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이집트, 또다시 대규모 유혈 충돌

입력 2013.10.09 (00:02) 수정 2013.10.0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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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0월 6일, 그러니까 사흘 전은 이집트가 4차 중동전에서 승리한지 40주년을 기념하는 국경일이었습니다.

상점들은 문을 닫고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승전의 역사를 축하하는데요.

이집트 곳곳엔 '10월 6일 다리', '10월 6일 도시'까지 있을만큼 이 날은 이집트인들에게 특별한 날입니다.

그런데 사흘 전 6일, 축출된 무르시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군부 사이에 또 다시 충돌이 벌어지면서 시나이 반도가 긴장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이집트 당국이 시위대의 기반인 무슬림형제단원 4백명을 체포하면서 지난 8월 천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대규모 충돌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이집트로 가보겠습니다.

복창현 특파원!

<질문>

먼저 국경일 6일에 이집트 전국에서 벌어진 충돌, 피해 규모가 드러나고 있나요?

<답변>

네, 외신들은 반군부 시위대와 군경이 충돌해 이날 하루에만 최소 53명이 사망하고 이집트 전역에서 27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는데요.

군부와 반군부 시위대 간의 무력충돌이 시작된 8월 14일 이후 하루 사망자로는 최대 규모입니다.

특히 카이로 민주화의 성지인 타흐리르 광장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는데요.

지난 7월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일제히 타흐리르 광장으로 행진하면서 충돌이 일어난 겁니다.

시위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광장엔 이미 4차 중동전 승리 40주년을 축하하고 무르시에 반대하는 군중 수천 명이 부딪쳐 최루탄이 오가고 투석전이 벌어지면서 전장을 방불케 했는데요.

사건 직후 이집트 치안 당국은 시위대 423명을 연행했다고 밝혔습니다만 무슬림형제단은 굴하지 않고 군부의 계속되는 학살에 맞서야 한다며 또 다시 시위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질문>

여기에 7일엔 동시다발적인 테러까지 발생했다면서요.

복창현 특파원, 누구의 소행인지, 어떤 사건인지 좀 밝혀진 게 있나요?

<답변>

네, 수도 카이로를 비롯해 수에즈 운하와 연결된 이스마일리야 등 여러 지역에서 군인과 경찰 등을 겨냥한 무장 단체의 연쇄 공격이 벌어지면서 최소 열 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다쳤는데요.
현재 이집트 군경 측은 전날 무르시 지지자들이 경찰과의 충돌에서 일어난 인명 피해에 대한 보복을 한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질문>

이집트 유혈 충돌이 세 달을 넘도록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복창현 특파원, 현재 무슬림형제단은 과도정권을 전복시킬만한, 대규모의 싸움을 벌이는 것도 아니고 산발적인 소규모 충돌을 계속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무슬림형제단이 계속해서 충돌을 부추기고 있는 이유가 뭘까요?

<답변>

간단히 말해 현재의 군부를 이집트 군대가 갖고 있는 국민적 지지와 분리하려는 과정의 일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집트 군부는 전국민의 94%가 지지를 표시할 만큼 국민적인 신뢰가 높은 것으로 유명한데요.

이런 군부를 두고 무슬림형제단이 모든 이집트인의 군대가 아닌 지도층 몇 명만의 군대라는 점을 국민들에게 계속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 지도부의 대부분이 이미 체포됐거나 은신하면서 구심점을 잃어버린 무슬림형제단이 대규모 시위대를 조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도 시위 방식이 게릴라식으로 변화한 이유 중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질문>

이집트가 하루빨리 안정이 돼야 할텐데 지켜보는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죠.

꾸준히 제기되는 조기총선 가능성은 어떻습니까?

<답변>

지난 1일 이집트 군부는 정당한 선거를 통한 조속한 정권이양을 강조했는데요.

이집트 군 대변인에 따르면 현재 군부의 최고 실권자인 엘 시시 국방장관이 "이집트가 직면한 문제의 규모가 크고, 과도국면이 혼란스러운 만큼 이런 상황을 빨리 끝내야 한다"고 밝힌 바 있구요. 효력이 정지된 기존의 헌법을 수정해 비준을 거친 후 내년 초 총선과 대선을 한꺼번에 실시하겠다는 계획인데요.

지난 주 나빌 파흐미 외무장관 역시 모든 정권 이양이 최소한 내년 봄 전에는 마무리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가운데 캐서린 애쉬튼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 대표가 이번 주 카이로를 방문해 과도정부와 무슬림형제단의 중재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지난 7월에도 이미 한차례 이집트를 찾았지만 별다른 화해국면을 이끌어내는데 실패했던 전력이 있는 만큼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목소리도 있는 상황입니다.

<질문>

한편 무르시를 지지하는 '정당성 지지 국민연합'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오는 11일 타흐리르 광장에서 군부 반대 시위를 열겠다는 계획을 공개했죠.

또 다시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군부와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답변>

네, 이슬람 세력들은 당장 오늘부터 추가시위와 11일 군중집회를 차례로 예고했는데요.

군부는 이집트의 국익이 무슬림형제단을 비롯한 이슬람 단체들과의 이익과는 다르다면서 국민들에게 동요하지 말 것을 당부했고요.

정부 역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회적 혼란이 계속되면서 이집트의 경제 상황은 악화될 대로 악화되고 관광산업과 투자 역시 2011년의 3분의 1 수준까지 감소했는데요.

고통을 호소하는 국민들이 늘어나면서 보다 강제성 있는 국제사회의 개입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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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이집트, 또다시 대규모 유혈 충돌
    • 입력 2013-10-09 00:02:17
    • 수정2013-10-09 12:10:44
    글로벌24
<앵커 멘트>

10월 6일, 그러니까 사흘 전은 이집트가 4차 중동전에서 승리한지 40주년을 기념하는 국경일이었습니다.

상점들은 문을 닫고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승전의 역사를 축하하는데요.

이집트 곳곳엔 '10월 6일 다리', '10월 6일 도시'까지 있을만큼 이 날은 이집트인들에게 특별한 날입니다.

그런데 사흘 전 6일, 축출된 무르시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군부 사이에 또 다시 충돌이 벌어지면서 시나이 반도가 긴장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이집트 당국이 시위대의 기반인 무슬림형제단원 4백명을 체포하면서 지난 8월 천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대규모 충돌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이집트로 가보겠습니다.

복창현 특파원!

<질문>

먼저 국경일 6일에 이집트 전국에서 벌어진 충돌, 피해 규모가 드러나고 있나요?

<답변>

네, 외신들은 반군부 시위대와 군경이 충돌해 이날 하루에만 최소 53명이 사망하고 이집트 전역에서 27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는데요.

군부와 반군부 시위대 간의 무력충돌이 시작된 8월 14일 이후 하루 사망자로는 최대 규모입니다.

특히 카이로 민주화의 성지인 타흐리르 광장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는데요.

지난 7월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일제히 타흐리르 광장으로 행진하면서 충돌이 일어난 겁니다.

시위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광장엔 이미 4차 중동전 승리 40주년을 축하하고 무르시에 반대하는 군중 수천 명이 부딪쳐 최루탄이 오가고 투석전이 벌어지면서 전장을 방불케 했는데요.

사건 직후 이집트 치안 당국은 시위대 423명을 연행했다고 밝혔습니다만 무슬림형제단은 굴하지 않고 군부의 계속되는 학살에 맞서야 한다며 또 다시 시위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질문>

여기에 7일엔 동시다발적인 테러까지 발생했다면서요.

복창현 특파원, 누구의 소행인지, 어떤 사건인지 좀 밝혀진 게 있나요?

<답변>

네, 수도 카이로를 비롯해 수에즈 운하와 연결된 이스마일리야 등 여러 지역에서 군인과 경찰 등을 겨냥한 무장 단체의 연쇄 공격이 벌어지면서 최소 열 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다쳤는데요.
현재 이집트 군경 측은 전날 무르시 지지자들이 경찰과의 충돌에서 일어난 인명 피해에 대한 보복을 한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질문>

이집트 유혈 충돌이 세 달을 넘도록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복창현 특파원, 현재 무슬림형제단은 과도정권을 전복시킬만한, 대규모의 싸움을 벌이는 것도 아니고 산발적인 소규모 충돌을 계속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무슬림형제단이 계속해서 충돌을 부추기고 있는 이유가 뭘까요?

<답변>

간단히 말해 현재의 군부를 이집트 군대가 갖고 있는 국민적 지지와 분리하려는 과정의 일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집트 군부는 전국민의 94%가 지지를 표시할 만큼 국민적인 신뢰가 높은 것으로 유명한데요.

이런 군부를 두고 무슬림형제단이 모든 이집트인의 군대가 아닌 지도층 몇 명만의 군대라는 점을 국민들에게 계속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 지도부의 대부분이 이미 체포됐거나 은신하면서 구심점을 잃어버린 무슬림형제단이 대규모 시위대를 조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도 시위 방식이 게릴라식으로 변화한 이유 중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질문>

이집트가 하루빨리 안정이 돼야 할텐데 지켜보는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죠.

꾸준히 제기되는 조기총선 가능성은 어떻습니까?

<답변>

지난 1일 이집트 군부는 정당한 선거를 통한 조속한 정권이양을 강조했는데요.

이집트 군 대변인에 따르면 현재 군부의 최고 실권자인 엘 시시 국방장관이 "이집트가 직면한 문제의 규모가 크고, 과도국면이 혼란스러운 만큼 이런 상황을 빨리 끝내야 한다"고 밝힌 바 있구요. 효력이 정지된 기존의 헌법을 수정해 비준을 거친 후 내년 초 총선과 대선을 한꺼번에 실시하겠다는 계획인데요.

지난 주 나빌 파흐미 외무장관 역시 모든 정권 이양이 최소한 내년 봄 전에는 마무리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가운데 캐서린 애쉬튼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 대표가 이번 주 카이로를 방문해 과도정부와 무슬림형제단의 중재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지난 7월에도 이미 한차례 이집트를 찾았지만 별다른 화해국면을 이끌어내는데 실패했던 전력이 있는 만큼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목소리도 있는 상황입니다.

<질문>

한편 무르시를 지지하는 '정당성 지지 국민연합'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오는 11일 타흐리르 광장에서 군부 반대 시위를 열겠다는 계획을 공개했죠.

또 다시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군부와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답변>

네, 이슬람 세력들은 당장 오늘부터 추가시위와 11일 군중집회를 차례로 예고했는데요.

군부는 이집트의 국익이 무슬림형제단을 비롯한 이슬람 단체들과의 이익과는 다르다면서 국민들에게 동요하지 말 것을 당부했고요.

정부 역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회적 혼란이 계속되면서 이집트의 경제 상황은 악화될 대로 악화되고 관광산업과 투자 역시 2011년의 3분의 1 수준까지 감소했는데요.

고통을 호소하는 국민들이 늘어나면서 보다 강제성 있는 국제사회의 개입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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