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동네슈퍼 물류센터에 바가지 가격?
입력 2013.10.13 (07:13)
수정 2013.10.13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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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부가 골목상권을 보호를 명분으로 전국에 물류센터를 짓고 있는데요.
대기업 제조업체들이 자사 대리점 보호를 위해 이들 물류센터에는 높은 가격에 공급해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대기업을 탓할 수만도 없어 현실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우한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월 문을 연, 서울시 중소유통 물류센터.
제조업체로부터 직접 물건을 구입해 동네수퍼에 공급합니다.
그런데 6개월 실적은 목표치의 10%에 그쳤습니다.
<인터뷰> 중소유통 물류센터 관계자 : "제조업체가 싸게 주지 않는다. 일반 대리점보다 더 비싼 값에 팔기 때문에 동네수퍼에서 받지 않는다."
설립 취지는 유통단계를 줄여 비용을 줄이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이 음료 제품의 경우, 제조업체로부터 직접 사는 가격은, 유통 대리점을 통한 가격보다 46% 가량 더 비쌉니다.
모 대기업 제조업체가 물류센터에 제시한 가공식품 250여 개의 가격은 도매가보다 평균 10%를 웃돕니다.
<녹취> 모 식품 제조업체 관계자 : "바잉파워(구매력)가 다르기 때문에 대리점과 같은 가격에 공급해줄 수 없다."
막대한 구매력을 가진 대형마트는 보다 싸게, 소규모 골목상권에 물건을 대는 중소유통센터에는 비싸게, 값을 매길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또, 대부분 제조업체들은 사실상 직거래를 기피합니다.
자사 직영 대리점을 보호한다는 이유에섭니다.
결국, 물류센터는 대리점을 통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다보니, 유통단계가 오히려 더 복잡해지고, 그만큼 공급 가격도 오르게 됩니다.
동네슈퍼에 싼값에 물건을 공급해 경쟁력을 갖추게 하는 것은 현재 유통구조에서는, 애초에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인터뷰> 김영태(동네 슈퍼마켓 운영) : "일부 행사 품목이 있는데, 그걸 제외한 나머지 (제품) 가격들은 대리점 가격보다 많이 비싸서 구입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여기에 세금 회피 목적으로 물건값을 10%를 할인해주는 이른바 불법 '무자료 거래'가, 골목상권에서 음성적으로 이뤄져, 중소유통 물류센터는 더욱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지난 10년간, 물류센터 23곳을 설립하면서 들인 예산은 560억원.
하지만, 유통시장 현실을 고려하지 않아, 수익을 내는 곳은 채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정부가 골목상권을 보호를 명분으로 전국에 물류센터를 짓고 있는데요.
대기업 제조업체들이 자사 대리점 보호를 위해 이들 물류센터에는 높은 가격에 공급해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대기업을 탓할 수만도 없어 현실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우한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월 문을 연, 서울시 중소유통 물류센터.
제조업체로부터 직접 물건을 구입해 동네수퍼에 공급합니다.
그런데 6개월 실적은 목표치의 10%에 그쳤습니다.
<인터뷰> 중소유통 물류센터 관계자 : "제조업체가 싸게 주지 않는다. 일반 대리점보다 더 비싼 값에 팔기 때문에 동네수퍼에서 받지 않는다."
설립 취지는 유통단계를 줄여 비용을 줄이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이 음료 제품의 경우, 제조업체로부터 직접 사는 가격은, 유통 대리점을 통한 가격보다 46% 가량 더 비쌉니다.
모 대기업 제조업체가 물류센터에 제시한 가공식품 250여 개의 가격은 도매가보다 평균 10%를 웃돕니다.
<녹취> 모 식품 제조업체 관계자 : "바잉파워(구매력)가 다르기 때문에 대리점과 같은 가격에 공급해줄 수 없다."
막대한 구매력을 가진 대형마트는 보다 싸게, 소규모 골목상권에 물건을 대는 중소유통센터에는 비싸게, 값을 매길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또, 대부분 제조업체들은 사실상 직거래를 기피합니다.
자사 직영 대리점을 보호한다는 이유에섭니다.
결국, 물류센터는 대리점을 통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다보니, 유통단계가 오히려 더 복잡해지고, 그만큼 공급 가격도 오르게 됩니다.
동네슈퍼에 싼값에 물건을 공급해 경쟁력을 갖추게 하는 것은 현재 유통구조에서는, 애초에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인터뷰> 김영태(동네 슈퍼마켓 운영) : "일부 행사 품목이 있는데, 그걸 제외한 나머지 (제품) 가격들은 대리점 가격보다 많이 비싸서 구입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여기에 세금 회피 목적으로 물건값을 10%를 할인해주는 이른바 불법 '무자료 거래'가, 골목상권에서 음성적으로 이뤄져, 중소유통 물류센터는 더욱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지난 10년간, 물류센터 23곳을 설립하면서 들인 예산은 560억원.
하지만, 유통시장 현실을 고려하지 않아, 수익을 내는 곳은 채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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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 동네슈퍼 물류센터에 바가지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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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13-10-13 07:4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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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골목상권을 보호를 명분으로 전국에 물류센터를 짓고 있는데요.
대기업 제조업체들이 자사 대리점 보호를 위해 이들 물류센터에는 높은 가격에 공급해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대기업을 탓할 수만도 없어 현실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우한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월 문을 연, 서울시 중소유통 물류센터.
제조업체로부터 직접 물건을 구입해 동네수퍼에 공급합니다.
그런데 6개월 실적은 목표치의 10%에 그쳤습니다.
<인터뷰> 중소유통 물류센터 관계자 : "제조업체가 싸게 주지 않는다. 일반 대리점보다 더 비싼 값에 팔기 때문에 동네수퍼에서 받지 않는다."
설립 취지는 유통단계를 줄여 비용을 줄이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이 음료 제품의 경우, 제조업체로부터 직접 사는 가격은, 유통 대리점을 통한 가격보다 46% 가량 더 비쌉니다.
모 대기업 제조업체가 물류센터에 제시한 가공식품 250여 개의 가격은 도매가보다 평균 10%를 웃돕니다.
<녹취> 모 식품 제조업체 관계자 : "바잉파워(구매력)가 다르기 때문에 대리점과 같은 가격에 공급해줄 수 없다."
막대한 구매력을 가진 대형마트는 보다 싸게, 소규모 골목상권에 물건을 대는 중소유통센터에는 비싸게, 값을 매길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또, 대부분 제조업체들은 사실상 직거래를 기피합니다.
자사 직영 대리점을 보호한다는 이유에섭니다.
결국, 물류센터는 대리점을 통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다보니, 유통단계가 오히려 더 복잡해지고, 그만큼 공급 가격도 오르게 됩니다.
동네슈퍼에 싼값에 물건을 공급해 경쟁력을 갖추게 하는 것은 현재 유통구조에서는, 애초에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인터뷰> 김영태(동네 슈퍼마켓 운영) : "일부 행사 품목이 있는데, 그걸 제외한 나머지 (제품) 가격들은 대리점 가격보다 많이 비싸서 구입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여기에 세금 회피 목적으로 물건값을 10%를 할인해주는 이른바 불법 '무자료 거래'가, 골목상권에서 음성적으로 이뤄져, 중소유통 물류센터는 더욱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지난 10년간, 물류센터 23곳을 설립하면서 들인 예산은 560억원.
하지만, 유통시장 현실을 고려하지 않아, 수익을 내는 곳은 채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정부가 골목상권을 보호를 명분으로 전국에 물류센터를 짓고 있는데요.
대기업 제조업체들이 자사 대리점 보호를 위해 이들 물류센터에는 높은 가격에 공급해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대기업을 탓할 수만도 없어 현실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우한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월 문을 연, 서울시 중소유통 물류센터.
제조업체로부터 직접 물건을 구입해 동네수퍼에 공급합니다.
그런데 6개월 실적은 목표치의 10%에 그쳤습니다.
<인터뷰> 중소유통 물류센터 관계자 : "제조업체가 싸게 주지 않는다. 일반 대리점보다 더 비싼 값에 팔기 때문에 동네수퍼에서 받지 않는다."
설립 취지는 유통단계를 줄여 비용을 줄이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이 음료 제품의 경우, 제조업체로부터 직접 사는 가격은, 유통 대리점을 통한 가격보다 46% 가량 더 비쌉니다.
모 대기업 제조업체가 물류센터에 제시한 가공식품 250여 개의 가격은 도매가보다 평균 10%를 웃돕니다.
<녹취> 모 식품 제조업체 관계자 : "바잉파워(구매력)가 다르기 때문에 대리점과 같은 가격에 공급해줄 수 없다."
막대한 구매력을 가진 대형마트는 보다 싸게, 소규모 골목상권에 물건을 대는 중소유통센터에는 비싸게, 값을 매길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또, 대부분 제조업체들은 사실상 직거래를 기피합니다.
자사 직영 대리점을 보호한다는 이유에섭니다.
결국, 물류센터는 대리점을 통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다보니, 유통단계가 오히려 더 복잡해지고, 그만큼 공급 가격도 오르게 됩니다.
동네슈퍼에 싼값에 물건을 공급해 경쟁력을 갖추게 하는 것은 현재 유통구조에서는, 애초에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인터뷰> 김영태(동네 슈퍼마켓 운영) : "일부 행사 품목이 있는데, 그걸 제외한 나머지 (제품) 가격들은 대리점 가격보다 많이 비싸서 구입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여기에 세금 회피 목적으로 물건값을 10%를 할인해주는 이른바 불법 '무자료 거래'가, 골목상권에서 음성적으로 이뤄져, 중소유통 물류센터는 더욱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지난 10년간, 물류센터 23곳을 설립하면서 들인 예산은 560억원.
하지만, 유통시장 현실을 고려하지 않아, 수익을 내는 곳은 채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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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울 기자 wh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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