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이집트 시민 혁명 3주년에도 ‘유혈 충돌’…약 250명 사상

입력 2014.01.27 (18:04) 수정 2014.01.2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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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집트에서 시민 혁명을 통해 30년간의 '철권 통치'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축출하고 민주선거를 치른지 지난 주말로 3년이 지났습니다.

이집트 국민들에게는 뜻깊은 기념일이었습니다만, 군부와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슬람 반정부 시위대 간에 또 다시 유혈사태가 발생하면서 사상자가 속출했습니다.

시민혁명 3년, 민주화를 향한 열망과는 반대로 혼란에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이집트의 오늘을 짚어봅니다.

복창현 특파원!

<질문>
3주년이던 지난 토요일에 또 다시 유혈충돌이 벌어져 사상자가 났다구요?

<답변>
네. 지난 주말 이집트 시민 혁명의 중심지였던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 혁명 3주년을 기념하는 시민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친 군부파 시민들이 다수를 차지했는데요.

이들은 과도정부 수립 이후 이집트 최고 실세로 부상한 엘시시 국방장관이 사회 혼란과 경제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며 대선 출마를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카이로의 다른 장소에서는 군부에 의해 축출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슬람형제단 등 무슬림 세력들이 거리 행진에 나서면서 진압에 나선 군경과 충돌했습니다.

카이로 경찰청 청사 앞 주차장에서도 폭탄테러가 일어나는 등 이날 하루 카이로에서만 최소 네 차례 이상의 폭탄 공격이 이어졌는데요.

이번 충돌로 이집트 전역에서 마흔 아홉 명이 사망하고 삼백여 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질문>
시민 혁명 3주기가 유혈사태로 치달으면서 과도정부, 당초 계획과는 달리 사태를 안정시키기 위해 의회 총선보다 대통령 선거를 먼저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아들리 만수르 과도정부 대통령의 말을 들어보시죠.

군부가 작년 발표했던 로드맵을 스스로 뒤집은 셈인데...

이번 발표의 배경은 뭔가요?

<답변>
네. 최근 개정헌법을 통해 대선과 총선 가운데 우선순위를 결정할 권한을 부여받은 만수르 임시 대통령이 대선을 먼저 선택하리라는 것은 어느정도 예견된 부분이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군부 실세인 엘 시시 국방장관의 출마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대선을 치른 뒤 정국 주도권을 잡으면 안정적으로 총선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어쨌든 이번 발표로 지난해 군부가 무르시 전 대통령 축출 직후 공언했던 권력 이양 로드맵은 사실상 수정된 셈인데요.

향후 군부가 얼마나 정국에 개입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대선 날짜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오는 3~4월이 유력합니다.

<질문>
한편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 지난해 7월 무르시 축출 이후 충돌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이집트 과도정부의 횡포로 이집트 국민들의 인권이 짓밟히고 있다는 보고서를 지난 주 발표했지요?

<답변>
네. 국제엠네스티는 지난주 발표한 이집트 인권 실태 보고서에서 '아랍의 봄' 민주화 요구 시위 이후 3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군부와 손을 잡은 과도정부의 탄압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최근 자행되는 정권의 폭력은 '전례 없는 규모'"였다고 평가했는데요.

3년 전 '1월 25일 혁명'이 일어날 당시 시민들이 외치던 인권과 존엄성은 여전히 요원하다면서 대중 집회를 제한한 새 집회-시위법에 대해서도 "이집트 당국이 사회의 목을 조르는 행위를 멈추고 적법한 사회적 비판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

이뿐만이 아닙니다.

미국 역시 폭력사태가 일어난 직후 이집트 정부를 규탄했습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 이집트의 정치 변화에 더이상 폭력이 개입돼서는 안된다는 뜻을 전한 겁니다.

<질문>
이렇게 정정불안이 계속되면서 이집트 경제도 타격을 받고 있지요?

<답변>
그렇습니다. 3년 전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안고 무바라크의 장기 독재를 끝내기는 했습니다만 이집트, 그후로 지금까지 고질적인 정정불안을 안고 3년을 보냈습니다.

이로 인해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은 부분은 역시 경제인데요.

혁명 전과 비교해 2010년 9%였던 실업률은 최근 13%를 웃돌고 있고 이집트 전체 인구의 4분의 1이 절대빈곤선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로 인해 3년 전 혁명을 주도했던 청년층의 불만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는 점도 이집트 사회의 잠재적 위험요소로 꼽힙니다.

3년 전 "빵과 자유를 달라"며 광장으로 뛰쳐나왔던 이집트 시민들의 요구가 진정으로 실현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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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이집트 시민 혁명 3주년에도 ‘유혈 충돌’…약 250명 사상
    • 입력 2014-01-27 18:07:11
    • 수정2014-01-27 18:26:36
    글로벌24
<앵커 멘트>

이집트에서 시민 혁명을 통해 30년간의 '철권 통치'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축출하고 민주선거를 치른지 지난 주말로 3년이 지났습니다.

이집트 국민들에게는 뜻깊은 기념일이었습니다만, 군부와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슬람 반정부 시위대 간에 또 다시 유혈사태가 발생하면서 사상자가 속출했습니다.

시민혁명 3년, 민주화를 향한 열망과는 반대로 혼란에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이집트의 오늘을 짚어봅니다.

복창현 특파원!

<질문>
3주년이던 지난 토요일에 또 다시 유혈충돌이 벌어져 사상자가 났다구요?

<답변>
네. 지난 주말 이집트 시민 혁명의 중심지였던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 혁명 3주년을 기념하는 시민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친 군부파 시민들이 다수를 차지했는데요.

이들은 과도정부 수립 이후 이집트 최고 실세로 부상한 엘시시 국방장관이 사회 혼란과 경제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며 대선 출마를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카이로의 다른 장소에서는 군부에 의해 축출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슬람형제단 등 무슬림 세력들이 거리 행진에 나서면서 진압에 나선 군경과 충돌했습니다.

카이로 경찰청 청사 앞 주차장에서도 폭탄테러가 일어나는 등 이날 하루 카이로에서만 최소 네 차례 이상의 폭탄 공격이 이어졌는데요.

이번 충돌로 이집트 전역에서 마흔 아홉 명이 사망하고 삼백여 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질문>
시민 혁명 3주기가 유혈사태로 치달으면서 과도정부, 당초 계획과는 달리 사태를 안정시키기 위해 의회 총선보다 대통령 선거를 먼저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아들리 만수르 과도정부 대통령의 말을 들어보시죠.

군부가 작년 발표했던 로드맵을 스스로 뒤집은 셈인데...

이번 발표의 배경은 뭔가요?

<답변>
네. 최근 개정헌법을 통해 대선과 총선 가운데 우선순위를 결정할 권한을 부여받은 만수르 임시 대통령이 대선을 먼저 선택하리라는 것은 어느정도 예견된 부분이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군부 실세인 엘 시시 국방장관의 출마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대선을 치른 뒤 정국 주도권을 잡으면 안정적으로 총선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어쨌든 이번 발표로 지난해 군부가 무르시 전 대통령 축출 직후 공언했던 권력 이양 로드맵은 사실상 수정된 셈인데요.

향후 군부가 얼마나 정국에 개입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대선 날짜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오는 3~4월이 유력합니다.

<질문>
한편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 지난해 7월 무르시 축출 이후 충돌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이집트 과도정부의 횡포로 이집트 국민들의 인권이 짓밟히고 있다는 보고서를 지난 주 발표했지요?

<답변>
네. 국제엠네스티는 지난주 발표한 이집트 인권 실태 보고서에서 '아랍의 봄' 민주화 요구 시위 이후 3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군부와 손을 잡은 과도정부의 탄압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최근 자행되는 정권의 폭력은 '전례 없는 규모'"였다고 평가했는데요.

3년 전 '1월 25일 혁명'이 일어날 당시 시민들이 외치던 인권과 존엄성은 여전히 요원하다면서 대중 집회를 제한한 새 집회-시위법에 대해서도 "이집트 당국이 사회의 목을 조르는 행위를 멈추고 적법한 사회적 비판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

이뿐만이 아닙니다.

미국 역시 폭력사태가 일어난 직후 이집트 정부를 규탄했습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 이집트의 정치 변화에 더이상 폭력이 개입돼서는 안된다는 뜻을 전한 겁니다.

<질문>
이렇게 정정불안이 계속되면서 이집트 경제도 타격을 받고 있지요?

<답변>
그렇습니다. 3년 전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안고 무바라크의 장기 독재를 끝내기는 했습니다만 이집트, 그후로 지금까지 고질적인 정정불안을 안고 3년을 보냈습니다.

이로 인해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은 부분은 역시 경제인데요.

혁명 전과 비교해 2010년 9%였던 실업률은 최근 13%를 웃돌고 있고 이집트 전체 인구의 4분의 1이 절대빈곤선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로 인해 3년 전 혁명을 주도했던 청년층의 불만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는 점도 이집트 사회의 잠재적 위험요소로 꼽힙니다.

3년 전 "빵과 자유를 달라"며 광장으로 뛰쳐나왔던 이집트 시민들의 요구가 진정으로 실현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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