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무 중간상인 ‘잠적’…농가 수확 포기 속출

입력 2013.11.07 (21:18) 수정 2013.11.07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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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해 배추와 무가 풍년인데 오히려 농가 시름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가격 하락폭이 커지자 배추와 무를 사기로했던 중간상인들이 거래를 포기해 농가는 수확물을 폐기해야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정다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축구장 4배 크기의 배추밭, 잘 자란 9만여 포기의 배추를 농민은 멍하니 바라만 봅니다.

배추를 사서 도매시장에 넘기기로 계약한 중간 매입 상인이 연락을 끊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정재욱(배추 재배 농민) : "지금까지 잔금도 안 들어오고 아무 연락도 없고 얼굴 코빼기도 지금 볼 수가 없습니다.제 심정은 심각합니다."

가을 배추 출하량이 늘면서 상인과 계약했던 두 달 여 전보다 값이 70% 떨어졌습니다.

예년 평균보다 2배 넘는 하락폭입니다.

상인으로선 잔금에 인건비,운송비를 치르고 나면 손해 보는 장사, 계약금을 포기하는 편이 낫다는 계산입니다.

<인터뷰> 배추 중간 매입 상인(음성변조) : "만 5천평은 제가 포기를 했어요. 계약금이 2250만 원 아닙니까. 시장에 출하시킨다고 해서 가격이 나오느냐, 그것도 아니고."

중간상인이 잠적한 경우가 이 마을 농가의 70% 이상, 이맘때면 밭을 통째로 사들였던 상인도 발길을 끊었습니다.

방치된 밭에서는 배추가 양분을 공급 받지 못해 이렇게 갈색으로 말라가기 시작했습니다.

무 밭도 병들어 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하진성(전북 고창군) : "이맘때쯤이면 (무가) 다 나가고 없게 되는데 (가격이) 너무 많이 떨어지니까 그냥 손을 놔버린 거죠."

직접 소비자를 찾기로 마음먹은 농민들,

<녹취> "배추가 단단하고 맛이 훨씬 좋아요 (속은 노란가요?) 네 노랗죠"

판로를 찾지 못하면 농가는 애써 키운 채소를 폐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KBS 뉴스 정다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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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추·무 중간상인 ‘잠적’…농가 수확 포기 속출
    • 입력 2013-11-07 21:15:46
    • 수정2013-11-07 22: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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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해 배추와 무가 풍년인데 오히려 농가 시름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가격 하락폭이 커지자 배추와 무를 사기로했던 중간상인들이 거래를 포기해 농가는 수확물을 폐기해야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정다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축구장 4배 크기의 배추밭, 잘 자란 9만여 포기의 배추를 농민은 멍하니 바라만 봅니다.

배추를 사서 도매시장에 넘기기로 계약한 중간 매입 상인이 연락을 끊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정재욱(배추 재배 농민) : "지금까지 잔금도 안 들어오고 아무 연락도 없고 얼굴 코빼기도 지금 볼 수가 없습니다.제 심정은 심각합니다."

가을 배추 출하량이 늘면서 상인과 계약했던 두 달 여 전보다 값이 70% 떨어졌습니다.

예년 평균보다 2배 넘는 하락폭입니다.

상인으로선 잔금에 인건비,운송비를 치르고 나면 손해 보는 장사, 계약금을 포기하는 편이 낫다는 계산입니다.

<인터뷰> 배추 중간 매입 상인(음성변조) : "만 5천평은 제가 포기를 했어요. 계약금이 2250만 원 아닙니까. 시장에 출하시킨다고 해서 가격이 나오느냐, 그것도 아니고."

중간상인이 잠적한 경우가 이 마을 농가의 70% 이상, 이맘때면 밭을 통째로 사들였던 상인도 발길을 끊었습니다.

방치된 밭에서는 배추가 양분을 공급 받지 못해 이렇게 갈색으로 말라가기 시작했습니다.

무 밭도 병들어 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하진성(전북 고창군) : "이맘때쯤이면 (무가) 다 나가고 없게 되는데 (가격이) 너무 많이 떨어지니까 그냥 손을 놔버린 거죠."

직접 소비자를 찾기로 마음먹은 농민들,

<녹취> "배추가 단단하고 맛이 훨씬 좋아요 (속은 노란가요?) 네 노랗죠"

판로를 찾지 못하면 농가는 애써 키운 채소를 폐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KBS 뉴스 정다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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