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확대경] 車 삼각대 상당수 ‘불량’…규정 유명무실

입력 2013.10.30 (21:19) 수정 2013.10.30 (22:0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나거나 차량이 고장나기라도 하면 반드시 필요한 게 자동차 삼각댑니다.

뒤따라 오는 차들로 인한 2차 사고를 막기 위해서지만, 실상은 어떨까요?

먼저 박미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멘트>

14명의 사망자를 낸 2010년 인천 대교 추돌사고 현장입니다.

엔진 고장으로 차가 멈춰선 뒤 삼각대를 세우지 않아 2차 사고로 이어진 겁니다.

고속도로에서 이런 2차 사고로 숨진 사람은 한해 50여 명, 일반 교통사고 사망률의 다섯 배에 달합니다.

이런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고장나거나 사고난 차량 뒤에 안전 삼각대를 설치하는 것이 의무 규정입니다.

낮에는 100미터, 밤에는 200미터 뒤쪽에 설치해야 하고, 위반시엔 범칙금 부과 대상입니다.

그렇다면 운전자들은 차에 항상 삼각대를 갖고 다닐까요?

보시는 것처럼 삼각대가 없는 차들이 수두룩합니다.

실제로 고속도로에서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삼각대를 설치했는지 물었더니 절반 넘게 '없다'고 답했습니다.

더욱이 야간에는 후방 500미터 지점에서도 사고를 식별할 수 있도록 적색 섬광과 불꽃 신호를 추가로 설치해야 하지만 이미 사문화된 지 오랩니다.

이처럼 운전자들의 안전 의식도 문제지만 삼각대의 성능에도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KBS가 대기업 제품 삼각대를 대상으로 반사도 성능을 실험해 봤습니다.

강나루 기자입니다.

<리포트>

KBS가 국내 자동차 업체 네 곳과 외국 업체 세 곳의 차량에 비치된 삼각대의 반사도 측정을 전문 기관에 직접 의뢰했습니다.

결과는 세 개 제품이 불합격.

정면에서 바라본 반사성 값은 평균 48로 기준 값 80의 절반을 겨우 넘고, 측면에서 잰 반사성 값은 안전기준의 절반도 안됩니다.

불합격 제품 모두 KS 인증을 받은거지만 합격 제품과 비교하자 육안으로도 밝기 차이가 달라 보입니다.

<인터뷰> 김동환(팀장/FITI 시험연구원) : "반사도가 떨어진다는 것은 야간 상황에서 전조등을 비췄을 때 돌아오는 빛이 약하다는 건데.. 2차, 3차 사고를 야기할 수 있죠."

불합격 제품 모두 대형 자동차 업체의 신차 출고 당시 제공된 것입니다.

<녹취> 대기업 관계자(음성변조) : "(삼각대 제조)업체가 제출한 측정값 등 전반적인 내용을 파악해서 품질하자 여부를 조사 중이고..."

더욱이 자동차 삼각대를 제조하는 국내 KS 인증업체 세 곳 가운데 두 곳의 제품이 불합격품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호근(교수/대덕대) : "장비 등에 대한 보수가 반드시 필요한데 제품 단가를 극단적으로 낮추다보면 품질 관리가 잘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KS 인증업체에서 제작해 대기업에 납품된 삼각대조차 성능에 심각한 결함이 제기되면서 운전자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나루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9 확대경] 車 삼각대 상당수 ‘불량’…규정 유명무실
    • 입력 2013-10-30 21:20:53
    • 수정2013-10-30 22:05:02
    뉴스 9
<앵커 멘트>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나거나 차량이 고장나기라도 하면 반드시 필요한 게 자동차 삼각댑니다.

뒤따라 오는 차들로 인한 2차 사고를 막기 위해서지만, 실상은 어떨까요?

먼저 박미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멘트>

14명의 사망자를 낸 2010년 인천 대교 추돌사고 현장입니다.

엔진 고장으로 차가 멈춰선 뒤 삼각대를 세우지 않아 2차 사고로 이어진 겁니다.

고속도로에서 이런 2차 사고로 숨진 사람은 한해 50여 명, 일반 교통사고 사망률의 다섯 배에 달합니다.

이런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고장나거나 사고난 차량 뒤에 안전 삼각대를 설치하는 것이 의무 규정입니다.

낮에는 100미터, 밤에는 200미터 뒤쪽에 설치해야 하고, 위반시엔 범칙금 부과 대상입니다.

그렇다면 운전자들은 차에 항상 삼각대를 갖고 다닐까요?

보시는 것처럼 삼각대가 없는 차들이 수두룩합니다.

실제로 고속도로에서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삼각대를 설치했는지 물었더니 절반 넘게 '없다'고 답했습니다.

더욱이 야간에는 후방 500미터 지점에서도 사고를 식별할 수 있도록 적색 섬광과 불꽃 신호를 추가로 설치해야 하지만 이미 사문화된 지 오랩니다.

이처럼 운전자들의 안전 의식도 문제지만 삼각대의 성능에도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KBS가 대기업 제품 삼각대를 대상으로 반사도 성능을 실험해 봤습니다.

강나루 기자입니다.

<리포트>

KBS가 국내 자동차 업체 네 곳과 외국 업체 세 곳의 차량에 비치된 삼각대의 반사도 측정을 전문 기관에 직접 의뢰했습니다.

결과는 세 개 제품이 불합격.

정면에서 바라본 반사성 값은 평균 48로 기준 값 80의 절반을 겨우 넘고, 측면에서 잰 반사성 값은 안전기준의 절반도 안됩니다.

불합격 제품 모두 KS 인증을 받은거지만 합격 제품과 비교하자 육안으로도 밝기 차이가 달라 보입니다.

<인터뷰> 김동환(팀장/FITI 시험연구원) : "반사도가 떨어진다는 것은 야간 상황에서 전조등을 비췄을 때 돌아오는 빛이 약하다는 건데.. 2차, 3차 사고를 야기할 수 있죠."

불합격 제품 모두 대형 자동차 업체의 신차 출고 당시 제공된 것입니다.

<녹취> 대기업 관계자(음성변조) : "(삼각대 제조)업체가 제출한 측정값 등 전반적인 내용을 파악해서 품질하자 여부를 조사 중이고..."

더욱이 자동차 삼각대를 제조하는 국내 KS 인증업체 세 곳 가운데 두 곳의 제품이 불합격품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호근(교수/대덕대) : "장비 등에 대한 보수가 반드시 필요한데 제품 단가를 극단적으로 낮추다보면 품질 관리가 잘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KS 인증업체에서 제작해 대기업에 납품된 삼각대조차 성능에 심각한 결함이 제기되면서 운전자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나루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