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불법 ‘음식물 분쇄기’ 활개…단속은 ‘깜깜’

입력 2013.10.18 (21:08) 수정 2013.10.18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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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음식물 쓰레기를 갈아서 하수구로 흘려 보낼 수 있는 분쇄기가 지난해말 제한적으로 허용됐는데요.

불법 제품들을 사용하는 가정 때문에 수질이 오염되는 등 여러가지 문제점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정성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김포신도시의 한 아파트입니다.

2달 전 설치한 음식물쓰레기 분쇄기를 철거하고 있습니다.

여과기엔 음식 찌꺼기가 가득찼고, 하수 연결관에선 악취가 올라옵니다.

이 집만해도 벌써 세 번이나 개수대가 막혀 곤혹을 치렀습니다.

<녹취> 김OO(주부) : "막혀서 여기 음식물 찌꺼기로 가득차서 안내려갔죠. 개수대로 물이 안 내려가면 아 여기가 막혔구나."

이웃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개수대 아래 배관까지 막혀 물이 역류하는 바람에, 십 여 가구의 마룻바닥까지 까맣게 변했습니다.

<녹취> 주민 :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바로 물이 이렇게 다 넘쳤어요. 바닥에서부터 출렁출렁 차 있었고요."

분쇄기를 설치한 세대는 모두 천2백 가구.

한 가구에 25만 원 씩 들여 분쇄기를 달았지만, 피해가 잇따르자, 모두 뜯어내고 있습니다.

<녹취> 강철호(분쇄기 개발업체 대표) : "거름망을 떼고 분쇄기만 설치한 부분입니다. 이러한 제품을 설치하게 되면 하수관 막힘 문제가 100% 발생합니다."

환경부는 지난해 말 음식물 찌꺼기의 20% 미만만 하수도로 흘려보내고, 개조할 수 없는 인증제품에 한해 사용을 허가했습니다.

그렇지만, 아파트에 설치된 분쇄기는 대부분 값 싼 불법제품입니다.

<녹취> 아파트 입주자대표회 전 회장 : "이게 불법이면 여기처럼 문제가 되고 계약이 무효화되는데, 누가 이렇게 생각을 했겠습니까."

이미 1년 반쯤 전부터 분쇄기를 사용해 온 또 다른 아파트.

8백 여 세대에선 음식물쓰레기 전량을 모두 하수구로 배출했습니다.

환경부의 인증도 받지 못한 제품이 몰래 설치됐기 때문입니다.

<녹취> 업체 대표 : "실질적으로 주민들에 대한 사용의 편리성 때문에 저는 그렇게 했다라고 얘기를 하고 있죠."

각 가정에서 분쇄기를 사용해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면 이 하수관을 통해 하수종말처리장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실시와 함께 환경부는 불법 분쇄기를 단속하겠다고 밝혔지만, 지금까지 적발된 건 단 14건.

단속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않는 사이 하수관을 타고 쏟아지는 음식물쓰레기가 수질을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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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불법 ‘음식물 분쇄기’ 활개…단속은 ‘깜깜’
    • 입력 2013-10-18 21:08:59
    • 수정2013-10-18 22:3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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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음식물 쓰레기를 갈아서 하수구로 흘려 보낼 수 있는 분쇄기가 지난해말 제한적으로 허용됐는데요.

불법 제품들을 사용하는 가정 때문에 수질이 오염되는 등 여러가지 문제점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정성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김포신도시의 한 아파트입니다.

2달 전 설치한 음식물쓰레기 분쇄기를 철거하고 있습니다.

여과기엔 음식 찌꺼기가 가득찼고, 하수 연결관에선 악취가 올라옵니다.

이 집만해도 벌써 세 번이나 개수대가 막혀 곤혹을 치렀습니다.

<녹취> 김OO(주부) : "막혀서 여기 음식물 찌꺼기로 가득차서 안내려갔죠. 개수대로 물이 안 내려가면 아 여기가 막혔구나."

이웃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개수대 아래 배관까지 막혀 물이 역류하는 바람에, 십 여 가구의 마룻바닥까지 까맣게 변했습니다.

<녹취> 주민 :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바로 물이 이렇게 다 넘쳤어요. 바닥에서부터 출렁출렁 차 있었고요."

분쇄기를 설치한 세대는 모두 천2백 가구.

한 가구에 25만 원 씩 들여 분쇄기를 달았지만, 피해가 잇따르자, 모두 뜯어내고 있습니다.

<녹취> 강철호(분쇄기 개발업체 대표) : "거름망을 떼고 분쇄기만 설치한 부분입니다. 이러한 제품을 설치하게 되면 하수관 막힘 문제가 100% 발생합니다."

환경부는 지난해 말 음식물 찌꺼기의 20% 미만만 하수도로 흘려보내고, 개조할 수 없는 인증제품에 한해 사용을 허가했습니다.

그렇지만, 아파트에 설치된 분쇄기는 대부분 값 싼 불법제품입니다.

<녹취> 아파트 입주자대표회 전 회장 : "이게 불법이면 여기처럼 문제가 되고 계약이 무효화되는데, 누가 이렇게 생각을 했겠습니까."

이미 1년 반쯤 전부터 분쇄기를 사용해 온 또 다른 아파트.

8백 여 세대에선 음식물쓰레기 전량을 모두 하수구로 배출했습니다.

환경부의 인증도 받지 못한 제품이 몰래 설치됐기 때문입니다.

<녹취> 업체 대표 : "실질적으로 주민들에 대한 사용의 편리성 때문에 저는 그렇게 했다라고 얘기를 하고 있죠."

각 가정에서 분쇄기를 사용해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면 이 하수관을 통해 하수종말처리장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실시와 함께 환경부는 불법 분쇄기를 단속하겠다고 밝혔지만, 지금까지 적발된 건 단 14건.

단속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않는 사이 하수관을 타고 쏟아지는 음식물쓰레기가 수질을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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