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새벽에도 걱정 ‘뚝’…심야버스 인기

입력 2013.12.03 (08:16) 수정 2013.12.03 (18:0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늦은 밤, 귀가 길 걱정을 덜어주는 심야 버스가 요즘 인기 만점이라는데요.

"올빼미 버스"라는 친근한 별칭까지 얻었다죠?

새벽에 심야버스 속에서 꾸벅꾸벅 조는 사람들 보면 안쓰러운 기분과 함께 우리네 삶의 모습이 실려가는 것만 같은데요.

노태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저희야 아침 방송하니까 별로 타볼 일이 없는데, 정말 많이들 이용하시나 보죠?

<기자 멘트>

심야 버스 이전에는 밤 늦은 시간에는 택시 말고 뾰족한 수가 없었죠?

찜질방 등에서 쪽잠을 자든가 술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예 새벽 첫 차가 다닐 때까지 술자리를 이어가시곤 했을텐데요.

하지만 지난 9월 심야버스가 출범하면서 이런 일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불과 3개월도 안돼서 하루 평균 6천 명이나 심야버스를 이용하고 있는데요.

야근하고 퇴근하는 직장인부터 미래를 준비하며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생까지,, 심야버스에 올라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밤 12시가 지난 시각.

서울의 한 번화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택시를 잡으려는 사람들로 홍대 앞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택시를 잡으려는 사람들로 늘 붐비는데요.

잠시 뒤 시내버스 운행마저 모두 끝난 시각.

그런데 여전히 버스 정류장을 지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인터뷰> 김준환(서울시 마포구) : “오늘 일 끝나고 뒤풀이하다가 늦었어요 (버스 다 끊기지 않았어요?) 심야버스가 있어요”

바로 오전 12시부터 새벽 5시까지.

이른바 올빼미 버스라 불리는 심야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하루 평균 이용객의 수는 6천 명 정도.

인기 있는 노선을 탈 때면, 이렇게 앉을 자리 하나 없이 서서 가는 일도 흔합니다.

<인터뷰> 윤소라(서울시 염창동) : “집 앞까지 일반 (버스) 요금과 비슷한 요금에 갈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이렇게 사람이 많아서 힘들진 않아요?) 저렴하게 집에 갈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인터뷰> 김효빈(서울시 화곡동) : “여자친구를 집에 데려다 주고 마음 편하게 집에 가니까 (좋아요) 데려다 주고 심야버스가 있으니까 터덜터덜 걸어서 천천히 집에 가니까요 돈이 중요하니까요.”

이렇게 높인 인기의 이유는 바로 저렴한 가격 때문.

인기 노선인 26번 버스를 타고 차고지부터 반대차고지까지 간다 하더라도 요금은 1850원!

같은 거리를 택시를 타고 간다면 15배 정도 많은 26600원을 내야 합니다.

현재 심야버스의 노선은 아홉 개인데요.

하나의 노선을 제외하고, 모두 서울 중심부인 광화문과 종로, 서울역을 경유합니다.

이 아홉 개의 노선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치밀한 자료조사 끝에 정해진 것인데요.

그동안 심야택시 승하차 자료와 시간대별 유동인구, 심야 통화량 등을 모두 고려해 노선을 만든 겁니다.

<인터뷰> 이종운(서울시 도시교통본부 버스정책과) : “야근하는 직장인들이나 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생들 그리고 새벽에 일 나가시는 생계형 근로자들이 많은데 그런 분들이 교통 불편이 많이 컸었죠. 그런 이유로 해서 대중교통 편의 제공을 위해서 도입을 하게 된 겁니다.”

환갑이 됐지만 여전히 왕성하게 일하는 박진아 씨는 심야버스가 반갑기만 합니다.

<녹취> “어서 오세요”

<인터뷰> 박진아(백화점 직원) : “심야버스가 생긴 뒤로 늦게까지 근무를 할 수 있어요. (일을 하지 않고) 집에만 있으면 소외당할 것 같고 그래요. 그래서 건강이 허락하는 한 돈을 벌어서 손녀들한테 용돈도 주고 딸이랑 사위한테도 사주고 싶은 거 사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새벽 1시 반, 피곤이 몰려오는 시간.

박진아 씨가 버스 안에서 잠을 청하는데요.

주변 승객들도 고개를 숙인 채, 꾸벅꾸벅 잠에 빠져듭니다.

낮에 버스를 모는 운전기사 임병준 씨도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심야버스에 올랐습니다.

<인터뷰> 임병준(버스 운전기사) : “저는 새벽에 일찍 나와서 저녁에 늦게 끝나고 이러다 보니 (생활이) 규칙적이지 못해요. 우리 애들은 정시에 출근하고 정시에 퇴근해서 여가 생활도 하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아빠가 이렇게 힘들게 일하는 걸 아이들도 알아요?) 알죠”

대학생 유현상 씨처럼 주머니 사정 가벼운 학생들에게도 심야버스 운행은 크게 도움이 됩니다.

<인터뷰> 유현상(대학생) : “(예전에는) 학교에서 자는 경우도 많았는데 이제는 늦은 시각에도 집에 갈 수 있어서 좋아요. 공부하는 일이 힘들긴 한데 이제 4학년이고 곧 졸업하니까 지금까지 잘했으니까... 괜찮아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묵묵히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

이들이 바로 심야버스 승객들입니다.

늦은 시간 주로 운행을 하다 보니 웃지 못할 일도 많이 생깁니다.

너무 깊은 잠에 빠졌던 회사원 권지원 씨는, 그만 종점까지 오고 말았는데요.

<녹취> “이봐요 다 왔어요. 다 왔어요. 카드 찍고 내리세요. 정신 차리세요"

버스에서 아침을 맞이한 셈입니다.

<인터뷰> 권지원(회사원) : “종점에서 내리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하고 계속 (내릴 때를) 기다리고 있었어요.언제 잤는지 기억이 안 나요. (심야버스가 있어서 좋은 건) 술을 마셔도 안심이 된다는 것? 그게 제일 장점인 것 같아요.”

<녹취> “들어가세요”

심야버스는 승객들뿐만 아니라 운전기사들에게도 그 의미가 남다릅니다.

<인터뷰> 김용귀(심야버스 운전기사) : “(심야버스 타시는 분들이) 힘들게 일하시는 분들이잖아요. 교통비가 절감되니까요. 택시를 타고 다니자니 돈 벌어서 택시만 타버리면 교통비로 다 나가버리지요. (그래서 사람들이) 심야버스 생긴 것에 아주 고맙게 생각했어요.”

<인터뷰> 김인배(심야버스 운전기사) : “손님이 없으면 심야버스도 안 생기고 (정년퇴직한) 우리도 일을 못하게 될 거잖아요. 심야에 (시민들의) 발이 돼서 손님들 모시고 다니는 게 재미있지요.”

안전하고 정확하게!

늦은 새벽. ‘시민들의 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심야버스!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서민들에게 작은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화제포착] 새벽에도 걱정 ‘뚝’…심야버스 인기
    • 입력 2013-12-03 08:18:20
    • 수정2013-12-03 18:02:15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늦은 밤, 귀가 길 걱정을 덜어주는 심야 버스가 요즘 인기 만점이라는데요.

"올빼미 버스"라는 친근한 별칭까지 얻었다죠?

새벽에 심야버스 속에서 꾸벅꾸벅 조는 사람들 보면 안쓰러운 기분과 함께 우리네 삶의 모습이 실려가는 것만 같은데요.

노태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저희야 아침 방송하니까 별로 타볼 일이 없는데, 정말 많이들 이용하시나 보죠?

<기자 멘트>

심야 버스 이전에는 밤 늦은 시간에는 택시 말고 뾰족한 수가 없었죠?

찜질방 등에서 쪽잠을 자든가 술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예 새벽 첫 차가 다닐 때까지 술자리를 이어가시곤 했을텐데요.

하지만 지난 9월 심야버스가 출범하면서 이런 일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불과 3개월도 안돼서 하루 평균 6천 명이나 심야버스를 이용하고 있는데요.

야근하고 퇴근하는 직장인부터 미래를 준비하며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생까지,, 심야버스에 올라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밤 12시가 지난 시각.

서울의 한 번화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택시를 잡으려는 사람들로 홍대 앞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택시를 잡으려는 사람들로 늘 붐비는데요.

잠시 뒤 시내버스 운행마저 모두 끝난 시각.

그런데 여전히 버스 정류장을 지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인터뷰> 김준환(서울시 마포구) : “오늘 일 끝나고 뒤풀이하다가 늦었어요 (버스 다 끊기지 않았어요?) 심야버스가 있어요”

바로 오전 12시부터 새벽 5시까지.

이른바 올빼미 버스라 불리는 심야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하루 평균 이용객의 수는 6천 명 정도.

인기 있는 노선을 탈 때면, 이렇게 앉을 자리 하나 없이 서서 가는 일도 흔합니다.

<인터뷰> 윤소라(서울시 염창동) : “집 앞까지 일반 (버스) 요금과 비슷한 요금에 갈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이렇게 사람이 많아서 힘들진 않아요?) 저렴하게 집에 갈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인터뷰> 김효빈(서울시 화곡동) : “여자친구를 집에 데려다 주고 마음 편하게 집에 가니까 (좋아요) 데려다 주고 심야버스가 있으니까 터덜터덜 걸어서 천천히 집에 가니까요 돈이 중요하니까요.”

이렇게 높인 인기의 이유는 바로 저렴한 가격 때문.

인기 노선인 26번 버스를 타고 차고지부터 반대차고지까지 간다 하더라도 요금은 1850원!

같은 거리를 택시를 타고 간다면 15배 정도 많은 26600원을 내야 합니다.

현재 심야버스의 노선은 아홉 개인데요.

하나의 노선을 제외하고, 모두 서울 중심부인 광화문과 종로, 서울역을 경유합니다.

이 아홉 개의 노선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치밀한 자료조사 끝에 정해진 것인데요.

그동안 심야택시 승하차 자료와 시간대별 유동인구, 심야 통화량 등을 모두 고려해 노선을 만든 겁니다.

<인터뷰> 이종운(서울시 도시교통본부 버스정책과) : “야근하는 직장인들이나 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생들 그리고 새벽에 일 나가시는 생계형 근로자들이 많은데 그런 분들이 교통 불편이 많이 컸었죠. 그런 이유로 해서 대중교통 편의 제공을 위해서 도입을 하게 된 겁니다.”

환갑이 됐지만 여전히 왕성하게 일하는 박진아 씨는 심야버스가 반갑기만 합니다.

<녹취> “어서 오세요”

<인터뷰> 박진아(백화점 직원) : “심야버스가 생긴 뒤로 늦게까지 근무를 할 수 있어요. (일을 하지 않고) 집에만 있으면 소외당할 것 같고 그래요. 그래서 건강이 허락하는 한 돈을 벌어서 손녀들한테 용돈도 주고 딸이랑 사위한테도 사주고 싶은 거 사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새벽 1시 반, 피곤이 몰려오는 시간.

박진아 씨가 버스 안에서 잠을 청하는데요.

주변 승객들도 고개를 숙인 채, 꾸벅꾸벅 잠에 빠져듭니다.

낮에 버스를 모는 운전기사 임병준 씨도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심야버스에 올랐습니다.

<인터뷰> 임병준(버스 운전기사) : “저는 새벽에 일찍 나와서 저녁에 늦게 끝나고 이러다 보니 (생활이) 규칙적이지 못해요. 우리 애들은 정시에 출근하고 정시에 퇴근해서 여가 생활도 하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아빠가 이렇게 힘들게 일하는 걸 아이들도 알아요?) 알죠”

대학생 유현상 씨처럼 주머니 사정 가벼운 학생들에게도 심야버스 운행은 크게 도움이 됩니다.

<인터뷰> 유현상(대학생) : “(예전에는) 학교에서 자는 경우도 많았는데 이제는 늦은 시각에도 집에 갈 수 있어서 좋아요. 공부하는 일이 힘들긴 한데 이제 4학년이고 곧 졸업하니까 지금까지 잘했으니까... 괜찮아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묵묵히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

이들이 바로 심야버스 승객들입니다.

늦은 시간 주로 운행을 하다 보니 웃지 못할 일도 많이 생깁니다.

너무 깊은 잠에 빠졌던 회사원 권지원 씨는, 그만 종점까지 오고 말았는데요.

<녹취> “이봐요 다 왔어요. 다 왔어요. 카드 찍고 내리세요. 정신 차리세요"

버스에서 아침을 맞이한 셈입니다.

<인터뷰> 권지원(회사원) : “종점에서 내리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하고 계속 (내릴 때를) 기다리고 있었어요.언제 잤는지 기억이 안 나요. (심야버스가 있어서 좋은 건) 술을 마셔도 안심이 된다는 것? 그게 제일 장점인 것 같아요.”

<녹취> “들어가세요”

심야버스는 승객들뿐만 아니라 운전기사들에게도 그 의미가 남다릅니다.

<인터뷰> 김용귀(심야버스 운전기사) : “(심야버스 타시는 분들이) 힘들게 일하시는 분들이잖아요. 교통비가 절감되니까요. 택시를 타고 다니자니 돈 벌어서 택시만 타버리면 교통비로 다 나가버리지요. (그래서 사람들이) 심야버스 생긴 것에 아주 고맙게 생각했어요.”

<인터뷰> 김인배(심야버스 운전기사) : “손님이 없으면 심야버스도 안 생기고 (정년퇴직한) 우리도 일을 못하게 될 거잖아요. 심야에 (시민들의) 발이 돼서 손님들 모시고 다니는 게 재미있지요.”

안전하고 정확하게!

늦은 새벽. ‘시민들의 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심야버스!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서민들에게 작은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

  • 각 플랫폼에서 최근 1시간 동안 많이 본 KBS 기사를 제공합니다.

  • 각 플랫폼에서 최근 1시간 동안 많이 본 KBS 기사를 제공합니다.

  • 각 플랫폼에서 최근 1시간 동안 많이 본 KBS 기사를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