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고립 일주일째…폭설에 갇힌 마을
입력 2014.02.13 (08:34)
수정 2014.02.1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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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강원 영동지역에서는 민관군이 최선을 다해 제설작업을 하고 있지만, 정확히 피해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주민들은 어떤 상황인지 가늠하기 힘들 정돕니다.
뉴스따라잡기 이승훈 기자와 함께 합니다.
당장 구조해야 하는 주민들도 꽤 있다고요?
<기자 멘트>
네...그렇습니다.
고립된 산간마을 주민 대부분이 고령인 경우가 많은데요,
무엇보다 폭설에 갇혀서 지병이 악화되거나, 다른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구조의 손길이 절실했습니다.
뉴스따라잡기 취재진이 직접 고립된 산간마을을 찾아가봤는데요,
마을 입구에서 민가로 걸어 들어가는데만 4시간이 넘게 걸릴 정도로 많은 눈이 쌓여 있었습니다.
현장을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찾골마을’로 들어가는 입구.
마을로 들어가는 길은 온통 눈밭, 눈천지로 변해버렸습니다.
허벅지까지 쌓인 눈을 헤쳐 가며 걷는 길.
가쁜 숨이 절로 나옵니다.
눈길을 걷고 또 걷고... 어디가 길이고, 어디가 숲인지 모른 채 무작정 걷기를 4시간여... 드디어 마을 주민을 만났습니다.
<녹취> 허 훈(70/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 “(처음에 눈 왔을 때 어느 정도였어요?) 제가 빠져서 걸어갈 수가 없었으니까요. (눈이) 가슴까지 딱 올라왔었어요. (전혀 움직이지 못하셨겠어요?) 네. 몸살나겠어요. 눈이 너무 많이 와 가지고 눈 치우다가.”
집주인은 일주일 내내 내린 눈에 마을에서 오도 가도 못하고 꼼짝없이 갇혀있었습니다.
집 앞에 겨우 한 사람이 걸어다닐 수 있는 길만 간신히 만들어 놨는데요,
워낙 외딴 마을에 살다 보니, 겨울철 식량은 미리 준비해 두는 편이지만, 갑자기 내린 폭설로 고통스러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녹취> 허 훈(70/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 “나이도 있고, 그러니까 병원에도 가야되고 그런데 병원을 제날짜에 못 가니까 그런 것이 제일 불편하고, 시장을 봐야되잖아요. (눈을) 한번 밀었다고 하더라도 결빙이 생기니까 차가 못 다녀요.”
더 걱정이 되는 건 생업으로 하고 있는 양봉하우스.
하우스 지붕까지 모두 눈에 덮혀 행여 지붕이 무너지지는 않을지 밤잠을 설쳐야했습니다.
벌을 탈봉해 줘야 하는 시기지만 계속 쌓여있는 눈 때문에 손을 놓고 있는 상황.
벌이 나왔다가 얼어 죽기도 해, 손해가 큽니다.
<녹취> 허 훈(70/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 “벌이 탈봉(뚜껑을 열어 벌 털어주기)을 해야 하는데, 탈봉하러 나오면 눈에 가서 처박혀서 죽죠. (탈봉) 일을 이렇게 해 줘야 하는데 못 해서 그것이 걱정입니다. 나와서 얼어 죽고...”
이웃에 사는 김순녀 씨는 키우고 있는 닭 사료가 다 떨어져 닭을 굶겨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녹취> 김순녀(64/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 “지금 닭 사료가 하나도 없는데 당장 어제부턴가 없었어요. 눈이 이렇게 길게 올 줄 모르고, 준비를 못 해놨어요.“
치워도, 치워도 계속 쌓이기만 하는 눈.
지금으로선 마을을 나가는 길만이라도 복구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녹취> 김순녀(64/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 “하루 나오면 이만큼 차있고, 이것 치우면 그 다음날 나오면 또 이렇게 쌓여있고요. 여기를 세 번째 치웠는데 이렇게 아직도 쌓여있는 거예요.”
더구나 김 씨는 치료를 받기 위해 3주에 한 번씩 큰 병원에 가야 하지만, 계속된 폭설에 병원에 갈 엄두도 내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녹취> 김순녀(64/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 “(병원에) 3주에 한번 가는데, 내일이 가는 날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같으면 못 나가죠. 그것이 제일 힘든 거예요. 나가야될 날짜에 못 나가는 것이요.”
이 찾골마을에 사는 주민들은 모두 4가구.
눈이 오기 전, 외지로 볼일을 보러 나갔던 2가구는 벌써 일주일째 집에 돌아와 보지도 못한 채 외지에서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 : “집에... 눈이 오기 전에 나왔다가, 눈이 많이 와서 못 들어갔어요. 이렇게 많이 올지 몰랐죠. 걱정이 되는데 어떡하겠습니까, 차가 못 들어가는데요.”
<기자 멘트>
가장 시급한 건 고립된 주민들의 안전입니다.
오래된 주택이 폭설로 파손될 수도 있고, 또 병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의 경우 자칫 상태가 악화될 수도 있어서 걱정이 큰 상황입니다.
<리포트>
바로 어제, 강원도 삼척시 노곡면에서 일주일동안 폭설에 고립됐던 90살 장숙랑 할머니도 소방헬기에 구조돼, 겨우 집을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더 지체됐으면 위험할 수도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녹취> 장숙랑(90/강원도 삼척시 노곡면) : “(사람들이) 할머니 여기서 (눈이) 더 오면 지붕 무너진다고, 처마 끝에 (막대기) 대 놨대요. 하도 가자고, 가시자고. (헬리콥터) 타고 가자, 우리 갈 때 가셔야 한다고 (했어요.)”
취재에 나섰던 한 방송사 촬영팀 3명도 함께 고립됐다 구조됐습니다.
이들은 폭설이 내리기 전, 장 할머니의 산간마을 생활을 촬영하러 왔다가 그만 폭설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녹취> 장숙랑(90/강원도 삼척시 노곡면) : “내가 이만큼 살았어도 눈이 이렇게 오는 것 처음 봤어요. 서울에서 온 사람들이 이틀 만에 올라간다고 준비를 해서 왔는데, (첫날) 밤에 자고 ‘눈이 이만큼 왔다'고 큰일이다 하는 거예요. 그 사람들 차도 놔두고 왔어요.”
할머니가 걱정돼도 눈 때문에 가보지 못했던 딸은 무사히 구조되고 나서야 한숨을 돌렸다고 하는데요,
<녹취> 장 할머니 딸 : “연세가 90세니까 할머니가 허리도 아프시고 한데, 저희도 갈 수가 없으니까... 눈이 쌓여서 집이 무너지면 어쩌나 이런 생각도 너무 많이 했어요.”
고성군에서는 한 소방관이 가슴팍까지 쌓인 눈을 퍼내며, 심근경색을 앓고 있는 80살 할아버지에게 무사히 약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고령의 노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산간마을.
긴급 상황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지만, 워낙 피해지역이 넓다보니 구조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122센티미터의 최고 적설량을 보인 고성군 최북단마을.
<녹취> 김금순(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 “저 안에 신빙골이라고 저기 가면 길이 멀거든요. 한 다섯 집이 사는데 전혀 못 나와요. 눈이 많이 왔으니까 벌써 못 나온 지 일주일이 됐어요. 길을 치워야 나오는데...”
제설작업이 더뎌지다보니 눈길에 막혀 제때 병원치료를 받지 못하는 주민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녹취> 송연옥(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 “눈 한쪽을 수술했거든요. 그래서 매일 하루에 한 번씩 나가서 진료받다가 눈이 와서 지금 며칠째 고립돼 가지고 꼼짝도 못했어요.”
말 그대로 눈 폭탄을 맞은 영동지역 산간마을...
제설작업이 계속되고 있지만, 오늘부터 눈이 다시 내리기 시작해 주민들의 걱정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강원 영동지역에서는 민관군이 최선을 다해 제설작업을 하고 있지만, 정확히 피해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주민들은 어떤 상황인지 가늠하기 힘들 정돕니다.
뉴스따라잡기 이승훈 기자와 함께 합니다.
당장 구조해야 하는 주민들도 꽤 있다고요?
<기자 멘트>
네...그렇습니다.
고립된 산간마을 주민 대부분이 고령인 경우가 많은데요,
무엇보다 폭설에 갇혀서 지병이 악화되거나, 다른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구조의 손길이 절실했습니다.
뉴스따라잡기 취재진이 직접 고립된 산간마을을 찾아가봤는데요,
마을 입구에서 민가로 걸어 들어가는데만 4시간이 넘게 걸릴 정도로 많은 눈이 쌓여 있었습니다.
현장을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찾골마을’로 들어가는 입구.
마을로 들어가는 길은 온통 눈밭, 눈천지로 변해버렸습니다.
허벅지까지 쌓인 눈을 헤쳐 가며 걷는 길.
가쁜 숨이 절로 나옵니다.
눈길을 걷고 또 걷고... 어디가 길이고, 어디가 숲인지 모른 채 무작정 걷기를 4시간여... 드디어 마을 주민을 만났습니다.
<녹취> 허 훈(70/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 “(처음에 눈 왔을 때 어느 정도였어요?) 제가 빠져서 걸어갈 수가 없었으니까요. (눈이) 가슴까지 딱 올라왔었어요. (전혀 움직이지 못하셨겠어요?) 네. 몸살나겠어요. 눈이 너무 많이 와 가지고 눈 치우다가.”
집주인은 일주일 내내 내린 눈에 마을에서 오도 가도 못하고 꼼짝없이 갇혀있었습니다.
집 앞에 겨우 한 사람이 걸어다닐 수 있는 길만 간신히 만들어 놨는데요,
워낙 외딴 마을에 살다 보니, 겨울철 식량은 미리 준비해 두는 편이지만, 갑자기 내린 폭설로 고통스러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녹취> 허 훈(70/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 “나이도 있고, 그러니까 병원에도 가야되고 그런데 병원을 제날짜에 못 가니까 그런 것이 제일 불편하고, 시장을 봐야되잖아요. (눈을) 한번 밀었다고 하더라도 결빙이 생기니까 차가 못 다녀요.”
더 걱정이 되는 건 생업으로 하고 있는 양봉하우스.
하우스 지붕까지 모두 눈에 덮혀 행여 지붕이 무너지지는 않을지 밤잠을 설쳐야했습니다.
벌을 탈봉해 줘야 하는 시기지만 계속 쌓여있는 눈 때문에 손을 놓고 있는 상황.
벌이 나왔다가 얼어 죽기도 해, 손해가 큽니다.
<녹취> 허 훈(70/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 “벌이 탈봉(뚜껑을 열어 벌 털어주기)을 해야 하는데, 탈봉하러 나오면 눈에 가서 처박혀서 죽죠. (탈봉) 일을 이렇게 해 줘야 하는데 못 해서 그것이 걱정입니다. 나와서 얼어 죽고...”
이웃에 사는 김순녀 씨는 키우고 있는 닭 사료가 다 떨어져 닭을 굶겨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녹취> 김순녀(64/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 “지금 닭 사료가 하나도 없는데 당장 어제부턴가 없었어요. 눈이 이렇게 길게 올 줄 모르고, 준비를 못 해놨어요.“
치워도, 치워도 계속 쌓이기만 하는 눈.
지금으로선 마을을 나가는 길만이라도 복구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녹취> 김순녀(64/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 “하루 나오면 이만큼 차있고, 이것 치우면 그 다음날 나오면 또 이렇게 쌓여있고요. 여기를 세 번째 치웠는데 이렇게 아직도 쌓여있는 거예요.”
더구나 김 씨는 치료를 받기 위해 3주에 한 번씩 큰 병원에 가야 하지만, 계속된 폭설에 병원에 갈 엄두도 내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녹취> 김순녀(64/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 “(병원에) 3주에 한번 가는데, 내일이 가는 날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같으면 못 나가죠. 그것이 제일 힘든 거예요. 나가야될 날짜에 못 나가는 것이요.”
이 찾골마을에 사는 주민들은 모두 4가구.
눈이 오기 전, 외지로 볼일을 보러 나갔던 2가구는 벌써 일주일째 집에 돌아와 보지도 못한 채 외지에서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 : “집에... 눈이 오기 전에 나왔다가, 눈이 많이 와서 못 들어갔어요. 이렇게 많이 올지 몰랐죠. 걱정이 되는데 어떡하겠습니까, 차가 못 들어가는데요.”
<기자 멘트>
가장 시급한 건 고립된 주민들의 안전입니다.
오래된 주택이 폭설로 파손될 수도 있고, 또 병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의 경우 자칫 상태가 악화될 수도 있어서 걱정이 큰 상황입니다.
<리포트>
바로 어제, 강원도 삼척시 노곡면에서 일주일동안 폭설에 고립됐던 90살 장숙랑 할머니도 소방헬기에 구조돼, 겨우 집을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더 지체됐으면 위험할 수도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녹취> 장숙랑(90/강원도 삼척시 노곡면) : “(사람들이) 할머니 여기서 (눈이) 더 오면 지붕 무너진다고, 처마 끝에 (막대기) 대 놨대요. 하도 가자고, 가시자고. (헬리콥터) 타고 가자, 우리 갈 때 가셔야 한다고 (했어요.)”
취재에 나섰던 한 방송사 촬영팀 3명도 함께 고립됐다 구조됐습니다.
이들은 폭설이 내리기 전, 장 할머니의 산간마을 생활을 촬영하러 왔다가 그만 폭설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녹취> 장숙랑(90/강원도 삼척시 노곡면) : “내가 이만큼 살았어도 눈이 이렇게 오는 것 처음 봤어요. 서울에서 온 사람들이 이틀 만에 올라간다고 준비를 해서 왔는데, (첫날) 밤에 자고 ‘눈이 이만큼 왔다'고 큰일이다 하는 거예요. 그 사람들 차도 놔두고 왔어요.”
할머니가 걱정돼도 눈 때문에 가보지 못했던 딸은 무사히 구조되고 나서야 한숨을 돌렸다고 하는데요,
<녹취> 장 할머니 딸 : “연세가 90세니까 할머니가 허리도 아프시고 한데, 저희도 갈 수가 없으니까... 눈이 쌓여서 집이 무너지면 어쩌나 이런 생각도 너무 많이 했어요.”
고성군에서는 한 소방관이 가슴팍까지 쌓인 눈을 퍼내며, 심근경색을 앓고 있는 80살 할아버지에게 무사히 약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고령의 노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산간마을.
긴급 상황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지만, 워낙 피해지역이 넓다보니 구조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122센티미터의 최고 적설량을 보인 고성군 최북단마을.
<녹취> 김금순(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 “저 안에 신빙골이라고 저기 가면 길이 멀거든요. 한 다섯 집이 사는데 전혀 못 나와요. 눈이 많이 왔으니까 벌써 못 나온 지 일주일이 됐어요. 길을 치워야 나오는데...”
제설작업이 더뎌지다보니 눈길에 막혀 제때 병원치료를 받지 못하는 주민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녹취> 송연옥(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 “눈 한쪽을 수술했거든요. 그래서 매일 하루에 한 번씩 나가서 진료받다가 눈이 와서 지금 며칠째 고립돼 가지고 꼼짝도 못했어요.”
말 그대로 눈 폭탄을 맞은 영동지역 산간마을...
제설작업이 계속되고 있지만, 오늘부터 눈이 다시 내리기 시작해 주민들의 걱정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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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따라잡기] 고립 일주일째…폭설에 갇힌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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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4-02-13 08:39:36
- 수정2014-02-13 09:39:33
<앵커 멘트>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강원 영동지역에서는 민관군이 최선을 다해 제설작업을 하고 있지만, 정확히 피해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주민들은 어떤 상황인지 가늠하기 힘들 정돕니다.
뉴스따라잡기 이승훈 기자와 함께 합니다.
당장 구조해야 하는 주민들도 꽤 있다고요?
<기자 멘트>
네...그렇습니다.
고립된 산간마을 주민 대부분이 고령인 경우가 많은데요,
무엇보다 폭설에 갇혀서 지병이 악화되거나, 다른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구조의 손길이 절실했습니다.
뉴스따라잡기 취재진이 직접 고립된 산간마을을 찾아가봤는데요,
마을 입구에서 민가로 걸어 들어가는데만 4시간이 넘게 걸릴 정도로 많은 눈이 쌓여 있었습니다.
현장을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찾골마을’로 들어가는 입구.
마을로 들어가는 길은 온통 눈밭, 눈천지로 변해버렸습니다.
허벅지까지 쌓인 눈을 헤쳐 가며 걷는 길.
가쁜 숨이 절로 나옵니다.
눈길을 걷고 또 걷고... 어디가 길이고, 어디가 숲인지 모른 채 무작정 걷기를 4시간여... 드디어 마을 주민을 만났습니다.
<녹취> 허 훈(70/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 “(처음에 눈 왔을 때 어느 정도였어요?) 제가 빠져서 걸어갈 수가 없었으니까요. (눈이) 가슴까지 딱 올라왔었어요. (전혀 움직이지 못하셨겠어요?) 네. 몸살나겠어요. 눈이 너무 많이 와 가지고 눈 치우다가.”
집주인은 일주일 내내 내린 눈에 마을에서 오도 가도 못하고 꼼짝없이 갇혀있었습니다.
집 앞에 겨우 한 사람이 걸어다닐 수 있는 길만 간신히 만들어 놨는데요,
워낙 외딴 마을에 살다 보니, 겨울철 식량은 미리 준비해 두는 편이지만, 갑자기 내린 폭설로 고통스러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녹취> 허 훈(70/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 “나이도 있고, 그러니까 병원에도 가야되고 그런데 병원을 제날짜에 못 가니까 그런 것이 제일 불편하고, 시장을 봐야되잖아요. (눈을) 한번 밀었다고 하더라도 결빙이 생기니까 차가 못 다녀요.”
더 걱정이 되는 건 생업으로 하고 있는 양봉하우스.
하우스 지붕까지 모두 눈에 덮혀 행여 지붕이 무너지지는 않을지 밤잠을 설쳐야했습니다.
벌을 탈봉해 줘야 하는 시기지만 계속 쌓여있는 눈 때문에 손을 놓고 있는 상황.
벌이 나왔다가 얼어 죽기도 해, 손해가 큽니다.
<녹취> 허 훈(70/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 “벌이 탈봉(뚜껑을 열어 벌 털어주기)을 해야 하는데, 탈봉하러 나오면 눈에 가서 처박혀서 죽죠. (탈봉) 일을 이렇게 해 줘야 하는데 못 해서 그것이 걱정입니다. 나와서 얼어 죽고...”
이웃에 사는 김순녀 씨는 키우고 있는 닭 사료가 다 떨어져 닭을 굶겨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녹취> 김순녀(64/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 “지금 닭 사료가 하나도 없는데 당장 어제부턴가 없었어요. 눈이 이렇게 길게 올 줄 모르고, 준비를 못 해놨어요.“
치워도, 치워도 계속 쌓이기만 하는 눈.
지금으로선 마을을 나가는 길만이라도 복구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녹취> 김순녀(64/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 “하루 나오면 이만큼 차있고, 이것 치우면 그 다음날 나오면 또 이렇게 쌓여있고요. 여기를 세 번째 치웠는데 이렇게 아직도 쌓여있는 거예요.”
더구나 김 씨는 치료를 받기 위해 3주에 한 번씩 큰 병원에 가야 하지만, 계속된 폭설에 병원에 갈 엄두도 내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녹취> 김순녀(64/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 “(병원에) 3주에 한번 가는데, 내일이 가는 날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같으면 못 나가죠. 그것이 제일 힘든 거예요. 나가야될 날짜에 못 나가는 것이요.”
이 찾골마을에 사는 주민들은 모두 4가구.
눈이 오기 전, 외지로 볼일을 보러 나갔던 2가구는 벌써 일주일째 집에 돌아와 보지도 못한 채 외지에서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 : “집에... 눈이 오기 전에 나왔다가, 눈이 많이 와서 못 들어갔어요. 이렇게 많이 올지 몰랐죠. 걱정이 되는데 어떡하겠습니까, 차가 못 들어가는데요.”
<기자 멘트>
가장 시급한 건 고립된 주민들의 안전입니다.
오래된 주택이 폭설로 파손될 수도 있고, 또 병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의 경우 자칫 상태가 악화될 수도 있어서 걱정이 큰 상황입니다.
<리포트>
바로 어제, 강원도 삼척시 노곡면에서 일주일동안 폭설에 고립됐던 90살 장숙랑 할머니도 소방헬기에 구조돼, 겨우 집을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더 지체됐으면 위험할 수도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녹취> 장숙랑(90/강원도 삼척시 노곡면) : “(사람들이) 할머니 여기서 (눈이) 더 오면 지붕 무너진다고, 처마 끝에 (막대기) 대 놨대요. 하도 가자고, 가시자고. (헬리콥터) 타고 가자, 우리 갈 때 가셔야 한다고 (했어요.)”
취재에 나섰던 한 방송사 촬영팀 3명도 함께 고립됐다 구조됐습니다.
이들은 폭설이 내리기 전, 장 할머니의 산간마을 생활을 촬영하러 왔다가 그만 폭설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녹취> 장숙랑(90/강원도 삼척시 노곡면) : “내가 이만큼 살았어도 눈이 이렇게 오는 것 처음 봤어요. 서울에서 온 사람들이 이틀 만에 올라간다고 준비를 해서 왔는데, (첫날) 밤에 자고 ‘눈이 이만큼 왔다'고 큰일이다 하는 거예요. 그 사람들 차도 놔두고 왔어요.”
할머니가 걱정돼도 눈 때문에 가보지 못했던 딸은 무사히 구조되고 나서야 한숨을 돌렸다고 하는데요,
<녹취> 장 할머니 딸 : “연세가 90세니까 할머니가 허리도 아프시고 한데, 저희도 갈 수가 없으니까... 눈이 쌓여서 집이 무너지면 어쩌나 이런 생각도 너무 많이 했어요.”
고성군에서는 한 소방관이 가슴팍까지 쌓인 눈을 퍼내며, 심근경색을 앓고 있는 80살 할아버지에게 무사히 약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고령의 노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산간마을.
긴급 상황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지만, 워낙 피해지역이 넓다보니 구조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122센티미터의 최고 적설량을 보인 고성군 최북단마을.
<녹취> 김금순(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 “저 안에 신빙골이라고 저기 가면 길이 멀거든요. 한 다섯 집이 사는데 전혀 못 나와요. 눈이 많이 왔으니까 벌써 못 나온 지 일주일이 됐어요. 길을 치워야 나오는데...”
제설작업이 더뎌지다보니 눈길에 막혀 제때 병원치료를 받지 못하는 주민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녹취> 송연옥(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 “눈 한쪽을 수술했거든요. 그래서 매일 하루에 한 번씩 나가서 진료받다가 눈이 와서 지금 며칠째 고립돼 가지고 꼼짝도 못했어요.”
말 그대로 눈 폭탄을 맞은 영동지역 산간마을...
제설작업이 계속되고 있지만, 오늘부터 눈이 다시 내리기 시작해 주민들의 걱정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강원 영동지역에서는 민관군이 최선을 다해 제설작업을 하고 있지만, 정확히 피해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주민들은 어떤 상황인지 가늠하기 힘들 정돕니다.
뉴스따라잡기 이승훈 기자와 함께 합니다.
당장 구조해야 하는 주민들도 꽤 있다고요?
<기자 멘트>
네...그렇습니다.
고립된 산간마을 주민 대부분이 고령인 경우가 많은데요,
무엇보다 폭설에 갇혀서 지병이 악화되거나, 다른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구조의 손길이 절실했습니다.
뉴스따라잡기 취재진이 직접 고립된 산간마을을 찾아가봤는데요,
마을 입구에서 민가로 걸어 들어가는데만 4시간이 넘게 걸릴 정도로 많은 눈이 쌓여 있었습니다.
현장을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찾골마을’로 들어가는 입구.
마을로 들어가는 길은 온통 눈밭, 눈천지로 변해버렸습니다.
허벅지까지 쌓인 눈을 헤쳐 가며 걷는 길.
가쁜 숨이 절로 나옵니다.
눈길을 걷고 또 걷고... 어디가 길이고, 어디가 숲인지 모른 채 무작정 걷기를 4시간여... 드디어 마을 주민을 만났습니다.
<녹취> 허 훈(70/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 “(처음에 눈 왔을 때 어느 정도였어요?) 제가 빠져서 걸어갈 수가 없었으니까요. (눈이) 가슴까지 딱 올라왔었어요. (전혀 움직이지 못하셨겠어요?) 네. 몸살나겠어요. 눈이 너무 많이 와 가지고 눈 치우다가.”
집주인은 일주일 내내 내린 눈에 마을에서 오도 가도 못하고 꼼짝없이 갇혀있었습니다.
집 앞에 겨우 한 사람이 걸어다닐 수 있는 길만 간신히 만들어 놨는데요,
워낙 외딴 마을에 살다 보니, 겨울철 식량은 미리 준비해 두는 편이지만, 갑자기 내린 폭설로 고통스러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녹취> 허 훈(70/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 “나이도 있고, 그러니까 병원에도 가야되고 그런데 병원을 제날짜에 못 가니까 그런 것이 제일 불편하고, 시장을 봐야되잖아요. (눈을) 한번 밀었다고 하더라도 결빙이 생기니까 차가 못 다녀요.”
더 걱정이 되는 건 생업으로 하고 있는 양봉하우스.
하우스 지붕까지 모두 눈에 덮혀 행여 지붕이 무너지지는 않을지 밤잠을 설쳐야했습니다.
벌을 탈봉해 줘야 하는 시기지만 계속 쌓여있는 눈 때문에 손을 놓고 있는 상황.
벌이 나왔다가 얼어 죽기도 해, 손해가 큽니다.
<녹취> 허 훈(70/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 “벌이 탈봉(뚜껑을 열어 벌 털어주기)을 해야 하는데, 탈봉하러 나오면 눈에 가서 처박혀서 죽죠. (탈봉) 일을 이렇게 해 줘야 하는데 못 해서 그것이 걱정입니다. 나와서 얼어 죽고...”
이웃에 사는 김순녀 씨는 키우고 있는 닭 사료가 다 떨어져 닭을 굶겨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녹취> 김순녀(64/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 “지금 닭 사료가 하나도 없는데 당장 어제부턴가 없었어요. 눈이 이렇게 길게 올 줄 모르고, 준비를 못 해놨어요.“
치워도, 치워도 계속 쌓이기만 하는 눈.
지금으로선 마을을 나가는 길만이라도 복구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녹취> 김순녀(64/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 “하루 나오면 이만큼 차있고, 이것 치우면 그 다음날 나오면 또 이렇게 쌓여있고요. 여기를 세 번째 치웠는데 이렇게 아직도 쌓여있는 거예요.”
더구나 김 씨는 치료를 받기 위해 3주에 한 번씩 큰 병원에 가야 하지만, 계속된 폭설에 병원에 갈 엄두도 내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녹취> 김순녀(64/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 “(병원에) 3주에 한번 가는데, 내일이 가는 날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같으면 못 나가죠. 그것이 제일 힘든 거예요. 나가야될 날짜에 못 나가는 것이요.”
이 찾골마을에 사는 주민들은 모두 4가구.
눈이 오기 전, 외지로 볼일을 보러 나갔던 2가구는 벌써 일주일째 집에 돌아와 보지도 못한 채 외지에서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 : “집에... 눈이 오기 전에 나왔다가, 눈이 많이 와서 못 들어갔어요. 이렇게 많이 올지 몰랐죠. 걱정이 되는데 어떡하겠습니까, 차가 못 들어가는데요.”
<기자 멘트>
가장 시급한 건 고립된 주민들의 안전입니다.
오래된 주택이 폭설로 파손될 수도 있고, 또 병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의 경우 자칫 상태가 악화될 수도 있어서 걱정이 큰 상황입니다.
<리포트>
바로 어제, 강원도 삼척시 노곡면에서 일주일동안 폭설에 고립됐던 90살 장숙랑 할머니도 소방헬기에 구조돼, 겨우 집을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더 지체됐으면 위험할 수도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녹취> 장숙랑(90/강원도 삼척시 노곡면) : “(사람들이) 할머니 여기서 (눈이) 더 오면 지붕 무너진다고, 처마 끝에 (막대기) 대 놨대요. 하도 가자고, 가시자고. (헬리콥터) 타고 가자, 우리 갈 때 가셔야 한다고 (했어요.)”
취재에 나섰던 한 방송사 촬영팀 3명도 함께 고립됐다 구조됐습니다.
이들은 폭설이 내리기 전, 장 할머니의 산간마을 생활을 촬영하러 왔다가 그만 폭설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녹취> 장숙랑(90/강원도 삼척시 노곡면) : “내가 이만큼 살았어도 눈이 이렇게 오는 것 처음 봤어요. 서울에서 온 사람들이 이틀 만에 올라간다고 준비를 해서 왔는데, (첫날) 밤에 자고 ‘눈이 이만큼 왔다'고 큰일이다 하는 거예요. 그 사람들 차도 놔두고 왔어요.”
할머니가 걱정돼도 눈 때문에 가보지 못했던 딸은 무사히 구조되고 나서야 한숨을 돌렸다고 하는데요,
<녹취> 장 할머니 딸 : “연세가 90세니까 할머니가 허리도 아프시고 한데, 저희도 갈 수가 없으니까... 눈이 쌓여서 집이 무너지면 어쩌나 이런 생각도 너무 많이 했어요.”
고성군에서는 한 소방관이 가슴팍까지 쌓인 눈을 퍼내며, 심근경색을 앓고 있는 80살 할아버지에게 무사히 약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고령의 노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산간마을.
긴급 상황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지만, 워낙 피해지역이 넓다보니 구조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122센티미터의 최고 적설량을 보인 고성군 최북단마을.
<녹취> 김금순(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 “저 안에 신빙골이라고 저기 가면 길이 멀거든요. 한 다섯 집이 사는데 전혀 못 나와요. 눈이 많이 왔으니까 벌써 못 나온 지 일주일이 됐어요. 길을 치워야 나오는데...”
제설작업이 더뎌지다보니 눈길에 막혀 제때 병원치료를 받지 못하는 주민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녹취> 송연옥(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 “눈 한쪽을 수술했거든요. 그래서 매일 하루에 한 번씩 나가서 진료받다가 눈이 와서 지금 며칠째 고립돼 가지고 꼼짝도 못했어요.”
말 그대로 눈 폭탄을 맞은 영동지역 산간마을...
제설작업이 계속되고 있지만, 오늘부터 눈이 다시 내리기 시작해 주민들의 걱정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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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기자 hun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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