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연쇄 성폭행범, 담배꽁초로 3년 만에 덜미

입력 2013.11.07 (08:36) 수정 2013.11.07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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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기도 안산 일대에서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저지른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 남성은 모두 7차례나 성폭행했거나 미수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뉴스따라잡기에서 이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김기흥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남성의 범행이 3년 넘게 이어져 왔다고요?

<기자 멘트>

지난 2010년부터 안산 대학가 주변에서 성범죄가 잇따랐지만 경찰의 수사는 진전을 보지 못했는데요.

하지만, 작은 담배꽁초를 통해 이 성폭행범은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피해 여성들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성폭행범의 예상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길가에 버려진 담배꽁초를 발견하고 이를 국과수에 보내 DNA를 분석했는데 성폭행 현장에서 범인이 남긴 체액에서 분석한 DNA와 일치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안산의 한 다세대 주택.

지난 6월 새벽 2시쯤, 여대생 김 모씨는 집에서 혼자 잠을 자고 있었는데요.

인기척에 잠에서 깨어난 김 씨는 충격에 온몸이 얼어붙었습니다.

정체불명의 괴한이 방 안에 들어와 있었기 때문입니다.

얼굴에 마스크를 쓴 남성은 다짜고짜 김 씨에게 달려들어 성폭행을 한 뒤 그대로 달아났는데요.

<녹취> 이웃주민(음성변조) : “(범인이) 1층 창문을 뜯고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지난 3월에도 안산의 한 주택가에서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 다세대 주택 원룸 1층에 혼자 살던 직장 여성 이 모씨가 정체모를 남성에게 봉변을 당했는데요.

<녹취> 지구대 관계자(음성변조) : “어떤 사람이 들어왔다가 도망갔다, 자다가 깜짝 놀랐다고...”

이 남성은 절단기로 방범 창틀을 뜯어내고 창문을 넘어 방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잠에서 깬 이 씨가 저항하지 못하도록 흉기로 위협하고 성폭행을 한 뒤 유유히 사라졌는데요.

이처럼 경기도 안산의 주택가에서 지난 2010년부터 최근까지 비슷한 수법의 성폭행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성폭행범이 잡히지 않으면서 부민들도 불안에 떨 수밖에 없었는데요.

<녹취> 여대생(음성변조) : “당연히 무섭죠. 그냥 빨리 들어가요.”

<녹취> 여대생(음성변조) : “지방에서 올라와서 그런 범죄가 일어나면 불안하고. 집에서도 걱정을 많이 하시거든요.”

3년 동안 종적을 찾을 수 없었던 연쇄 성폭행범은 뜻밖의 단서를 통해 결국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피해 여성들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성폭행범의 예상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길가에 버려진 담배꽁초를 발견했는데요.

<녹취> 경찰 관계자(안산 상록경찰서/음성변조) : “담배를 용의자가 피우다가 버린 것으로 추정을 해서 수거했던 것으로...”

담배꽁초를 국과수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여기서 나온 DNA와 현장에서 성폭행범이 남긴 체액의 DNA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안산의 오토바이를 타고 주택가를 배회하던 마흔 살 강 모씨를 붙잡았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안산 상록경찰서/음성변조) : “(주변) CCTV를 확인해 보니까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모습이 포착됐고...”

<기자 멘트>

신원 확인 결과, 연쇄 성폭행 피의자 강 씨는 아내를 두고 초등생, 중학생 자녀를 둔 평범한 40대 가장이었는데요.

어떻게 3년 동안이나 계속해서 이런 범행을 저지를 수 있었던 걸까요.

<리포트>

강 씨는 경기도 안산의 한 건설 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면서 가족의 생계를 꾸리고 있었는데요.

낮에는 평범한 가장의 모습이었지만 밤이 되면 연쇄 성폭행범으로 돌변했습니다.

가족들에게는 아침 일찍 일을 나가야 한다는 핑계를 대고 이른 새벽에 자주 집을 나섰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그 시각 강 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자신의 집에서 가까운 안산의 주택가를 맴돌면서 범행장소를 물색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안산 상록경찰서/음성변조) : “다 심야. 1시에서 3시 사이 심야 시간대. 전과도 하나도 없는 사람이었잖아요. 가족들은 몰랐겠죠.”

혼자 사는 여성의 집을 몰래 훔쳐보다가 집 안에 불이 꺼지기를 기다렸다고 하는데요.

불이 꺼지면 마스크로 자신의 얼굴을 철저히 가리고 지문이 남지 않도록 장갑까지 끼고 난 뒤 집 안으로 들어가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방범창틀을 절단기로 뜯어내거나 잠기지 않은 창문을 통해 들어가는 수법으로 잠을 자고 있던 여성을 성폭행했는데요.

경찰 조사 결과, 전과도 없이 평범한 가장이었다는 강 씨!

도대체 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걸까요?

<녹취> 경찰 관계자(안산 상록경찰서/음성변조) : “(처음에는) 훔쳐보다가 여자 옷 벗고 있는 것 쳐다보고 하다보니까 (성적 충동에) 점점 빠져드는 거죠. 이 사람도 그런 동기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잘못된 사회통념이 성범죄를 둔감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하는데요.

<인터뷰> 이윤호(교수/동국대 경찰행적학과) : “대중매체를 통해서 사람들이 성적 충동에 굉장히 많이 노출 되죠. 가부장 사회에서 남성이 여성에 대한 소유의식이나 잘못된 통념들이 범행 자체를 더 쉽게 하고 있고 (성)범죄에 많은 사람들이 둔해졌어요.”

최근에는 성범죄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한 범행이 이뤄지고 있어 더욱 위험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이윤호(교수/동국대 경찰행적학과) : “예전에는 강도를 하기 위한 수단이라든가 신고하지 못하게 하는 목적으로. 그런데 지금은 성폭력이 목적이고. 죄의식을 많이 못 느끼는 경우들이 많아졌어요.”

강 씨는 지난 2010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3년 동안 여성 3명을 성폭행하고 다른 여성 4명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쳤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안산 상록경찰서/음성변조) : “총 7건. (성폭행)한 것이 3건. 나머지는 전부 불발. 미수예요.”

피해자는 주로 1층 원룸에서 혼자 살던 2,30대 젊은 여성들!

피해 여성 가운데 3명은 대학생이었는데요.

실제로 혼자 사는 여대생들이 많은 안산의 한 주택가.

인적이 드문 밤이나 이른 새벽에는 골목길이 매우 위험해 보입니다.

<인터뷰> 여대생(음성변조) : “무섭죠. 밤에 혼자 가면. 가로등이라도 많이 밝혀졌으면. 이쪽이 많이 어둡다는 말이에요.”

혼자 사는 여성의 집을 노린 성범죄!

더 이상 집 안도 안전하다고 볼 수 없는 만큼 전문가들은 성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이 시급하다고 경고합니다.

<인터뷰> 이수정(교수/경기대 범죄심리학과) : “여성들이 홀로 사는 가구가 많은 지역은 치안 활동을 철저히 한다거나 CCTV를 더 부착을 한다거나 이런 노력을...”

경찰은 강 씨를 성폭행 혐의로 구속하고 또 다른 성범죄를 저질렀는지, 여죄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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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연쇄 성폭행범, 담배꽁초로 3년 만에 덜미
    • 입력 2013-11-07 08:37:21
    • 수정2013-11-07 09: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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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기도 안산 일대에서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저지른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 남성은 모두 7차례나 성폭행했거나 미수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뉴스따라잡기에서 이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김기흥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남성의 범행이 3년 넘게 이어져 왔다고요?

<기자 멘트>

지난 2010년부터 안산 대학가 주변에서 성범죄가 잇따랐지만 경찰의 수사는 진전을 보지 못했는데요.

하지만, 작은 담배꽁초를 통해 이 성폭행범은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피해 여성들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성폭행범의 예상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길가에 버려진 담배꽁초를 발견하고 이를 국과수에 보내 DNA를 분석했는데 성폭행 현장에서 범인이 남긴 체액에서 분석한 DNA와 일치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안산의 한 다세대 주택.

지난 6월 새벽 2시쯤, 여대생 김 모씨는 집에서 혼자 잠을 자고 있었는데요.

인기척에 잠에서 깨어난 김 씨는 충격에 온몸이 얼어붙었습니다.

정체불명의 괴한이 방 안에 들어와 있었기 때문입니다.

얼굴에 마스크를 쓴 남성은 다짜고짜 김 씨에게 달려들어 성폭행을 한 뒤 그대로 달아났는데요.

<녹취> 이웃주민(음성변조) : “(범인이) 1층 창문을 뜯고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지난 3월에도 안산의 한 주택가에서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 다세대 주택 원룸 1층에 혼자 살던 직장 여성 이 모씨가 정체모를 남성에게 봉변을 당했는데요.

<녹취> 지구대 관계자(음성변조) : “어떤 사람이 들어왔다가 도망갔다, 자다가 깜짝 놀랐다고...”

이 남성은 절단기로 방범 창틀을 뜯어내고 창문을 넘어 방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잠에서 깬 이 씨가 저항하지 못하도록 흉기로 위협하고 성폭행을 한 뒤 유유히 사라졌는데요.

이처럼 경기도 안산의 주택가에서 지난 2010년부터 최근까지 비슷한 수법의 성폭행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성폭행범이 잡히지 않으면서 부민들도 불안에 떨 수밖에 없었는데요.

<녹취> 여대생(음성변조) : “당연히 무섭죠. 그냥 빨리 들어가요.”

<녹취> 여대생(음성변조) : “지방에서 올라와서 그런 범죄가 일어나면 불안하고. 집에서도 걱정을 많이 하시거든요.”

3년 동안 종적을 찾을 수 없었던 연쇄 성폭행범은 뜻밖의 단서를 통해 결국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피해 여성들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성폭행범의 예상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길가에 버려진 담배꽁초를 발견했는데요.

<녹취> 경찰 관계자(안산 상록경찰서/음성변조) : “담배를 용의자가 피우다가 버린 것으로 추정을 해서 수거했던 것으로...”

담배꽁초를 국과수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여기서 나온 DNA와 현장에서 성폭행범이 남긴 체액의 DNA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안산의 오토바이를 타고 주택가를 배회하던 마흔 살 강 모씨를 붙잡았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안산 상록경찰서/음성변조) : “(주변) CCTV를 확인해 보니까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모습이 포착됐고...”

<기자 멘트>

신원 확인 결과, 연쇄 성폭행 피의자 강 씨는 아내를 두고 초등생, 중학생 자녀를 둔 평범한 40대 가장이었는데요.

어떻게 3년 동안이나 계속해서 이런 범행을 저지를 수 있었던 걸까요.

<리포트>

강 씨는 경기도 안산의 한 건설 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면서 가족의 생계를 꾸리고 있었는데요.

낮에는 평범한 가장의 모습이었지만 밤이 되면 연쇄 성폭행범으로 돌변했습니다.

가족들에게는 아침 일찍 일을 나가야 한다는 핑계를 대고 이른 새벽에 자주 집을 나섰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그 시각 강 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자신의 집에서 가까운 안산의 주택가를 맴돌면서 범행장소를 물색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안산 상록경찰서/음성변조) : “다 심야. 1시에서 3시 사이 심야 시간대. 전과도 하나도 없는 사람이었잖아요. 가족들은 몰랐겠죠.”

혼자 사는 여성의 집을 몰래 훔쳐보다가 집 안에 불이 꺼지기를 기다렸다고 하는데요.

불이 꺼지면 마스크로 자신의 얼굴을 철저히 가리고 지문이 남지 않도록 장갑까지 끼고 난 뒤 집 안으로 들어가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방범창틀을 절단기로 뜯어내거나 잠기지 않은 창문을 통해 들어가는 수법으로 잠을 자고 있던 여성을 성폭행했는데요.

경찰 조사 결과, 전과도 없이 평범한 가장이었다는 강 씨!

도대체 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걸까요?

<녹취> 경찰 관계자(안산 상록경찰서/음성변조) : “(처음에는) 훔쳐보다가 여자 옷 벗고 있는 것 쳐다보고 하다보니까 (성적 충동에) 점점 빠져드는 거죠. 이 사람도 그런 동기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잘못된 사회통념이 성범죄를 둔감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하는데요.

<인터뷰> 이윤호(교수/동국대 경찰행적학과) : “대중매체를 통해서 사람들이 성적 충동에 굉장히 많이 노출 되죠. 가부장 사회에서 남성이 여성에 대한 소유의식이나 잘못된 통념들이 범행 자체를 더 쉽게 하고 있고 (성)범죄에 많은 사람들이 둔해졌어요.”

최근에는 성범죄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한 범행이 이뤄지고 있어 더욱 위험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이윤호(교수/동국대 경찰행적학과) : “예전에는 강도를 하기 위한 수단이라든가 신고하지 못하게 하는 목적으로. 그런데 지금은 성폭력이 목적이고. 죄의식을 많이 못 느끼는 경우들이 많아졌어요.”

강 씨는 지난 2010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3년 동안 여성 3명을 성폭행하고 다른 여성 4명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쳤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안산 상록경찰서/음성변조) : “총 7건. (성폭행)한 것이 3건. 나머지는 전부 불발. 미수예요.”

피해자는 주로 1층 원룸에서 혼자 살던 2,30대 젊은 여성들!

피해 여성 가운데 3명은 대학생이었는데요.

실제로 혼자 사는 여대생들이 많은 안산의 한 주택가.

인적이 드문 밤이나 이른 새벽에는 골목길이 매우 위험해 보입니다.

<인터뷰> 여대생(음성변조) : “무섭죠. 밤에 혼자 가면. 가로등이라도 많이 밝혀졌으면. 이쪽이 많이 어둡다는 말이에요.”

혼자 사는 여성의 집을 노린 성범죄!

더 이상 집 안도 안전하다고 볼 수 없는 만큼 전문가들은 성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이 시급하다고 경고합니다.

<인터뷰> 이수정(교수/경기대 범죄심리학과) : “여성들이 홀로 사는 가구가 많은 지역은 치안 활동을 철저히 한다거나 CCTV를 더 부착을 한다거나 이런 노력을...”

경찰은 강 씨를 성폭행 혐의로 구속하고 또 다른 성범죄를 저질렀는지, 여죄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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