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남편 살아있다” 시신과 7년 동거
입력 2014.02.14 (08:37)
수정 2014.02.2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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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간암으로 숨진 남편의 시신을 집안에 두고 무려 7년 동안 시신과 동거를 한 가족들의 사연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 이승훈 기자가 이 사건을 취재했습니다.
보통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면 시신이 많이 부패했을텐데 시신과의 동거가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기자 멘트>
사람이 일생에서 받는 충격 가운데 가장 정도가 심한게 사랑하는 가족이 세상을 떠날 경우일 겁니다.
그래서였을까요?
한 가족이 가장의 사망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무려 7년 동안을 시신과 함께 생활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생활이 가능했는지 뉴스 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서초구의 한 주택입니다.
지난해 12월 중순, 제보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 경찰 관계자 : "현관 안쪽에, 현관문 열면 신발 놓는 입구 방에 한발 올라가 있잖아요. 커튼 정도 쳐있고. (시신이) 그냥 누워 있는 거예요."
거실 카펫 위엔 남성 시신 한구가 이불을 덮고 누워있었습니다.
신씨는 지난 2006년 간암으로 6개월을 넘기기 힘들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경찰은 부검결과와 병원 진료기록 등을 토대로 신씨가 2007년 초쯤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신씨의 사망소식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웃주민 : "금시초문이에요. 그런 얘기. 아프다는 얘기만 들었지."
<인터뷰> 이웃주민 : "남편이 간암에 걸려서 수술을 해야 된다고 그 소리만 들었거든요. 그래서 되게 궁금하더라고 어떻게 됐는가."
사랑하는 남편.
그리고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게 된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가족.
결국, 신 씨의 장례를 치르는 대신 함께 생활하기로 결정을 하게 됩니다.
경찰조사를 도대로 하면, 이 믿기 힘든 동거는 무려 7년 동안이나 이어진건데요.
집에는 약사인 아내와 자녀 3명, 그리고 숨진 신 씨의 누나가 함께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경찰관계자 : "숨진 것을 인정할 수 없다고. 숨진 것을 인정할 수 없으니까 옷도 갈아입히고 씻기기도 하고 어느 정도 산 사람 상대하듯이 했겠죠."
자녀들도 누워있는 아버지와 아무렇지 않게 거실에서 함께 생활을 해왔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웃주민 : "평상시에 시신에 대고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왔습니다.’라고 인사하고 다니고."
그렇게 7년을 생활했습니다.
그런데 의아한 건 시신의 상태.
시간이 흐르면 시신은 부패 되기 마련인데, 지난해 12월 경찰이 확인한 시신은 냄새만 조금날 뿐 비교적 깨끗했다는 겁니다.
<인터뷰> 경찰관계자 : "저도 그게 신기하더라고요. 부패보다는 많이 건조된 상태였거든요."
7년이라는 시간동안 시신이 부패가 되지 않은 상태로 보존된다는 건 매우 드문 일입니다.
<인터뷰> 황규성(교수/을지대학교 장례지도학과) : "보통은 사망 후부터 부패가 일어나기 시작해서요. 부패 증상은 크게 5가지가 있는데 피부가 벗겨진다든지, 냄새가 난다든지, 색이 변한다든지, 여러 가지 물질들이 밖으로 분출된다든지, 가스가 찬다든지 이런 부분들이 진행이 됩니다. (그래서) 영구화시키기 위해서 보존액에 담가 오랫동안 보존하는 기술을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기자 멘트>
경찰 역시 시신의 보존 상태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약사인 아내가 시신을 보존하기 위한 약품 처리를 하지 않았나 의심 했지만 방부제를 비롯한 약품 성분은 확인할 수 없습니다.
<리포트>
어떻게 7년 동안이나 시신을 부패 없이 보존할 수 있었을까?
경찰도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오랜 시간 조사를 벌였지만 약사인 아내는 방부제나 다른 약품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진술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지만, 역시 방부제 같은 약품 성분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경찰 관계자 : "사망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방부 처리 이런 건 사망한 사람한테 하는 거지, 자기는 (사망을) 인정할 수 없는데 방부 처리했겠냐 하면서 자기는 안 했다고..."
그렇다면 어떻게 방부제도 없이 오랜 시간 시신을 보존할 수 있었을까?
혹시 가능한 방법은 없는지 전문가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인터뷰> 황규성(교수/을지대학교 장례지도학과) : "건조화에 의한 부패 억제 효과가 있었지 않을까 추측해 볼 수 있겠습니다."
건조화에 대한 부분은 환경적인 요인이 굉장히 많은데요.
첫 번째로는 주변의 습도가 낮게 되면 아무래도 탈수 현상이 빨리 발생되기 때문에 건조화가 일어날 수 있고요.
두 번째로는 바람을 지속적으로 쐬게 되면, 주변에 있는 수분을 가지고 같이 나가기 때문에 건조화가 급속도로 일어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경찰역시 처음 시신을 발견했을 때 심하게 건조된 상태였다고 밝히고 있어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인터뷰> 황규성(교수/을지대학교 장례지도학과) : "실리카겔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습기 제거용으로 하는 방습제죠."
실생활에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김에다 넣는 방습제라든지, 옷이라든지 그런 것들에 의해서 건조를 시켜서 보존에 대한 효과를 높인다든지 부패를 억제한다든지 이런 부분들은 조금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신의 보존도 보존이지만, 가족들의 생활도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아버지가 살아있다고 믿고 반드시 깨어날 거라는 걸 의심하지 않은 가족은 시신과 함께 평소와 다름없는 생활을 해왔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웃주민 : "(누나가) 가끔 오기에 물어봤어. 아저씨(동생) 좀 어떠냐고. 근데 숨졌다는 소리는 안 하고... 조금씩 나아진다는 소리만 해. 그래서 다행이라고. 몇 번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물어볼 때마다 조금씩 나아진다고.
우연히 현관문이 열리게 되더라도 커튼으로 가려져 있어 남편 신 씨가 누워있는 모습은 누구도 볼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웃주민 : " 이제 6~7년 되나 봐요. 자기 집에 접근을 못하게 해요. 문도 안 열어주고 뭔 일 있어서 가더라도 나와서 얘기하고. 이웃집하고 절대 왕래도 안 해요."
뿐만 아니라 지인들이 투병중이라 믿었던 신씨의 안부가 궁금해 병문안을 하려고 해도 모두 거절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성당신도 : "환자 같은 경우에는 한 달에 한 번씩 신부님이 댁으로 나가시는 일이 있어요. (방문하겠다고 하면) 우리는 딴 데서 신부님이 오셔요. 신경 안 쓰셔도 돼요 이렇게 하시고."
하지만 한 지인이 투병중이라던 신씨의 모습을 수 년 동안 한 번도 보지 못한 것을 이상하게 여겨 이 사실을 경찰에 알리게 됐고, 7년 동안의 긴 동거는 그렇게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아내는 남편이 살아있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터뷰> 염건령(교수/한국범죄학연구소) : "사람이 사망했다고 인정을 안 하는 거죠."
숨지는 걸 바라지 않는 마음과 사랑이 심리적으로 극대화되었는데 사망한 상황을 본인이 인정을 하지 않는, 어떻게 보면 집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가장을 놓아줄 수 없었던 가족들.
경찰은 가족들을 설득해 지난해 12월 가장의 장례를 치렀습니다.
그리고 숨진 신 씨의 아내는 현행법상 시신유기 혐의가 적용돼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간암으로 숨진 남편의 시신을 집안에 두고 무려 7년 동안 시신과 동거를 한 가족들의 사연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 이승훈 기자가 이 사건을 취재했습니다.
보통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면 시신이 많이 부패했을텐데 시신과의 동거가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기자 멘트>
사람이 일생에서 받는 충격 가운데 가장 정도가 심한게 사랑하는 가족이 세상을 떠날 경우일 겁니다.
그래서였을까요?
한 가족이 가장의 사망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무려 7년 동안을 시신과 함께 생활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생활이 가능했는지 뉴스 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서초구의 한 주택입니다.
지난해 12월 중순, 제보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 경찰 관계자 : "현관 안쪽에, 현관문 열면 신발 놓는 입구 방에 한발 올라가 있잖아요. 커튼 정도 쳐있고. (시신이) 그냥 누워 있는 거예요."
거실 카펫 위엔 남성 시신 한구가 이불을 덮고 누워있었습니다.
신씨는 지난 2006년 간암으로 6개월을 넘기기 힘들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경찰은 부검결과와 병원 진료기록 등을 토대로 신씨가 2007년 초쯤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신씨의 사망소식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웃주민 : "금시초문이에요. 그런 얘기. 아프다는 얘기만 들었지."
<인터뷰> 이웃주민 : "남편이 간암에 걸려서 수술을 해야 된다고 그 소리만 들었거든요. 그래서 되게 궁금하더라고 어떻게 됐는가."
사랑하는 남편.
그리고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게 된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가족.
결국, 신 씨의 장례를 치르는 대신 함께 생활하기로 결정을 하게 됩니다.
경찰조사를 도대로 하면, 이 믿기 힘든 동거는 무려 7년 동안이나 이어진건데요.
집에는 약사인 아내와 자녀 3명, 그리고 숨진 신 씨의 누나가 함께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경찰관계자 : "숨진 것을 인정할 수 없다고. 숨진 것을 인정할 수 없으니까 옷도 갈아입히고 씻기기도 하고 어느 정도 산 사람 상대하듯이 했겠죠."
자녀들도 누워있는 아버지와 아무렇지 않게 거실에서 함께 생활을 해왔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웃주민 : "평상시에 시신에 대고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왔습니다.’라고 인사하고 다니고."
그렇게 7년을 생활했습니다.
그런데 의아한 건 시신의 상태.
시간이 흐르면 시신은 부패 되기 마련인데, 지난해 12월 경찰이 확인한 시신은 냄새만 조금날 뿐 비교적 깨끗했다는 겁니다.
<인터뷰> 경찰관계자 : "저도 그게 신기하더라고요. 부패보다는 많이 건조된 상태였거든요."
7년이라는 시간동안 시신이 부패가 되지 않은 상태로 보존된다는 건 매우 드문 일입니다.
<인터뷰> 황규성(교수/을지대학교 장례지도학과) : "보통은 사망 후부터 부패가 일어나기 시작해서요. 부패 증상은 크게 5가지가 있는데 피부가 벗겨진다든지, 냄새가 난다든지, 색이 변한다든지, 여러 가지 물질들이 밖으로 분출된다든지, 가스가 찬다든지 이런 부분들이 진행이 됩니다. (그래서) 영구화시키기 위해서 보존액에 담가 오랫동안 보존하는 기술을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기자 멘트>
경찰 역시 시신의 보존 상태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약사인 아내가 시신을 보존하기 위한 약품 처리를 하지 않았나 의심 했지만 방부제를 비롯한 약품 성분은 확인할 수 없습니다.
<리포트>
어떻게 7년 동안이나 시신을 부패 없이 보존할 수 있었을까?
경찰도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오랜 시간 조사를 벌였지만 약사인 아내는 방부제나 다른 약품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진술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지만, 역시 방부제 같은 약품 성분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경찰 관계자 : "사망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방부 처리 이런 건 사망한 사람한테 하는 거지, 자기는 (사망을) 인정할 수 없는데 방부 처리했겠냐 하면서 자기는 안 했다고..."
그렇다면 어떻게 방부제도 없이 오랜 시간 시신을 보존할 수 있었을까?
혹시 가능한 방법은 없는지 전문가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인터뷰> 황규성(교수/을지대학교 장례지도학과) : "건조화에 의한 부패 억제 효과가 있었지 않을까 추측해 볼 수 있겠습니다."
건조화에 대한 부분은 환경적인 요인이 굉장히 많은데요.
첫 번째로는 주변의 습도가 낮게 되면 아무래도 탈수 현상이 빨리 발생되기 때문에 건조화가 일어날 수 있고요.
두 번째로는 바람을 지속적으로 쐬게 되면, 주변에 있는 수분을 가지고 같이 나가기 때문에 건조화가 급속도로 일어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경찰역시 처음 시신을 발견했을 때 심하게 건조된 상태였다고 밝히고 있어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인터뷰> 황규성(교수/을지대학교 장례지도학과) : "실리카겔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습기 제거용으로 하는 방습제죠."
실생활에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김에다 넣는 방습제라든지, 옷이라든지 그런 것들에 의해서 건조를 시켜서 보존에 대한 효과를 높인다든지 부패를 억제한다든지 이런 부분들은 조금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신의 보존도 보존이지만, 가족들의 생활도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아버지가 살아있다고 믿고 반드시 깨어날 거라는 걸 의심하지 않은 가족은 시신과 함께 평소와 다름없는 생활을 해왔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웃주민 : "(누나가) 가끔 오기에 물어봤어. 아저씨(동생) 좀 어떠냐고. 근데 숨졌다는 소리는 안 하고... 조금씩 나아진다는 소리만 해. 그래서 다행이라고. 몇 번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물어볼 때마다 조금씩 나아진다고.
우연히 현관문이 열리게 되더라도 커튼으로 가려져 있어 남편 신 씨가 누워있는 모습은 누구도 볼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웃주민 : " 이제 6~7년 되나 봐요. 자기 집에 접근을 못하게 해요. 문도 안 열어주고 뭔 일 있어서 가더라도 나와서 얘기하고. 이웃집하고 절대 왕래도 안 해요."
뿐만 아니라 지인들이 투병중이라 믿었던 신씨의 안부가 궁금해 병문안을 하려고 해도 모두 거절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성당신도 : "환자 같은 경우에는 한 달에 한 번씩 신부님이 댁으로 나가시는 일이 있어요. (방문하겠다고 하면) 우리는 딴 데서 신부님이 오셔요. 신경 안 쓰셔도 돼요 이렇게 하시고."
하지만 한 지인이 투병중이라던 신씨의 모습을 수 년 동안 한 번도 보지 못한 것을 이상하게 여겨 이 사실을 경찰에 알리게 됐고, 7년 동안의 긴 동거는 그렇게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아내는 남편이 살아있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터뷰> 염건령(교수/한국범죄학연구소) : "사람이 사망했다고 인정을 안 하는 거죠."
숨지는 걸 바라지 않는 마음과 사랑이 심리적으로 극대화되었는데 사망한 상황을 본인이 인정을 하지 않는, 어떻게 보면 집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가장을 놓아줄 수 없었던 가족들.
경찰은 가족들을 설득해 지난해 12월 가장의 장례를 치렀습니다.
그리고 숨진 신 씨의 아내는 현행법상 시신유기 혐의가 적용돼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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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따라잡기] “남편 살아있다” 시신과 7년 동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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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4-02-14 08:42:19
- 수정2014-02-20 13:17:46

<앵커 멘트>
간암으로 숨진 남편의 시신을 집안에 두고 무려 7년 동안 시신과 동거를 한 가족들의 사연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 이승훈 기자가 이 사건을 취재했습니다.
보통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면 시신이 많이 부패했을텐데 시신과의 동거가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기자 멘트>
사람이 일생에서 받는 충격 가운데 가장 정도가 심한게 사랑하는 가족이 세상을 떠날 경우일 겁니다.
그래서였을까요?
한 가족이 가장의 사망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무려 7년 동안을 시신과 함께 생활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생활이 가능했는지 뉴스 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서초구의 한 주택입니다.
지난해 12월 중순, 제보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 경찰 관계자 : "현관 안쪽에, 현관문 열면 신발 놓는 입구 방에 한발 올라가 있잖아요. 커튼 정도 쳐있고. (시신이) 그냥 누워 있는 거예요."
거실 카펫 위엔 남성 시신 한구가 이불을 덮고 누워있었습니다.
신씨는 지난 2006년 간암으로 6개월을 넘기기 힘들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경찰은 부검결과와 병원 진료기록 등을 토대로 신씨가 2007년 초쯤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신씨의 사망소식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웃주민 : "금시초문이에요. 그런 얘기. 아프다는 얘기만 들었지."
<인터뷰> 이웃주민 : "남편이 간암에 걸려서 수술을 해야 된다고 그 소리만 들었거든요. 그래서 되게 궁금하더라고 어떻게 됐는가."
사랑하는 남편.
그리고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게 된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가족.
결국, 신 씨의 장례를 치르는 대신 함께 생활하기로 결정을 하게 됩니다.
경찰조사를 도대로 하면, 이 믿기 힘든 동거는 무려 7년 동안이나 이어진건데요.
집에는 약사인 아내와 자녀 3명, 그리고 숨진 신 씨의 누나가 함께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경찰관계자 : "숨진 것을 인정할 수 없다고. 숨진 것을 인정할 수 없으니까 옷도 갈아입히고 씻기기도 하고 어느 정도 산 사람 상대하듯이 했겠죠."
자녀들도 누워있는 아버지와 아무렇지 않게 거실에서 함께 생활을 해왔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웃주민 : "평상시에 시신에 대고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왔습니다.’라고 인사하고 다니고."
그렇게 7년을 생활했습니다.
그런데 의아한 건 시신의 상태.
시간이 흐르면 시신은 부패 되기 마련인데, 지난해 12월 경찰이 확인한 시신은 냄새만 조금날 뿐 비교적 깨끗했다는 겁니다.
<인터뷰> 경찰관계자 : "저도 그게 신기하더라고요. 부패보다는 많이 건조된 상태였거든요."
7년이라는 시간동안 시신이 부패가 되지 않은 상태로 보존된다는 건 매우 드문 일입니다.
<인터뷰> 황규성(교수/을지대학교 장례지도학과) : "보통은 사망 후부터 부패가 일어나기 시작해서요. 부패 증상은 크게 5가지가 있는데 피부가 벗겨진다든지, 냄새가 난다든지, 색이 변한다든지, 여러 가지 물질들이 밖으로 분출된다든지, 가스가 찬다든지 이런 부분들이 진행이 됩니다. (그래서) 영구화시키기 위해서 보존액에 담가 오랫동안 보존하는 기술을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기자 멘트>
경찰 역시 시신의 보존 상태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약사인 아내가 시신을 보존하기 위한 약품 처리를 하지 않았나 의심 했지만 방부제를 비롯한 약품 성분은 확인할 수 없습니다.
<리포트>
어떻게 7년 동안이나 시신을 부패 없이 보존할 수 있었을까?
경찰도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오랜 시간 조사를 벌였지만 약사인 아내는 방부제나 다른 약품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진술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지만, 역시 방부제 같은 약품 성분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경찰 관계자 : "사망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방부 처리 이런 건 사망한 사람한테 하는 거지, 자기는 (사망을) 인정할 수 없는데 방부 처리했겠냐 하면서 자기는 안 했다고..."
그렇다면 어떻게 방부제도 없이 오랜 시간 시신을 보존할 수 있었을까?
혹시 가능한 방법은 없는지 전문가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인터뷰> 황규성(교수/을지대학교 장례지도학과) : "건조화에 의한 부패 억제 효과가 있었지 않을까 추측해 볼 수 있겠습니다."
건조화에 대한 부분은 환경적인 요인이 굉장히 많은데요.
첫 번째로는 주변의 습도가 낮게 되면 아무래도 탈수 현상이 빨리 발생되기 때문에 건조화가 일어날 수 있고요.
두 번째로는 바람을 지속적으로 쐬게 되면, 주변에 있는 수분을 가지고 같이 나가기 때문에 건조화가 급속도로 일어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경찰역시 처음 시신을 발견했을 때 심하게 건조된 상태였다고 밝히고 있어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인터뷰> 황규성(교수/을지대학교 장례지도학과) : "실리카겔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습기 제거용으로 하는 방습제죠."
실생활에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김에다 넣는 방습제라든지, 옷이라든지 그런 것들에 의해서 건조를 시켜서 보존에 대한 효과를 높인다든지 부패를 억제한다든지 이런 부분들은 조금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신의 보존도 보존이지만, 가족들의 생활도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아버지가 살아있다고 믿고 반드시 깨어날 거라는 걸 의심하지 않은 가족은 시신과 함께 평소와 다름없는 생활을 해왔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웃주민 : "(누나가) 가끔 오기에 물어봤어. 아저씨(동생) 좀 어떠냐고. 근데 숨졌다는 소리는 안 하고... 조금씩 나아진다는 소리만 해. 그래서 다행이라고. 몇 번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물어볼 때마다 조금씩 나아진다고.
우연히 현관문이 열리게 되더라도 커튼으로 가려져 있어 남편 신 씨가 누워있는 모습은 누구도 볼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웃주민 : " 이제 6~7년 되나 봐요. 자기 집에 접근을 못하게 해요. 문도 안 열어주고 뭔 일 있어서 가더라도 나와서 얘기하고. 이웃집하고 절대 왕래도 안 해요."
뿐만 아니라 지인들이 투병중이라 믿었던 신씨의 안부가 궁금해 병문안을 하려고 해도 모두 거절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성당신도 : "환자 같은 경우에는 한 달에 한 번씩 신부님이 댁으로 나가시는 일이 있어요. (방문하겠다고 하면) 우리는 딴 데서 신부님이 오셔요. 신경 안 쓰셔도 돼요 이렇게 하시고."
하지만 한 지인이 투병중이라던 신씨의 모습을 수 년 동안 한 번도 보지 못한 것을 이상하게 여겨 이 사실을 경찰에 알리게 됐고, 7년 동안의 긴 동거는 그렇게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아내는 남편이 살아있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터뷰> 염건령(교수/한국범죄학연구소) : "사람이 사망했다고 인정을 안 하는 거죠."
숨지는 걸 바라지 않는 마음과 사랑이 심리적으로 극대화되었는데 사망한 상황을 본인이 인정을 하지 않는, 어떻게 보면 집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가장을 놓아줄 수 없었던 가족들.
경찰은 가족들을 설득해 지난해 12월 가장의 장례를 치렀습니다.
그리고 숨진 신 씨의 아내는 현행법상 시신유기 혐의가 적용돼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간암으로 숨진 남편의 시신을 집안에 두고 무려 7년 동안 시신과 동거를 한 가족들의 사연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 이승훈 기자가 이 사건을 취재했습니다.
보통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면 시신이 많이 부패했을텐데 시신과의 동거가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기자 멘트>
사람이 일생에서 받는 충격 가운데 가장 정도가 심한게 사랑하는 가족이 세상을 떠날 경우일 겁니다.
그래서였을까요?
한 가족이 가장의 사망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무려 7년 동안을 시신과 함께 생활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생활이 가능했는지 뉴스 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서초구의 한 주택입니다.
지난해 12월 중순, 제보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 경찰 관계자 : "현관 안쪽에, 현관문 열면 신발 놓는 입구 방에 한발 올라가 있잖아요. 커튼 정도 쳐있고. (시신이) 그냥 누워 있는 거예요."
거실 카펫 위엔 남성 시신 한구가 이불을 덮고 누워있었습니다.
신씨는 지난 2006년 간암으로 6개월을 넘기기 힘들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경찰은 부검결과와 병원 진료기록 등을 토대로 신씨가 2007년 초쯤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신씨의 사망소식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웃주민 : "금시초문이에요. 그런 얘기. 아프다는 얘기만 들었지."
<인터뷰> 이웃주민 : "남편이 간암에 걸려서 수술을 해야 된다고 그 소리만 들었거든요. 그래서 되게 궁금하더라고 어떻게 됐는가."
사랑하는 남편.
그리고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게 된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가족.
결국, 신 씨의 장례를 치르는 대신 함께 생활하기로 결정을 하게 됩니다.
경찰조사를 도대로 하면, 이 믿기 힘든 동거는 무려 7년 동안이나 이어진건데요.
집에는 약사인 아내와 자녀 3명, 그리고 숨진 신 씨의 누나가 함께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경찰관계자 : "숨진 것을 인정할 수 없다고. 숨진 것을 인정할 수 없으니까 옷도 갈아입히고 씻기기도 하고 어느 정도 산 사람 상대하듯이 했겠죠."
자녀들도 누워있는 아버지와 아무렇지 않게 거실에서 함께 생활을 해왔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웃주민 : "평상시에 시신에 대고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왔습니다.’라고 인사하고 다니고."
그렇게 7년을 생활했습니다.
그런데 의아한 건 시신의 상태.
시간이 흐르면 시신은 부패 되기 마련인데, 지난해 12월 경찰이 확인한 시신은 냄새만 조금날 뿐 비교적 깨끗했다는 겁니다.
<인터뷰> 경찰관계자 : "저도 그게 신기하더라고요. 부패보다는 많이 건조된 상태였거든요."
7년이라는 시간동안 시신이 부패가 되지 않은 상태로 보존된다는 건 매우 드문 일입니다.
<인터뷰> 황규성(교수/을지대학교 장례지도학과) : "보통은 사망 후부터 부패가 일어나기 시작해서요. 부패 증상은 크게 5가지가 있는데 피부가 벗겨진다든지, 냄새가 난다든지, 색이 변한다든지, 여러 가지 물질들이 밖으로 분출된다든지, 가스가 찬다든지 이런 부분들이 진행이 됩니다. (그래서) 영구화시키기 위해서 보존액에 담가 오랫동안 보존하는 기술을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기자 멘트>
경찰 역시 시신의 보존 상태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약사인 아내가 시신을 보존하기 위한 약품 처리를 하지 않았나 의심 했지만 방부제를 비롯한 약품 성분은 확인할 수 없습니다.
<리포트>
어떻게 7년 동안이나 시신을 부패 없이 보존할 수 있었을까?
경찰도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오랜 시간 조사를 벌였지만 약사인 아내는 방부제나 다른 약품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진술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지만, 역시 방부제 같은 약품 성분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경찰 관계자 : "사망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방부 처리 이런 건 사망한 사람한테 하는 거지, 자기는 (사망을) 인정할 수 없는데 방부 처리했겠냐 하면서 자기는 안 했다고..."
그렇다면 어떻게 방부제도 없이 오랜 시간 시신을 보존할 수 있었을까?
혹시 가능한 방법은 없는지 전문가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인터뷰> 황규성(교수/을지대학교 장례지도학과) : "건조화에 의한 부패 억제 효과가 있었지 않을까 추측해 볼 수 있겠습니다."
건조화에 대한 부분은 환경적인 요인이 굉장히 많은데요.
첫 번째로는 주변의 습도가 낮게 되면 아무래도 탈수 현상이 빨리 발생되기 때문에 건조화가 일어날 수 있고요.
두 번째로는 바람을 지속적으로 쐬게 되면, 주변에 있는 수분을 가지고 같이 나가기 때문에 건조화가 급속도로 일어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경찰역시 처음 시신을 발견했을 때 심하게 건조된 상태였다고 밝히고 있어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인터뷰> 황규성(교수/을지대학교 장례지도학과) : "실리카겔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습기 제거용으로 하는 방습제죠."
실생활에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김에다 넣는 방습제라든지, 옷이라든지 그런 것들에 의해서 건조를 시켜서 보존에 대한 효과를 높인다든지 부패를 억제한다든지 이런 부분들은 조금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신의 보존도 보존이지만, 가족들의 생활도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아버지가 살아있다고 믿고 반드시 깨어날 거라는 걸 의심하지 않은 가족은 시신과 함께 평소와 다름없는 생활을 해왔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웃주민 : "(누나가) 가끔 오기에 물어봤어. 아저씨(동생) 좀 어떠냐고. 근데 숨졌다는 소리는 안 하고... 조금씩 나아진다는 소리만 해. 그래서 다행이라고. 몇 번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물어볼 때마다 조금씩 나아진다고.
우연히 현관문이 열리게 되더라도 커튼으로 가려져 있어 남편 신 씨가 누워있는 모습은 누구도 볼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웃주민 : " 이제 6~7년 되나 봐요. 자기 집에 접근을 못하게 해요. 문도 안 열어주고 뭔 일 있어서 가더라도 나와서 얘기하고. 이웃집하고 절대 왕래도 안 해요."
뿐만 아니라 지인들이 투병중이라 믿었던 신씨의 안부가 궁금해 병문안을 하려고 해도 모두 거절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성당신도 : "환자 같은 경우에는 한 달에 한 번씩 신부님이 댁으로 나가시는 일이 있어요. (방문하겠다고 하면) 우리는 딴 데서 신부님이 오셔요. 신경 안 쓰셔도 돼요 이렇게 하시고."
하지만 한 지인이 투병중이라던 신씨의 모습을 수 년 동안 한 번도 보지 못한 것을 이상하게 여겨 이 사실을 경찰에 알리게 됐고, 7년 동안의 긴 동거는 그렇게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아내는 남편이 살아있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터뷰> 염건령(교수/한국범죄학연구소) : "사람이 사망했다고 인정을 안 하는 거죠."
숨지는 걸 바라지 않는 마음과 사랑이 심리적으로 극대화되었는데 사망한 상황을 본인이 인정을 하지 않는, 어떻게 보면 집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가장을 놓아줄 수 없었던 가족들.
경찰은 가족들을 설득해 지난해 12월 가장의 장례를 치렀습니다.
그리고 숨진 신 씨의 아내는 현행법상 시신유기 혐의가 적용돼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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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기자 hun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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