 탈규범적인 일들을 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이러한 이른바 ‘갑의 횡포’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더 이상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인터넷 등을 통한 비판의 목소리는 특히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데요.

승무원을 폭행했던 임원은 해임됐고, ‘빵 회장’ 사건의 업체는 불매운동으로 주 거래처를 잃었습니다.

<녹취>해당 제빵회사 거래처 관계자 :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기업 제품이다 보니까 저희가 그것에 대해 묵인한다거나 사회 통념상 그것을 좀 그냥 묵과하기에는.."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의식한 듯 논란이 불거지자 강 회장은 곧바로 성명을 내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녹취>신재훈 (이사 / 블랙야크) : "본인의 잘못으로 인해서 이런 문제가 빚어진 것에 대해서는 본인이 책임을 지고 공식적으로 사과한다고 말했습니다."

공식 사과에도 불구하고 누리꾼들은 이번엔 ’신문지 회장‘이 등장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인데요.

일부에서는 불매운동 조짐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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